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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lovestory_91590
    작성자 : 통통볼
    추천 : 2
    조회수 : 327
    IP : 14.58.***.139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21/04/07 11:01:24
    http://todayhumor.com/?lovestory_91590 모바일
    [BGM]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사진 출처 : https://unsplash.com/

    BGM 출처 : https://youtu.be/Vaq7rZxJW-k

     

     

     

     

    1.jpg

     

    김준태, 콩알 하나




    누가 흘렸을까


    막내딸을 찾아가는

    다 쭈그러진 시골 할머니의

    구멍 난 보따리에서

    빠져 떨어졌을까


    역전 광장

    아스팔트 위에

    밟히며 뒹구는

    파아란 콩알 하나


    나는 그 엄청난 생명을 집어 들어

    도회지 밖으로 나가


    강 건너 밭이랑에

    깊숙이 깊숙이 심어 주었다

    그때 사방팔방에서

    저녁노을이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2.jpg

     

    신석정, 봄을 기다리는 마음




    우수도 경칩도

    머언 날씨에

    그렇게 차가운 계절인데도

    봄은 우리 고운 핏줄을 타고 오고

    호흡은 가빠도 이토록 뜨거운가


    손에 손을 잡고

    볼에 볼을 문지르고

    의지한 채 체온이 길이 간직하고픈 것은

    꽃 피는 봄을 기다리는 탓이리라


    산은

    산대로 첩첩 쌓이고

    물은

    물대로 모여 가듯이


    나무는 나무끼리

    짐승은 짐승끼리

    우리도 우리끼리

    봄을 기다리며 살아가는 것이다

     

     

     

     

     

     

    3.jpg

     

    천상병, 길




    가도 가도 아무도 없으니

    이 길은 무인(無人)의 길이다

    그래서 나 혼자 걸어간다

    꽃도 피어 있구나

    친구인 양 이웃인 양 있구나

    참으로 아름다운 꽃의 생태여

    길은 막무가내로 자꾸만 간다

    쉬어 가고 싶으나

    쉴 데도 별로 없구나

    하염없이 가니

    차차 배가 고파온다

    그래서 음식을 찾지마는

    가도 가도 무인지경이니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

    한참 가다가 보니

    마음이 아득하게 보여온다

    아슴하게 보여진다

    나는 더없는 기쁨으로서

    걸음을 빨리빨리 걷는다

    이 길을 가는 행복함이여

     

     

     

     

     

     

    4.jpg

     

    이상, 최후(最後)




    능금 한 알이 추락(墜落)하였다

    지구(地球)는 부서질 정도(程度)만큼 상(傷)했다

    최후(最後), 이미 여하(如何)한 정신(精神)도 발아(發芽)하지 아니한다

     

     

     

     

     

     

    5.jpg

     

    함동선, 만월




    어둠의 야국(野菊)꽃 물들게

    보라, 보라, 보랏빛 숨소리 들리는

    다리 놓아주고

    우리 내외엔

    금가락지만한 사랑을 둘러 끼우는

    달아, 달아, 밝은 달아

     

     

     

     

     

     

    통통볼의 꼬릿말입니다
    kYOH2dJ.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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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21/04/07 20:36:57  220.74.***.245  별이없는밤  522817
    [2] 2021/04/07 21:38:19  59.2.***.158  사과나무길  56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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