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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eyman님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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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18-03-06
    방문 : 11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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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freeboard_1726814
    작성자 : heyman
    추천 : 0
    조회수 : 181
    IP : 175.192.***.202
    댓글 : 1개
    등록시간 : 2018/03/20 14:09:42
    http://todayhumor.com/?freeboard_1726814 모바일
    미투를 응원하는 리얼추리소설 "클리너(청소부)" 연재-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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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가까이 오면 목을 확 그어버릴 거야!”
    회복실 문을 열어젖히자 오춘길은 깨어진 링거 병을 들고 고래고래 소리치고 있었다. 처절한 모습이었다. 맨살이 들어나는 치마형의 환자복에 기저귀를 찬 모습은 안쓰럽기 마저 했다. 후닥닥 들어선 최 반장도 그런 심정에서랄까 서두르던 처음과는 달리 우뚝 서서 그를 묵묵히 쳐다봤다. 뒤따라 온 박 형사가 그를 제지하려는 듯 다가서려 하자 최 반장이 팔을 잡아 제지했다. 이 형사는 이런 최 반장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듯이 최 반장을 쳐다봤다. 한쪽에서 묵묵히 지켜보던 장 선생도 최반장의 동정만 살폈다. 오춘길의 반항은 계속됐다.
    짭새! 니들이 저 인간들에게 날 이렇게 만들라고 시켰지!”
    그러나 최반장은 여전히 묵묵히 쳐다봤다. 환자가 걱정된다는 듯이 뒤따라 와 추이를 살피던 간호사가 오춘길의 험악한 표정을 보자 질린 듯 뒷걸음 쳤다. 보다 못한 이 형사가 나섰다.
    인마! 그건 우리도 신고 받고서야 알았어!”
    “X까는 소리 마! 누가 모를 줄 알아!” 하며 오춘길은 모든 걸 끝장내겠다는 듯이 소리쳤다.
    그때였다.
    침대 구석에서 묵묵히 지켜보고 있던 장 선생이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핸드폰을 꺼내 들고 뒤돌아섰다. 그는 무슨 말인가 주고받더니 다시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입구로 향했다. 최반장이 장 선생을 보며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
    응급환자 호출입니다.” 하며 장 선생은 한마디 건네고 재빨리 빠져 나갔다. 최반장이 심상치 않은 표정으로 쳐다봤다. 그러자 오춘길이 무시당한 듯 비아냥거리며 소리쳤다.
    네미. 병원에 응급환자 오는 게 어제 오늘일이야! 그러니까 쌩까지 말고 실토하시지. 난 다 알고 있으니까!”
    그제야 최반장이 오춘길을 보며 물었다.
    알다니? ?”
    네미 끝까지 쌩 깔 거야?! 니들은 처음부터 의도적이었어.”
    최반장은 기가 막힌다는 듯이 한발자국 다가서며 물었다.
    의도적이라니?”
    시발. 이거 왜이래. 내가 빵을 나올 때 청소부로 변장해 대기하고 있었잖아!”
    박순경이 억지소리를 더 이상 못 듣겠다는 듯이 나섰다.
    무슨 소리하는 거야?! 청소부 변장이라니?” 하며 박형사 역시 한발자국 다가섰다. 오춘길은 다가서는 발자국을 유심히 보며 경계의 눈초리를 흩트리지 않고 말을 받았다.
    네미. 비오는 날 청소는 무슨 청소야!”
    그거야 청소부 맘 아냐?!”
    이번에는 이 형사가 말을 받으며 한발자국 다가섰다. 오춘길 역시 바짝 경계하며 소리쳤다.
    지금. 니들 말을 붙이며 어영부영 덮치려는가 본데 그러면 나 목 긋고 이 창문으로 뛰어 내릴 거야!” 하며 등 뒤의 창문을 열어 젖혔다.
    ...알았어. 허튼 짓은 안할 테니까 안심하고 말해 봐....” 하며 최반장이 한발자국 뒤로 물러섰다. 그제야 오 춘길이 경계를 누그러뜨리며 말을 이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건 의도적이 맞아. 내가 그 인간에게 접근해서.... 강아지 아니 담배 한 까치 달라고 하자.....통째로 주더라고....”
