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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차단 상태
    단호박킴님의
    개인페이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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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문 : 620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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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military_69318
    작성자 : 단호박킴
    추천 : 6
    조회수 : 522
    IP : 125.135.***.163
    댓글 : 12개
    등록시간 : 2017/04/10 05:41:27
    http://todayhumor.com/?military_69318 모바일
    저는 양성평등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실천하고 싶은 여성입니다.
    옵션
    • 창작글
     
    오유라는 남초 사이트의 여성 유저이기도 합니다. 물론 제 필요에 따라 오유 뿐만 아니라 여초 사이트 눈팅이나 활동도 합니다.
     
     
    그동안 군게에서 터져나오는 글들을 계속 살펴 보면서 어떤 말을 해야 할지 말지 매우 망설였습니다.
    그래서 어떤 글도 찬성도, 반대도, 덧글도 달지 못하고 굉장히 조심스러웠습니다.
     
    그런데 너무 과열된 분위기에 오히려 제 행동이나 덧글이 화를 부추길까 싶어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것도
    비겁하게 문제를 외면하는 것 같아서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일단 제가 여성으로 살아왔던 저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몇가지 하려고 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여기까지 보시고 꽤 긴 뒤쪽의 글을 읽지 않고 뒤로가기를 누르셔도 좋습니다.
    하지만 결코 남성과 여성간의 혐오를 조장하기 위한 의도로 글을 쓰는 것이 아니라는 의도를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만약 내용에 문제가 있다고 느끼거나 불편하시면 댓글로 꼭 알려 주십시오.
    저도 아직 배워가는 과정중에 있어서 많이 부족합니다.
     
     
    1. 저는 집에 남자 형제가 없습니다.
     
    친가 외가 모두 아들이 귀한 집안이다 보니 명절에 시골에 가면 스트레스 받을 정도로
    남녀 차별이 있어왔지만 인터넷에 글 올라오는 것들을 보면 우리집안은 그닥 별거 아니었습니다.
    그냥 경상도 시골의 보편적이고 평범한 수준이었던거죠.
     
    거기다 나만 혼자 명절 음식 독박으로 하는 것도 아니고 이모, 고모, 사촌 언니들이 다 같이 모여서 제사 음식을 하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물론 제사상에 절을 하진 않는 그런 일들이 부당하다 생각하긴 했지만 
    뭐 어쩌겠습니까. 80넘은 저희 할머니도 종종걸음 치시며 명절에 일을 하시고, 절을 하지 않으셨습니다.
     
    그리고 할머니 할아버지한테 차별을 받는다고 토로해봐야 잘 이해도 못하시고 즐거운 명절에 서로 얼굴만 붉힐 뿐이죠.
    명절 며칠동안 좀 불편하지만  참다보면 곧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저희 집으로 돌아가니까요.
     
    일이 터진 것은 제가 고등학생이 되었을 때였습니다. 제 위에 사촌 언니들이 연달아 시집을 간 후
    명절에 일손이 매우 딸리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나처럼 팔을 걷어붙이고 정신없이 전을 뒤집고 있을 때였습니다.
     
     
    남자 어른들은 거실에서 모여서 술을 드셨고 사촌 동생은 그 틈에 끼어서 TV를 보고 있을 때
    어른들 중 한분이 제 이름을 부르면서 과일 좀 깎으라 했을 때 정말 많이 짜증이 솟구쳤던것 같습니다.
     
    그 소리를 듣자 말자 제가 크게 사촌 남동생(장손)의 이름을 부르면서
     
    "야! 와서 과일 가져가. 음식 하느라 바빠 죽겠는데 누나가 지금 네 입에 들어갈 것도 갖다 바쳐야 되나?"
     
    라고 일갈하자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습니다. 물론 어른들 계시는데 매우 싸가지가 없었죠.
     
    그러자 술을 드시던 저희 아버지께서 술잔을 놓고 바로 접시를 들고 주방으로 오시더라고요.
     
