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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sisa_557613
    작성자 : 헤이븐노트
    추천 : 10
    조회수 : 677
    IP : 124.199.***.73
    댓글 : 15개
    등록시간 : 2014/10/21 17:31:04
    http://todayhumor.com/?sisa_557613 모바일
    세월호 지겨워요? 이제 끝낼때도 되지 않았냐고요?


    이런 글 한번 쓸까 생각은 늘 했지만,
    아무것도 한게 없어 부끄러워서 차마 못쓰다가요.

    베오베 글 - 가방에 리본 달았다는분 글에 댓글 달았더니
    반대가 깨알같이 달리길래, 함 써봅니다.


    저희 어머니는 3월에 췌장암 판정 받으시고 입원, 
    수술 후 회복 실패 및 기타 질환 합병증으로 7월 초에 돌아가셨습니다.
    그동안 저는 병원에서 자며 출퇴근하는 간병 생활 했구요.
    세월호 참사도.. 병실에서 TV뉴스로 보았습니다.

    저라고 느낀바 뭐가 크게 다르겠습니까..
    안산에서 고등학교 다녔고, 
    또 20대 초중반에 단원고 바로앞 빌라에 살았고,
    유가족 대책위에서 활동중인 어느분과도 10년째 알고지냈습니다만
    제게는 암투병중이신 엄마가 훨씬 중요했죠.

    일단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저는 아직도 어머니를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게 아프고
    때때로, 하루종일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을정도로
    삶의 의미가 참 부질없어져버렸습니다.
    엄마가 내 삶의 전부는 아니었는데, 성인 되고 독립한 뒤엔 별로 연락도 않고 지냈었는데
    가장 가까운 사람이 그렇게 떠나는걸 보고나니 모든게 허무하고 무의미합니다.
    이제보니 딱히 하고싶은것도 이루고싶은것도 별로 없더군요.
    저도 언제 떠나도 미련이 없다 싶을정도로...

    그런데 말입니다.
    어머니가 위독하다는것 알고, 석달 넘게 매일 붙어서 간병하며
    그동안-어릴때부터 독립하기 전까지보다 훨씬 더
    많은 대화를 하고, 같이 시간을 보낸 저조차
    이렇게 안타깝고, 받아들이기 어려운것인데

    아무 이유도 모른채 자식들을 잃어야만 했던 분들의 심정은
    저로서는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단순히 사고로 자식을 잃었다고만 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과 슬픔일텐데,

    왜 이런 사고가 생겼는지, 원인이 무엇인지 수사하자는걸 국가에서 막고 있습니다.

    ....

    종종 광화문에 일일단식을 하러 나가곤 합니다.
    지지난번에는, 또 유가족측 의견(수사권,기소권)을 배제한 졸속합의가 도출된 다음날이었습니다.
    분위기 싸늘한데 모 신문사 기자가 와서 인터뷰를 청하더군요.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의미없습니다. 수사권, 기소권이 없는 특별법이 무엇을 할수 있습니까?
    -그럼 수사권, 기소권만 보장되면 되나요?
    -아니죠.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은 첫걸음에 불과합니다.
    -일각에서는 세월호 사태가 끝나가는게 아니냐 하는 의견들이 있는데...
    -어느 일각인지 모르겠지만, 그런일 없습니다. 여야 정치기득권층이 외면하는데는 본인들이 주범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유가족과 뜻을 함께하는 시민들이 있고, 해결되기전에 끝나는 일은 없습니다.
    나중에 신문 보니 제 이름과 함께 엉뚱한 얘기만 실려있더군요마는....


    이런 얘길 쓰려고 시작한건 아닌데...

    아까 언급한 그 베스트글에 제가 단 댓글은 다소 과격합니다.

    아 끝낼때도 됐는데 그만좀 하지 라고 하는 짐승들한테는
    똑같이 얼굴 찡그려주면서
    아 뒈질때도 됐는데 숨좀 그만 쉬지 라고 해드리고싶음..

    이라고 썼어요. 반대가 3개 달렸더군요.
    이제 댓글을 왜 이렇게 썼는지 얘기할게요.


    여느 날처럼 어머니를 간병하던 따뜻한 5월의 어느날이었습니다.
    마침 다른 환자들 및 간병인들은 대부분 할머니들이더군요.
    TV 뉴스에서는 청와대로 향하는 유가족들과
    이를 진압하는 전경들이 나오고 있었습니다.

    어느 할머니가 그러더군요.

    "아유, 그만들 좀 하지! 대통령이 나와서 그랬잖아! 돈 준다고!"

    그동안 다른 야유나 코웃음은 참았어도 이것만은 못참겠더군요.

    "할머니 말씀 그렇게 하시는거 아니에요. 할머니 자식이 이유도 모르고 죽었는데, 돈 주면 좋다고 받으실건가요?"

    "아 왜 대통령 말을 못 믿어! 보상해 준다잖아!"

    "그러게 그 보상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요. 자식이 죽었는데. 살려내라는게 아니라, 왜 죽었는지 이유라도 알자는거잖아요."

    "하여간 요즘것들 다 빨갱이들헌테 물들어서. 에휴."


    이후의 대화는 기억을 더듬는것만으로 키보드를 부수고싶을정도로 화가 나네요. 
    여기까지만 적을게요.



    정말로 지겨우신가요?
    진심으로 그런분들이 있나요?
    네, 그렇게 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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