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 class="write_content"> <div style="margin:10px 0px 0px;"></div>어느 분이 허난설헌도 써보라고 하셔서 한번 망상을 풀어봤습니다. 의외로... 개인적으로는 이 분이 더 재밌는 요소가 <br>많이 있는 것 같더군요. 잘 이해가 안되시는 분들은 앞에 전편을 보시고 오시면 어떤 잡글인지 이해가 되실겁니다. <br><br>자 시작합니다. 허난설헌이 타임트립해서 현대에 오는 미연시를 망상해보았다. <br><br><br><br>1. 이름 <br><br>주인공 : 허난설헌이시죠? 오시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br><br>허난설헌 : 아명인 초희로 불러주십시오. <br><br>주인공 : 아, 네... 괜찮으시겠어요? <br><br>허초희 : 호보다는 서로 이름을 부름이 더 돈독해보이지 않겠습니까? <br><br>주인공 : 아, 네... 저번에 오셨던 사임당 누님이랑은 좀 다르시네요... <br><br>허초희 : 크아아악!!! 사임당이라고요? 율곡의 모친 사임당!!! <br><br>주인공 : 아니, 왜 갑자기 벌컥 화를 내고... 찾아보니 같은 강릉 출신이시면서... <br><br>허초희 : 우리 집안의 원수!!! 율곡의 모친이라는 것만으로도 분노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br><br>주인공 : 대체 뭔일이 있었길래... <br><br>허난설헌의 부친 허엽이 율곡 이이와 향약을 가지고 논쟁을 했는데, 시행을 주장하는 허엽에게 율곡이... <br><br>"집안일도 나라에서 메뉴얼 안주면 컨트롤이 안되는거임?" 이란 논조로 논파해버려서 웬수가 되어버렸다나 뭐라나... <br><br>그리고 둘째 오빠 허봉도 율곡을 탄핵하다가 귀양살이를 했음... <br><br><br><br>2. 재산 <br><br>주인공 : 흠... 그래도 손님이신데, 대접을 잘하긴 해야 하는데 예산이 간당간당하네요... <br><br>허초희 : 걱정하지 마십시오. 예산이라면 제가 준비해보겠습니다. <br><br>주인공 : 어? 과거에서 돈이라도 가져온거에요? 아니, 그러려고 해도 친정이랑 시댁이랑 다 풍족한 집은 아니셨을텐데... <br><br>허초희 : 다행히도 소녀에게는 부친께서 남겨주신 상표권이 있습니다. 한번 소송을 해서 권리를 찾아오도록 하겠습니다. <br><br>주인공 : 허엽 선생이 대체 뭘 하셨길래... 응? 호가 초당(草堂)? 설마 이거... <br><br>허초희 : 네, 초당 순두부의 권리는 자식인 저에게 있습니다. 아버님, 감사합니다... <br><br>실제로는 가난한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해 가족들만 먹지 말고 백성들에게 만드는 법을 널리 알리라고 하셨음. <br>조선 시대의 프리웨어 레시피? <br><br><br><br>3. 전대물 <br><br>허균 : 우리는 문장 전대, 허씨 파이브! 나는 명량한 막내, 블루의 허균! <br><br>허엽 : 이 녀석이 애비를 제치고... 나는 근엄한 부친, 블랙의 허엽! <br><br>허성 : 나는 온화한 장남, 그린의 허성! <br><br>허봉 : 나는 피끓는 차남, 레드의 허봉! <br><br>허초희 : 나는 상냥한 외동딸, 핑크의 허초희! <br><br>다같이 : 우리는 조선시대 중기 문장 전대 허씨 파이브!!! <br><br>주인공 : 뭐... 다들 한 문장들 하시는 건 납득하겠는데... 근데 그러면 악당은 누구야? 이 구도대로라면 악당은... 조선왕조? <br><br>다같이 : 틀렸어... 꿈도 희망도 없어. 이 무슨 다크히어로물이야... <br><br>최후에는 다같이 비참하게 끝난다는 점에서 코스믹 호러 전대물일지도... 조선왕조의 위엄... <br><br><br><br>4. 영화 <br><br>주인공 : 영화 재밌게 보네요. 뭐에요? 응? 이준익 감독의 '님은 먼곳에'? 