    더 짜증이 나서 아버지께
     
    "왜 오라는 OO이가 안오고 아빠가 와?" 하고 날선 목소리로 대꾸를 하니
     
    "아빠가 갖고 갈게" 하시더니 슥 주방을 둘러 보시고는 알아서 과일과 칼을 챙겨 가시더군요
     
    저희 아빠가 그래도 거기 계신 어른들 중에 손윗사람 축에 속하는데 왜 아빠가 온걸까
    뭔가 속상하고 짜증나고 왜 이런 기분을 느껴야 하는지 모르겠고 그 와중에 왜 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빠한테 화도 나고 기분이 점점 더 나빠질 때 였습니다.
     
    그때 거실에서 어른들께서 "오~ 행님 사과 잘 깎으시는데요!" 하면서 왁자지껄한 소리가 나는 겁니다.
     
    저희 아버지는 결혼 전 자취를 오래하셔서 요리를 잘 하시고 칼을 잘 쓰십니다.
    그래서 엄마가 아프실 때나 간혹 한번씩 솜씨를 발휘하시기도 하시죠
    물론....... 아빠가 한번 휩쓸고 가신 주방은.........뭐............
     
    암튼 그걸 보면서 기분이 더 나빠 졌습니다. 대체 저걸 왜 아빠가 깎아야 하는 거지? 라는 억울한 마음도 들었습니다.
     
    저희 아빠가 묵묵히 사과를 다 깎고 나서
     
    "여서 내보다 껍질 더 얇고 길게 깎는 사람한테 내가 20만원 준다." 하시는 겁니다.
     
    그러니 어른들이 너도 나도 과일을 깎기 시작하는 겁니다.
     
    물론 저희 아버지 사과 껍질보다 긴 껍질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한바탕 과일 깎기 시합이 끝나고 저희 아버지께서 한마디 하십니다.
     
    "이야.... 봐라. 느그도 칼 들면 과일 껍질 같은건 다 깔 줄 안다 아니가."
     
    그때 저도 약간 충격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그 이후로 조금씩 분위기가 바뀌었습니다.
     
    늘 TV앞에 앉거나 누워서 밥 빨리 차려라, 물 떠온나 이러시던 분들이 점점 없어졌습니다.
    상에서 반찬이 떨어지면 직접 그릇을 들고 주방으로 들어오셔서 달라고 하게 되었습니다.
     
    비단 꼭 그 일이 큰 계기가 됐겠습니까, 비슷한 시기에 사회적인 분위기도 변한 것이겠죠.
     
    그리고 이 후에 며느리와 딸들이 합세헤 할머니 할아버지께 음식은 실컷 우리가 하고 절 못하는 건 아닌 것 같다.
    우리 친정, 시댁에서는 여자들도 다 절 한다 라고 하자 할머니 할아버지께서 받아 들이시고 
    다 같이 집안 별로 차례로 줄 서서 절을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아직도 명절에 가게 되면 여자들이 음식을 도맡아하는 분위기지만 예전에는 음식하는 게 내가 왜 이걸 해야하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면 이제는 힘들고 짜증나기는 한데 나도 맛있게 먹을 거니까 라는 마음을 조금은 갖게 되었습니다.
     
     
    2. 저희 집은 막힌 하수구를 뚫거나 뭔가를 걸기 위한 망치질, 손잡이 갈아끼우기 같이
    집안에서 기본적인 공구를 써야 하는 일은 그냥 필요한 사람이 알아서 합니다.
    큰 힘이 필요한 가구 재배치를 저희 어머니 혼자서 하실 때도 있습니다.
    살짝 들고 밑에 두툼한 담요나 발수건 같은걸 까셔서 슥슥 밀어 옮기시는 거죠
    왜냐하면 내가 여자라서, 힘이 약하니까 이걸 못한다고 딴 사람한테 해달라고 하기엔
    집에 남자사람이 아버지 밖에 없고 마냥 손 놓고 아버지의 귀가를 기다리기엔 아빠는 신앙심이 깊으셔서
    거의 매일 밤마다 신실하게 주님을 모시기 때문에ㅋㅋㅋㅋㅋㅋ
    아버지 귀가 시간보다 저희가 일찍 잠을 잡니다.
     