    그게 어때서?”
    시발, 이게 웬 횡재냐 싶어. 황송하게 받아 골목에 들어가 빨아 재꼈지.....”
    그래서?”
    뭐가 그래서야?! 약 담배였지.....”
    약 담배라니?” 하며 박 형사가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며 물었다. 그러자 오춘길이 안심하며 신경적으로 말했다.
    쌩까지마! 뽕 가루가 아님 대마초 아냐..... 네미 빨면 빨수록 기분이 좋아지고..... 아랫도리가 서더라고! 겁나게 구멍이 생각나고.....”
    ....뭐야!”
    최반장과. 박형사 이형사가 놀라 오춘길을 쳐다봤다. 뜻밖에 추측이긴 했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는 얘기는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최반장은 진지한 표정으로 물었다.
    그래서?”
    아랫도리를 잡고 고민하는데..... 한쪽 골목에서 핑크빛 비옷을 입은 년이 나오더라고..... ‘
    그래서 꽂으려고 뒤쫓았구먼......“
    이형사가 한심하다는 투로 말했다. 그러나 오 춘길은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그러면 어쩌나 나도 모르게 쏠리는데.....” 하며 자신의 하체를 내려다보며 울먹였다. 그때 참았더라면 이 꼴은 되지 않았을 텐데라는 후회의 표정이 역력했다. 최 반장은 이런 녀석의 표정을 조심스럽게 살피며 물었다.
    그래서?”
    그러자 오 춘길은 이왕 이렇게 된 마당에 할 말은 해야겠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미친 인간 마냥 그년의 뒤 쫓았지..... 근데 이 년이 내 마음을 아는 지 공원 넘어 뚝방으로 가더군.....그래서 나도 한 대 더 빨고..... 뚝방으로 갔지. 그러자 그년이 그때서야 나를 의식한 듯 으슥한 곳으로 숨더군...... 그래서 나는 은근히 쾌재를 부르며 사자처럼 달려들었지.... 그리고 순간 난 정신을 잃고 말았어..... 엄청난 통증을 순간 적으로 느끼고 말이야.....” 하며 오 춘길은 더 이상 말을 잊지 못하고 울먹였다.
    그게 다야?”
    최 반장은 뭔가 이상하게 흘러가고 있다는 것을 직감하고 진지하게 물었다.
    그래……. 이게 다야. 이제 어떻게 할 거야..... 선량한 시민이 내시가 돼 버렸으니?” 하며 녀석은 최 반장에게 다가서며 깨어진 링거 병을 내밀었다.
    개자식! 선량한 시민 좋아하시네. 인마 니 진술대로 하자면 넌 강간미수 범이야!” 하며 괄괄한 이형사가 비아냥거렸다. 그러자, 오 춘길이 버럭 소리치며 깨어진 링거 병을 들고 이 형사에게 달려들었다. 그러나 그는 운동으로 달련된 이형사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이 형사는 민첩한 동작으로 녀석의 링거든 손을 낚아 채 잡고 유리창으로 밀쳐 제압했다. 그러자 박 형사가 잽싸게 달려와 오 춘길의 손에 수갑을 채웠다. 그러자 오 춘길이 바동대며 소리쳤다.
    이거 왜이래! 난 피해자라고 거시기 잃은 피해자라고!”
    시끄러 인마!”하며 박 형사가 오 춘길의 머리를 밀친 다음 최 반장을 쳐다봤다. 그러나 최 반장은 뭔가 골몰히 생각하더니 창문으로 다가갔다.
    반장님! 이 인간 어떻게 할까요?”
    여전히 최 반장은 창밖을 내다보며 생각에 잠겨 있었다. 창밖에는 여전히 바람이 불고 있었다. 비는 멈췄지만 점점 세어지는 바람에 가지가 유난히 흔들렸다. 도로에는 미처 빠져 나가 못한 빗물이 고여 있었다.
    반장님!”
    이 형사가 답답하다는 듯이 가슴을 치며 불렀다.
    그때였다. 입구 쪽에서 노란 청소부 복장을 한 청소부가 리어카를 끌고 나와 모퉁이 쪽으로 가는 모습이 보였다. 순간 최 반장이 박 형사를 보며 소리쳤다.
