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옵션 |
|
손가락을 움직이다 이내 그만뒀다.
벌써 미완결만 20개다.
이런 것은 글이라고도, 작품이라고도 부를 수 없는 그런 찌꺼기일 뿐이다.
그래도 찌꺼기라도 잘 만드는 것 같아 다행이다 싶었다.
잠깐 돌아보자면
나는 언제나 미완이었던 것만 같다.
항상 그래왔다.
친구 관계도 제대로 된게 없었던 것 같다.
초등학교때는 오만했었고
중학교때는 엇나갔었고
고등학교때는 따라갔었고
대학교에 와선 포기하고 있다.
뭐 하나 제대로 된 것이 없다.
멀어져가는 그들을 잡을 손은 이미 잃어버렸다.
그렇다고 해서 사랑은, 애정관계는 제대로 된 것도 아니다.
그냥 생각도 하기 싫지만.
나는 너무나도 사랑에 멍청하다는 것을 지금은 실감한다.
고백했을 때도, 고백받을 때도.
언제나 미완으로 끝나기 마련이다.
그녀가 마지막으로 나에게 사랑했냐고 물었을 때.
그 때 이후로 나는 누구도 사랑한 적이 없다.
아마 사랑 받은 적도 없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학업이 제대로 된 것도 아니다.
언제나 나의 위치는 B+정도의 보이지 않는 곳에 있다.
정점에 서는 건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아무도 생각안하던 과목에서만.
사실 그것도 정점은 아니지만.
그래도 자기위안정도는 할 수 있는 수준정도는 괜찮겠지.
직장은 어떨까.
아니 직장이라 부르기엔 거창하다.
한낱 알바일 뿐인데.
어쨌든 직장도 마찬가지다.
제대로 완성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기술이 늘어나니 잔머리가 늘었다.
잔재주가 늘어나니 교활해질 뿐이다.
그런 사람에게 물론 동료는 없다.
혼자서 먹는 저녁은 너무나 익숙해서
마음이 아프다.
취미는 어떨까.
게임을 하던가,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던가, 음악을 하던가.
나는 다른 사람에게 이런 것들을 즐긴다고 말한다.
말만 한다.
게임은 언제나 끝까지 가질 못한다.
깔아둔 게임만 40개는 되겠지만.
돈도 없지만 게임에 돈은 또 그렇게 쓴다.
어차피 돈이 있어도 나는 그걸 쓸데 없는데 버릴테니까.
게임 속의 나라도 부자였으면 좋겠다.
누군가를 짓밟거나 누군가에게 보여주고 싶은 것보다
나에게 보여주고 싶다.
음악은 언제나 마지막 페이지를 보지 못한다.
내 책상 어딘가에는 드뷔시와 사티가 잠들어 있겠지.
키보드에는 먼지만 쌓인다.
내 어릴적 꿈과 함께.
글은 아까 말했듯이 찌꺼기만 남는다.
내 메모엔 수많은 사람들이 멈춰있다.
지워주는 것이 나을지도 모르지만
지울 수가 없었다.
그림도 마찬가지다.
끝내지 못한 스케치만이 있다.
다만 지울 수가 없었다.
없어지는 것만은 피하고 싶었다.
내가 살아온 증거니까.
참.
헛살았다.
모든 것은 미완인 주제에
언제나 불행만 푸념하고 있는 내가 있다.
아마 이건 잘 변하지 않을 것이다.
어딘가에 책임을 돌리지 않으면 너무나도 비참하니까.
그래도 기계처럼 손가락을 움직이곤 한다.
백지에 하얀 글자를 적는 것과 다를 것 없지만.
그래도 하고만다.
아니면 나는 나에게 마저 고개를 들 자신이 없다.
수많은 꿈에 반짝였던 과거에 고개를 들 자신이 없다.
미래엔 자유 속에서 작가가, 화가가, 무언가가 되어
사랑받는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나에게.
잊혀져서 껍데기만 남아 사랑받지도
사랑하지도 않는 나를 보여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래서 오늘도 백지를 썼다.
