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버리 백패커 진성이의 여행일기ºДº)つ~
2-4
"두궁두궁...두궁두궁"
음...
우리나라의 그 박진감 넘치는 소리는 아니지만
밖이 훤히 내려다 보이니 기분은 썩 괜찮군...
BTS의 내부는 작고, 깨끗했다.
특히나 주목할 만한 것은 좌석의 양끝에
엉덩이 냄새 방지 처리가 되어있다는 것!-_-b
투명플라스틱이 막고 있어 누군가 기대고 있어도
끝에 앉은 사람이 불쾌하지 않게 되어 있다.
또 좌석의 효율적인 배치를 위해 빗금이 쳐 있는 것이 특징이랄까.
노선이 2개인지라 중간에 한 번 갈아타고,
북부 터미널 옆에 있다는 머칫 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근데 뭐 갈아타는 것 같지도 않다.
바로 건너편에 반대편 노선의 전철이 있어
한국처럼 지하탐험(?)같은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되어 편했다.
이런 점이 여행자들에게 주요하게 먹히는 장점 중 하나.
또다른 장점이라면 탈 곳과 내릴 곳이 정해져 있다는 것과
배차간격이 뚜렷하다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단점이라면 버스의 2배에 가까운 다소 비싼 요금이라는 것과
노선이 적어 역에서 가고자 하는 지역이 멀다는 점.
내가 지금 낸 요금만 해도 한국돈으로 1000원 상당이니
결코 싼 요금은 아니다.
여하튼 종점인 머칫역에 도착해 계단을 내려가니
저 아래에서 한가히 있던 모터싸이(오토바이 택시) 무리들이
또 귀찮게 하기 시작한다.
마치...
한국의 용산 전자상가를 방불케 하는 방콕의 거리이다.
"이봐요. 어디 가는 거예요? 이거 타고 가요. 안 비싸요."
그러면 나는 무시로 일관.-_-;
처음에는 '노 땡쓰!'라며 지나쳤지만 피곤한 상태가 되니
그냥 무시하는 것이 상책임을 절실히 느낀다.
그나저나 북부터미널은 어디인가?
그리고 철썩같이 믿던 가이드북을 펴니 이런...
정확히 어디인지 표시가 되어있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오던 길을 되돌아와 모터싸이 기사에게
북부터미널이 어딨냐고 물어보았다.
"커톳캅.(실례합니다.) 머칫 마이 유티나이 캅?(북부터미널이 어딘가요?)"
그러자 예상했던 모터싸이 기사의 응답.
"거기 멀어요. 이거 타고 가세요. 별로 안 비싸요."
그에 대응하는 나의 일관된 대답.
"전 걷는 게 좋아요. 북부 터미널이 어디죠?"
그러자 또 반복되는 대답.
"여기서 멀어요. 이거 타고 가야 되요."
이런 의미없는 대화를 반복하다가 결국 포기했다는 듯
모터싸이 기사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이 쪽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가세요. 그런데 멀어서 이거 타야 되요."
일단 원하던 정보를 얻은 난 '컵쿤캅!(고마워요!)'을 외치고
그 자리를 떴다.
에이, 그 놈들이 항상 멀다고 하지.
그거 다 상술인 거 내가 모를까봐?
그리고 묵묵히 갈 길을 가다가 주변을 보니
도무지 터미널같은 큰 건물이 보이지 않는 거다.
뭐, 뭐지.
정말 먼가?-_-?
그리고 현지인에게 머칫 마이에 가고싶다고 하니
버스를 타라고 버스 번호를 알려주는데
정류장에서 마냥 기다리자니 버스는 올 생각을 안 하고.
멀어봐야 얼마나 멀겠어!
그리고 그냥 다시 또 한참을 걸었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현지인에게 물어서 가는 것이었기에 방향은 맞지만
도무지 큰 건물은 보일 생각을 안 하고.
이상하다 싶어서 다시 식당 앞에 있던 현지인에게 물었다.
