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write_content"> <div style="margin:10px 0px 0px;"></div>전에 올렸던 어떤 유통의 츤데레들에 대해서 술자리에서 얘기들을 풀어놨던 동기들중에 하나를 만났습니다. <br>그리고 우연치않게 그 얘기들을 넷에 올렸단 소리를 했는데... <br><br><br>동기 : 호오... 그날의 개소리들을 정리해서 유머로 올렸다고? <br><br>본인 : 뭔가 문제라도... <br><br>동기 : 뭐, 문제될건 없지. 근데 반응이 어때? 특히 내가 했던 바나나 얘기는 반응이 어땠어? <br><br>본인 : 흠... 6번의 키잡이 제일 인기가 좋은것 같은데... 바나나 얘기는 그닥 뭐라하는 사람이 없던데... <br><br>동기 : 아니! 그게 무슨 소리야... 뭘 어떻게 올렸길래... 봐바. (읽어보더니...) 뭐야 이거? 넘 잼미없게 썼잖아!!! <br><br>본인 : 나름 열심히 써서, 재밌게 풀었다고 생각하네만... <br><br>동기 : 이런 느낌이 아니지. 그게 얼마나 긴장감과 압박감이 넘치는 한편의 액션영화 같은 스토리인데... 이런 가벼운 <br> 유머러스가 아니라고. 포인트를 잘못잡았어. 내가 다시 구체적으로 들려줄께. 이대로 한번 적어봐바. <br><br><br>그래서... 그 녀석이 말한대로 다시 적어봤습니다. 확실히... 느낌이 달라지기는 하더라구요. <br><br><br>15:00 서울 인근의 모 점포 <br><br>점포의 지원팀장은 중간 재진열 시간을 두고 매장을 점검하다 우연히 청과코너에서 망설이는 할머니를 발견한다. 남루해보이는 <br>행색으로 뭔가 망설이며 과일 코너의 바나나를 보며 머뭇거리는 할머니를 두고 볼수 없어 지원팀장이 다가간다. <br><br>지원팀장 : 고객님, 뭔가 불편하신 일이라도 있으신가요? 말씀하시죠. 도와드리겠습니다. <br><br>할머니 : 아... 고마워요. 근데 좀 말하기 곤란하네요. <br><br>지원팀장 : 뭐든 말씀하시죠. 고객님의 불편을 최선을 다해 막는 것이 저희 XX마트입니다. <br><br>할머니 : 음... 이거참 뭐라 해야 할지. 그럼 말이우... 혹시나 해서 물어보는 건데... 이 바나나를 절반만 팔수는 없을까요? <br><br>지원팀장 : ......절반만요? <br><br><br>15:30 점포 통합사무실 <br><br>점장 : 왜 절반만? <br><br>지원팀장 : 그게 말입니다... 말씀을 하시는데 아들 내외가 사고로 일찍 세상을 떠서 할머님이 혼자서 손주들을 키우며 사신다고 <br> 하시더군요. 수입이 부족해서 정부 생활보조금 나오는 거랑 간간히 나가서 파지를 주워다 파시는걸로 어렵게 손주들 <br> 키우시는데... 손주가 그렇게 바나나를 먹고 싶어한다고 하더라구요. <br><br> 그래서 마침 손주 생일이어서 바나나를 사러 왔더니... 16송이에 5,000원으로 파는 바나나가... 할머니에게는 조금 <br> 부담스러운 가격이셨나 보더라구요. 하루종일 파지를 주워다 팔아도 손에 쥐는 돈이 몇천원인데 그나마도 생활비로 <br> 다 빠져나가서 남는 돈이 2~3천원 남짓이신가 보더군요. 그래서... 절반만 팔수 없냐고 물어보셨습니다. <br><br>점장 : 저런 안타까운... 근데 자네도 알다시피, 요새 IMF라서 어지간한 기업들이 다 뒤로 넘어가는 시점이잖아. 그리고 그 <br>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 부실 회계가 말이 나와서... 각 회사별로 모든 회계를 부정을 저지를수 없도록 시스템과 <br> 연계하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네. 그래서 우리 회사도 얼마전에 솔류션을 구매해서 회계 기표를 모두 전산 연동으로 <br> 개선했는데... 그러다보니 문제가 생겼어. <br><br> 예전같으면 수기로 기록하고 나중에 장부에 맞추면 될 일이지만, 지금 시스템이란걸 회계에 본격 도입해서 엄격하게 관리를 <br> 하는 상황에서... 여러가지 시스템적인 변수들이 오류를 만들수가 있지. 그래서 회계팀에서 기존 메뉴얼에 없는 시스템으로 <br> 반영이 안되는 수기 정산을 전부 금지한 상황이야. <br><br>지원팀장 : 알고 있습니다. <br><br>점장 : 정 그렇다면... 그냥 그 바나나 자네가 경비로 구매해서 할머니 드리면 어떤가? 점장 권한으로 승인하겠네. <br><br>지원팀장 : 안그래도... 경비가 아니라, 제 개인 비용이라도 상관없으니 사서 드리겠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br><br>할머니 : 직원 양반... 없이 살아도 손자들 보는 눈이 있어 못나게 살지는 못하겠소. 거동을 못하는 것도 아닌데 구걸을 해서 <br> 바나나를 사다 주면 어린 것들을 내 어찌 떳떳히 키우겠소. 마음만 감사히 받겠소. <br><br>지원팀장 : ...라고 하시더군요. <br><br>점장 : 하아... 훌룡하신 분이군. 그래서... 그냥 발걸음을 돌리신건가? <br><br>지원팀장 : 그게 말입니다... 발걸음을 돌리시기는 했지만 저도 도저히 이렇게 보내드릴수가 없어서... 얼떨결에 내일 다시 <br> 찾아와 달라고 했습니다. 