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오후에 러시아어 시험있는데 공부 안 했고</div> <div>어제 할 일 없어서 타로점 보러 갔다가 타로술사 멘붕시켜서 정신이 음슴으로 음슴체</div> <div> </div> <div>어릴 때부터 신기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비슷한 건 있음</div> <div>작년에 신점 보러 갔을 때도 너는 그게 당연한 거라는 말도 들었고</div> <div> </div> <div>아무튼 본론으로 돌아가면</div> <div>본인은 부산 출신에 부산을 사랑하는 마음여린 부산남자임</div> <div>아버지께서 등산을 좋아하시고 지금도 사는 곳이 산에 굉장히 인접해있는 동네라서(저는 집을 나온 몸이지만)</div> <div>유치원 다닐 때부터 가족끼리 혹은 형이랑 아버지랑 셋이서 전국으로 등산을 다녔음</div> <div>그런데 형은 빨리 사춘기가 와서 그런지 아버지랑 잘 안다니려고 했고</div> <div>결과적으로 아버지랑 둘이서만 등산다녔던게 일상다반사였다고 기억하고있음</div> <div> </div> <div>본인이 어릴때만 해도 버디버디,드림위즈지니 이런 거 사용하던 시절이라</div> <div>컴퓨터로 게임도 하면서 밖에서 놀자고 부르면 다들 집합하던 때였음</div> <div> </div> <div>어느날 애들이랑 도시락&간식을 싸서 뒷산 정상을 정벅하러 가자는 이야기가 나옴</div> <div>뒷산이라고 해도 나름 부산에서 가장 높다는 곳이고 당시만 해도 길이 험해서 애들끼리만 가기에는 약간 위험했었음</div> <div>그렇지만 어린 때라서 무슨 개념이 있었겠음? 나무에 가려진 풀숲에서 비밀기지 짓고 놀던 땐데...</div> <div>나 등산 좋아한다!, 우리끼리 등산간다!, 가고싶은대로 막 간다!</div> <div>단합력도 미친듯이 좋아서 결국엔 주말에 12명?(10명은 넘었던 걸로 기억함)이 모여서 등정을 시작하게 됨</div> <div> </div> <div>알 사람은 다 알 거라고 생각하는데 애들이 모이면 꼭 선두에서 나서고 싶어하는 애들이 있기 마련이잖음?</div> <div>인원중에 여자도 꽤 있었기에 아마 더 심했던 것 같음</div> <div>슬프게도 내가 친했던 아이들은 그 나서기 좋아하는 분류였고 솔직히 등산에는 자부심이 있었기에</div> <div>꿀리기 싫었던 것도 있었는지 앞쪽무리(2~3명)에 합류해 있었음 그리고 산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비극이 시작됨</div> <div>지금 생각하면 넘어져서 자칫 잘못하면 세이 헬로우! 저승인 길을</div> <div>가장 먼저 도착하는 사람이 승자! 라면서 경품도 없는 내기에 미쳐서 뛰어 오르기 시작했던 거였음</div> <div> </div> <div>그리고 기억과 직감을 믿고 달리던 그 당시의 난 중요한 사실을 모르고 있었음</div> <div>"나는 방향음치라는 것을" 지금까지 등산을 다니면서 길을 안 헤맸던 건 아버지의 리드가 좋았을 뿐이였단 것을</div> <div>아무리 산에 길이 안 닦여있다고 해도 등산객이 다니는 길이라고 하는 흔적이 있다는 것을</div> <div>등산 다니는 분이라면 아실 거라고 생각함 그리고 내 눈에 보이는 이것이 그 길이다! 라고 생각하고</div> <div>열심히 전진하던 나는 문득 정신을 차리게 되었음 "어라? 여기가 어디지?"라고...</div> <div> </div> <div>늘 아버지를 따라다니면 길건 짧건 정상에 도착하게 되었으니</div> <div>그때도 마찬가지로 길처럼 생긴 곳을 따라가면 정상에 도착할 거라고 생각했었다고 생각함</div> <div>그런데 그땐 무슨 생각으로 그랬는지 왔던 길로 되돌아가서 뒷쪽 일행들이랑 합류해야겠다는 생각은 안 하고</div> <div>높은 곳으로 계속 가다보면 정상이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던거였음</div> <div>솔직히 지금 생각하면 왔던 길을 되돌아갈 수도 없었다고 생각함</div> <div> </div> <div>그렇게 등산로(?)