"머칫 마이가 여기서 먼가요?"
그러자 현지인 왈.
"걸어서 못 가요. 모터싸이 타고 가세요. 20바트에 가요."
결국 머칫 역에서 머칫 마이는 멀다는 사실을 깨닫고
근처에 있던 모터싸이들에 다가갔다.
"머칫마이, 20밧(밧=바트=Baht). 오케이?"
그럼 그렇지, 이놈들 이내 30밧을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누구냐.
나름대로 공항에서부터 버스 타고 시내 나온
알뜰 백패커 진성군이 아니더냐.
수차례 흥정 끝에 20밧에 결정하고,
오토바이 뒤에 올라탔다.
그런데 낮에 시내에서 탔던 오토바이와는 달리 이 사람은 헬멧을 안 준다.
뭐 그러려니 하고 떨어지지 않도록 기사 등을 꽉 잡았다.
등에는 무거운 배낭, 한 손에는 짐이 든 쇼핑백.
그리고 난데없이 차들 사이를 질주하는 이 오토바이.
우에에에에엑~
뒤에서 잔뜩 긴장한 외국인이 생사의 위협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이 망할 놈의 모터싸이 기사는 아는지 모르는지 신나게 달린다.
그리고 다행히도 무사히 도착한 북부 터미널은
처음 예상과는 달리 무척이나 멀리 있었다.
그냥 처음에 그 모터싸이 탈 걸 그랬네.-_-;;
그리고 요금을 지불한 뒤 터미널에 가 치앙마이행 버스표를 샀다.
내가 산 티켓은 32석 VIP버스로 창구에 99라고 써있어서 찾기 쉬웠다.
남는 시간에는 시원한 터미널 내부에서 발 상처에 파스를 붙이고,
일기도 정리하고,
생소한 터미널 내부도 구경하고.
머칫 마이의 내부는 우리나라의 터미널과 별반 다를 것이 없었다.
커다란 스크린에는 태국의 TV방송이 비춰졌고,
우리가 보기에는 과장된 듯 보이는 드라마와
다소 촌스러운 듯한 가수의 무대는 시간 보내기에 큰 무리가 없어보였다.
어느덧 버스 출발 30분 전이 되어 화장실에 들리니 으잇!
유료네...?
태국은 거의 대부분의 화장실이 유료인 듯 하다.
들어가 일 보고,
머리 감고,
세수에 화장품까지 바른 후.
시계를 보니 버스 출발 시간이 임박해 젖은 머리 휘날리도록 뛰었다.-_-;
으헉으헉!
그리고 도착한 해당 버스 구역에는 버스는 온데간데 없었고,
난 버스가 벌써 출발해버린 게 아닌가 싶어
여기저기 버스의 행방을 묻고 다녔다.-_-;
다행히도 그 와중에 버스는 10여분이나 늦게 왔고,
상상 외로 안락한 버스 좌석에 만족해 있던 차에 버스는 출발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태국에는 장난감 버스에도 있다는 버스 도우미가 나왔다.
물론...
여자이려니 했는데 여자처럼 조심스럽게 행동하는 남자였다.-_-
실망실망~
도우미는 태국어로 뭐라고 설명을 했고,
나는 알아듣지 못해 말똥말똥 그 옆 텔레비전의 뮤직비디오만 보고 있었다.
하긴 알아듣는 태국인들도 다들 딴 짓 하고 있었으니, 뭐.
내 옆에는 현지인 아줌마가 탔는데 아마도 가정 불화가 있는 듯
핸드폰으로 뭐라고 얘기를 하더니 울먹이면서 내게 말을 거는 게 아닌가.
"샤라다라자나다"
음흠...-_-;;
"저 외국인인데요."
이렇게 말하니 재빨리 영어로 답하는 눈치 빠른 아줌마.
"죄송해요. 어느 나라에서 오셨나요?"
"콘 까올리.(한국에서 왔어요.)"