    그래서 집안일을 마냥 미뤄두기엔 급한 성격 탓으로 어떻게든 해치워 버려야 합니다.
    아무튼 그런저런 이유로 크게 신변에 일이 있지 않는 한 자기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이라면 남한테 부탁하지 않고
    스스로 처리한다는게 가풍처럼 되었던 것 같습니다. 여자라서 못하거나 안된다는 것을 용인 받으면서 크진 않았습니다.
     
     
    서론이 길어졌는데 음... 암튼!
     
    몇년 전 직장을 옮겼더니에서 이전 직장과는 달리 물통을 가는 정수기였습니다.
    직업 특성상 부서에 남자 선배는 딱 1명이고 나머지는 여자에 제가 막내였습니다.
    물이 떨어지면 자연스럽게 제가 갈게 되었습니다.
    저는 팔 힘이 센것도 있지만 무거운 물건을 드는 요령을 어릴 때 부터 익힌 덕에 크게 무리가 가는 일은 아니었습니다.
    (시골에서 농사 지으시던 할머니 할아버지를 방학때마다 가서 많이 도와드렸습니다. 비료푸대, 쌀푸대 들고 옮기는 건 뭐 일도 아니죵)
     
    물론 제가 막내라서 물 떨어지면 알아서 빨리빨리 갈아야 하는 강압적인 사내 분위기도 아니고,
    부서에 선배들도 본인들이 물을 마실 때 물이 떨어지고 없으면 주변에 도움을 청해서 같이 들어서 갈고 하는 분위기였습니다.
     
    그런 분위기를 단번에 깨 놓은 것은  한 선배님이셨습니다.
     
    더운 여름인데 물이 동나고도 몇시간이 지났는데 저는 제 업무 때문에 긴시간 자리에 없고,
     
    그것 때문에 남자 선배에게 물통 가는 것 때문에 싫은 소리를 좀 하셨나봅니다.
     
    네가 남자고 젊어서 힘이 세니까 물통에 물이 비면 좀 알아서 갈라고 말이죠
     
    그렇게 두 선배님의 갈등이 시작되었고 그 때 부터 저는 중간에 끼여서
     
    업무를 하다가도 물통에 물이 떨어지려 하면 불안해지고
     
    물이 소비되는 양에 촉각을 곤두 세우게 되었습니다. 갈증이 나면 다른 부서에 가서 슬쩍 물 서리도 해오고 그정도였죠.
     
    그렇다고 두 선배님이 계실 때 에라 모르겠다 제가 물통을 갈면
    놔두라고 절대 갈지 말라고 하시니 난감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제가 이 구역의 물먹는 하마니까 제가 맡아서 갈겠다는 뻘 소리로 살짝 중재도 해 보았지만
    본전도 못찾고 탈탈 털렸습니다.
     
    더군다나 새 물통이 올라가 있으면 두분 선배님들이 다 누가 갈았냐고
    닦달하고 취조하셔서 눈을 피해 몰래 가는 것도 실패하고 맙니다.
     
    결국 정수기 물통 때문에 촉발 된 두 선배님의 갈등을 지켜보다 못한 부장님이 스트레스를 받으셔서 
    부서 정수기를 아예 직수식으로 교체하셨습니다. 하지만 서로 앙금이 남을대로 남아서 다음해에 한분이 부서 이동을 하셨습니다.
     
     
    3. 솔직히 고백하자면 대학을 가서 과의 남자 동기들이나 남자 선배들, 심지어 남자친구가 군대를 갈 때에도
    저는 군대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합니다.
    계속 말씀 드렸다 시피 가까운 남자 형제가 없고 여중, 여고, 여대나 다름 없는 환경에 있었기 때문에
    징병제라는 것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일이 없었던 거죠.
     
    아마 저도 20대 초반 당시에는 군게 유저들에게 불을 지폈던 '여성의 생리, 임신과 출산, 육아문제'와 '징병제'를 동일시 했었던 것 같습니다.
     
