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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54801
    작성자 : 아사기
    추천 : 3
    조회수 : 1233
    IP : 130.34.***.10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3/08/05 13:50:27
    http://todayhumor.com/?panic_54801 모바일
    타로점 보고 오는 이야기
    시험 끝나고 드디어 방학인데도 레포트랑 방학과제가 나와서
    정신이 이따금 없어짐으로 음슴체..는 아니고 걍 꼴리는 대로 써봅니다

    중간까지 썻다가 다시 위로 올라와서 적는 건데 여러분의 아드레날린을 자극해드릴만한
    자극적인 이야기는 아니고 그냥 타로점을 보러갔다가 이러한 일이 있었다라는 이야깁니다

    --------

    전에 쓴글에도 밝혔듯 저는 부산갈매깁니다
    한달전쯤에 유람선 타면서 갈매기 밥을 준적이 있는데 귀엽...이 아니라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서
    전 지금 죠죠의 기묘한모험 작가의 고향이자
    어제 진도6 터진 진원지에서 생활을 하고있는 유학생입니다

    작년에 한참 유학 공부를 하던 때에 아는 일본인 누님께서
    제가 현재 유학중인 곳이 占い(점을)를 특이하게 본다면서
    자기도 예전에 어머님과 본적이 있는데 그 이후에 대부분 다 맞았다면서
    재미로 보기에는 괜찮다고 말해주셨다지요

    저번주 목요일 도서관에서 한참 노어 공부를 하고있자니
    사람 심리라는게 막상 공부하면 딴짓을 하고싶지 않습니까?
    그렇게 컴퓨터를 키고 오유를 좀 보고있자니 문득 일본인 누님께서 말하셨던게 떠올라서
    검색해보니 역 주변에 보는 방법도 꽤나 다양하게 있고 마찬가지로
    가격대도 2천~8천엔에 15분에서 3시간까지 엄청 많더라고요

    그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었던게 아케이드 거리 밤에 가끔 보이는 할아버님이 계신데
    그 할아버지는 나쁜말만 엄청 많이 하시고 좋은 말은 별로 안 하시는데 나중에 할아버님이
    말하신 대로 나쁜일이 일어나서 약간 놀라긴 했는데 덕분에 침착하게 대비할 수 있었다는둥
    그 할아버님 출몰시간(?)이랑 만났었던 곳 약도도 간략하게 그려져있었던 거였음

    하지만 다음날 노어 시험이 있어서 밤늦게까지 돌아다니는 건 아무래도 꺼림칙했기 때문에
    바로 핸드폰 라인으로 아는 동생한테 연락함

    나: 헤이요?
    동생: 네? 형?

    나: 오데냐?
    동생: 집이영ㅋㅋ

    나: 머하냠?
    동생: 드라마봄ㅋㅋㅋ

    나: 너 점같은 거 관심있음?
    동생: 아녀ㅋㅋㅋㅋㅋ 왜여

    나: 공부한다고 도서관있는데
    동생: 네

    나: 하기 싫어서 컴터하면서 놀고있거든 그러다 보니까
    예전 아는 누님한테 이쪽이 점으로 유명하단 얘기를 들은게 생각나서 ㅇㅇ
    동생: 미래같은 거여?? 아 근대 미래는알고싶다ㅋㅋㅋ 나도해보고 싶다ㅋㅋㅋ

    나: 걍 가서 니가 묻고 싶은 거 물으면 돼
    동생: 오 어디서하는대여

    나: 오늘 가볼래?
    동생: 어디서함? 가보고싶네여 재민겐네ㅋㅋㅋㅋ

    ↑라인 대화내용을 거의 그대로 적었기에 오타는 없음

    그렇게 1시간뒤 도서관에 도착한 동생한테 모아둔 점집 리스트를 보여주면서
    하나만 대충 찍으라고 하고 역 근처 점집으로 출발하게 되었던 거였음
    그렇게 선정한 점집의 이름은 "마녀의 집"
    동생에게 여기 고른 이유가 뭐냐고 묻자 "여기가 가장 싸잖아여ㅋㅋㅋㅋㅋ"

