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무슨 일이든 '참는 것'을 미덕으로 알고 살았던 시대가 있었다. </div> <div>적어도 내 부모세대가 그랬고, 우리세대도 일부 그렇지 않을까 한다. </div> <div>그런데 참을 필요가 없는 것들이 있다. 특히 병원에서는 참을 필요가 없다. </div> <div>아프면 아프다고 소리를 질러야 한다. 감정은 표현하라고 있는 것이고 고통 또한 그렇다. </div> <div><br></div> <div>좋으면 좋다, 예쁘면 예쁘다, 말로 표현해야 의미가 있다. </div> <div>못난 아버지를 둔 딸에게 미안하면 미안하다고 소리를 질러야 한다.(예: 고승덕)</div> <div><br></div> <div>변명같지만 나도 어렸을 땐 참 말 수 적고 표현을 잘 안하는 아이였는데, </div> <div>성인이 되고나서 혼자 병원에 오게 되면서부터는 이깟것 참아봤자 뭐할건가 싶어졌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남자답게 잘참네~ 아이고 씩씩하네~ 이따위 칭찬을 듣기 위해 아픔을 참아야 하는가?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이런 회의를 갖게 되면서, 나는 엄살을 부릴 수 있을 때 실컷 부리기로 작정하였다.</span></div> <div>삼십대 초반을 지나는, 산적의 스펙을 지닌 지금도 그 작정은 유효하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 덩치랑 아파하는것이 무슨 상관인가 말이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그놈의 덩치값, 타령만 하지 말고 현금으로 좀 주란 말이야.</span></div> <div><br></div> <div>쑥스러운 얘기지만, 아마 예비군1년차 훈련때부터였던것같다. </div> <div>뭔놈의 훈련을 한답시고 산속에 여기저기 끌고다니며 아무데나 주저앉히는데, </div> <div>그때 나뭇가지 같은 것에 찔렸던 것 같다. </div> <div>가뜩이나 난 아무데나 앉으면 두드러기가 나는 편인데 ㅜ.ㅜ </div> <div>그때의 감염? 이후로 2~3년마다 여름이면 다리 아래쪽이나 엉덩이에 뭐가 나곤 한다...</div> <div><br></div> <div>이거때문에 참 우여곡절 많았다. ㅜ.ㅜ </div> <div>초창기인 20대 후반 어느 여름, 바쁜 일 때문에 참고 참다가 결국 입원을 하게 되었는데... </div> <div>당시 썸녀였던 J모양이 문병을 왔다...</div> <div><br></div> <div>"오빠 도대체 어디가 아픈거에요?"</div> <div>"응... 말하기가 부끄러워...ㅜ.ㅜ"</div> <div><br></div> <div>이렇게 얼버무리고 돌려보냈는데 나중에 보니 치질로 오해받은것같았다..!!! </div> <div>아냐 아니라고 ㅠㅠ 엉덩이에 종기 났다고 말하는것보다 치질로 오해받는게 더 곤란하다고 ㅠㅠㅠㅠㅠ</div> <div><br></div> <div><br></div> <div>어쨌거나 아픈것은 아픈것이다. </div> <div>아픈거 참는다고 누가 상 주는거 아니고 덜 아파지는것도 아닌데, </div> <div>아프면 아프다고 실컷 표현해줘야 좀 후련하기라도 할거 아닌가.</div> <div><br></div> <div>그래서 오늘도 종기 치료하러 갔다가, 아픔을 양껏 표현했다.</div> <div><br></div> <div>아아아앙ㅇ아아앙ㅠㅠ 찌르실거에요 째실거에요? </div> <div>째실때 말씀하셔야돼요!! 꼭요!! 아!! 아어어허허러ㅓㅇ허헝 얼만큼 남았어요??? 어엉헣허허헣</div> <div><br></div> <div>그리고 다 끝나면 바로 정색하고 "다 끝났습니까? 수고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아니나다를까 한쪽은, 선거기간동안 너무 앉아있어서 땀띠가 종기화...</div> <div>난 양쪽 다 아프다고 생각했는데, 다른 한쪽은 너무 씻어서 헐었단다....ㅜㅜ</div> <div><br></div> <div>완전히 다 짜내고 다 아물때까진 며칠간 병원에 계속 가야하는데, </div> <div>처음엔 의사양반도 당황하지만 며칠 보다보면 대략 패턴을 파악하고 익숙해진다.</div> <div><br></div> <div>재작년에 종기 치료했던 의사양반은</div> <div>치료중엔 이렇게 엄살부리다</div> <div>끝나자마자 정색하는 날 보고 그랬었다</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겁나 이중인격이세요??"</span></div> <div><br></div> <div>"아 왜요? 아플땐 아파하는거지요 뭘! 수고하셨습니다!"</div> <div><br></div> <div>- 3 - )/</div> <div><br></div> <div><br></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