    박 형사!”
    !”
    박 형사가 깜짝 놀란 표정으로 다가섰다. 그러자 최 반장이 창밖을 가리키며 다급하게 말했다.
    지금 빨리 저기 모퉁이로 쫓아가!!”
    그러나 청소부는 이미 모퉁이를 돌아가 보이지 않았다.
    모퉁이는 왜요?”
    청소부가 리어카를 끌고 돌아갔어!”
    뭐라고요?!”
    빨리 가서 신변확보 해...... 난 지금 응급실로 갈 테니까....” 하며 박형사의 등을 민 다음 자신도 출입문으로 향했다.
    저는요?!”
    이형사가 막 문을 나서려는 최 반장을 보며 물었다.
    그 녀석 진술을 좀 더 확보 해둬..... 범인 검거에 보탬이 될 테니까.”하며 서둘러 병실을 나섰다.
    네미 뭐야! 내시 동기가 생겼다는 거야 뭐야!”
    형사들의 행동을 유심히 살펴보던 오 춘길이 중얼거렸다.
    시끄러워 인마!”
    이 형사는 네가 상관할일이 아니라는 듯 밀쳐서 침대에 앉힌 다음 수첩을 꺼내 들었다.
     

    복도로 뛰쳐나온 최 반장과 박 형사는 좌우로 갈라지는 지점에서 각자 일을 처리한 뒤 사무실에서 만나기로 하고 돌아 섰다.
    그때였다.
    최 반장의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었다. 돌아서던 박 형사가 발길을 멈추고 쳐다봤다. 최 반장은 잠시 기다리라고 손짓을 한 다음 핸드폰을 꺼내 들고 침착하게 말했다.
    최 반장입니다. . 과장님. 뭐라고요? 알겠습니다. 지금 바로 출동하겠습니다.”
    최 반장은 전화를 끊고 천정을 올려다보며 한숨을 내뱉었다.
    무슨 일에요?”
    박 형사가 다가서며 물었다.
    도대체 왜들 이러는 거야?!”
    무슨 일인데요?”
    내참 기가 막혀서, 우리 관할 치안센터 직원이 초등학생 성폭행 범을 현장에서 붙잡아 서()로 후송 도중에 놓쳐 비상이 걸렸데.”
    뭐라고요?! 정말로 한심하네요. 도대체 몇 시에 그랬데요?”
    이 쪼다들이 글쎄 어제 오후에 그랬는데 자체 처리하겠다고 헤매다가 안 되니까 얼마 전에 자신 신고했데.”
    뭐라고요? 그럼 진즉에 잠수 타 버린 것 아닙니까?”
    그러니까 말이야.”
    그렇다면 저희들이 출동한다고 해서 뭐가 달라집니까?”
    그래도 별 수 있나 과장님 지시니 현장 조사라도 해봐야지.”
    그곳이 어디랍니까?”
    안양천 근방이래.”
    그렇다면 아까 그 내시 새끼가 당한 곳 아네요?”
    맞아. 그러고 보니까 그렇구먼...... 정말이지 이 짓도 못해 먹겠구먼...... 내참 말로만 근무 철저하면 뭘 해...... 가자고....”하며 최 반장은 입안에 뱅뱅 도는 욕설을 애써 깨물며 현관으로 향했다. 박형사도 마찬가진 듯 싶었다. 묵묵히 뒤따르며 손마디를 꺾었다. 우두둑 소리가 났다.
    그때였다.
    응급실을 막 지나치려는데 한 기자가 응급실을 나오다 최 반장을 발견하고 한마디 했다.
    형님. 오늘따라 출동이 늦습니다.‘
    ...그게 무슨 말이야?”
    최 반장은 직감적으로 중대한 일이라는 걸 감지하고 물었다. 그러자 한 기자는 은근히 비아냥거리며 못을 박았다.
    이번에도 자살 청소년 운운하면 못 참습니다.”
    글쎄 뭐냐니까?”
    최반장은 답답해 미치겠다는 듯이 가슴을 쳤다.
    뭐긴 뭐에요. 물건 테러사건이지?”