내일까지 반드시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br><br>점장 : 아이고... 어쩌자고 그런 약속을... <br><br>지원팀장 : 어떻게 안될까요? 이번에 회계시스템 도입하신 회계팀장님이 점장님 동기분이시라고 들었습니다만... <br><br>점장 : 그 새끼... 까칠한건 동기들 사이에서도 유명한데... 방법이 있을까? 하지만... 어쩔수 없군. 내일 다시 오신다고 하셨나? <br><br>지원팀장 : 네, 10시 경에 방문하신다고 하셨습니다. <br><br>점장 : 알았네. 방법을 찾는 수 밖에 없겠군. 고객님을 두번 발걸음하게 해서 거듭 실망시켜 드리는건 리테일러의 자세가 아니지. <br> 내가 연락을 해보도록 하지. <br><br><br>16:00 본사 회계팀 <br><br>회계팀장 : 안된다고! 야이 미친놈아!!! 간단한 가격 인하만 해도 툭하면 뻑나는게 새로 도입한 시스템이야. 안정화되려면 상당히 <br> 시간 걸린다고 내가 전사공지 안했냐? 그래서 이상한 판매 같은거 하지 말라고 했잖아!!! 말귀 못알아먹냐? <br><br>점장 : 알아... 안다고. 그래도, 사정을 설명했잖아. 너무 딱하잖아. <br><br>회계팀장 : 딱하면 안되는거가 되냐? 실무에서 지원부서가 노는줄 알지? 야! 우리 시스템 도입하고 밤 10시 이전에 퇴근한 놈 <br> 몇달째 없어. 매일매일이 오류와의 전쟁이라고!!! 근데 지금 검증되지도 않은 프로세스를 요구하면 어떻게 해? <br> 분할 판매라니... 그거 백화점에서 선물세트에서나 쓰는 거잖아. 그것도... 공산품이니깐 가능하지, 바나나처럼 <br> 무게로 구매하는 물건을 어떻게 분할하고, 어떻게 코드 생성하고, 어떻게 매출찍고, 어떻게 기표하고, 어떻게 <br> 정산할껀데? 답있어? 없잖아! 이건 불가능하다고!!! <br><br>점장 : 야... 너 벌써 잊었냐? 우리 연수원 시절에 배웠던거? 불가능은 가격 네고하기 이전의 가능이라는 우리 선배들의 <br> 가르침을 잊었더냐? 고객에게 종교보다 믿음을 줘야 한다는 가르침도 잊었더냐? <br><br>회계팀장 : 야, 그게 언제적 얘기야? 그리고 그딴 신념... 때려친지 오래야. 세상 모든 놈들이 다들 썩었는데, 우리만 불가능에 <br> 도전하고, 우리만 고객에게 믿음주면 뭐해! <br><br>점장 : 우리 회사... IMF에서 살아남았다. 난 우리 선배들이 우리 가르치고 실천한거...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정 어려운 <br> 부탁이라면 이만 끊으마. 하지만... 동기야... 한번만 다시 생각해주라. 부탁한다. 뚜뚜뚜... <br><br>회계팀장 : 하... 이 썩을놈의 새끼... <br><br>회계과장 : 전화 끊으셨네요. 제가 들어보니... 분할 판매에 대한 내역인가 본데... 메뉴얼 상으로는 회계시스템 상에 기능으로 <br> 포함은 되어 있는것 같던데요. 기능이 비활성화되어 있기는 합니다만... <br><br>회계팀장 : 상사 전화 엳듣냐? 그리고 기능이 있으면 뭐해? 결국 점포 프로세스를 잡고 그걸 회계 장표와 시스템, 세가지가 <br> 연동되야 하는데... 그게 하루아침에 되냐고? 장기 프로젝트로 돌린 내용인거 내가 모르겠냐? 그리고 특히나... <br> 신선식품은 전례가 없어. 그걸 어떻게 시스템으로 때려 박겠다는 거야? 전례라도 있으면 말을 안하지... <br><br>회계신입 : (머뭇거리며...) 저어... 팀장님, 전례는 있습니다만... <br><br>회계팀장 : 야, 넌 대변 차변이나 공부하랬잖아. 뭘 안다고 상사한테 지적질이야? 전례가 어딨어? 우리나라에 그런 사례가 있었음 <br> 내가 그걸 몰랐을것 같아? <br><br>회계신입 : 아뇨... 우리나라에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일본에서는 있습니다. 다카시마야 백화점에서 그런 사례가 있었습니다 <br> 포도를 먹고 싶어하는 가난한 엄마가 낱개 판매를 할수 없냐고 물어봤을때... 규정을 깨고 그걸 실현해서 유명해진 <br> 사례가 경영학 사례 연구에서 있었습니다. <br><br>회계팀장 : 얌마! 그건 일본이잖아. 걔들이 얼마나 똑똑한 애들인데. 그걸 여기다 왜 가져다 붙여? <br><br>회계신입 : 그러면... 저희는 일본에 지는 건가요? 저희 회사 일본회사만도 못한건가요? <br><br>순간... 사무실 분위기가 싸...해짐. 그리고 모두의 시선이 회계팀장에 집중. <br><br>회계팀장 : (이를 갈며...) 야! 그 표정들 뭐야? <br><br>회계과장 : 팀장님... 한번 해보시죠. 이쯤 되면 신입한테 쪽팔려서라도 한번 해봐야 겠습니다. 아무렴 저희도 나름 공부하고 <br> 실무도 겪었는데 걔들이 한거 못할까봐요. 한번 해보시죠. <br><br>회계팀장 : 이 자식들이 정말... 하아... 이거 잘못되면 그냥 고생만하는게 아닐수도 있어. 다들 시말서 쓸 혼란이 올수도 <br> 있다고. 니들 이거 감당할수 있어? 앙? 아니, 됐다. 씨바... 눈빛들이 다들 사고치자는 눈빛이구만. 그래. 알았다. <br> 대신, 오늘 집에 들어갈 생각은 하지마. 각오하고 있겠지? <br><br>회계일동 : 넵! 한번 해보시죠!!! <br><br>회계팀장 : 점장한테 전화 연결해. 