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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0159
    작성자 : 달의거짓말
    추천 : 16
    조회수 : 1510
    IP : 121.88.***.53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6/08/20 21:29:19
    http://todayhumor.com/?panic_90159 모바일
    [단편] 빨간색 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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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iv> <div style="text-align:center;"><img src="http://hotwalls.ru/web/wallpapers/bryunetka_lezhit_v_lepestkah_roz/thumbnail/md.jpg" width="353" height="200" alt="http://hotwalls.ru/web/wallpapers/bryunetka_lezhit_v_lepestkah_roz/thumbnail/md.jpg" style="border:none;"></div></div> <div><br></div> <div><br></div> <div>"아, 제길...이 자리도 좁네.. 이 나라의 법은 어떻게 되어 있길래 주차 공간이 왜 이렇게 좁은거야? 킁킁...이게 무슨 냄새야? 지하라서 그런가.. 꾹꾹한 냄새도 잔뜩나고.."</div> <div><br></div> <div>누가 들어도 태우는 짜증이 잔뜩 섞인 목소리로 이 나라의 법을 불평했다. 지금 태우는 주차장을 두 바퀴째 돌고 있어서 그의 짜증이 더욱 증폭되었다. 태우의 차는 국내의 여타 차보다 폭이 넓은 외제차 였다. 자리가 있음에도 좁은 자리는 그의 차를 반겨주지 않았다. 자리가 좁은 것을 확인한 태우는 급하게 핸들을 돌려 다른 장소를 찾았다. </div> <div><br></div> <div>태우의 옆자석에는 성훈이 있었다. 성훈은 팔을 차창에 고정시킨 팔로 턱을 괴고는, 흐릿한 눈빛으로 차창 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태우는 오른쪽 사이드미러로 밖을 확인하다가, 그런 흐릿해진 성호를 보고 물었다.</div> <div>"그런데... 혜수에 대한 소문이 퍼지고 있던데, 그건 알고 있냐?"</div> <div>"뭘?" 성훈은 짐짓 모른체 대답했다.</div> <div>"역시 소문은 관계자 모르게 잘 퍼진단 말야.."</div> <div>"그러게 말야....."</div> <div>성훈은 며칠 전 있었던 일이 다시 떠오른듯, 멍한 눈빛이 다르게 변했다. </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운영지원본부의 혜수는 컴퓨터를 보고 있다. 며칠 후면 회사 건립 7주년이 된다. 며칠 전에 전사원에게 7주년 기념품을 선택하라고 전체메일을 보냈었다. 각팀에서 원하는 물품을 정리를 하고, 정리된 내용을 팀장님께서 혜수에게 달라는 내용의 메일이였다. 지금 혜수는 회신된 메일을 보며 사원들의 기념품을 정리하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정리된 내용을 보며 각 사은품의 재고와 가격 구매 일정등을 상대 업체 실무자와 확인하는 중이다. 그러는 와중에, 성훈이 원했던 빨간색 자켓의 차례가 왔다.</div> <div><br></div> <div>"김대리님, 빨간색 자켓 있잖아요....네.... 아.. 물품번호.  LTJ-RD-XXXXX..입니다...네... 재고가 두개 있다구요? 저희측에서 원하시는 분이 세분 계시는데...음...일단 넘어가고 다른 물품확인할께요."</div> <div><br></div> <div>한 시간 정도 실무자와 통화를 하고 마쳤다. 재고를 적어놓은 엑셀화면을 들여다 보았다. 다른 물품은 충분했으나, 빨간색 자켓만 재고가 불충분 했다. </div> <div><br></div> <div>"어떻게 해야하나...:" 그녀는 자기 팀장에게 묻고 싶었지만, 회사내에서 일을 처리 못하기로 소문난 팀장이었다. 그녀는 그 사람에게 일을 물어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았다. 오히려 팀장이 지시한 내용대로 일을 진행하면 일을 망칠 것만 같았다. 혜수가 입사한 이후 지금까지 팀장이 망친 일이 한두번이 아니였고, 뒷수습들은 온전히 혜수의 몫이였다. </div> <div><br></div> <div>일단 혜수는 자기선에서 처리하기로 맘을 먹고 다섯 명에게 메일을 보냈다.