    제가 임신, 출산, 육아 문제에 대해서 여성이 많이 손해본다고 생각 했던 이유는
    저희 어머니가 저희 또래에서는 드물게 일찍부터 맞벌이를 하셨고
    아버지께서는 맞벌이라는 이유로 제 주변 친구들 아버지 보다는 집안일이나 굵직굵직한 자녀 교육 문제에는 
    나름 참여를 많이 하셨지만 워낙 직업적으로 맡은 일이 많으셨고
    퇴근 후에는 신실하게 주님을 모시는 분이시라 시간이 많이 없으시기도 해서
    저희는 엄마와 보내는 시간이 더 많았고 사회생활을 하는 여성과 엄마라는 두가지 역할을 오가면서 균형을 잡으시느라
    정말 많은 희생이 뒤따랐었던 것을 같은 여성으로서 자연스럽게 보고 자랐기 때문이죠. 
     
    그런데 여성의 임신, 출산, 육아 문제와 남성의 병역 문제를 분리 시켜야 한다는 생각을 갖게 만든건
    제가 저희 집안에 일이 좀 생기면서 휴학을 하고 복학을 했을 때였습니다.
     
    저와 같이 학교 다니던 친구들은 제가 복학하기 직전에 졸업을 했고, 어린 후배들과 같은 과목을 들으면서
    몇년간 공부 안하고 쉬었더니 머리도 굴러가지 않아서 전공도 막막하고 수업도 낯설고 교수님들은 출석 부르실 때 마다
    넌 고학번인데 이 수업 이제 듣냐, 휴학했냐, 동기들 졸업했는데 너도 빨리 해야지 기타 등등 애정어린 잔소리를 듣는건
    뭐 그럭저럭 가볍게 넘길 수 있엇습니다.
     
    제일 힘든건 어린 후배들은 고학번 선배라고 어려워 하니 왕따 아닌 왕따를 당하면서
    혼밥하고 혼자 공부하면서 하루종일 거의 입을 안 열고 지내는 것도 모자라
    친구들은 취업 준비를 하는 시기라 나 학교 다니느라 힘들다는 얘기로 상담을 하기엔 민폐같아서 연락다운 연락도 못하니 
    정말 어떤 날은 식당 이모님한테 배식 받을 때 감사합니다, 편의점 가서 물건 구입 하고 수고하세요 할 때 빼곤
    한마디도 대화 안하고 몇 달 다니다 보니까 서러워지더라고요. 
     
    내가 휴학하고 싶어서 한 것도 아닌데, 동기들은 벌써 졸업해서 훨씬 앞서 나가고 있는데 나는 이게 뭔가 싶고요.
     
    그 시기에 군대 다녀온 남자 동기들과 만나서 술도 자주 마시고 밥도 같이 먹으면서 비슷한 고충을 서로 털어 놓았는데
    좀 처지가 비슷하구다 싶었습니다.
     
    물론 저는 제 개인 사정 때문이고 여러가지 상황을 고려해서 선택한 휴학이라는 것과,
    남자 동기들은 법이 정해준 강제 휴학이라는 것의 차이가 분명히 갈리긴 했습니다.
     
    사병 월급에 대해 얘기 하다보니 그 시기에 주 5일, 8시간 알바하던 저보다 훨씬 못 벌었고
    내가 더울때 시원하게 지내고 추울 때 따뜻하게 지낼 때
    이들은 국방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서 더울 때 덥고 추울 때 춥고 험한 생활을 원치 않는데 억지로 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역시 고시를 준비하는 입장에서 당시 핫이슈였던 군 가산점제 폐지나 호봉 인정 문제도
    당연히 군필자들은 억울할 수 있겠다 납득을 했습니다.
     
    국가가 강제로 징집한 시간만큼 충분한 보상과 존중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던것 같습니다.
     
     
    지저분하게 이것저것 에피소드식으로 나열해서 대체 뭔 소리를 하고 싶은 거냐
    혹은 뭔 개소리를 이렇게 길게 쓴거야? 하시는 분들 계실 겁니다.
     