그리고 각 파트들은 개별적으로 분할 프로세스 아이디어 정리해서 가져와. 시간이 없다. <br> 그쪽 얘기대로라면 우리에게 남은 시간은 내일 10시 고객이 방문할때까지 고작 18... 아니 17시간이다. 그 사이에 <br> 시나리오와 변수와 프로세스를 모두 정립해서 완료해야해. 각오들 단단히 해. <br><br>회계일동 : 넵! 각오하고 있습니다. <br><br>회계팀장 : 말은 잘한다. 임시로 명명한 바나나 프로젝트 개시한다. 해산!!! <br><br><br>19:00 회계팀 소회의실 <br><br>회계팀장 : 좋아, 3개 파트에서 제시한 안들이 왔군. 아놔... 새꺄, 정신 못차려? 바빠죽겠는데 아이디어에 와꾸는 왜 입혀? <br> 그냥 손으로 써서 구두로 설명하라고. 시간들이 남아도냐? 됐고, 일단 하나하나 살펴보자. <br><br>회계과장 : 반품후 신규 코드로 재매입은 기각하시죠. 공정위가 눈에 불을 켜고 있는데 단량 입수가 재고로 잡지도 못하는 거 <br> 반품하면 기록에 안남는 재고로 여길겁니다. 비자금 조성하는 방식과 다르지 않아 괜한 의심을 삽니다. <br><br>회계팀장 : 그래, 나도 동의해. 2파트에서 올린 2,500원짜리 타 상품 2개로 교체 판매하는 것도... 안돼안돼. 이거 장부처리할때는 <br> 메모해두고 기표하면 금액 맞지만, 시스템은 인식 못할꺼야. 나중에 분명히 금액 안맞아. <br><br>회계과장 : 그렇죠. 무리수가 큽니다. 결국은... 이것 밖에 없네요. 매입코드와 매출코드를 별도로 생성해서 파는 방법. <br><br>회계팀장 : 문제없을까? 이것도 전례는 없는 거잖아. <br><br>회계과장 : 꾸준히 제안되어 왔던 방식이니 스터디는 많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장기 프로젝트에서 개선지향하려던 방법도 <br> 이쪽이고 잘은 모르겠지만 비활성화된 회계시스템 분할 기능 활성화도 이게 제일 적합할것 같습니다. 공정위 문제도 <br> 전표마다 매입코드와 매출코드가 동시 기표되니 생트집은 못잡을겁니다. <br><br>회계팀장 : 좋아... 지금으로서는 다른 대안은 없겠군. 이걸로 점포 오퍼레이션이랑 POS 프로세스 순서도 그리기 시작해. <br> 시스템 담당자쪽에 연락해서 기능 활성화 문의하고, 점포쪽에도 필요한거 준비시켜. <br><br>회계과장 : 알겠습니다. <br><br>(참고로 저는 회계와 시스템에는 무지합니다. 그냥 동기가 불러주는 대로 적었으니 오류에 대해 지적하셔도 달리 변명은 못드립니 <br>다) <br><br><br>20:00 어느 고기집 <br><br>회계과장 : 어이, 공돌이... 일이다. 좀 도와라. <br><br>시스템담당자 : 얌마, 나 퇴근했어. 동기면 집에서 일찍와서 늙은 부모님 효도하고 있는 사람 불러내도 되냐? <br><br>회계과장 : 네놈이 회사 인근 대포집에서 2차를 마시고 있다는 것에 내 손모가지를 건다. 아니, 특정할수 있겠군. 방금 <br> 전화기 너머에서 갈메기살이란 메뉴가 들렸어. 그러면 장소는 4군데로 제한되지... 그중에서 전에 된장찌게에 <br> 배탈났던 곳 제외하고, 강변쪽에 오늘 임원분들 한잔 하시는 곳 빼고, 남은 두곳 중에서 아줌마가 좀 이쁜 <br> 복돼지집에 있다에 내 모가지도 건다. 회사에서 걸어서 5분거리... 내가 갈까? 네가 올래? <br><br>시스템담당자 : 이 썩을 놈이... 안가 개새야!!! 나 집에 갈꺼야! <br><br>회계과장 : 당근을 주지. 방금 네 법인카드에 용도 제한을 풀었다. 평소에는 안되지만 지금은 거기서 결제될꺼다. <br> 네놈의 패턴으로 보건데 현재 발생비용은 5만 5천원 정도... 6만원 안팍에서 결제하고 회사로 다시 튀어와. <br><br><br>20:30 점포 통합사무실 <br><br>지원팀장 : 방법을 찾아주신다니 감사합니다. 저희는 뭘 준비해야 할까요? <br><br>회계과장 : 최고의 캐셔가 필요합니다. 시스템 프로세스를 최단시간에 급조해서 적용해야 하는지라 어떤 돌발상황이 <br> 발생할지 모릅니다. 그런 상황을 대비해 언제든 대처할수 있는 최고의 캐셔를 준비해 주십시오. <br><br>지원팀장 : 알겠습니다. 준비하겠습니다. 인사파트장, 어서 인력회사에 연락해서 리스트 수배해. 최고의 캐셔로 요청해. <br><br>잠시후 <br><br>인사파트장 : 인력회사에서 추천한 캐셔입니다. <br><br>지원팀장 : 흠... 다들 경험들은 출중하시군. 10년 이상 캐셔 경력이시라... 근데 뭐랄까 좀 불안한데... 정말 이분들로 괜찮을까? <br><br>인사파트장 : 저기... 저도 그점은 동의합니다. 사실, 이분들 모두 메뉴얼 대로만 계산이 빠르신 분들이시고 돌발 상황에 대한 <br> 임기응변을 자신하기 힘듭니다. 정말로 어덯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면... 정말로 최고의 캐셔가 필요합니다. <br><br>지원팀장 : 인사파트장이 염두에 둔 사람이 있나보군. <br><br>인사파트장 : 근데 그게... 좀 까다로운 분이시라... <br><br>지원팀장 : 상관없어. 내가 한번 만나보도록 하지. <br><br><br>21:30 점포 인근 소형 구멍가게 <br><br>점주 : 모두해서 30,000원입니다. <br><br>지원팀장 : 사장님, 이거 카드 안하고 현금드릴테니 좀 까주시죠. 