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좀 전에 유병언의 장남, 유대균이 잡혔다는 뉴스를 접했어.</div> <div>잡혀가는 모습을 보니, 비대하다는 것이 무엇인지 정말 정말 무지 실감할 수 있었지.</div> <div>그리고 떠오른 생각! 아~ 내 배가 아무리 튀어나왔다지만, 내가 그를 따라가려면 아직 한 참 멀었구나. 그렇다면~ 여기 치맥하나 추가요~!</div> <div> </div> <div>그런데... 이들 뉴스를 보다 불현듯 불과 몇 분 전에 읽은 한겨레 기사의 주인공이 떠 올랐어.</div> <div>민간잠수사 흉내를 내다 붙잡혀 버린 어그로... 홍가혜</div> <div>어그로 떨 데가 따로 있지 팽목항가서 그짓하다 잡혔으니 당연하다 생각이 들기도 하는 바로 그 여자.</div> <div> </div> <div>근데 말야... 홍가혜가 아무리 어그로라해도, 공권력이 구속해서 재판까지 가는게 정당할까?</div> <div> </div> <div>홍가혜가 프로야구선수 사귀다 헤어진 후에도 여친행세를 하고, </div> <div>잘 알지도 못하는 걸그룹 맴버의 측근행세를 한 전적도 있다고 하니... 어그로가 맞긴 맞는 거 같아.</div> <div>50미터 잠수한 경험을 가지고 팽목항 가서 민간잠수사들 사이에 껴들어 있었던 것도 그렇고</div> <div>언론에 나와 민간잠수사 행세를 한 것도 그래.</div> <div>한 마디로 그대를 진정한 어그로로 인정하노라~인 상황이야.</div> <div> </div> <div>잠수경력이 있으니 뭐 도울일 없나 해서 팽목항에 갔다는 변명을 그 누구도 곧이곧대로 듣지는 않을거 같아. </div> <div>어그로를 떨기 위해 간건 아닐 테지만, 그렇다고 자신이 뭘 도울 수 있다고 생각해서 간 것도 아닐 거야.</div> <div>일반인과 별반 차이 없는 경력가지고는 자신이 도울 일이 없다는 걸 그 누구보다 자기 자신이 더 잘 알았을 테니까.</div> <div>그저 민간잠수사들 사이에 껴있다 와서, 나도 그때 민간잠수사였어요라며 조촐하게 무용담이나 펼칠 생각이 아니었을까 싶어.</div> <div>하지만 어느 한 기래기의 눈에 띠어 인터뷰어로 간택을 받자 평소 버릇이 튀어나왔던 게 아닐까?</div> <div>물론 그것도 아닐 수 있지.</div> <div>언론사에서 먼저 요청해서 인터뷰에 응했다지만, 어떻게 언론사 기자가 생초보 듣보잡 잠수사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지? </div> <div>뭘 믿고? 무슨 근거로? 확인도 안 해보고? (덕분에 대한민국 기자들이 기래기라는 사실이 드러나는데 일조하긴 했지만...)</div> <div>그리고 일반인이면 일반인이라고 하고 인터뷰를 하면 되지 왜 굳이 민간잠수사라고 속이고 인터뷰를 해?</div> <div>대한민국 유저들의 신상털이 실력을 그렇게 무시하고도 살아남을 줄 알았나?</div> <div>덕분에 잠시동안이지만 현지에서 벌어지는 정부의 무능이, 그 진실들이 확인되지 않은 유언비어로 매도당하고 말았잖아.</div> <div> </div> <div>홍가혜는 지금 구속되어 재판을 기다리고 있어.</div> <div>그러면서 자신은 순수하게 구조작업을 돕기 위해 팽목항 민간잠수사들 사이에 껴 있다 이들이 하던 이야기를 뉴스에 나와서 알린 것 뿐이다. </div> <div>구조작업에 도움을 주고 싶었을 뿐이다라고 주장하지만, 과거 전적이나 했던 짓을 보면 이를 백퍼센트 신뢰할 수는 없을 거 같아.</div> <div>사적으로 어그로짓하려다 공적으로 어그로짓을 하게된 케이스가 아닐까 싶은거지.</div> <div> </div> <div>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과되는 게 있어.</div> <div> </div> <div>홍가혜가 어그로야. 그럼 어그로니까 막 구속해서 막 재판해서 막 감옥에 쳐 넣고 그래야 돼?</div> <div>그녀는 자신에게 채포영장이 신청된 후, 잠적하기는 커녕 담당 경찰과 통화한 후 자신해서 전남지방경찰청에 출석했어.</div> <div>도망갈 생각이 없었다는 거지. 그저 순수하게 사람들 관심이나 끌고 싶었던 사람이 공권력을 피해 도망다닐 배짱이 어딨겠어.</div> <div>그런데 경찰은 자진출두한 그녀를 도주의 우려가 있다면서 구속해 버렸지.</div> <div>이게 정당한 처사일까?</div> <div>죄명도 그래. 해양경찰에 대한 명예홰손이래. 해양경찰이 잘 하고 있는데 못하고 있다고 거짓부렁을 했다는 거야.