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v>사랑하는 여자가 있었다.</div> <div> </div> <div>외모며 성격이며 모든 조건이 맘에 드는 그런 여자였고 서로 결혼 약속까지 한 사이였다.</div> <div> </div> <div>그녀는 전라도 광주 여자, 나는 경상도 울산 남자.</div> <div> </div> <div>지역이 다르다고는 하나 정치적, 종교적, 경제적 문제도 없었다.</div> <div> </div> <div>작년 여름 양가 집안 어르신들께 인사를 올리고 결혼 날짜를 언제로 할까 고민하고 있었다.</div> <div> </div> <div>횟수로 4년을 사귀었다.</div> <div> </div> <div>그런 그녀와 헤어졌다. </div> <div> </div> <div>그녀를 탓하진 않는다. 문제는 내게 있었다. </div> <div> </div> <div>그녀를 처음 사귀게 된 건 내가 그녀의 바람이었다. </div> <div> </div> <div>그녀의 바람으로 시작된 우리의 만남.</div> <div> </div> <div>이건 내게 지울 수 없이 깊이 각인이 되어 만나는 기간 내내 지워지지가 않았다. </div> <div> </div> <div>지울려고 노력도 해봤다. </div> <div> </div> <div>모든 점에서 그녀가 마음에 들었고 그녀와 꼭 결혼하고 싶기도 했다.</div> <div> </div> <div>헌데 남자의 욕심이라고 해야하나, 남자의 자존심이라고 해야하나, 남자의 찌질함이라고 해야하나...</div> <div> </div> <div>난 그걸 버리지 못했다. 그때 그 기억을.</div> <div> </div> <div>그녀의 집 문을 열고 나오던 그 남자의 모습을.</div> <div> </div> <div>난 쿨하지 못했다. </div> <div> </div> <div>그렇다고 내가 여자의 과거에 목매고 늘어지는 그런 찌질한 놈은 아니다. </div> <div> </div> <div>애초에 시작을 말았어야 했는데, 아니면 그날 저녁 그렇게 그녀와 그 남자를 등지고 그걸로 끝을 맺었어야 했는데,</div> <div> </div> <div>난 그러지 못했다.</div> <div> </div> <div>그 뒤로 사귄 3년.</div> <div> </div> <div>나보다 두 살 연상인 그녀는 결혼할 나이가 꽉차서 내게 결혼하자고 매일 같이 말했다.</div> <div> </div> <div>나도 그러자고 했었다.</div> <div> </div> <div>정말 그럴려고도 했었다.</div> <div> </div> <div>허나, 앞서 말했듯 난 쿨하지 못했다. </div> <div> </div> <div>남자답지 못했다.</div> <div> </div> <div>그녀와 헤어지고 며칠 뒤 그녀는 새언니의 소개로 다른 남자를 소개 받고 사귀게 되었다.</div> <div> </div> <div>그리고 3개월 뒤 결혼한다고 했다.</div> <div> </div> <div>그리고 한달 쯤 전 결혼했다고 한다. </div> <div> </div> <div>축하해 주었다.</div> <div> </div> <div>진심으로 축하해 주었다.</div> <div> </div> <div>정말 좋아했던 그녀였는데 쿨하지 못한 나의 찌질함으로 난 그녀를 놓치고 말았다. </div> <div> </div> <div>인생의 두가지 갈림길에서 난 다른 길을 택했던 것 같다.</div> <div> </div> <div>그녀와 헤어지고 나서 난 술집을 차렸다.</div> <div> </div> <div>10년 넘게 다닌 회사를 그만두고 주위에 빚을 내서 술집을 차렸다.</div> <div> </div> <div>만약 내가 찌질함을 버리고 그녀를 택했다면 지금쯤 안정된 직장에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그녀와 오손도손 잘 지내고 있었을 것이다.</div> <div> </div> <div>헌데 그러지 못했다.</div> <div> </div> <div>막상 술집 운영을 해보니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div> <div> </div> <div>회사 다닐때가 좋았다.</div> <div> </div> <div>각종 세금에 급여에 매출 걱정, 손님 걱정, 규칙적이지 못한 생활에 매일 같이 먹게 되는 독한 양주들...</div> <div> </div> <div>술에 취하면 항상 하는 생각이 있다. </div> <div> </div> <div>만약 내가 그때 이 길이 아닌 그녀를 택했더라면...</div> <div> </div> <div>지금에 와서 후회아닌 후회를 하지만 그래도 내가 택한 길이니 만큼 이 길에서 빛을 찾아보려 최대한 노력할 것이다.</div> <div> </div> <div>퇴근 후 우울한 마음에 이렇게 썰을 풀어 본다.</di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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