그러면 부가세 10% 남기시죠? 5%만 까시죠. <br><br>점주 : 그러시구랴. <br><br>지원팀장 : 그러면... 3만원에 5%빼고 28,500원으로... <br><br>점주 : 동작그만. 어이, 젊은이 장난질이 심하군. 양파는 영세품목이잖아. 그건 빼고 28,800원을 줘야지. 자네 누군가? <br> 날 일부러 시험한걸 보니... 마트에서 나왔나? <br><br>지원팀장 : 과연... 왕년의 대한민국 최고의 캐셔로 명성을 날리시던 여사님은 실력이 은퇴하셔도 여전하시군요. XX마트 <br> 지원팀장입니다. 무례하게 군 점은 사과드리겠습니다. <br><br>점주 : 흥, 돌아가. 이제 난 그 세계와 손끊었어. 보아하니... 뭔가 일잘하는 캐셔가 필요한가 본데... 이제 난 그쪽일은 <br> 안해. 이제 나는 작지만 당당 사업자라고. 예전에 아들내미 대학보내려고 계산대 두들기던 나는 죽었어. 대체 어떻게 <br> 나를 찾아낸거지? <br><br>지원팀장 : 인력회사의 매니저들과 현재 탑랭킹을 다투는 캐셔들 14명이 모두 당신이 최고라고 지명했습니다. 특히나... <br> 뉴코아마트에서 전산이 고장난 가운데 10% 에누리 계산을 머리속으로 6시간이나 하며 POS를 지켜낸 그날의 <br> 일에 대해서는 모두가 다 말없이 엄지손가락을 치켜들더군요. 도와주십시오. 당신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br><br>점주 : 흥, 또 무슨 과다한 행사를 잡고 보조 캐셔도 안뽑은 모양이지? 뭔데... 들어나 보지. <br><br>설명후 <br><br>캐셔 : 흠... 확실히, 쉬운 미션은 아니군. 핸들 POS를 쓸수 없는거지? 그러면 바코드 넘버를 수기로 입력해야 겠군. <br> 그리고 오류 발생시 마감된 이전 영수증들이 엮여서 시제가 틀릴 소지가 높군. 쉽지 않아... <br><br>지원팀장 : 그래서 당신이 필요한겁니다. 당신만이 가능한 일입니다. 부탁드립니다. <br><br>캐셔 : 좋아. 해주지... 일은 짧게 해도... 일당은 시간당 5천원으로... <br><br>지원팀장 : (크윽... 쎄다.) 알겠습니다. 프로에 대해 그 정도 예우는... <br><br>캐셔 : 상품권으로. <br><br>지원팀장 : 어? 정말요? 진심이십니까? 어째서 그런 후한 조건으로... <br><br>캐셔 : 한번 보고 싶었다. 네놈들이 말하는 고객 감동이 뭔지를... 내 눈으로 직접 똑똑히 목격해주지. 그 광경을 목격하기 <br> 위한 관람료로 그 정도면 적당하겠지. 오랜만에 손 좀 풀어봐야 겠군. 9시까지 출근하면 되겠지? <br><br>지원팀장 : 감사합니다. <br><br><br>23:00 회계팀 사무실 <br><br>회계팀원 : 점포 오퍼레이션 시나리오 만들었습니다. <br><br>회계과장 : 팀장님 컴펌받으면 바로 메일로 점포에 전송해줘. 그리고 내일 관련 대기자들한테 교육 실행하라고 해. <br><br>회계팀원 : 법적 근거들 취합해서 요약하였습니다. 문제시 증빙자료로 제출하도록 법무팀 의뢰하겠습니다. <br><br>회계과장 : 이번달 넘기면 안돼. 지금 바로 넘겨. 그리고 변호사 사무실에도 특송으로 질의하라고 해. 시간없어. <br><br>회계팀원 : 각 전표들 가상 모드로 출력해봤습니다. 검토 부탁드립니다. <br><br>회계과장 : 좋아, 정확하게 기표되는군. 매입팀은? 매출코드 생성은 어떻게 되었나? <br><br>회계팀원 : 현재 시스템 입력 완료하고 생성 대기 중입니다. 시스템 담당자의 확인 요청드립니다. <br><br>회계과장 : 좋아... 어이, 동기야. 전부 진행되고 있다. 시스템은 어떠냐? 분할 판매 기능 활성화 되는거냐? <br><br>시스템담당자 : 후... 좀 어렵다. 활성화 키값은 움직이는데... 회계시스템과 매칭이 안되어 있어. 이 부분은 단순히 기능을 <br> 활성화 하는 걸로 안돼. 프로그래밍을 넣어줘야 해. <br><br>회계과장 : 뭐? 그... 그럼 어떻게 해. 그거 안되는거 아냐? 프로그래밍을 하려면... 솔루션 판매한 업체측 실무자가 <br> 손을 대야 하는 거잖아. 지금 이 시간에 연락해서 매칭할수 있어? <br><br>시스템담당자 : 뭐... 연락이 되도 무리다. 그 회사 망했다. <br><br>회계과장 : 뭐라고? 정말이야? <br><br>시스템담당자 : 정확하게 말하면... 다른 큰 회사에 인수되었어. 인수한 회사에서 우리 회사사 구매한 솔루션도 상품으로 <br> 관리는 하는데... 원래 자기들이 개발한 프로그램이 메인이라 상당히 찬밥 취급이야. 간단한 AS 정도는 해줘도 <br> 복잡한건 관련 개발자들이 다들 그만두는 바람에 외국에서 불러와야 할 상황이야. <br><br>회계과장 : 맙소사... 이젠 다 틀린건가? <br><br>시스템담당자 : 야, 당근 좀 더주라. <br><br>회계과장 : 뭐... 뭐야? 방법이 있어? 뭔데. 말해봐, 뭐든 다 들어줄게. <br><br>시스템담당자 : 그지같은 재무 출신들... 그러게 개발 예산 좀 빵빵히 달랬지? 니들이 개발 예산을 덜주니 솔루션을 도입할때 <br> 예상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이후 해결방법이 막막하잖아. 그래서... 