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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9-05 0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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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뚝에 연기가 피었다.
하나. 둘. 셋. 넷. 다섯.
엄마 나 왔어..
말이 목구멍에 걸렸다.
나는 어린 시절부터 철이 없었다.
학교가 끝나면 나는 한 웅큼 구슬을 집어들고 집을 나섰다.
그리곤 어두워 구슬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놀이터를 뛰어 다녔다.
느즈막히 까매진 얼굴로 집에 들어가면 얼굴이 벌건 아버지는 손에 잡히는 모든것을 던지며 혹독한 말을 내뱉었다.
숟가락이 날아오고, 동전 가득 저금통이 날아오고, 책이 날아오면 나는 두려워 몸을 바들거렸고 엄마는 가슴으로 등으로 나를 품으셨다.
그리곤 괜찮다고 당신께서 밥 한번 더 차리면 되신다고, 아이는 그럴수도 있다고. 다시 내게 밝게 미소지으시며 굴뚝에 연기가 5개 피어오르면 집에와 저녁을 먹으라고 당부 하셨다.
굴뚝에 연기가 피어 올랐다.
자꾸만 눈물이 흘러 셀 수가 없다.
속으로 다섯을 세고 조그맣게 말을 꺼냈다.
'엄마 나 왔어.. 나 아직 안늦은거지?'
유리창 너머 화염속에서 여전히 엄마의 미소가 흔들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