    서투르지만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정리하자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이 세상에서 젠더 문제에 완벽하게 자유로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겁니다.
    사회가 기대하는 성 역할이 있고 성 고정관념이 있고 성차별적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은 어디에나 존재하니까요
     
    공동에게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야 할 때 한쪽이 편하면 한쪽은 명백히 불편해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이건 젠더를 떠나서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흔히 발생 하는 문제이기도 하죠. 예를 들어 학교에서의 팀과제나 직장에서 업무 수행시에도요
     
    나도 힘들지만 내가 힘든 만큼 남도 힘들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고 배려해 주면 큰 갈등이 없지만
    나 자신을 위해 타인의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거나 그것을 혐오하는 방향으로 끌고가는 것은
    더 큰 갈등을 조장할 뿐 문제를 해결하기 좋은 방법은 아닌 것 같습니다.
     
     
    예로 들었던 정수기 물통을 가는 것에 필요한 것은 성별이 아님에도 젠더 역할로 나누고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면서
    큰 갈등을 빚게 된 저의 부서를 보며 자신이 혼자서 해결 할 수 없는 일이 있다면 빨리 인정하고
    갈등 요인을 아예 없애거나 해결 방법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또한 비슷한 상황을 겪어 보지 않고는 전혀 몰랐던 20대의 2년이라는 공백의 크기와 그로 인해 생기는 고민,
    그리고 거부할 권리가 없는 징병제에 대한 문제점에 대해
    성별 관계없이 내가 닥친 일이라고 생각하고 토론하고 고충을 이해하는 분위기로 가야지
    계속 다른 것으로 반박하다 보면 쳇바퀴 돌듯 절대 해결 되지 않고 갈등만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오유의 남성분들, 그리고 여성분들
     
    서로의 입장을 좀 바꿔서 이해해 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면서 국가가 일반 장병들에 대한 대우를 무척 허술하게 하고 
    부당한 문제가 있다는 것은 성별 관계없이 일반적인 지적 수준을 가지고 있다면
    다들 공감 할 수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건 같이 건의하고 토론하면서 좋은 방향으로 
    고쳐 나가야 할 문제지 성별을 나눠서 싸운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장황하게 글을 쓰긴 했지만 여성으로서 '여성의 생리, 임신, 출산, 육아가 국방의 의무를 대신한다'는 식의 얘기는
    애초에 나라를 지키기 위한 국방의 의무를 명시한 법리에도 맞지 않고 남녀의 형평성에도 어긋나는 문제입니다.  
     
    여성의 생리, 임신, 출산은 남성이 절대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기에 
    그 만큼 여성을 좀 존중 해주시고, 육아나 집안일은 남성이 충분히 분담해서 함께하는 분위기가 자리 잡으면 
    출산이나 육아 가사 분담으로 인한 젠더 갈등이 그만큼 줄어 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한 남성이 2년간 강제 징집 형태로 국방의 의무를 다한다면 여성도 그에 준하는 방식으로 국방의 의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법제화가 되고
     
    - 뭐 예를 들어 여성이 2년 먼저 사회 진출 한 만큼 일정 금액의 세금을 그대로 장병의 월급에 추가 지급한다던가, 
    혹은 남성과 여성 모두를 포함한 징병제로 전환, 복무개월수를 줄이고 만약 징집을 원하지 않거나 법정 징집 나이가 지난 경우,
    그에 준하는 군사 교육을 무급으로 매주 주말, 공휴일마다 1000일 이상 지속적으로 받는 다던가 하는 식으로
    선택지를 넓히는 것이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집단 지성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한다면 이것보다 훨씬 더 좋은 해결 방법들이 많이 나오고
    한발 더 평등한 세상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요?
     
    제가 성인이 된 후에도 병역에 대한 남성들의 부담이나 고충을 진지하게 생각해오지 못했던 것은
     아무도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기도 하지만, 저 스스로도 알고싶어 하지 않았던 것이었습니다.
     
    그건 제가 단순히 여성이기 때문에 일부러 외면하고 당연시 여겼던 것은 아니지만
    당장 내가 짊어져야 할 의무가 아니기에 몰라도 되는 영역으로 생각해 왔었고 
    좀 더 일찍 이해하려 노력하지 않았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스스로 참 부끄러웠습니다. 미안합니다.
     
    그리고
     
    2년, 혹은 그 이상 찬란한 젊음을 국가에 기꺼이 헌정하고 지켜주신 그대들을 존경하고 국민의 한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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