사고날지도 몰라서, 내가 개발할때 기본적인 <br> 로직은 대충 배워두고, 프로그래밍이라고 하긴 뭐하지만... 매칭하는 법 정도는 배워뒀다. 그때는 예산 안줘서 <br> 전담자 하나 안두는 니들을 원망했는데, 덕분에 배운게 이렇게 써먹을줄 예상도 못했네. 당근 뭐줄겨? <br><br>회계과장 : 갈메기살을 항정살로 업그레이드해서 이번주중에... <br><br>시스템담당자 : 짠돌이 새퀴... 항정살 백만원어치 처먹어버린다! <br><br><br>02:00 회계팀 사무실 <br><br>회계팀장 : 상황은? <br><br>회계과장 : 현재 점포측 스탭들 프로세스 교육 중입니다. 새벽 6시까지 마무리 될겁니다. 시스템은 2시간 정도 후에 돌아갈듯 <br> 하다고 합니다. 관련 오퍼레이션은 메뉴얼 만들어서 점포측에 넘겼고, 현재 잔류 인원은 문제 발생시 대응 메뉴얼 <br> 준비중입니다. <br><br>회계팀장 : 흠... 좋아. 모든 세팅은 08:00까지 완료하도록 준비해둬. 가서 눈좀 붙이지. <br><br>회계과장 : 아닙니다. 시스템쪽 연동 계속 실시간 확인해야 할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픈되자 마자 테스트 돌려봐야 합니다. <br> 팀장님이야 말로 달리 하실 것 없으니 먼저 주무시죠. <br><br>회계팀장 : 잠이... 오지 않을 것 같군. 잠시 담배나 한대 태우고 오지. 이봐 자네... <br><br>회계과장 : 네? <br><br>회계팀장 : 성공해야 하네. 반드시... <br><br>회계과장 : 알겠습니다. <br><br><br>04:30 시스템 공조실 <br><br>시스템 담당자 : 씨바아!!! 항정살로 못참아! 육사시미!!! <br><br><br>06:00 점포 교육실 <br><br>지원팀장 : 자, 내일 작전 브리핑 및 교육은 이것으로 마친다. 2시간 휴식 후 다시 집결한다. <br><br><br>08:00 회계팀 사무실 <br><br>회계팀장 : 좋아. 준비완료 되었나? <br><br>회계과장 : 일단은... 모양은 갖춘듯 합니다. <br><br>회계팀장 : 점포 컨택해. 아! 아! 들리냐? <br><br>점장 : 잘 들린다. 수고 많았다. <br><br>회계팀장 : 그쪽도 고생했다. 그 고생한 보람... 2시간 후에 성과가 있는지 결론나겠지. 알고 있겠지만, 이 프로젝트... <br> 상당한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러니, 관련 기록을 시간단위로 계속 기록하며 남겨야 한다. 정확한 시간을 <br> 맞추기 위해, 그쪽 점포와 이곳 본사와 무전기로 통신을 실시간으로 연결해 오퍼레이팅 하겠다. <br><br>점장 : 알았다. 적극 협조하겠다. <br><br>회계팀장 : 정확한 시간을 맞추기 위해서 전원 시계를 맞춘다. 곧 8시... 57초, 58초, 59초... 정각! ok! 전원 정시로 <br> 맞췄지? 점포와 본사 양쪽에서는 모든 대화를 워딩하고, 시간 기록을 하며, 시스템측에서는 발생 로그들을 <br> 기록한다. 준비는 다 됐겠지? <br><br>점장 : OK. 준비 완료다. 자, 제군들... 다들 눈도 못붙이고 고생했다. 오늘 바나나 프로젝트는 단순한 고객 서비스가 아니다. <br><br> 우리는 리테일러다. 우리는 고객님들이 원하는 상품과 원하는 가격을 세상 어디에서라도 찾아서 제공하는 것을 <br> 우리의 프라이드로 삼는다. 우리는, 그저 이익이나 챙기는 나까마나 장사치가 아니다.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는 <br> 사람들이다. <br><br> 이 일은 이해받지 못할것이다. 매출에 도움이 되지도 않는다. 오히려, 발생한 비용을 생각해보면 우리에게 있어서는 <br> 손해에 가깝다. 하지만! 우리는 해야 한다. 그 어떤 고객이라도 우리는 외면하지 않고 원하시는 것을 원하시는 가격에 <br> 제공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며 우리의 자존심이다. <br><br> 이제 결전의 순간이다. 다들 긴자으이 끈을 놓치지 말고 최선을 다해 고객에게 응대하라. 고객께서 기쁜 얼굴로 <br> 바나나를 사가시는 순간, 우리는 축배를 들수 있을 것이다. 바나나 프로젝트를 시동한다. <br><br>일동 : 오오오오!!!! <br><br><br>09:00 점포 <br><br>지원팀장 : 각 상황을 최종 점검한다. 순서대로 보고하라. <br><br>시스템담당자 : 시스템 리포팅, 이상무. <br><br>회계팀장 : 회계팀 리포팅, 기록 현황 순조로움. 워딩 대기중, 기타 이상무 <br><br>캐셔파트 : 캐셔파트 리포팅. 전설의 캐셔마스터 방금전 도착. 현재 탈의 후 유니폼 갈아입으시는 중. 5분안에 위치로 이동. <br><br>보안파트 : 보안파트 리포팅. 이제 곧, 오픈. 점포 앞에 대기중인 고객 들중에 할머니는 안계심 돌발상황 없음. 이상무 <br><br>지원팀장 : OK, 전원 긴장을 풀지 말고 10시까지 현업에 집중하며 상황을 유지하라. <br><br><br>10:00 점포 <br><br>보안파트 : 정문에서 긴급 타전, 통합사무실로 긴급 타전, 타겟 확보. 타겟 확보. 할머니가 건널목에 목격됨. 외부에 카트 <br> 정리 중 발견. 