    막상 도착해서 간판을 보니 가격도 인터넷에서 나와있는 거와 다르고
    주로 타로를 위주로 하는 가게였는데
    압박감이라고 해야하나 그런 특유의 기운도 안 느껴지고
    장식이랍시고 희안한 인형이랑 나 주술에 사용하는 녀석이오! 하는 물건들로
    가게 벽이라던가 여기저기를 꾸며놨는데 단순히 유치하기만 한게
    아... 망했어요 라고 단번에 느껴졌었음

    들어가니 아주머니 한분이 계시고 연세 좀 드신 아주머니가 타로술사 건너편에 앉아있었는데
    한 3분 기다리니 끝났는지 일어나시면서 타로술사 손을 잡고
    "매번 감사합니다.. 오늘도 좋은 말 듣고 갑니다"라고 하시고 앉아계시던 아주머니랑 인사드리고 나가셨음
    그렇게 보고나니까 아- 점은 무리겠지만 인생상담은 되겠구나 하고
    "둘이 같이 해도 괜찮겠심?(二人一緒でいいっすか?)"라고 물은 뒤에
    괜찮다고 하시면서 의자를 가져다 주셔서 우선 동생을 먼저 시켰음

    동생은 미래의 직업, 연애(2100엔)에 대해서 물었는데
    딱보니 눈치랑 반응봐가면서 되도록 좋은말만 하고 애매모호한 질문으로 살살 구슬려서
    동생이 거기에 대답하면 거기에 맞춰 말하거나
    뭐든지 여러가지 하려고 하지말고 한 우물만 파라는
    뭐 대충 댁이 말씀 안 해주셔도 나도 알아요... 같은 이야기를 하는 거임
    근데 동생 얘는 그저 지혼자 신기해갖고 막 입 떡벌리고 있고 팔짱 꼇다가
    테이블에 턱괴었다가 표정 막 진지해졌다가 한숨 쉬다가 막 그럼
    옆에서 보고있자니 진짜 미치도록 웃겨서 표정으로만 계속 웃고있으니까
    타로술사도 입은 웃고 있는데 얘가 왜이러나? 싶은 표정으로 흘낏흘낏 쳐다봄

    그리고 데려온 장본인인 제가 동생시켜놓고 안 할수는 없잖음?
    그래서 3300엔짜리 종합으로 봐달라고 하고 정면으로 앉는 자리로 동생하고 바꿔앉았음
    솔직히 물을게 없어서 종합으로 신청했다고 해도 틀리진 않을 거임
    작년에 신점보러 갔을 때에는 말을 안 해도 진짜배기 분들은 들어가서 얼굴 보시고 생년월일 시간 물은뒤
    먼저 "너 이렇구나? 맞지?"
    "ㅇㅇ 맞는데요"
    "~~겠네 ~~하면 좋겠다"
    이런식으로 이야기를 풀어주시는데
    이 타로술사는 생년월일 알려준 뒤에 "뭐가 궁금하세요?"라고 묻길래
    "딱히 없네요(特に無いですね)"라고 하니까
    표정이 딱 ???????하는 아저씨 짤처럼 되서 벙찌고 있는 거임
    그렇게 한 20초 있다가
    "뭐 그럼 모처럼인데 직업쪽으로 봐주시겠슴?(じゃーせっかくだし、職業からみて貰えますか?)"라고 하니까
    지금 하는 일이나 하고 싶은 일이 있냐고 물어보길래
    "딱히 없는데 취미로 그림 그리는 거 좋아함요(これだと言えるのは無いですが趣味で描くのが好きです)"라고 대답하니까
    "아 그럼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도 예술관련 공부하시겠네요??"
    라고 말하면서 카드 섞길래
    "?? 아닌데요"라고 대답했을 때의 표정을 아직도 잊을수가 없음
    진짜 이뭐병?? 이라고 얼굴로 말하고 있었음

