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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2 07:0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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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이다!'
그 놈이 또 똥 한덩이를 던져두고 내게 말했다.
뚱뚱하다 못해 셔츠 사이로 뱃살이 혀를 쭈욱 내밀고 있는 그 놈은 마치 재미있다는 듯 눈을 굴리고 있다.
이곳에 갇힌 이래로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다.
나는 아무런 정보도, 탈출할 희망도 없이 그저 무지와
분노 좌절과 함께 이곳에 묶여 있을 뿐이다.
내가 이해한 사실이라고는 저 '간식'이라고 그가 부르는 똥 같이 생긴 음식 - 저걸 음식이라 부를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분명 그의 요리 실력은 최악이다.- 이 하루에 단 한번 주어진다는 것, 그리고 그 간식 시간이 내게 주어지는 유일한 자유시간 이라는 것을 경험으로 깨달았을 뿐이었다.
이미 말했듯 그의 음식 실력은 형편 없었다. 음식의 외형은 항상 같았기에 굳이 구분을 하자면 세 종류가 제겅되었다.
그저 먹을만한 경우-그는 식사라고 불렀다-와 도데체 먹기 힘든 경우-그는 간식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토할 것 같지만 우겨넣어야만 -그는 똥이라 불렀다-하는 경우가 있을 뿐이었다.
혹자는 마지막 두개의 차이가 무었이냐고 하겠지만,
그 둘은 엄연히 다르다.
간식은 분명 힘들지만 먹을 수 있는 경우이고, 똥은, 일주일 가량 똥이 주어지는 경우가 아니라면 입에 쑤셔 넣는 선택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정말 똥이라도 먹을 기세였기에 그의 '간식'이라는 소리는 이미 내 침샘을 자극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가 나가고 액자처럼 생긴 디스플레이의 불빛이 초록색으로 변하며 팔다리를 묶고있는 족쇄가 플렸다.
그리고 나는 한 달음에 달려가 간식을 손에 쥐고 입에 털어 넣었다.
입에 똥 냄새가 가득했다.
'어?'
그가 실수한 것일까?
분명 나는 '간식'이라고 들었는데?
아무튼 이미 입에 넣었기에 되돌릴 수는 없었다. 이미 너무 오랜시간을 굶주렸기 때문에 어느정도 라도
음식을 먹어야만 했다.
토할 것 같은 위장에 손에 쥐고 있던 똥을 쑤셔 넣고는 손을 씻었다. 입을 행구고 몸을 움직이기 시작했다. 하루에 단 한번의 시간, 지금 몸을 움직이지 않으면 나중에 기회가 오더라도 도망칠 수 없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이었다.
얼마나 지났을까, 다시 디스플레이의 불빛이 노란색으로 바뀌었다.
화면에는 자리로 돌아가시오 라는 글자와 함께 숫자가 60부터 차례차례 줄어들기 시작했다.
오늘의 자유가 1분밖에 남지 않은 것이다.
처음 도착했을때에는 이해하지 못해서, 그리고 받아들일 수 없어서 무시했지만, 그 뒤 일어나는 체벌을 겪고난 지금에는 당장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분명하게 알게 되었다.
서둘러 내 스스로 족쇄를 채우고 불빛이 다시 붉어지기를 기다렸다.
잠시 후 문 너머로 그가 나타났고 그의 눈길이 방을
정확하게는 내 모습을 훑었다.
그의 시선을 언제 봐도 서름이 돋았다.
문이 열리고 그가 들어왔다.
"잘못했어요.. 제발 나가게 해 주세요.."
여전히 그는 아무런 말이 없다.
그가 쟁반을 보더니 내게 다가왔다.
끈적한 땀 냄새가 밀려 왔다.
끈적한 시선과 냄새에 더하여 불쾌한 숨이 귓속말과 함께 뿜어쟈 나왔다.
그의 체형만큼이나 두껍고 기름진 목소리였다.
"오늘은 진짜 먹었네? 오늘은 똥이었는데.. 이번엔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