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p>다들 점심 맛있게 먹었어? <br><br>난 야무지게 한공기 먹고 왔어.. <br><br>팀장없을때 먹는 밥은 유난히 맛있어.. 그치??ㅋ </p> <p> </p> <p><br>내 이야기 재밌게 들어주는 분들이 있나봐.. 기분이 이상하네?ㅋㅋ<br><br>지금부터 들려줄 이야기는 좀 슬프기도 하고 그래..<br><br>내가 고등학교때 엄마 아빠 따라서 장례식장을 간적이 있어..<br><br>그전에도 몇번 장례식장을 갔었는데 그땐 서울 병원에서 하는거라 그닥 무섭다고 안느껴졌거든<br><br>그냥 병원 특유의 냄새와 슬픔을 짊어진 사람들 보는게 껄끄러웠을뿐..<br><br>근데 시골 장례식은 또 다르더라고.. ( 미안.. 또 시골이야기야.. 나란사람 ㅠ .. )<br><br>우리아빠 친구분의 장례식이었는데 병원이 아닌 마을회관을 빌려서 치르게 된 장례식이였어..<br><br>엄마는 육계장나르시느라 바쁘고 아빠는 친구분들이랑 술도 드시고 화투도 치시고<br><br>나는 정말 할일이 없었어..<br><br>서울에서 하는 장례식은 병원 영안실에 시체 안치하고 영정사진만 장례식에 놓고 치르잖아..<br><br>근데 시골은 아니야.. <br><br>병풍을 치고 그안에 시체를 보관하더라고.. <br><br>그런 생각 하니까 괜시리 더 무섭고 냄새도 나는것 같고 암튼 매우 불쾌한 기분이였어..<br><br>아빠 친구분 (이하 만조아저씨) 은 가족도 없었고 그래서 시골분들 빼고는 자리를 지키는 분들도<br><br>별로 없었고 하나같이 꺼림칙한 표정들이었어.. 뭔가 습기가 가득 찬 방안에 있는 그런 느낌...<br> </p> <p> </p> <p>여기서 만조아저씨에 대해서 설명을 좀 해줄께..<br><br>아저씨는 딱히 직업이 없었어.. 내 기억으로 아빠를 따라서 가본 아저씨 집에는 고추장통 같은<br><br>투명한 통에 술이 잔뜩 있었는데.. 어떤통에는 인삼도 들어있었고.. 어떤통에는 뱀도 들어있었고..그랬던것 같아..<br><br>아빠말로는 사냥꾼이라고 하는데 그냥 토끼도 좀 잡고 뱀도 잡고 그러셨던것 같아..<br><br>사족인데 아빠를 따라간 그집에서 빨간테이프를 처음 보았던 기억이 나네.. 아! 테이프를 보았다는거지<br><br>영상을 보았단건 아니야 ^^;; 우리아빠가 그럴리가 없잖아? <br><br>아무튼 그런 아저씨였어<br><br>만조아저씨 어머니는 몇해전에 돌아가셨고 자식이랑 마누라는 더 예전에 죽었다고 하더라고..<br><br>그날 저녁에 외할머니랑 동네 어르신 몇분이 이야기하는걸 듣기 전까지는<br><br>왜 죽었는지도 몰랐지..<br> </p> <p>상주도 없고 가족도 없어서 엄마랑 아빠는 삼일동안 장례를 치르고 동네 산에 입관까지 하고 올라간다고<br><br>하더라구.. 가족도 아닌데 결석까지 하면서 삼일동안 있는게 너무너무 싫었어.. <br><br>그리고 그날 저녁 외할머니집에서 자다가 어른들이 하는 이야기를 듣게 된거지..<br> </p> <p> </p> <p>만조아저씨의 어머니는 동네에서 알아주는 싸움꾼이셨대..<br><br>싸움이 일어난 상대방 집 고추밭을 망가트리기도 하고 똥오줌을 마당에 뿌리기도 하고<br><br>닭모가지를 비틀어서 패대기쳐놓기도 하고 아주 패악을 떨었다고 하더라고..<br><br>근데 만조아저씨가 딱히 하는일도 없고 이미 혼기는 놓칠데로 놓치고<br><br>솔직히 그런집에 누가 귀한딸을 주려고 하겠어..<br><br>그리고 내가 기억하는 만조아저씨는 항상 좀 지저분하고 냄새도 나고 사람 자체가 눅눅하다고 해야될까<br><br>그런 인상이였거든.. 아빠도 고향친구지만 그 아저씨 이야기는 잘 안했었어..<br><br>만나러 갈때도 항상 아빠 혼자 가고 엄마는 안데리고 다니셨었으니까...<br><br>암튼 그런분인데 결혼을 못하니까 그 어머니가 베트남에서 처녀를 사온거야..