재밌어요? <br><br>허초희 : 내용이 왠지 모르게 가슴에 사무치네요. 주인공을 갈구는 시어머니, 아내를 사랑하지 않으면서 버려두고 전쟁터로 <br>나간 남편, 왠지 주인공을 등쳐 먹는 듯 하지만 의외로 걱정하는 조력자, 그리고 예술의 재능을 가지고도 그걸 <br>펼치지 못하고 남편 때문에 고생하는 주인공... 남 얘기 같지가 않아요. <br><br>주인공 : 뭐... 그렇게 해석할수도 있으려나요... <br><br>허초희 : 주인공의 여정이 많이 공감되는 군요. 근데... 아무래도 남편은 이미 죽은거겠죠? <br><br>주인공 : 응? 아뇨... 네타를 들었는데 끝에 살아서 만난다던데요. <br><br>허초희 : 일해라 감독!!! <br><br>주인공 : ...... <br><br>실제로 허난설헌의 남편인 김성립은 임진왜란때 의병장으로 출전해서 전사했습니다. <br><br><br><br>5. 큰뜻 <br><br>주인공 : 남편이 그렇게 마음에 안드는거야? 그래도 찾아보니 6대에 걸쳐 급제한 명가의 후예던데... <br><br>허초희 : 하! 6대를 걸치면 뭐하나요? 사실 따지고 보면... 당파 싸움이나 정쟁이 심한 그 시대에 6대를 급제하도록 집안에서 <br>정치적 분쟁을 겪지 않았다는 것은... 해석하기에 따라서는 정치적 쟁점에서 자기 의견을 내지 못하고 소심하게 <br>중립만 지켰다고 해석할수도 있는 겁니다. <br><br>주인공 : 그럼 안되는거야? <br><br>허초희 : 남자라면!!! 목에 칼이 들어와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가슴에 큰 뜻을 품고 세상에 의지를 떨칠줄 알아야죠. 그렇게 <br>소심하게 몸보신이나 하고 마누라나 구박하는건 소인이나 할 짓입니다. <br><br>주인공 : 네에... 근데 동생분은 너무 큰 뜻을 품으셨어요. 덕분에 목에 칼이 아니라 아주 그냥 오체분시... <br><br>허초희 : ...... <br><br>실제로 허균은 이이첨에게 팽당하고 오체분시 당했습니다. 그리고 김성립의 집안을 까려는 의도가 없음을 분명히 밝힙니다. <br>그냥 유머로 봐주시길 바랍니다. <br><br><br><br>6. 해외직구 <br><br>허초희 : 뉴스를 보니... 요새는 물건너에서 상품을 직접 배송 받는 것이 유행인듯 하더군요. <br><br>주인공 : 뭐... 그렇죠. <br><br>허초희 : 근데 이해가 안되는게... 그 물건들이 다 이 땅에서 생산되어 이국으로 팔린 것들인데... 그걸 왜 다시 들여오는거죠? <br>그냥 여기서 사면 안되는 건가요? <br><br>주인공 : 아... 좀 복잡한 사정이 있어요. 해외에 넘긴 것들이 국내에서 유통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유통되도 가격이 해외보다 <br>국내가 더 비싸서 원하는 사람들이 화를 내고 해외에서 사게 되는 거죠. <br><br>허초희 : 잘 이해가 안되는데요? <br><br>주인공 : 이렇게 설명해 볼께요. 초희씨가 생전에 썼던 글들이 한때 조선에서는 찾을수가 없었어요. 근데 그게 해외에서는 <br>유명세를 타고 유행했다고 해요? <br><br>허초희 : 네? 어째서... 이불킥할 글들은 전부 태워달라고 균이한테 말했는데... <br><br>주인공 : 그 동생분이 안태웠어요. 그리고 그걸 명나라 사신한테 팔아먹었고, 그 시에 감탄한 명나라 문장계에서 호평이었죠. <br>그리고 그러다가 일본에도 수출되서 200년 앞선 한류를 이끌었죠. 그래서 외국에서는 호평을 날렸는데... 조선에서는 <br>동생분이 사분오열하시는 바람에 금서화되다가 수백년이 지나서 다시 역수입되었죠. 뭐... 그런거에요. <br><br>허초희 : 균이 이 녀석!!! 근데... 그러면 그 저작권은 저한테? 인세 수입은요? <br><br>주인공 : 아, 유감스럽게도 저작권은 국제법으로 50년이 한계요. 유감이네요... <br><br><br><br>7. 홍길동 <br><br>주인공 : 홍길동은 기존 민담 소설과 다른 형태를 보여주네요. 