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b>은혜 견</b></div> <div><br></div> <div>지인이 해준 이야기이다.</div> <div><br></div> <div>어느 시골의 고갯길을 걷고 있었는데, 어느 틈엔가 개 한마리가 따라오고 있었다.</div> <div>흰 개였는데, 마른데다 목에 커다란 보자기를 묶고 있었다.</div> <div>친구를 올려다보며 킁킁거리며 코를 벌름거리기에, 어육 소시지를 나눠주었다.</div> <div>그 개는 기뻐하며 덥썩 물더니 먹기 시작했는데,</div> <div>그때 느슨해졌는지 목에서 보자기가 떨어졌다.</div> <div>짤랑하고 금속 울리는 소리가 나더니 보자기에서 작은 것이 흘러서 밖으로 나왔다. </div> <div>옛날 돈이 꽤 많이 들어 있었다고 한다.</div> <div>개가 난처해하는 것 같아서,</div> <div>옛날 돈을 잘 모아서, 보자기에 다시 싼 후 목에 잘 매어주었다고 한다.</div> <div>개가 친구 손에 머리를 몇 번 문지르더니, 재빨리 길을 달려갔다고 한다.</div> <div><br></div> <div>그리고 조금 더 가다가 쉬고 있는데, 어느 등산객을 만나서 좀 전에 만난 개 이야기를 했다.</div> <div>특이한 목줄을 한 개를 봤어요 라면서.</div> <div>등산객이 왠지 슬픈 표정을 짓더니, 아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div> <div>"그거 은혜 견이라고 하는 거거든요.</div> <div> 예전에 이세 참배를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사람이</div> <div> 자기 대신 키우던 개에게 봉납할 돈을 들려주고서</div> <div> 이세 신궁까지 가도록 보냈다고 해요.</div> <div> 꽤 흔했던 일인데,</div> <div> 무사히 이세 신궁의 부적과 봉납 영수서를 가지고 왔다는 이야기도 많이 남아 있잖아요"</div> <div><br></div> <div>"그런데요, 이 산을 헤매는 개 목격담은 옛날부터 끊이질 않아요.</div> <div> 아니, 뭐 이런 말을 하는 저도 어릴 때 본 적이 있거든요.</div> <div> 그때 본 개도 흰 털에 약간 지저분했고, 배가 고픈 것 같은데다</div> <div> 옛날 돈이 들어있는 보자기를 두르고 있었어요.</div> <div> 이 일대에서는 이세 신궁에 못 가고 길을 헤매고 있구나 하고 말하는데요"</div> <div>그 말을 들은 그가 이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걸 깨달았는지</div> <div>등산객은 당황하며 말을 이었다.</div> <div><br></div> <div>"아니, 정말 동일 개인지는 모르는데</div> <div> 귀신이 아니라 살아 있는 개 같기도 하고..</div> <div> 시골에 전해지는 별거 아닌 이야기로 생각해주세요"</div> <div><br></div> <div>그 이후 그 길을 건널 때마다 보자기를 메고 있는 흰 개를 찾았다고 한다.</div> <div>하지만 다시 만난 적은 없다고 한다.</div> <div><br></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