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p> <br></p> <p>5년전, 남자친구와 함께 어느 고개 앞까지 드라이브 한 적이 있다.</p> <p> <br></p> <p>그 고개는 그 지역에서 제법 유명한 심령 스팟으로, 반신반의하면서 우리는 그 고개 근처에 있는 폐가 곁을 차로 천천히 달리고 있었다.</p> <p> <br></p> <p>나는 과거에 몇 번 우연히 귀신을 만났던 탓에 긴장하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운 나쁘게도 평소에는 가지고 다니던 염주조차 놓고 온 터였다.</p> <p> <br></p> <p>그 폐가 주변은 출입 금지 로프가 쳐져 있고, 2미터 가량은 되어 보이는 풀이 수북히 우거져 있었다.</p> <p> <br></p> <p>거기다 낡은 대형 쓰레기들이 여기저기 있어 사람이 있을만한 공간은 없어보였다.</p> <p> <br></p> <p> <br></p> <p> <br></p> <p>그러나 나는 보았다.</p> <p> <br></p> <p>집 옆에서 등을 보이고 있는 할아버지의 모습.</p> <p> <br></p> <p>그리고 그 옆에 갓난아기를 안은 여자가 멍하니 서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직감적으로 이 사람들은 살아 있는 사람이 아니라는 느낌이 왔다.</p> <p> <br></p> <p>어째서였냐고 하면 그 사람들만 회색으로 보였던 탓이었다.</p> <p> <br></p> <p>마치 컬러 TV에서 한 부분만 흑백으로 출력되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p> <p> <br></p> <p> <br></p> <p> <br></p> <p>남자친구는 그것이 보이지 않는 듯 그냥 운전을 하고 있었지만, 같이 따라왔던 친구가 갑자기 나에게 외쳤다.</p> <p> <br></p> <p>[옆을 보지마!]</p> <p> <br></p> <p>나는 옆을 의식하지 않고 앞만 보고 있었다.</p> <p> <br></p> <p> <br></p> <p> <br></p> <p>잠시 뒤 친구는 [이제 없어졌네. 아까 옆에 왠 할아버지가 붙어 있었어.] 라고 말했다.</p> <p> <br></p> <p>나를 멍하니 지켜보고 있었던 모양이다.</p> <p> <br></p> <p>그 친구는 나 이상으로 영감이 강해서 자주 직장에서 귀신을 보곤 하는 친구였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나는 친구에게 그 할아버지의 모습에 관해 물었다.</p> <p> <br></p> <p>백발 머리에 가는 몸, 그리고 흰 셔츠...</p> <p> <br></p> <p>내가 아까 봤던 할아버지와 똑같았다.</p> <p> <br></p> <p> <br></p> <p> <br></p> <p>무서워서 떨고 있자니 친구가 나에게 꾸짖었다.</p> <p> <br></p> <p>[너 아까 저 집 지나갈 때 집 쪽을 보고 있었지? 그러면 안 돼! 네가 쳐다봤기 때문에 따라온거야.]</p> <p> <br></p> <p>정말 무서워서 오줌을 지릴 것 같았다.</p> <p> <br></p> <p> <br></p> <p> <br></p> <p>그로부터 며칠 동안 집 주변에서 그 할아버지가 보이곤 했었다.</p> <p> <br></p> <p>다행히 결혼을 하고 이사를 한 요즘에는 그런 일은 없다.</p> <p> <br></p> <p>그 고개 쪽으로는 이후 다시는 찾아가지 않았다.</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321?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32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