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하켄 크로이츠를 나치 스와스티카 라고 칭해도 무방하겠지만 <br>'인도 중국 한국 일본 지역에서 많이 쓰이는 만( 卍)자'가 새겨진 불교 미술품이 서구권에서 반입 금지된 사례가 있기에 스와스티카라고 하기 보다는 하켄 크로이츠 (haken kreuz;갈고리 십자가)라고 부르는 것이 우리 문화를 존중하는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적어도 독일에서는 하켄 크로이츠가 나찌 스와스티카 외의 다른 상징을 일컫지는 않을테니까요 <br>같은 형태이지만 다른 의미라는 것을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최소한 하켄 크로이츠와 동일한 형태인 역 卍자가 아닌 일반적인 卍자만이라도 말이죠<br>그렇다면 하켄 크로이츠는 스와스티카가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 있는데, 하켄 크로이츠는 스와스티카의 일부분이라고 해도 될까요<br>나찌에 당한 피해자 입장에서는 나찌를 떠올리게 하는 그 어떤 상징도 보기 싫겠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나찌보다 수 천년 전부터 사용해 왔고 현재도 불교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卍을 나찌의 만행 때문에 존중받지 못한다는 건 좀 억울한 일입니다<br>사실 욱일기의 문양은 역사적 의미를 생략하고 감상한다면 아름다운 문양일 수도 있습니다<br>일본제국주의의 피해를 당해보지 않은 다른 나라 사람이 욱일기를 닮은 어떤 디자인을 사용하면 우리는 그 디자이너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굉장히 민감한 반응을 보입니다 욱일기 탄생 이전에도 그 비슷한 문양은 수없이 많았을텐데 말이죠<br>하켄 크로이츠와 욱일기는 비슷한 성격의 상징이지만 감상자가 피해자이냐 아니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반응을 보입니다<br>창작자가 특정 정치집단, 제국주의, 군국주의의 상징으로서 그것을 사용한 게 아님이 확실한 경우라면 창작자의 의도와 창작의 자유를 존중했으면 합니다<br></p> <p>국민개병제로 개개인을 국가의 부속품으로 만들고 국가를 하나의 커다란 병영으로 바꾼 사람이 시민 대다수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었던 나라이고 그 자의 자식이 직선제로 투표자 과반 득표를 차지한 대통령이 된 나라에서, 제3국 디자이너의 욱일기 비슷한 문양 사용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건 솔직히 제 개인적으로는 부끄럽습니다 卍자 새긴 불교 미술품 반입을 금지하는 불란서 사람을 보는 것 같이 편협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습니다<br>우리나라에서 욱일기 디자인의 옷이나 장신구를 착용한 사람을 때리려는 사람이 있는데, 그 착용자가 그 의미를 알고 착용했다 보기 어렵습니다<br>단지 미처 알지 못한 사람일 뿐인데 그 사람에 대해 폭력으로 분풀이를 하려는 사람은 군국주의자의 사고방식과 다를 바 없습니다 욱일기의 상징성을 상세히 설명해주는 편이 훨씬 근본적이고 현명한 해결 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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