대부분 숨겨진 명가의 자식에 좋은 스승 밑에서 수련을 해서 <br>영웅이 되는 기존 민담 소설과는 달리, 정확하게 시작부터 서출인게 명시되어 있고 재주도 누가 가르친게 아니라 <br>처음부터 독학으로 알고 있다는 식으로 나오네요. <br><br>허초희 : 하아... 그러게요. 저도 그렇게 균이한테 나무랐는데 결국 그런 짓을... <br><br>주인공 : 네? 나무라셨다고요? 왜요? 기존 클리셰를 깨는 문학사에서 획기적인 전개였는데... <br><br>허초희 : 그게 말이죠... 애가 어렸을때 부터 좀 공상이 심해서리... 기본 전개 방식은 싹 무시하고, 그냥 첨부터 졸라 짱쎈 <br>캐릭터가 다 쓸고 다니는거 좋아하더라구요. 그러면 전투력 밸런스가 안맞아서 나중에 설정오류가 속출하는데... <br><br>주인공 : .......조선시대의 중2병 캐릭터? <br><br>홍길동전은 허균의 작품이 아니란 주장도 상당히 많습니다. <br><br><br><br>8. 소설 <br><br>주인공 : 근데 궁금한게... 동생분은 소설을 남겨서 국문학계에 한 획을 그으셨는데... 초희씨는 왜 소설을 쓸 생각은 <br>안하셨어요? 규방문학이란게 원래 한글 소설이 유명한게 아닌가요? <br><br>허초희 : 쓸 생각도 했었죠. 근데 문제가... 제가 쓰면 너무 문제작이 될것 같아서요. <br><br>주인공 : 문제작이라니... 뭐가요? <br><br>허초희 : 생각해보세요. 아버님이랑 오라버니들 죄다 정쟁에 결단나시고... 동생은 오체분시되고... 집안은 결단나는데... <br>애들은 둘다 어렸을때 죽고 유산하고... 시어머니는 박박 갈궈대시고... 남편은 맨날 기생들 끼고 놀다가 제가 <br>죽으니깐 재혼해버리고... 이런 상황에서 제가 글을 쓰면... 폭풍의 언덕이나 프랑켄슈타인을 달달한 연애소설로 <br>생각할 만한 얀데레 호러물이 나올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죠. <br><br>주인공 : 아... 납득... <br><br>실제로 허난설헌의 시에서 나오는 도교적 취향을 생각해보면... 소설을 쓰면 귀신 얘기는 기가 막히게 잘쓰지 않았을까 하는 <br>개인적인 망상이 있습니다. <br><br><br><br>9. 히로인 <br><br>주인공 : 의외로 친정 오라버니와 부친과의 사이 덕분에 브라콘이라는 설이 돌던데요... <br><br>허초희 : 생각을 해보세요. 남편이 제게 잘해주는 것도 아니고, 재능도 우리 균이한테 까일 만큼 형편없으면서 바람이나 <br>피우는데 제가 마음 의지할곳이 친정 오라버니들과 아버님 밖에 없는 건 당연하지 않나요? <br><br>주인공 : 하긴... 근데 친정 오라버니들이 그렇게 멋있었어요? <br><br>허초희 : 당연하죠! 항상 무뚝뚝하지만 할일은 똑부러지게 하고 그러면서도 든든한 큰 오빠 역활을 다한 허성 오라버니는 <br>댄디함이 끝내주시죠. 그리고 열혈의 기세에 터프하고 절대 세상에 굴복하지 않아, 당대 거성인 율곡과도 맞짱을 <br>떴던 허봉 오라버니는 저의 문한 세계에 정신적 지주가 되어 주었죠. 그리고 4차원에 늘 사고만 치고 다니지만 <br>서출들과도 격의없이 잘 어울리고, 세상을 바꾸겠다고 큰소리치는 균이는 미워할수 없는 악동이었죠. <br><br>세상에 이렇게 멋진 오라버니들과 지내다가 그냥 과거 시험만 잘보고 매력없는 남편이랑 살게 되었으니 <br>얼마나 절망스러운 일이었는지요. 하아... 그냥 시집가지 말고, 오라버니들 수발들면서 살껄 그랬어... <br><br>주인공 : 여성향 미연시의 히로인이라도 되실 생각이세요? <br><br>허초희 : H 만 없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서브 캐릭터로 밀복한 광해군이랑 소현세자도 등장시킨다면... <br><br>주인공 : 거기까지... <br><br><br><br>다시 한번 밝히지만 등장인물들을 모욕할 의도는 없고, 그냥 웃자고 적은 내용이니 문제가 되면 자삭하겠습니다.</div>
댓글 분란 또는 분쟁 때문에 전체 댓글이 블라인드 처리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