</div> <div><br></div> <div>--- 해당 물건의 재고가 충분치 않으니, 다른 물건을 선택해주세요. 재고가 충분한 풀품은 아래와 같습니다........물품을 선택하신 후 그 내용을 00일 퇴근 전까지 저에게 회신해주세요 ---</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성훈은 자기가 선택한 물건이 재고가 부족했고, 이 내용을 혜수로 부터 받았다고 태우에게 말해주었다.</div> <div>"뭐야 별일 없는데? 그런데도 그 많은 사람들 앞에서 혜수씨한테 화를 냈던거야? 그리고 잘못했다고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빈거야? 그렇다면 너가 꿇을만 했네." </div> <div><br></div> <div>태우는 지긋지긋한 내용을 듣고 싶어하지 않는 투로 결론을 내버리고 있었다. 실은 성훈과 혜수와의 관계에 대해 더 알고싶어서 연기를 하는 것이었다. 숨겨진 사랑을 찾아낸다던가, 남들의 치부라던가 이런 것이 사내에 떠돌 때는 그 어느때보다 더 귀를 쫑긋세우는 습성이 있는 태우였다. 이런 태우를 잘아는 성훈은 그냥 잠자코 가만히 있었다. </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성훈은 혜수의 메일을 받았다. 자신은 그 빨간색 등산자켓 이외에는 어떠한 물건도 원치 않았다. 단지 이유는 가지고 싶다는 것 그뿐이었다. 성훈은 생각했다. 빨간색 자켓을 선택한 사람들이 다른 것을 선택하지 않으면, 모두가 만족할 만한 차선책이 경영지원본부에서 나와야한다고. 그게 그들의 업무이니까라고 생각했다. 혜수에게 자신은 다른 것을 선택하지 않겠노라고 메일을 보냈다.</div> <div><br></div> <div>다음 날, 그는 혜수로부터 온 메일을 보고 화가 났다. 재고가 두개 있었는데, 00부 @@님과 ##님이 받는다고 결정이 되어 있었다. 메일에 명시되어 있지 않지만, 그들은 각각 부장과 팀장이었다. 다른 물건으로 결정하지 않은 두명은 금일내로 다른 물건을 선택해달라는 메일이었다.</div> <div><br></div> <div>'받아들일 수 없어!!' 성훈은 곧바로 경영지원본부로 뛰어가듯 걸어갔다. 그러고 혜수 옆에 서서 다짜고짜 소리 지르듯 말을 뱉어냈다.</div> <div><br></div> <div>"왜 그렇게 결정한건가요? 왜 그렇게 일을 처리한거지요? 빨간색 자켓을 받는 두분이 못받게 된 사람보다 받을 수 있는 요건이 뭔가요?! 근거가 뭐길래 저는 자켓을 못받고, 그 두명은 받는 겁니까?!"</div> <div><br></div> <div>그녀는 화가 잔뜩 난듯한 성훈의 눈을 똑바로 볼수 없었다. 몇초간 눈을 굴렸다가 겨우 입을 뗏다. 성훈의 얼굴을 보지 않고, 약간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div> <div>"그분들의 메일이 먼저 와서...요..."</div> <div>혜수의 어정쩡한 행동과 흐릿한 말끝을 감지한 성훈은 그녀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더 나아가 빨간색 자켓을 가진 사람들은 순전히 지위가 높아서 그런거라고 결론을 내버렸다. 하지만 심증일뿐이다라고 성훈은 생각했다.</div> <div><br></div> <div>성훈은 붉어진 얼굴로 고함을 질렀다.</div> <div>"아니 이런!! 취합된 메일에 우선순위라는 것이 있냐고요?! 내가 의견을 빨리내도 팀장이 늦게 보낼수도 있는 것인데.... 그러한 프로세스에 무슨 앞뒤가 있는겁니까!!!"</div> <div>성훈은 혜수의 변명이라던가 변호의 말도 안듣고 그 자리를 나가버렸다. 혜수의 눈은 빨갛게 실핏줄이 올라오고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고 있었다.</div> <div><br></div> <div>성훈은 자기자리로 돌아와서 화를 삭히는 중이었다. 그러고는 자기의 언행을 되돌아 보았다. 맘에 걸리는 것은 화를 못이겨 일방적으로 말했던 것과 해명할 기회를 주지않고 와버린 점이다. 마음의 반대편 구석에서는 진실에 더 다가가봤자, 나도 상처입고 그녀도 상처입을 것이니 잘했다는 생각도 올라왔다. 성훈은 분노를 삭일 필요가 있었고, 시간이 필요하다고 스스로에게 명령하듯 생각했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퇴근이 두어시간 남아있다. 그 와중에 성훈은 일충 편의점에 가서 스타벅스 커피를 사서 올라오고 있었다.</div> <div>'그래. 내가 너무 오버한거야. 맘에서만 있던 일들을 혜수한테 강압적으로 밀어부친거라고.. 이거 주면서 미안하다고 하자..'</div> <div><br></div> <div>성훈은 경영지원본부로 가서 그녀에게 미안하다며 조심스레 커피를 건넸다. </div> <div>"미안해요 혜수씨. 내가 좀 많이 심했죠?"