위치 정보 전달한다. <br><br>지원팀장 : 카피. 모든 스탭 스탠바이. 작전이 시작된다. 기존 동선으로 유도하라. 돌발상황에 주의하라. 절대! 고객에게 <br> 당황하거나 놀라는 모습을 보이지 말고 의연하게 대처하라. <br><br>회계과장 : 레코딩과 워딩 시작합니다. 승인 바랍니다. <br><br>회계팀장 : 승인한다. 지금 시간 10:01분, 바나나 프로젝트 레코딩을 승인한다. <br><br>보안파트 : 타겟 이동. 건널목을 건넌다. 현재 정문으로 접근 중. <br><br>지원팀장 : 보안파트, 할머니의 손에 장바구니 및 손수레 여부를 확인하고 리포팅하라. <br><br>보안파트 : 보안파트 리포팅. 현재 타겟은 비무장이다. 다시 확인한다. 타깃은 비무장이다. <br><br>회계과장 : 흠... 다행이군. 다른 상품과 같이 구매를 할경우 발생할 오류가 아직 불투명했는데, 다행히 빈손이라면 목적 구매일 <br> 가능성이 높다. 다른 상품의 구매는 없을지도 모른다. <br><br>회계팀장 : 보안파트, 들리나? 여기는 본사 회계팀이다. 타깃이 카트에 접근하지 않는지 계속 주시하라. <br><br>보안파트 : 보안파트 리포팅, 타깃은 그대로 정문으로 들어온다. 잠시 통신을 차단한다. 안녕하십니까? 고객님. 통신 재개. <br> 고객님에게 인사를 하였다. 타깃은 정문을 지나쳐 청과 코너로 이동하고 있다. 뒤를 맡긴다. 행운을 빈다. <br><br>지원팀장 : 보안파트 수고했다. 이제 우리가 콘트롤한다. 점장님, 나가보겠습니다. <br><br>점장 : 출격 허가한다. 건투를 비네. <br><br><br>10:05 점포 <br><br>지원팀장 : 여기는 지원팀장. 타깃에게 이동하겠다. XX마트 표준 고객 응대 메뉴얼로 응대한다. 어드바이스와 백업을 부탁한다. <br><br>회계과장 : 회계팀 백업 온! 안심하라. 돌발상황에서 우리가 대처하겠다. 평소대로 대응하길 바란다. <br><br>지원팀장 : 어서오십시오 고객님. 어제 요청하신 바나나 분할 판매에 대해서 방법을 찾았습니다. <br><br>할머니 : 아, 그런가요? 고맙습니다. <br><br>지원팀장 : 자, 바나나를 골라주시죠. 고르신 상품을 분할해 드리겠습니다. <br><br>할머니 : 친절도 하셔라... 자, 이걸로 하겠습니다. <br><br>지원팀장 : 훌룡한 선택이십니다. 자 그러면... 어? <br><br>캐셔파트 : 캐셔파트 리포팅, 돌발상황 발생. 할머니의 시선이 현재 행사중인 490원 콩나물에 향했다. 이머전시! 이머전시! <br><br>점장 : 맙소사. 프로모션 포지션 선정 오류다. 저기 저게 있는걸 생각못했다. 회계팀, 위기상황 발생. 현재 상황에서 타깃은 <br> 바나나값 2,500원을 지불하고, 남는 500원으로 콩나물을 살 가능성이 높아졌다. 분할 판매 상품과 정상 판매 상품이 <br> 한 영수증에 같이 찍히는 최악의 상황이 직면했다. 대응방침을 요청한다. 신속히 요청한다. <br><br>회계과장 : 맙소사... 돌발상황이다. 우리측에서도 예상치 못한 오퍼레이션 오류다. 이대로 구매로 연결되면... 잠깐? <br> 지원팀장이 뭔가 하려한다. 지원팀장, 대기하라. 지침을 기다려라. <br><br>지원팀장 : 고객님, 더 구매하실 상품이 있으신가요? 그렇다면 잠시 둘러보고 오시겠습니까? <br><br>할머니 : 아? 네? 아... 아니에요. 이것만 사가면 되요. 구매해주세요. <br><br>점장 : 후아... 맙소사... 다행이다. 한숨 돌렸어. <br><br>회계팀장 : 뭐가 어떻게 된건가? 점포, 리포팅 바란다. <br><br>점장 : 지원팀장이 임기응변을 발휘했다. 지원팀장은 먼저 타깃에게 추가 구매의사를 물어서 타깃의 충동 구매를 사전 방지한거다. <br> 현재 타깃은 우리 측에 무리한 요구를 해서 미안해하고 있다. 그 상황에서 뭔가 더 폐를 끼칠수도 있다는 생각을 <br> 지원팀장은 고객의 추가 구매 의사를 묻는 것을 인식하게 한것이다. 저런 상황에서 기다리는 직원을 세워두고 다른 상품을 <br> 더 구매하려는 사람은 나오기 어렵지. 기가 막힌 대응이었다. <br><br>회계팀장 : 과연... 점포 경력이 놀면서 쌓인건 아니군. 좋아, 어찌되었던 다행이다. 지원팀장, 다음 스텝으로 넘어갈 것을 <br> 승인한다. 스텝 2로 이동하라. <br><br>지원팀장 : 고객님, 골라주신 16송이 바나나를 반으로 갈라서 8 송이를 드리겠습니다. 이 8송이에 대한 상품 라벨을 붙여야 하니 <br> 잠시만 기다려 주시겠습니까? <br><br>할머니 : 네, 그러세요. <br><br>회계과장 : 좋아. 지원팀장은 즉시 후방의 통합사무실로 이동하여 라벨 인쇄기로 로케이션을 바꾼다. 시스템팀 컨택, 현재 라벨 <br> 발행은 문제없는가? <br><br>시스템담당자 : 문제없다. 발행은 사실 어렵지 않다. 문제는 붙인 다음부터지... <br><br>회계팀장 : 과연... 그건 그렇지. <br><br>점장 : 응? 붙인 다음이 문제라니? 무슨 뜻인가? <br><br>회계팀장 : 상품을 분할한 시점에서... 해당 상품의 라벨을 다시 발행해서 붙이면... 돌이킬수 없게 된다. 그 상품이 만약 <br> POS에서 인식되지 않는다면... 그 상품은 폐기하는 수 밖에 없다. <br><br>점장 : 그럴수가... 이전 라벨을 다시 붙이면 안되는가? <br><br>회계팀장 : 불가능하다. 