그러자 그 현지인 아줌마 왈.
"아, 한국인이시군요."
그리고 더이상의 대화는 없었다.-_-
마침 VIP버스는 그 이름답게 간식과 간단한 계란덮밥이 나왔고,
좌석에 있던 담요를 덮은 후에 난 잠이 들었다.
아참, 또 나를 감동시켰던 것은 바로 좌석마다 달려있는
전동 안마 장치.-_-b
참고로 버스는 에어콘을 엄청 틀어서 한국의 겨울마냥 엄청 추웠다.
이러다 감기라도 걸리지 않을까 몰라...-_-;
-다음에 계속...
p.s 태국의 VIP버스는 한국의 리무진버스마냥 굉장히 만족스러웠습니다.
아니 서비스로 보면 그 이상이죠.
특이한 것은 장거리버스는 대부분 텔레비전이 있다는 것과
간식, 식사가 제공되기도 한다는 것.
그리고 고급버스는 운전석이 막혀져 있고,
화장실이 딸려 있다는 것이 만족스럽고 부러운 점이었습니다.
태국의 대중교통시설만큼은 우리나라가 배워야 할 점도 많았습니다.
*진성군 발자취 따라잡기*-(7)
7. 태국에서의 이동수단
태국에서의 장거리 이동수단은 크게 네 가지입니다.
버스, 비행기, 기차, 배.
이중 여행자들이 가장 쉽게 이용하는 것이 버스이고,
비행기는 빠르고 편리하지만 가격이 비싸죠.
기차 역시 침대칸 등은 버스보다 편하지만 시간이 조금 더 걸리고,
가격 또한 조금 더 비쌉니다.
배는 태국의 자랑인 섬 지역을 갈 때 타게 되죠.
단거리 이동수단은 이에 비해 지역차가 심합니다.
수도인 방콕에서는 시내버스, 썽태우(버스 대용 트럭), 택시,
뚝뚝(삼륜 택시), 모터싸이(오토바이 택시) 등이 다니구요.
그 외의 지역에서는 썽태우와 뚝뚝만을 보실 수 있습니다.
따라서 여행할 때의 흥정 능력은 필수라고 보셔야 합니다.
썽태우는 가격이 대부분 정해져 있고,
지나가는 걸 세워 갈 곳을 말하면
타라고 하거나 그냥 갑니다.
지역마다 크기차가 있어 어느 지역은 조그만 픽업트럭이지만
어느 지역은 1톤 이상의 트럭을 개조한 것도 있습니다.
뚝뚝은 오토바이 비슷하지만 뒤에 좌석이 있는 택시 대용이구요.
지역마다 기본요금이 정해져 있고, 흥정은 필수입니다.
이 뚝뚝이란 게 지역마다 그 모양이 판이하게 틀립니다.
방콕과 치앙마이 지역의 뚝뚝이 일반적인 형태이고,
쑤코타이에 가면 좌석이 앞에 달려 기사가
손님을 바라보며 가는 형태도 있습니다.
아유타야에 가면 미니 썽태우라고 할 정도의 작은 뚝뚝이 다닙니다.
제 경우에는 허리를 똑바로 펴기가 힘들더군요.-_-;
지방에서 조심할 것은 사람이 없는 썽태우를 외국인이 세웠을 경우
택시처럼 요금을 요구하며 심지어는
황당할 정도의 바가지 요금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물론 알뜰한 백패커라면 이런 경우에는 살며시 비웃어주며
다른 교통수단을 찾아야겠죠.^^v
모터싸이는 여행자에게 있어 비교적 저렴한 이동수단입니다.
가격이 뚝뚝보다 싸고 더 빠르지만 문제는 오토바이의 위험성입니다.
대부분 기사들이 헬멧을 안 주고,
또한 빠른 속도로 주행하므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치앙마이로 가는 머칫 마이(북부 터미널)에서...
↓↓목적지인 치앙마이 터미널의 모습(맨 아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