<br><br>아저씨랑 나이차이가 적어도 두바퀴는 넘게 차이가 났었대..<br><br>말도 못하는 베트남 아가씨를 데려와서 농사일을 그렇게 시키고<br><br>매일 동네 사내놈하고 붙어먹는다고 소문이란 소문은 다 내고 다니고<br><br>만조아저씨는 원래부터 집에 잘 붙어있는 성격이 아니라 몇일에 한번 와서 자고 가고그랬나보더라구.<br><br>우리 외할머니 말을 빌리자면 만조아저씨랑 그 아가씨랑 자는데도 방문열고 내다보고 할정도로<br><br>정상은 아니였던 사람이었던것 같아..<br><br>그런데 동네사람들도 뭐 어쩔수가 있나.. 그 아가씨가 너무 말라서 밥이라도 줄라 치면<br><br>득달같이 나타나서 밥주면 기운차려서 도망간다고 난리 난리를 쳤다고 하니까..<br><br>그러던 중에 그 아가씨가 임신을 해서 아들을 낳았대..<br><br>그래서 좀 조용해지나 싶었던거지.. 동네사람들도 그렇게 생각했고...<br><br>만조아저씨도 늦게 본 아들이니까 애지중지하며 지냈을테고.. <br> </p> <p>그렇게 몇년을 잘 지내나 싶었는데 글쎄 이 아들놈이 저수지에 빠진거야.. <br><br>베트남아가씨는 농사일하러 갔고 그 집 할매는 남의 밭 서리하러 간 사이에 일어난 일이지..<br><br>몇일이 지나고서야 시체도 겨우 수습했다고 해..<br><br>우리 외할머니도 그 이후로 무서워서 저수지 근처는 밤에 절대 안갔다고 하니까..<br><br>마을에선 큰 사건이였던거지...<br><br>그 패악을 부리던 할머니가 오죽했겠어? 자식 잡아먹는 애미라고 구박은 더 심해진거고<br><br>만조아저씨도 자식 죽고 나서 더 산에 집착하고 먹지도 못하는 토끼나 노루 너구리 뱀 이런것만 실컷 잡으러 다닌거지..<br><br>혼자 갖은 구박을 받던 베트남 아가씨도 결국 그 저수지에 빠져서 죽었대..<br><br>자살인건지 실족사인건지 뭐 알수가 있나<br><br>시골 저수지에 빠져 죽은 사람이 한둘이겠냐구..<br> </p> <p>그 패악스런 할매도 나이가 들어서 죽게 되고 <br><br>몇년이 지나 만조아저씨도 그 좋아하는 산으로 꿩잡으러 간다고 갔다가<br><br>바위에서 굴러 떨어졌다고 하드라구...<br><br>그렇게 하나의 가족이 모두 사라지고 만거지..<br> </p> <p>근데 그 이후에 우리 외할머니가 한말이 나는 너무 무서웠어..<br><br>죽은 베트남 아가씨가 죽기전에 그랬대..<br><br>자기를 그렇게 괴롭히던 할매보다 만조아저씨가 더 증오스럽다고..<br><br>자기가 먼저 죽게 되면 절대로 편하게 죽게 만들지 않을꺼라고..<br><br>사냥하면서 죽였던 수많은 들짐승들한테 파먹히고 뜯어먹혀서 온전하게 죽지 못하게 만들꺼라고..<br><br>그렇게 말하고 다녔다는거야.. 동네 사람들도 다 밉다면서.. 복수할꺼라고...<br><br>그래서 만조아저씨 장례식장 분위기가 그렇게 어두웠나 싶더라구..<br> </p> <p>근데 우리 외할머니가 마지막에 하신 말씀이...<br> </p> <p>'고게 죽은지 여드레가 넘어서 발견되니 시체가 온전하간... <br><br>오소리도 조져불고 들쥐도 조져불고 만조라고 안것도 용하지.. '<br> </p> <p>이러시더라.. <br> </p> <p><br>이게 과연 억울하게 살다간 베트남 아가씨가 한을 품어서 그렇게 된건지..<br><br>만조아저씨한테 일어난 우연한 사고인건지는 알수 없지..죽은자는 말이 없으니까 말이야...</p> <div class="autosourcing-stub-extra"> <p style="margin:11px 0px 7px;padding:0px;font-family:Dotum;"><strong style="padding:0px 7px 0px 0px;"></strong> </p></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