    뭐야 그렇다면.....”
    최반장은 한기자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한 기자를 한쪽으로 밀치고 응급실로 뛰어 들어갔다. 박형사도 뒤따랐다. 그들은 이곳저곳 환자 침상을 살피다가 의료진이 둘러싸여 있는 것으로 다가섰다.
    무슨 일입니까?”
    최반장이 파고들며 물었다. 그러자 환자의 상태를 유심히 살피던 진교수가 쳐다보며 말했다.
    똑같은 사건입니다.”
    똑같은 사건이라뇨?”
    최반장은 철렁 내려앉는 가슴을 애써 달래며 물었다.
    이 인간도 성기 절단된 채 이곳으로 왔습니다.”하며 피범벅이 된 환자의 사타구니 깨를 가리켰다. 최반장은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뭐라고요?! 그렇다면?”
    맞아요. 이번에도 응급차가 아닌 쓰레기 리어카에 실려 왔습니다.”
    누가요?”
    청소부 말에 의하면 천변 근처 쓰레기 처리장에서 신음하고 있기래 싣고 왔다는 겁니다.”
    뭐라고요? 그 사람 어디 있습니까?”
    박형사가 끼어들었다. 진 교수는 심드렁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갔는데요?”
    순간 최반장은 뭔가 짚이는지 박형사를 보며 말했다.
    박형사 내가 말한 곳 있지. 빨리 뒤쫓아가봐!”
    박형사도 그때서야 최반장의 심증을 읽은 듯 쏜살같이 응급실 밖으로 뛰어나갔다. 최반장은 애써 숨을 고르고 진교수를 보며 침착하게 물었다.
    그때 그 사람이던가요?”
    글쎄요? 같은 복장이라서......” 하며 진 교수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건 그 사람과 이 사건이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식이었다. 최반장은 이런 진교수의 표정을 살피며 다시 물었다.
    이번도 마찬가집니까?”
    . 동일범의 소행으로 보입니다. 모든 게 흡사합니다. 절단된 부위 처지나 소금물에 절인 성기를 안고 있는 거나?”
    그렇다면 이번에도 접합수술은?”
    .”하며 진 교수는 머리를 흔들고 환자를 쳐다봤다. 환자는 마취 속에서도 통증이 스미는지 간간히 신음 소리를 냈다. 유심히 환자의 상태를 살피던 장 선생이 진교수를 보며 물었다.
    교수님. 수술 준비할 가요?”
    진 교수는 대답대신 최 반장을 쳐다봤다. 최 반장은 선뜻 대답하지 못하고 망설이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 자의 신상을 밝힐 만 한 것은 나왔습니까?”
    . 여기요.”하며 작은 바구니를 내밀었다. 그곳에는 피해자의 것으로 보이는 지갑과 핸드폰이 담겨 있었다.
    최 반장은 지갑을 꺼내 살폈다. 지갑을 펼치니 주민등록증이 나왔다. 최반장은 습관처럼 핸드폰을 꺼내 신원조회를 했다. 신원조회 목록이 뜨자 최반장은 한숨과 함께 단축다이얼을 눌렀다. 그리고 잠시 후 그는 수화기에 대고 차분한 목소리로 말했다.
    최 반장입니다. 녀석을 발견했습니다. 탈주범 녀석이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아네. 하지만 지금 후송할 정도의 상태가 아닙니다. . 오춘길이와 똑같이 당한 것으로 보아 동일범 소행인 것 같습니다. 근데. 이 녀석 역시 같은 처지라 별 수 없이 봉합해야 할 것 같은데 어떻게 할까요. 알겠습니다. 그렇게 조치하겠습니다.” 하며 최반장은 전화를 끊은 다음 진 교수를 쳐다봤다. 진 교수는 알겠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 다음 장 선생을 보며 말했다.
    수술실로 옮겨 봉합 수술 준비해......‘
    장 선생도 상태를 수긍한 듯 더 이상 토를 달지 않고 후배 인턴들에게 지시했다.
    수술실로 옮겨......”