그러면 이중가격으로 공정위 대상이다. 분할 판매를 시작하면, 반드시 성공해야 한다. 안되면... <br> 상품도 폐기되고, 판매도 안되면, 이 바나나 프로젝트가 실패하는 것이다. <br><br>점장 : 젠장... 내가 담배를 끊으려고 했는데... <br><br>보안직원 : 점장님, 사무실에서는 금연... <br><br>인사파트장 : 그만둬. 지금 점장님 담배 한대 정도는 마음대로 피우시게 해드려. <br><br>보안직원 : 하지만... <br><br>인사파트장 : 곧 끝날꺼야. 10분 안에... <br><br><br>10:10 점포 <br><br>지원팀장 : 여기는 지원팀장, 라벨 발행키를 눌렀다. 달리 주의할건 없는가? <br><br>회계팀장 : 없다. 신앙이 있다면 기도를 권한다. <br><br>지원팀장 : 신앙은 없지만 기도를 하고 싶긴 하군. 하지만 작전을 마친 다음으로 미루겠다. 아... 라벨이 나온다. <br><br>회계과장 : 상품코드와 가격을 확인하겠다. 동시 확인하겠다. 준비되었나? <br><br>지원팀장 : 준비되었다. 시작하라. <br><br>회계과장 : 8.8.0.6.3.5.1.2.5.3.4.2.0 확인! <br><br>지원팀장 : 8.8.0.6.3.5.1.2.5.3.4.2.0 확인! 상품명, 단가 동일하다. <br><br>일동 : 야호!!! <br><br>회계팀장 : 다들 진정해라. 이제 한고비를 거쳤을 뿐이다. 지원팀장, 라벨 어태치를 승인한다. 지금 즉시 어태치하라. <br><br>지원팀장 : 부착 완료. 이제... 돌이킬수는 없겠지? <br><br>회계과장 : 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는 전진할수 밖에 없다. 지원팀장, 타깃에게 이동하라. <br><br>시스템담당자 : 자... 잠깐! 대기하라. 문제 발생. 문제 발생. <br><br>회계팀장 : 무... 무슨소리야? 갑자기 왜... 원인이 뭔가? <br><br>시스템담당자 : 데이터 과부하입니다. 지금 시간은 각 점포의 어제자 결품 상품들을 발주내는 시간... 각 점포의 데이터가 <br> 한꺼번에 쏟아지다 보니, 데이터가 과부하되고 있습니다. <br><br>시스템직원 : 현재 서버의 트래픽 과다 발생. 컨디션 레드. <br><br>시스템직원 : 각 점포들의 접속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대로라면 평소에도 종종 오류가 나는 데이터 이동이 새로운 프로세스의 <br> 과부하를 야기할수 있습니다. 가이드라인 바랍니다. <br><br>회계팀장 : 방법이 없는건가? <br><br>시스템담당자 : 빌어먹을... 예상치 못한 문제였습니다. 10시에 전 점포가 동시 발주 시간인건 상식인데... 어떻게든 방법을 <br> 찾아야... 방법을 찾아야... <br><br>회계과장 : 맙소사... 고객까지 가는 거리는 5분도 안걸리는데... 지원팀장, 되도록 시간을 끌 방법이 없겠나? <br><br>지원팀장 : 되도록 천천히 걸어보겠다. 그러나... 10분 이상은 무리다. <br><br>시스템담당자 : 빌어먹을... 빌어먹을... 방법이... 방법이... <br><br>회계과장 : 한도를 더 늘려주겠다. 꽃등심으로... <br><br>시스템담당자 : 야!!! 내가 무슨 걸신들린 놈인줄 아냐!!! <br><br>회계과장 : 그러면... 내가 이번주 주말에 데이트 해줄께. <br><br>시스템담당자 : 안성 IT 센터의 서버로 일부 발주들 돌리면 트래픽이 좀 줄어들꺼야. 안성에 컨택때리고 서버 오픈해달라고 해. <br> 뭐? 거기서 테스트용이라고 안된다고 한다고? 안하면 뒤진다고 전해!!! 나도 장가 좀 가자. <br><br>시스템직원 : 오픈되었습니다. 일부 늦게 발주 생성하는 점포들의 데이터 안성으로 이동 중. <br><br>시스템직원 : 과부하가 진정되고 있습니다. 트래픽 다운. <br><br>시스템담당자 : 좋아. 이제 돌리면 될꺼야. 약속지켜야 해!!! <br><br>회계과장 : ......지원팀장. 회계팀 리포팅, 문제 해결되었다. 타깃에게 접근하라. 그리고 내 희생을 잊지 말아주길 바란다. <br><br>지원팀장 : 이동하겠다. <br><br><br>10:15 점포 <br><br>지원팀장 : 여기있습니다. 고객님... 2,500원 바나나 8송이입니다. <br><br>할머니 : 고마워요. 그럼 이제... <br><br>지원팀장 : 계산은 이쪽으로 가서 하시죠. 안내해드리겠습니다. <br><br>할머니 : 친절도 하셔라. <br><br>점장 : 타깃 이동. 타깃 이동. 각 캐셔 코너에서 마스터가 있는 소량 계산대로 타깃을 유도하라. 각 다른 코너들은 현재 다른 <br> 타깃이 계산하고 있지 않은 경우 전원 철수하라. 반복한다. 전원 철수하라. <br><br>인사파트장 : POS로 가는 동선을 확보하라. 그리고 마스터에게 연락하라. 타깃이 접근하고 있다. 타깃이 접근하고 있다. <br> 실수없이 한번에 보내주길 바란다고 전하라. <br><br>캐셔 : 애송이들... 걱정도 팔자다. 한번에 처리해주지. 상품권과 커피나 준비해 두라고. <br><br>인사파트장 : 커피 준비해두겠다. 어떤 메뉴로 원하나? <br><br>캐셔 : 설탕커피, 젖지 말고 흔들어서. 타깃 접근 중. 