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p> <br></p> <p>나는 야생 동물의 사진을 찍어 자연 잡지에 기고하는 일을 했었습니다.</p> <p> <br></p> <p>밤 중에 산 속에 텐트를 치고, 동물이 지나가는 것으 기다려 찍는거죠.</p> <p> <br></p> <p>또 카메라를 설치해서 적외선 센서에 움직이는 것이 포착되면 자동으로 찍게도 헀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직업이 직업이니만큼 인기척 없는 산 속에 혼자 틀어박히는 것이 다반사였습니다.</p> <p> <br></p> <p>그리고 그것이 그렇게 무섭다고는 생각한 적은 없었습니다.</p> <p> <br></p> <p>그 일이 일어나기 전까지는요.</p> <p> <br></p> <p> <br></p> <p> <br></p> <p>그 사건은 내가 오쿠타마 치치부 산지(奥多摩秩父山地)의 어느 골짜기에 갔을 때 일어났습니다.</p> <p> <br></p> <p>지도를 보며 올라가 생각하고 있던 부근에 오후 1시 즈음 도착했습니다.</p> <p> <br></p> <p>강가에 일인용 텐트를 세우고 5시가 조금 지날 때까지 낮잠을 자는 게 평소 내 작업 과정이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결코 사람이 오지 않을 것 같은 깊은 산 속이니 도시보다는 훨씬 안전할 거라는 생각이었습니다.</p> <p> <br></p> <p>나는 나뭇가지 사이에 곰이 싫어하는 소리를 틀어둔 라디오를 올려두고 잠에 빠졌습니다.</p> <p> <br></p> <p>눈을 떴을 때는 벌써 밖이 상당히 어두워진 후였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나는 랜턴을 텐트 안에 매달고, 장비를 준비하고 헤드 램프를 쓴 뒤 촬영을 위해 밖으로 나섰습니다.</p> <p> <br></p> <p>기대와 긴장이 교차하는 순간입니다.</p> <p> <br></p> <p>텐트를 나서고 나는 기묘한 것을 알아차렸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골짜기 상류로 10m쯤 떨어진 곳에 다른 텐트가 보였던 것입니다.</p> <p> <br></p> <p>파란색인 것 같습니다.</p> <p> <br></p> <p>이 곳은 낚시를 할 만한 곳도 아니고, 정말 사람이 찾지 않는 외진 곳입니다.</p> <p> <br></p> <p> <br></p> <p> <br></p> <p>산을 오를 때도 나 이외에 다른 사람은 보지도 못했구요.</p> <p> <br></p> <p>텐트 안에서 빛은 새어나오지 않았습니다.</p> <p> <br></p> <p>누군가 자고 있는 걸까요?</p> <p> <br></p> <p> <br></p> <p> <br></p> <p>그렇다 치더라도 내가 텐트를 칠 때 저 텐트가 없었던 것만은 확실합니다.</p> <p> <br></p> <p>내가 낮잠을 자는 사이 누군가가 소리 없이 왔던 걸까요?</p> <p> <br></p> <p>...우선 나는 촬영을 예비 조사를 나가기로 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런데 그 때 파란 텐트 안에 갑자기 불이 켜졌습니다.</p> <p> <br></p> <p>그러자 텐트가 얼룩덜룩하게 바뀌었습니다.</p> <p> <br></p> <p>텐트 안 쪽에서 바깥쪽으로 거무칙칙한 색이 스며들고 있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나는 땅에 대해서는 잘 아는 바가 없지만, 마치 오래된 피같은 색이었습니다.</p> <p> <br></p> <p>텐트 안의 사람에게 인사라도 하는 게 예의가 아닐까 싶었지만, 외려 늦게 온 저 사람이 아무 인사도 없다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습니다.</p> <p> <br></p> <p>사실은 그것보다 뭐랄까, 그 텐트에서 불길한 느낌이 들어서 무서운 것이 컸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힘들겠지만 텐트를 옮기자,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p> <p> <br></p> <p>그래서 나는 그 곳에서 텐트를 접고 될 수 있는 한 그 파란 텐트 쪽을 보지 않으려 노력하며 1km 정도 골짜기를 더 거슬러 올랐습니다.</p> <p> <br></p> <p>결국 그 날 촬영은 포기해야 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강 상류 쪽에 다시 텐트를 치자 시간은 9시 가까워졌습니다.</p> <p> <br></p> <p>간단하게 식사를 하고 잠을 청했지만, 침낭 안이 갑갑하고 땀이 차서 밤 중에 눈이 떠졌습니다.</p> <p> <br></p> <p>오전 2시쯤이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텐트 안의 공기가 탁했기 때문에 나는 지퍼를 열어서 바깥 공기를 마시려 했습니다.</p> <p> <br></p> <p>그리고 나는 깜짝 놀랐습니다.</p> <p> <br></p> <p>내 텐트 바로 앞에 아까 그 파란 텐트가 있던 것입니다.</p> <p> <br></p> <p> <br></p> <p> <br></p> <p>[어?!]</p> <p> <br></p> <p>깜짝 놀라자 텐트 안에서 불이 켜졌습니다.</p> <p> <br></p> <p>그리고 얼룩진 텐트 안에서 두 개의 손바닥이 떠올랐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텐트 안의 사람이 내 쪽을 향해 손을 쫙 펴고 있는 것입니다.</p> <p> <br></p> <p>나는 순간 정신이 아찔했지만 급히 반대편으로 텐트에서 나왔습니다.</p> <p> <br></p> <p>그리고 옆에 뒀던 손전등을 들어 그 텐트를 비추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 텐트 안의 사람은 이쪽 저쪽을 손으로 더듬으며 지퍼를 열어 밖으로 나오려는 것 같았습니다.</p> <p> <br></p> <p>나는 뒤도 돌아 보지 않고 골짜기로 뛰쳐들어갔습니다.</p> <p> <br></p> <p>물이 무릎까지 차고 어두운 밤 중에 몇번이나 넘어졌지만 계속 달렸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도중에 손전등도 잃어버렸습니다.</p> <p> <br></p> <p>숨이 차서 도저히 달릴 수 없게 된 곳에서 웅크린채 떨면서 아침까지 앉아 있었습니다.</p> <p> <br></p> <p>다음 날 산을 내려가 사람을 찾아 어젯밤 그 곳에 다시 가 봤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텐트 두 채가 나란히 서 있었습니다.</p> <p> <br></p> <p>하나는 내 텐트였고, 다른 하나는 그 파란 텐트였습니다.</p> <p> <br></p> <p>하지만 어제 봤던 것보다 훨씬 낡아 보였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텐트 안에는 죽은지 10년은 되어 보이는 남자의 유골이 있었습니다.</p> <p> <br></p> <p>나는 그 이후 야생 동물 촬영은 그만 두었고, 산에도 가급적이면 올라가지 않고 있습니다.</p> <p> <br></p> <p>제가 겪은 실화입니다.</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335?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335?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