를 벗어나서 나뭇잎들을 밟아가며 그저 위로위로 계속 올라갔음</div> <div>얼마나 그렇게 올라갔는지도 모르겠다고 생각될때쯤</div> <div>너무 허기가져서 근처 적당한 바위를 보고 거기 걸터앉아 도시락통을 꺼내서 어머니표 김밥을 먹었다고 기억함</div> <div>반쯤 먹고나서 가방에 다시 넣고 지금까지 올라온 길을 보며 발장난을 치면서 이리저리 둘러보다가</div> <div>분명히 뭔가를 봤음, 그리고 동시에 그 눈을 통해 나를 봤음</div> <div>정확하게는 그때 기억력이 딱딱 끊겨있어서 뭐라 못하겠는데 표현을 하자면 이럼</div> <div>밑을 봄 -> 저 멀리 밑 나무들 사이에서 내가 앉아있는 나를 올려보고 있는게 보임</div> <div>이상한 거나 신기한 거 보면 그게 뭔지 확인하러 가는 성격인데 그때든 생각이 이랬음</div> <div>"아 들키면 죽는다 잡히면 죽는다" 그리고 가장 가파른 쪽이 12시라고 하면 10~11시 사이로</div> <div>아무 생각없이 미친듯이 달림 그렇게 위로 올라가니 어느 순간 내리막길이 나오고</div> <div>그 앞쪽에 시냇물이 흐르고 있었던 것까지 기억함 거기 근처 바위에 적당히 앉아서 숨 좀 고르는데</div> <div> </div> <div>순간 멍-해지고 정신을 차리니 등 뒤쪽의 나무 두그루 사이에 1.5m는 되는 거 같은</div> <div>와이어처럼 비치는 흰 거미줄? 엄청 얇고 하얀 실가닥을 겹겹이 이어서 나무 사이에 감아서 걸어둔 모양?</div> <div>같은 게 있는거였음 앉을 때에는 전혀 눈치도 못채고 있었기에 얼마나 큰 거미가 집을 지으면 이렇게되나 감탄하면서</div> <div>집주인 거미는 없나? 그러고보니 거미줄이고 이정도로 크면 벌레가 한마리쯤은 붙어있을텐데.. 라고 생각하는</div> <div>동시에 뛰어왔던 쪽에서 엄청나게 싸-한 느낌을 받고 반사적으로 그걸 온몸으로 뚫고 다시 달리기 시작했음</div> <div>거미줄 같은 가느다란 실이 온 얼굴 머리카락 전신에 다 달라붙는 그느낌</div> <div>너무 반사적으로 움직인 거라서 눈속에 들어간 것도 있다고 기억함 그게 아직까지도 트라우마로 남아있음</div> <div> </div> <div>그리고 그렇게 계속 뛰다보니 어느 순간 확 밝은 장소로 나왔는데 산에서 사람들이 만남의 광장이라고 불리는</div> <div>중간 합류점 같은 넓게 펼쳐진 장소였음 그제서야 다른 등산객들도 눈에 띄고 저멀리에 같이 온 애들을 발견하고</div> <div>다가가서 보니까 나쁜놈들이 남은 죽어라 고생하고 뛰어왔는데 자기들끼리 도시락 까먹고 있었음</div> <div>아무튼 그걸 떠나서 만나자마자 바로 친했던 애한테 이렇게 질문했던걸 생생히 기억하고 있는데</div> <div>"야 내 머리카락이나 옷에 거미줄 안 묻어있나?" 하면서 몸도 꼬면서 머리도 숙여서 보여줬더니</div> <div>"?? 그런 거 없는데?" 라고 해서 내가 꿈이라도 꾸다왔나 착각까지 들었던 기억이 있음</div> <div> </div> <div>그리고 여자애들이 힘들다고 징징대서 그길로 걔네가 왔던 길로 먼저 가는 거 없이 다 같이 하산함</div> <div>마지막으로 산에서 거의 다 내려왔을때에 깨달은 건데 정신없이 달리기 시작할때에</div> <div>내 파란색 등산가방도 안 챙기고 도망쳤던 거임 그리고 거기에 집열쇠가 들어있었다는 것</div> <div>덕분에 집에 못들어가서 윗층 형집에서 어머님 오실 때까지 기다리다가 가방 잃어버렸다고 혼났음</div> <div> </div> <div>이 이후로 몇년간 아버지가 등산가자고 하실 때마다 엄청 싫어했고</div> <div>억지로 간 첫날에 앉아서 쉬고있는데 손만한 말벌(독침붕)이 허벅지에 달라붙어서 이쪽으로 서서히 기어오는 경험을 했다던가</div> <div>몇년 후에 같은 산에 높은 곳까지 처음 다시 올랐을 때에 비슷한 경험을 했다던가</div> <div> </div> <div>이야기를 산에서 바꿔서</div> <div>자다가 문구멍으로 저승사자 같은 걸 봤다던가</div> <div>엘레베이터에서 커다란 머리랑 둘이 갇힌다던가</div> <div>사람머리통만한 풍뎅이가 날아가는 걸 봤다던가</div> <div>이리저리 죽을뻔 했는데 이상하게 살아남은 거랑</div> <div>신점으로 이러한 저러한 얘기도 듣고 작년에 이상하게 그런게 꼬여서 아는 동생이랑 점집에 좀 다닌 거랑</div> <div>최근 옆집이 이상하다는 것 정도?</div> <div>귀신 같은 걸 본다기보다는 느끼는 정도에 색으로 보이는 경우가 많고</div> <div>가위는 살면서 한번도 눌린적 없는데 최근에 귀신인지 뭔지 새벽에 얻어맞은 경험은 있음</div> <div> </div> <div>개인적으로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귀신이나 영보다는 괴물이랑 연이 많은 것 같음</div> <div>슬슬 공부 다시해야 할 것 같으니 여기까지 쓰겠음요</div> <div> </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