어서오세요 고객님... <br><br>할머니 : 여기 계산해주시구랴. <br><br>캐셔 : 넵 고객님... <br><br>인사파트장 : 어... 잠시만요. 문제 발생. 문제 발생. <br><br>점장 : 또 뭔가? 이제 다 해결된거 아닌가? <br><br>인사파트장 :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있었다. 포인트는... 포인트 적립을 원하면 시스템적으로 문제가 없겠는가? <br><br>시스템담당자 : 맙소사... 그래... 포인트 찍으면 그거 오류날텐데... <br><br>회계과장 : 뭐라고!!! 안돼, 이제 거의 다 왔다고. 어떻게 좀 해봐. <br><br>시스템담당자 : 안돼!!! 이제 너무 촉박해. 지금 상품코드를 찍는 상황인데 뭘 어떻게... <br><br>회계팀장 : 잠깐만... 기다려봐. <br><br>캐셔 : 고객님... 포인트는 어떻게 해드릴까요? 혹시 따로 적립카드가 없으시면 저희 마트 자체 포인트로 적립하시겠습니까? <br><br>할머니 : 아... 여기 자체 포인트도 있나요? <br><br>캐셔 : 네, 물론입니다. 기존 포인트와 동일하게 사용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br><br>할머니 : 그럼 그걸로 해줄수 있나요? <br><br>캐셔 : 네, 고객님. 바로 카드를 만들어 적립해드리겠습니다. (훗... 애송이들... 고마워하라구.) <br><br>점장 : 다행이다. 우리 자체 포인트라면 계정이 별도니깐 시중 포인트랑 별도로 산정할수 있어.그렇지? <br><br>시스템담당자 : 네... 역시 전설이신 분이군요. 그걸 어떻게 대략적인 설명만 듣고... <br><br>회계팀장 : 자, 이제 최후의 순간이야. 상품 코드가 찍힌다. <br><br>캐셔 : 8.8.0.6.3.5.1.2.5.3.4.2.0... <br><br>일동 : (숨을 죽이며 모두 집중...) <br><br>그리고 계산대에 엔터를 누르는 순간... 금액 표시대의 빛이 점멸했고, 사람들은 기도했다. 점장은 담배를 입에서 흘렸고... <br>지원팀장은 긴장된 얼굴로 타깃의 뒤에 서있었다. 그리고 금액이 표시되었다. 2,500원... <br><br>일동 : (만세!!!!!!!!!!!!) <br><br>캐셔 : 2,500원입니다, 고객님. <br><br>할머니 : 여깄어요. 정말 모두다 고마워요. 이제 오늘 손주 생일에 그 녀석이 그렇게 바라던 바나나를 먹일수 있겠네요. <br> 고마워요. 고마워요. <br><br>지원팀장 : 아닙니다. 고객님. 고객님의 행복이 저희의 기쁨입니다. 다시 찾아주시길 바랍니다. 조심히 돌아가세요. 고객님. <br><br>보안파트 : 타깃 이탈했다. 타깃 이탈했다. 완전히 작전 지역에서 이탈했다. <br><br>점장 : 성공이다!!!! <br><br>회계팀장 : 만세!!! 해냈어. 다들 수고했어. <br><br>시스템담당자 : 야, 약속지키는거다. <br><br>회계과장 : ...... <br><br>지원팀장 : 본사측에 감사드립니다. 수고 감사드립니다. <br><br>회계팀장 : 자네도 고생했어. 덕분에 한동안 잃고 있었던 소중한걸 깨닭았지. 고맙네. 젠장할... 밤을 샜더니 눈에서 눈물이... <br><br>회계신입 : (머뭇거리며...) 다들 수고하셨습니다. 근데 말이죠... 그냥 저거 하나만 파는거면, 행사용으로 상품명 없이 가격만 <br> 만들어둔 코드로 찍어서 내보내고, 남는건 폐기치면 좀 간단하지 않았을까요? <br><br>일동 : (침묵...) <br><br>회계팀장 : 야... 저거 가능한거야? <br><br>회계과장 : 그... 이론상 가능은 하겠네요. 시스템에 태우지 않아도 되니 어제처럼 밤새 삽질할 필요도 없었구... <br><br>일동 : (침묵......) <br><br>회계신입 : 아... 제가 무슨 잘못이라도... 왠지 절 보시는 표정들이... <br><br>일동 : 야 임마!!! 그딴건 빨리 말을 하라고!!! 그랬으면 삽질 안했잖아!!! <br><br><br><br><br>동기 : 뭐... 이런 얘기였다고 하더라구. <br><br>본인 : ......이거, 어디의 질풍기획이냐? 너 대체 학교 다닐때 전공이 뭐야? <br><br>동기 : 회계학과. <br><br>본인 : 나는 무슨 연극영화과인줄 알았다. <br><br>동기 : 아... 그건 동아리 활동. <br><br>본인 : ......좋아하는 감독은? <br><br>동기 : 당연히 레니 할린!!! <br><br>본인 : 이해했다. <br><br><br><br>결론적으로... 짧게 줄이면... 바나나 나눠팔았으면 하는 손님 대응하느라고 수십명이 개노가다 하고 피를 말리는 삽질을 <br>했는데... 생각해보니 의외로 간단하게 풀리는 일이었다는 뭐... 그런 이야기입니다. <br><br>동기가 꼭 좀 이런 스토리였다고 알려달라고 하더라구요. 물론... 위에도 밝혔지만 저는 회계와 시스템에 일을 해본적이 <br>없고 전적으로 증언을 바탕으로 옮긴 지라 진위여부는 검증 못드립니다. <br><br>괜히 동기놈 말을 듣고 쓰다보니 내용만 길어졌네요. 이럴 시간에 띠동갑 결혼한 그 도둑놈 얘기를 길게 썼으면 훨씬 더 <br>반응이 좋았을텐데...</di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