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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88219
    작성자 : 달의뒷면
    추천 : 30
    조회수 : 1890
    IP : 46.101.***.25
    댓글 : 4개
    등록시간 : 2016/05/31 19:08:02
    http://todayhumor.com/?panic_88219 모바일
    [오컬트학] 친구
    친구

    어릴 때 이상한 친구가 갑자기 생각났습니다.

    나는 맞벌이 가정에서 자랐다.
    그렇긴 해도, 어린이 집 같은 곳에서 놀다가 집에 갔기 때문에
    집에 혼자 덜렁 남아 있던 시간은 한 시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래서 그 한 시간 정도가 그 "친구"와 노는 시간이었다.

    우리 집에 이유는 모르겠지만 복화술용의 인형이 있었는데,
    그게 이상하게 멋들어진 인형이라, 어린 마음에도 예뻐보이는 15살 정도 되어 보이는 인형이었다.
    부모님이 중고 판매장 같은 데서 마음에 들어 사신 것 같은데...
    엄청 수다쟁이였다.
    방의 옷장 위에 두었는데,
    혼자서는 일어나지 못 하는지
    내가 집에 돌아오면 다리를 꼬고, 꼰 다리 위에 손을 두었다.
    잘난척은 얼마나 하던지.
    그런데 여러가지 이야기를 해주었다.
    그 이야기란 건 자기 체험담이었는데, 자기가 연기했던 이야기같은 거.
    (덕분에 나는 책 같은 건 거의 안 읽었는데 동화같은 데 빠삭했다)

    어느 날 평소처럼 "친구"와 잡담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갑자기 이상한 소리를 했다.
    "그럼 이제 우리 이별해야 해.
     네가 할 일이 있어.
     소풍 준비 좀 해. 과자를 가득 가방에 넣고, 이불 옆에 두도록 해.
     중요한 것도 다 가방에 넣고, 언제든 놀러갈 수 있도록 준비 해둬.
     갈아입을 옷도 옆에 두는 게 좋겠어.
     나? 나도 갈 거야? 하지만 너랑은 다른 곳이야.
     여기보다 훨씬 재밌는 곳이야. 너보다 더 즐거울 걸"
    뭐 이런 느낌의 소리를 했다.

    그리고 나는 당시에 소풍 간다기에 기뻐서 가방에 과자를 꽉꽉 채웠다.
    엄마는 내가 쓸데 없는 짓 한다고만 생각하고 냅두셨는데.

    그리고 그 날 자고 있는데 갑자기 부모님이 가방을 들고 날 끌고 나오셨다.
    나는 잠이 덜 깨어서 몰랐는데 지진이 일어났었다.
    유명한 한신 대지진.
    우리 집은 정말 훌륭하게 반쪽이 났다.
    "친구"는 행방불명 되었고, 천 조각 조차 찾을 수 없었다.

    뭐 신비한 옛날 친구 이야기야.
    출처 http://occugaku.com/archives/46962753.html#more
    달의뒷면의 꼬릿말입니다
    이거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공게에서 친구라는 제목으로 검색했을 때는 안 나왔거든요...
    보신 거면 이번엔 넘어가주세요 ㅜㅜ 죄송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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