</div> <div>"아니에요. 사과해주셔서 고맙네요."</div> <div>아리송하며 알수 없는, 묘한 두려움과 증오가 섞인 표정을 짓고있는 혜수의 얼굴이 성호의 얼굴에 들어왔다. 성훈이는 뭔가 잘못돌아가고 있음을 느꼈다. 성훈은 찜찜한 기분을 뒤로한채 그곳을 나왔다. 이를 주변의 동료들이 지켜보고 있었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며칠 후, 회사 내에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다. 소문의 내용은 성훈이 무조건 잘못한 것이고, 그것으로 인해 혜수가 엄청난 상처를 받았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성훈은 회사의 모든 여직원들의 공공의 적이 되어 있었다. 성훈은 쓰레기가 되어버렸다. 수근거리는 동료들. 용서할 수 없는 존재를 맞주쳤을 때 나올법한 시선, 싸늘한 말 대답..</div> <div><br></div> <div>여러가지 말들이 떠돌았다. 성훈이 혜수를 꼬시기 위해 그러한 일들을 벌렸다 혹은 둘이 사귀다가 헤어져서 서로에게 복수하는 중이다 등등이였다. 소문은 자기네들이 본 내용에 막장드라마나 삼류연애소설에서 나올법한 내용과 덧붙여져서 더욱 증폭되었다. 사내에서 떠도는 말들을 거대한 쓰레기 집합소가 되었다. 특히 혜수와 친했던 정희는 그런 소문의 확산에 자신의 업무처리보다 더 적극적이였다.</div> <div><br></div> <div>성훈은 소문의 대해 일일이 대응하고 해명하고 다니기엔 소문이 거대해졌다고 판단했다. 대응하다가는 되려 역효과가 나기 십상이다. </div> <div>'침착하게 행동해야해...'</div> <div>성훈은 소문 확산의 전반적인 상황을 이해하고자, 이 확대의 근원을 알아보고자 했다. 그래서 소문의 확성기인 정희에게 접근을 해서 그녀가 혜수로부터 들은 내용을 알려고 했다. 일단 그녀를 칭찬하며, 그녀의 가벼운 입을 부추겨보고자 했다.</div> <div><br></div> <div>"안녕하세요. 정희씨.."</div> <div>"무슨일이시죠? 저는 성훈씨랑 할말이 없는데?"</div> <div>"제가 지은 죄가 커서 그런지 이런 저런 소문이 나고 있습니다. 혜수씨에게 진심으로 사죄하려고 할려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정말 막막하네요. 태우한테 얘기를 들었습니다. 태우가 정희씨는 성격이 정말 좋다고 하더군요. 태우가 정희씨에게 제가 소리지른 내용에 대해 말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러고는 정희씨만이 화해를 주선할 수 있다고...."</div> <div>"무슨 말씀하세요. 태우씨는 저에게 그런말 한적도 없...."</div> <div>"태우가 아니였나봐요..."</div> <div>"정말 모르시는 거에요? 혜수는 자신이 상처받았다고 하던걸요?"</div> <div>"아 그래요? 혜수씨가 그렇게 말했던거군요. 아...그렇구나..."</div> <div><br></div> <div>성훈의 마음에 금이 갔다. 금이간 유리탁자에 물건을 얹은 것과 같이 산산조각 났다. 더 이상 캐묻지 않기로 했다. 분노만이 남은 성훈의 눈은 칼처럼 번뜩였다.</div> <div><br></div> <div>***</div> <div><br></div> <div>며칠 후였다. 혜수는 일을 그만 두었다. 전화상으로 그만둔다고 사측으로 일방적인 통보를 했다고 전해들었다. 정리를 부탁한다느니 하며, 일방적으로 말을 하고는 달랑을 퇴직을 신청한다는 확인용 메일을 보내고는 연락을 끊었다고 한다.</div> <div><br></div> <div>성훈은 차창에 기대어 흐리멍텅한 눈으로 이 일들을 회상하고 있었다. 그 때 갑자기, 비어 있는 자리가 눈에 들어왔다. 태우의 차보다 큰 차가 출구를 향해 나가는 것이 성훈의 눈에 띄였다.</div> <div><br></div> <div>"저기 자리 났을 것 같다. 저기로 가보자."</div> <div>"어디?" </div> <div>"저기 저차 빠져 나가는 거 보이지? 저차가 나오는 방향 반대쪽으로 말야.."</div> <div>"ㅇㅋㅇㅋ!!.. 야 근데 말 안해줄꺼야?"</div> <div>"무슨?"</div> <div>"두 개 밖에 없다던 저 빨간색 자켓은 어떻게 손에 넣었냐?"</div> <div>"다른 색 자켓 구해서... 염색했어... "</div> <div><br></div> <div>성훈은 흐리멍텅한 눈에 힘을 주며 말했다..</div> <div>"힘들었지.... 특별한 빨간색 염료를 구하느라..."</div>  
    출처 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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