아마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번호 | 제 목 | 이름 | 날짜 | 조회 | 추천 | |||||
---|---|---|---|---|---|---|---|---|---|---|
192 | 군대 게시판에 있어서 하나 운영자님께 건의할 점 [4] | -Y- | 17/05/04 14:24 | 107 | 2 | |||||
191 | 단편] 여름의 아름다운 봄. [8] | -Y- | 17/05/03 21:05 | 45 | 17 | |||||
190 | 군게와 여성할당제 관련해서 [12] | -Y- | 17/04/22 11:48 | 261 | 13 | |||||
189 | 단편] 이상한 나무는 무엇보다도 평화롭다. [2] | -Y- | 17/04/17 23:14 | 94 | 11 | |||||
188 | 단편] 따뜻한 망각 [5] | -Y- | 17/04/11 00:15 | 84 | 20 | |||||
187 | 단편] 타락 [1] | -Y- | 17/04/02 23:34 | 88 | 8 | |||||
186 | 가장 이해가 안되는 부분 [1] | -Y- | 17/03/28 02:28 | 277 | 0 | |||||
185 | 단편] 변하지 않을 일상 [7] | -Y- | 17/03/26 16:58 | 67 | 23 | |||||
184 | 참 어려운 것 같습니다. | -Y- | 17/03/18 02:19 | 59 | 1 | |||||
183 | 조금 힘드네요.. [5] | -Y- | 17/03/18 01:50 | 47 | 4 | |||||
182 | 지지하거나 지지하지 않거나는 알아서 할 일. | -Y- | 17/03/17 22:15 | 37 | 3 | |||||
181 | 단편] 마지막 소원 [1] | -Y- | 17/03/16 16:35 | 101 | 15 | |||||
180 | 단편] 더이상 반짝이지 않는다. [2] | -Y- | 17/03/14 18:43 | 57 | 15 | |||||
179 | 단편] 슬픈 봄이 온다. | -Y- | 17/03/10 19:22 | 34 | 17 | |||||
178 |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였었다. | -Y- | 17/03/10 11:27 | 40 | 0 | |||||
177 | 단편] 정말 행복한 녀석들이야. [4] | -Y- | 17/03/06 00:45 | 148 | 18 | |||||
176 | 단편] 달고나는 썼다. [2] | -Y- | 17/02/28 20:50 | 76 | 34 | |||||
175 | 단편] RE. 입춘 [1] | -Y- | 17/02/16 22:30 | 56 | 12 | |||||
174 | 단편] 어느 가을날은 변하지 않는다. [1] | -Y- | 17/02/14 01:06 | 55 | 14 | |||||
173 | 단편] 어머니 [3] | -Y- | 17/02/09 21:44 | 69 | 13 | |||||
▶ | 단편] 오늘도 백지를 쓴다. [1] | -Y- | 17/02/03 23:39 | 54 | 16 | |||||
171 | 단편] 언제나 헛돌고 있을 뿐이다. | -Y- | 17/01/13 21:50 | 59 | 4 | |||||
170 | 단편] 어디에나 있는 누군가의 일상. [5] | -Y- | 17/01/10 18:33 | 49 | 24 | |||||
169 | 단편] 1월의 비 내리는 밤은 사그라든다. [1] | -Y- | 17/01/05 23:39 | 56 | 4 | |||||
168 | 단편] 안 좋은 일은 일어나기 마련이다. [1] | -Y- | 16/12/29 13:30 | 84 | 13 | |||||
167 | 단편] 그 누구도 노엘을 모른다. [5] | -Y- | 16/12/25 00:09 | 77 | 11 | |||||
166 | 그녀석은 언제나 말없이 다가온다. [3] | -Y- | 16/12/21 22:40 | 70 | 11 | |||||
165 | 국민의 승리다! | -Y- | 16/12/09 16:12 | 102 | 2 | |||||
164 | 단편] 언제나 진실이란 기울어져 있다. [29] | -Y- | 16/12/08 00:26 | 70 | 20 | |||||
163 | 단편] 7번의 소리 [1] | -Y- | 16/12/06 00:30 | 76 | 13 | |||||
|
||||||||||
[1] [2] [3] [4] [5] [6] [7] [8]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