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 <br></p> <p> <br></p> <p>초등학교 때 있었던 무섭다기보다는 이상한 이야기를 하나 하려고 합니다.</p> <p> <br></p> <p>당시 우리가 놀던 곳 근처에는 아지트로 삼고 있던 폐공장이 한 곳 있었습니다.</p> <p> <br></p> <p>말 그대로 우리들만의 놀이터였죠.</p> <p> <br></p> <p> <br></p> <p> <br></p> <p>이상한 잡동사니를 모아서 보물로 삼거나, 드럼통에 쌓인 빗물에 온갖 더러운 것들을 넣어서 독약을 만들거나 하면서요.</p> <p> <br></p> <p>그런데 사실 그 폐공장에는 우리말고도 있던 사람이 한 명 더 있었습니다.</p> <p> <br></p> <p>그건 우리가 블랙 산타라고 부르던 노숙자였죠.</p> <p> <br></p> <p> <br></p> <p> <br></p> <p>왜 블랙 산타였냐면, 단지 외견이 그런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p> <p> <br></p> <p>덥수룩한 수염에 거무스름한 옷을 입고 있었거든요.</p> <p> <br></p> <p>하지만 어느 사이 우리들은 그 사람을 산타클로스의 라이벌이자 사악한 악마의 화신이라는 설정을 만들어 내고, 진지하게 믿으면서 무서워하고 있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하지만 무서워했다고는 해도 호기심에는 이길 수 없었습니다.</p> <p> <br></p> <p>그래서 그 사람의 뒤를 밟는 탐정 놀이를 한다던가, 블랙 산타의 집으로 돌을 두어개 던져보곤 했습니다.</p> <p> <br></p> <p>그 노숙자는 아이들을 좋아하는 사람은 결코 아니었던지라, 우리를 보면 욕을 해서 쫓아내려고 했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지금 생각해보면 황달에 걸린 것 같은 눈이나 새까만 이빨 같은게 꽤 기분 나쁜 모습이었지만요.</p> <p> <br></p> <p>아까 말한 블랙 산타의 집이라는 것은, 공장과는 다른 따로 떨어져 있는 오두막집 같은 곳이었습니다.</p> <p> <br></p> <p>지금 생각해보면 아마 배수 처리를 하는 공장이었던 것 같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폐공장을 먼저 발견한 것은 우리였지만, 그 곳은 폐공장에서도 가장 아지트 같은 곳이었죠.</p> <p> <br></p> <p>하지만 그 곳을 나중에 온 블랙 산타에게 빼앗겼던터라 우리에게 블랙 산타는 적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p> <p> <br></p> <p>뭐랄까, [블랙 산타에게 저주받은 아지트를 되찾는다.] 라는 것이 우리에게 소원이자 사명이 되고 있었죠.</p> <p> <br></p> <p> <br></p> <p> <br></p> <p>그런데 그것이 어느날 어째서인지 반대로 블랙 산타를 그 오두막집에 가두어버리자는 것으로 바뀌어버렸습니다.</p> <p> <br></p> <p>우리는 그가 오두막집 안으로 들어갔을 때를 적당히 골라서 알아차리지 못하게 문을 그 근처의 폐자재나 철사로 고정했습니다.</p> <p> <br></p> <p>그 후 모습을 살피면 안에서 문을 덜컥거리고 있었기 때문에, 블랙 산타는 틀림 없이 안에 갇혀 버린 것 같았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러나 그 날 우리는 문을 열어주면 습격당할까봐 무서워 그대로 집으로 돌아갔습니다.</p> <p> <br></p> <p>다음날에도 문을 열지 못했습니다.</p> <p> <br></p> <p>열면 습격당한다는 생각도 있었지만, 반대로 안에서 블랙 산타가 죽고 있다는 것도 무서웠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매일 같이 오두막집을 보러 갔지만, 점차 가는 일이 줄어들었습니다.</p> <p> <br></p> <p>가끔 확인하러 가도 고정된 문은 그대로였습니다.</p> <p> <br></p> <p>블랙 산타라는 것도 점점 실존하는 인간이 아니라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구전되는 가공의 요괴 같은 존재가 되어갔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리고 2년 정도 지나 내가 초등학교 5학년이 되었을 때, 그 폐공장이 철거되었습니다.</p> <p> <br></p> <p>당시 사정을 알고 있던 7~8명이 모여서 과연 어떤 광경이 나타날지 겁내면서 그 모습을 지켜봤습니다.</p> <p> <br></p> <p>하지만 별 일 없이 공장과 오두막이 모두 철거되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겁내면서 작업하던 사람에게 물어봤지만 오두막집에는 사체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고 합니다.</p> <p> <br></p> <p>한때 아지트로 사용했기 때문에 그 오두막의 구조는 샅샅이 알고 있었습니다.</p> <p> <br></p> <p>하지만 그 오두막집에는 문을 제외하면 출입할 수 있는 곳은 전혀 없었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그렇지만 문은 그대로 두고 블랙 산타는 사라져 있었습니다.</p> <p> <br></p> <p>마음이 놓이면서도 무서운 복잡한 기분이었습니다.</p> <p> <br></p> <p>그 날 이후 블랙 산타는 본 적이 없습니다.</p> <p> <br></p> <p> <br></p> <p> <br></p> <p>출처: <a target="_blank" href="https://vkepitaph.tistory.com/341?category=348476">https://vkepitaph.tistory.com/341?category=348476</a> [괴담의 중심 - VK's Epitaph]</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