</div> <div>하지만 대통령이 해양경찰청 없애버리겠다고 선언할 만큼 실제로 무능했잖아?</div> <div>인터뷰에서 말한 내용들 대부분 사실로 밝혀지고 있잖아?</div> <div> </div> <div>홍가혜는 도대체 뭣 때문에 구속당하고 재판을 받고 있는 거지?</div> <div>물론 어그로는 어그로야. 그녀는 어딜 봐도 진짜 정말 정말 나잇값 못하는 철부지 짓을 했어.</div> <div>그녀는 아마 한 평생 국민들의 비웃음 속에서 살아갈거야.</div> <div>하지만 그냥 그 정도면 된 거 아냐?</div> <div>이 정도는 시청자들의 몫으로 남겨둬도 되는 헤프닝 아닐까? </div> <div>기래기의 '한 건 하자 정신'을 비웃어줄 이야깃거리 정도로 남겨두면 어디 덧나나?</div> <div>단지 정권이 듣기 싫은 소리를, 자신의 신분을 속이고 뉴스에 나와 했다는 사실만으로 그녀를 잡아 족치는게 그게 공권력이 할 일인가?</div> <div>공권력이 그렇게 할 일이 없는 걸까?</div> <div> </div> <div>군대갔다온 사람들은 다들 알거야. 시범케이스... 이건 그저 시범케이스야. </div> <div>가만히 있어라. 까불지 마라. 정권에 밉보이면 없던 죄도 만들어 혼내 버릴 수 있다.</div> <div>정권으로선 홍가혜가 울고 싶은데 뺨때려준 사람이야.</div> <div>밉살스럽게 감추고 싶던 이야기를 뉴스에 나와 무슨 진실을 알리는 영웅인마냥 전국민에게 알렸어.</div> <div>그런데 알고보니 어그로야. 전국민의 비웃음 속에 그 누구도 도와줄 이 없는... 도와줄 맘도 없고, 도와줄래야 도와줄 거리도 없는 사람인 거야.</div> <div>에~라 잘 됐다. 너 한 번 당해봐라.</div> <div>우린 이 무시무시한 정권의 힘이 참 어이없게도 별 하잘것 없이 띨띨한 한 어그로의 머리 위로 쏟아져 내리는 꼴을 보고 있어.</div> <div> </div> <div>그리고 우린 그걸 그저 고소하게 바라보고 있지. 낄낄 어그로짓 하고 살더니... 잘 됐네.</div> <div>하지만 중요한 건 그녀의 어그로짓이 아니라, 그녀도 나와 같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거야.</div> <div>우리가 봐야 할 건 그녀의 머리속에 뭐가 들었냐가 아니라, 그런 사람도 대한민국 국민이고 대한민국 국민으로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는 거야.</div> <div>우리는 우리가 누리고 있는 권리가 우리를 위해 존재하는 공권력에 의해 얼마나 쉽게 짓밟히고 무시당하고 있는지를 목도하고 있어.</div> <div>구속 안당해도 될 일에 구속당하고 기소 안당해도 될 일에 기소당하고 있어.</div> <div>이런 현실 앞에서 우리는 정권에 반하는 이야기, 싫어하는 이야기를 하면 그것이 옳든 그르든 그에 상응하는 벌을 받게 된다는 사실...</div> <div>나의 권리는 얼마든지 쉽게 짓밝히고 무시당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배우고, 깨닫게 되지. </div> <div>그리고 은연중에 알아서 몸 조심하려 노력하게 돼.</div> <div>홍가혜의 구속은 단순히 낄낄 거릴 일이 아니라, 우리의 현실, 우리의 처지를 돌아볼 또 하나의 작은 기회가 아닐까?</div> <div> </div> <div>덧붙여서 그렇다고 홍가혜를 영웅시하는 것도 우스워.</div> <div>어그로는 어그로야. 근데 정권이 못살게 구니까 그가 한 일을 모두 정당화시키고 미화시키는 건... 그것도 헛짓거리야.</div> <div>우린 진실을 찾기보다 정치적 선택, 외교적 수사에만 메달려 살아가고 있는 건 아닐까?</div> <div> </div> <div>쓰다보니 길어졌는데...에휴~ 그저 한 마디로 끝낼걸... 결론은 이거야.</div> <div>어그로도 인간이다. 인권을 가진 한 사람이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이다.</div> <div>그리고 정부의 할 일은, 그가 누구든 시범케이스를 만들거나 복수하는 것이 아니라, 지배를 위한 정치공학을 실천하는 것이 아니라</div> <div>사람을 사람답게, 국민을 국민답게, 자신이 만든 규칙과 규범 안에서 공정하게 대하는 것이다.</div> <div> </div> <div> </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