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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humorstory_439104
    작성자 : 은빛미리내
    추천 : 3
    조회수 : 519
    IP : 223.33.***.91
    댓글 : 0개
    등록시간 : 2015/07/25 10:16:09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39104 모바일
    40일간의 병원일주
    나는 흡연자 입니다.
    입원하려 병원을 찾을때 담배 두갑을 사가지고 왔었죠
    3일이 지나니 담배가 바닥을 드러냅니다...
    두가치의 담배가 남아서 한가치를 입에 물고 남은 한가치를 바라보며

    '이참에 그냥 담배를 확 끊어버릴까?'

    이런생각을 하고 있는데 다른병실에 입원한거 같은 낯설은 사람이 내옆으로 와서

    "저기...죄송한데 담배 한가치만 얻을수 있을까요?"

    라고 합니다.....그리고서는....

    "오늘 입원을 했는데 정신이없어서 담배를 못챙겨 왔네요~"

    라고 말을 하네요....같은 흡연자로서 담배를 피우고 싶은데 피울수 없을때 그 참을수없는 금단의 고통을 잘 알기에 나는 마지막 남은 돛대를......그누구에게도 주지않는다는 돛대를 그사람에게 드렸습니다.
    돛대인걸 알면 미안해할까봐 꺼내서 주고 빈갑을 호주머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담배를 마져피우는데 조금 남아있는 나의 이제 마지막 가치가 된  담배도 타들어가고 담배가 이제 없다는 허무함에 나의 마음속도 타들어 갔습니다....
    아까의 담배를 끊어 볼까 했던 여유로움은 마지막 담배 한가치와 함께 날아가 버린지 오래입니다.....

    비흡연자들은 잘 모르실테지만 흡연자들에게 담배를 한가치 가지고 있는것과 없는것의 차이는 하늘과 끝의 차이입니다.....
    한가치라도 가지고있으면 그한가치가

    '신 에게는 아직 한가치의 담배가 남아있습니다~"

    라고 느껴지면서 전혀 걱정이되지 않고 든든한 마음을 유지할수있습니다.
    허나 수중에 담배가 하나도 없다면.....
    그 불안함...초조함....다급함....짜증.....등의 비흡연자들은 모르는 그런 절벽위의 위태로운 모습으로 벌벌떠는 한마리의 흑염소 새끼로 변하게 됩니다.

    나는 다시금 절벽위를 당당하게 뛰어다니는 위엄있는 숫흑염소의 웅장함을 되찾기위해 담배사수 작전에 뛰어들게 됩니다.
    일단 깁스한 아픈다리를 이끌고 목발일 짚은채로 병원 매점을 향해 나아갑니다.

    팔지않습니다.....

    그럼 담배는 어디서 살수있냐고 물어보니 병원 들어오는 큰길가에 슈퍼가 제일 가깝다는 말을 듣게 되죠.....

    이병원을 몇차례 와봤기에 나는 그길을 잘알고 있습니다.
    이병원은 경사 45도 쯤 되는 산중턱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내리막길로 백미터 이상을 내려가서 다시 그 경사길을 올라와야 합니다.
    평지에서도 목발에 의지해 위태위태 하면서 이동하는 나로서는 그 경사진 길은 감히 엄두도 내지못할 가시밭 길입니다.

    나는 다시 병실로 돌아가서 담배사수작전을 재정비 해봅니다.

    그때 당시 병실의 흡연자는 나혼자.....
    일단 병실에서 담배를 구할수는 없습니다.
    나는 폰을 들고 담배를 가져다 줄수있는 사람들을 검색해봅니다.

    한명....두명....세명...........여덟명 의 사람들에게 연락을 취해 봤지만....
    넷은 쌍욕과 함께 아픈사람이 무슨 담배냐며 끊으라는 매정한 말과 함께 전화를 끊었고 셋은 주말에나 올수있다고 바쁘다고 하였으며 가장 가능성이 있었던 한명은....연락도 되지않고 톡도 읽지 않으며 쌩깝니다...
    그리고 그날은 금단현상에 허덕이며 잠에 들게 되지요.....

    다음날 아침에 흡연의 욕구와 함께 눈을 뜨며 나는

    "나도 다른 사람에게 일단 한가치만 얻어 피우자~"

    라는 생각으로 흡연실로 향합니다.
    몇명의 사람들이 담배를 피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담배 피우는 사람들이 대부분 할아버지들과 아저씨들 입니다.
    최소 저랑 나이차가 20년 이상 나시는....

    어린놈이(30대중반이라 뭐 밖에서는 노땅이지만...) 어른들에게 담배 달라고 하는건 예의가 아닌것 같아서 그냥 포기 합니다.....
    그때 저보다 어려보이는 사람한명이 나와서 담배를 피웁니다.

    '이사람이다~'

    라고 생각하고 나는 천천히 그사람에게 접근합니다.
    그리고 옆에서 괜히 쭈뼛쭈뼛되다가 말을 걸 타이밍을 잡고있는데...
    차마 입밖으로 담배한가치만 빌리자는 말이 나오질 않습니다....

    예.....나란놈 내껀 남들에게 잘퍼주는 스타일이지만 남에게 뭘 얻거나 아쉬운 소리는 할줄 모르는 이시대의 호구 같은놈...ㅜㅜ
    그렇게 머뭇머뭇대고 있는 사이에 그사람의 담배는 타들어가는 나의 애간장 과 함께 급속도로 타들어가서 어느새 꽁초로 변해 나의 초라한 모습과 함께 휴지통으로 들어가게 됩니다.

    한심한 나를 욕하면서 병실로 돌아와서 나는 결심하게 됩니다.
    가시밭길을 헤쳐나가 보도록 하자고.......

    그렇게 결심한 나는 목발을 짚고 담배.....아니....그때 당시에는 나의 자신감이자 나의 자존감을 향해 앞으로 나가게 됩니다.....(금단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해 안절부절 못하는 불쌍한 중생이 뭐라는겨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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