    .” 인턴 들은 조심스럽게 침대를 밀더니 수술실로 향했다. 진교수와 장 선생도 최 반장에게 목례를 해보이고 그들의 뒤를 따랐다. 최 반장도 답례로 고개를 숙여 보이고 응급실을 나섰다.
    응급실을 나서자. 한 기자가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다가서며 은근히 물었다.
    제 수집한 첩보에 의하면 탈주범 같은데?”
    자네가 그걸 어떻게?”
    최 반장은 뜻밖의 물음에 놀라 한 기자를 쳐다봤다.
    형님,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닙니까? 저 이래봬도 아직도 정보망 하난 확실합니다.......”
    알아.... 알아..... 인정하지.... 그밖에 어느 정도야?”
    한 기자는 최 반장의 꼼수를 알고 있다는 듯이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
    청소부를 만났습니다.”
    최 반장은 뜻밖의 말에 당황하며 말을 이었다.
    그럼?!”
    한 기자는 이제야 사태를 파악 하냐는 듯이 느긋하게 말했다.
    과거와 현실 차이인데.....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병원 측도 이젠 더 이상 못 버틸 것 같은 눈치던데?”
    하지만 이게 내가 판단할 일이 아니어서.......”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오후 6시까지 답을 주십시오. 마감 시간을 넘기면 일절 없습니다. 이건 형님과의 정리(情理)를 생각한 겁니다.” 그리고 그는 망설이는 최반장에게 못을 박겠다는 듯이 덧붙였다.
    다 포기하라는 건 무리라는 걸 이해 해주셨으면 합니다.”
    ....알았어....”
    그럼, 전 이만..... ” 하며 미소와 함께 머리를 조아리고 돌아섰다. 최반장은 뭔가 할 말이 있는 듯 다가섰지만 한 기자는 아랑곳없이 현관문을 나섰다.
    그 사람하곤..... 모든 게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식이야.” 하며 분주하게 핸드폰을 꺼내 다이얼링을 했다. 이윽고 연결이 되자 최반장이 분주히 말했다.
    과장님. 최반장입니다...... 과장님 지시대로 봉합수술을 요청했습니다. ...근데 골치 아픈 일이 생겼습니다. 뭐냐고요? ....한 기자가 진하게 냄새를 맡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인데 아무래도 오 춘길 건은 흘려야 할 것 같습니다. . 그렇습니다. 황달수 그 놈 탈주까지 파악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말씀인데 이참에 오춘길 건을 터뜨리는 게.... 그러긴 해도 일단 소나기는 피하고 보자는 거죠. 네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한 기자와 그렇게 타협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통화를 끝낸 최반장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쑤셔 넣고 현관을 급히 나섰다. 청소부를 뒤쫓아 간 박형사를 지원할 생각이었다. 그러나 그는 몇 자국 떼다말고 우뚝 섰다. 그건 박형사가 빈손으로 터벅터벅 걸어오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거리가 좁혀지자 최반장은 박형사를 보며 말했다.
    어떻게 된 거야?”
    아네. 근처를 샅샅이 살펴보았지만 오리무중입니다.” 하며 박형사는 자신의 잘못인양 두 손을 만지작 걸렸다.
    됐어. 자넨 수술실로 가 그 짐승이나 감시해.”
    신상이 밝혀졌습니까?”
    박형사가 침을 삼키며 쳐다봤다.
    탈주범 그 놈이야.” 하며 최반장은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 한 개비 빼 입에 물었다.
    그래요?! 그렇다면 이거 복잡해지는데요?”
    그래.”하며 최반장은 한숨과 함께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내 불을 댕긴 다음 길게 빨아 허공에 내뱉었다. 담배 연기는 사건의 의문마냥 뭉개 뭉개 피어올랐다. 박 형사는 이런 반장의 눈치를 살피며 살며시 물었다.
    과장님께는 말씀 드렸어요?”
    그래.... 그 건으로 상의할게 있어 난 지금 복귀할 테니까. 자넨 녀석이나 잘 감시해.”
    . 그럼 수고하십시오.”하며 고개를 조아렸다.
    최반장은 대답 대신 오른 손을 들어 보이고 갈 길을 재촉했다.
    바람은 더 이상 불지 않았다. 언제 그랬느냐 싶게 사위는 평온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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