    그리고 카드 뭉치를 둘로 나누라고 하고 다시 한 번 섞은 뒤에
    6장을 고르라고 해서 대충 왼쪽 부분에 있는 것 4장을 한번에 뽑고
    2장을 대충 골라뽑았더니 그걸 원모양? 비슷하게 펼쳤음
    딱 봐도 5장은 천사 성물 할렐루야! 같은 느낌이었는데
    제 시점에서 왼쪽 밑에 있는 놈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HE DEVIL!" 검은색 산양머리에 검은날개에 낫을 들고 있는 그림이었음
    그때 타로술사의 얼굴에 화색이 도는 것을 난 분명히 보았다

    타로술사: "자네는 그 직업군의 사람에게 질투를 느끼고 있지!"
    나: "?? 아뇨 저 사람들은 오랜시간을 저렇게 노력했으니 저렇게 할 수 있는 거고
    저도 계속 노력하면 저렇게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타로술사: "뛰어난 사람들에게 질투를 느끼고 그게 가장 큰 근심거리 아닌가?..."
    나: "지금은 취미로 즐기는 정도고 하고싶으면 하는 정도인데 근심일리가 없을 것 같네요 헛헛허"

    라고 대답하니까 얼굴만 멍하니 쳐다보고 아무 말도 안 하길래
    대충 아무 카드 아무거나 집어서 "그럼 이건 무슨 의미임?" 이라고 질문하니까
    타로술사: "그거 건강을 나타내는 카든데.. 예전에 갖고있던 병이 다시 나타날 수도 있지만
    신경 쓸 정도는 아니고..."
    나: "그럼 이 카드는요?"
    타로술사: "그건 금전운인데... 그것도 걱정할 필요는 없고..."
    나: 지목
    타로술사: "수명인데... 문제없고..."
    생략
    타로술사: "연애인데... 괜찮고..."
    나: "실은 저 이런거 볼 필요 없지 않나요?"
    타로술사: "그럴지도..(そうかも…)"
    나: "역시나(ですよね)"

    솔직히 이대로 끝내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3300엔이 아까워서
    그럼 제 운명의 상대는 언제쯤 어디서 나타날지 봐달라고 하니까
    결혼이나 그런 걸 타로로 보는건 무리라고 함
    듣고나니까 우리나라에선 연애점으로 그런거 봐주지 않았던가?라는 의문이 들어서 고개 한번 갸웃거리고
    진짜로 무리냐고 물으니까
    애인이 이미 있거나 마음에 드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의 생년월일을 알거나 같이 오면 가능하다고 함

    마지막으로
    나: "사실 저 안보여야 하는게 보임"
    타로술사: "??? 무슨 말임?"
    나: "유령이나 귀 같은 게 가끔 보이는데 그게 점점 심해져서 요새 정신적으로 괴로움"
    타로술사: "..."
    나: "안 보이게 하는 방법 없음?, 최근엔 맞은적도 있음"
    타로술사: "없...는거 같은데요?"
    나: "받아들일 수밖에 없는 건가요?"
    타로술사: "그것 때문에 고생하시고 있으신 거면 이 카드(악마카드)가 그걸 의미하는 걸지도..."
    나: "아 그래요?"
    타로술사: "..."
    그렇게 얼굴 빤히 쳐다보고 있으니 고개 숙이길래 불쌍해서 그럼 여기까지만 할게요 하고
    일어나서 계산하는데 동생이랑 합쳐서 5400엔 혹은 5천엔 이상 받아야 정상인데
    1인당 1300엔씩만 달라고 하더군요

    이전 대연동에서 타로점 봤을 때에도 이런식으로 사람 살살 구슬려서
    리액션 보고 반응하던데 이런 분들은 역시 인상 찌푸리고 고개 갸웃거리면서
    아닌데요? 라고 하면 제대로 대꾸 못하시는 거 같음

    아 그냥 신점봤던 이야기나 쓸 걸 쓰고보니 더럽게 재미없네...

    아사기의 꼬릿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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