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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74 2018-03-28 20:08:49 3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무작정, 여론, 땅, 종일, 조용히 [새창]
2018/03/28 19:57:19
복권에 당첨됐다. 한동안 당첨자가 나오지 않아서 당첨금은 100억까지 올랐고 여론도 난리가 났는데 영호는 그 돈을 혼자서 독차지하는 기적을 얻었다. 꿈인가 생시인가 계속 복권과 당첨화면을 뚫어져라 쳐다봤고 현실임을 깨달았을 때 심장이 멎어버리는 줄 알았다.

당장 모든걸 그만두고 잠적했다. 이 사실을 누구에게도 알려주고 싶지 않았다. 혼자서 조용히 살 것이다. 100억을 어떻게 쓸 지도 온종일 고민해서 결정했다. 50억으로 열대 섬을 사고 30억으로 중형 럭셔리 크루즈를 산다. 그리고 평생 크루즈로 세계를 여행하며 남은 20억으로 여생을 호화롭게 사는 것이다.

“그럼 기타소득세 30%에 주민세 3%를 제외한 금액 67억 3647만 6960원이 들어있는 계좌를 드리겠습니다.”
은행에서 줄어든 금액을 받으며 살짝 멍해졌다. 패기롭게 은행에 찾아간 건 좋았는데 은행 직원은 웃으면서 조심스럽게 세금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세금을 잊고 있었다. 당연한 이야기인데. 어쩔 수 없이 계획을 변경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각종 서류에 서명을 하고 축하한다는 말과 악수를 받으며 은행을 나왔다.

100억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67억이 있다. 사려던 섬을 50억에서 30억으로 낮추고 크루즈도 30억에서 20억으로 낮추면 된다. 섬을 사는 방법 같은건 몰랐지만 돈으로 안되는 일이 있던가? 인터넷으로 적당한 섬을 찾고 통역사를 고용해서 무작정 섬 주인에게 날아갔다. 모든걸 빠르게 해치우고 싶었다.

“당신에게는 팔 수 없습니다.”
섬 주인은 거래의 기본 조건부터 갖추지 못한 영호를 단호하게 거부했다. 먼저 이 나라의 섬은 외국인 신분으로 소유할 수 없었다. 6개월 이상 체류할 경우에 영주권이 발급되긴 하지만 이 경우에도 57%의 특별재산세를 추가로 내야 했다. 거기에 이상한 고집까지 끼어들었다. 진정으로 섬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만 판다나? 어쨌든 그런 명목으로 섬 관리비를 추가로 요구했다. 다른 섬들도 알아봤지만 사정이 비슷했다. 구매하기 쉬운건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무인도이거나 환경보호 특별구역에 묶여있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곳이었다. 영호는 일단 섬은 포기하고 크루즈부터 알아보기로 했다.

“크루즈 신형을 일시불로 구매하신다구요?”
딜러는 영호의 대담함에 크게 놀랐다. 이 사람이 그렇게 돈이 썩어나는 갑부인가? 행색을 보면 졸부도 못되게 생겼는데? 살짝 떠봤다. 요트 면허는 있으신가요?(그런것도 필요해요?) 필요한 증빙서류는 이러이러한게 있는데(...??) 몇 번 떠보고 나서 딜러는 영호가 아무것도 모르는 호구라고 결론지었다.
“먼저 자산관리사를 고용하시는건 어떠세요? 잘 아는 사람을 소개해 드릴 수 있습니다.”
영호는 그게 낫겠다고 생각했다.

자산관리사는 딜러의 지인이었는데 사실 제대로 돈을 굴려본 적이 없는 초짜였다. 그는 영호의 돈을 크게 불려서 커리어를 쌓은 다음 진짜 부자들의 자산관리로 먹고사는걸 목표로 하고 있었다.
“고객님! 큰 돈은 오히려 불리기 쉬운 법이랍니다. 만원으로 만원을 더 버는건 힘들지만 10억으로 1억을 더 버는건 쉬운 일이지요.”
자산관리사는 크루즈를 10년 할부로 사는것을 권유했다. 이로서 20억짜리 크루즈를 매년 2억 2천씩 분할납부 하기로 계약했다. 남은 65억은 자산관리사가 한 달 안에 100억으로 만들어 주겠다고 큰소리치며 맡았다. 이 돈은 모두 제 3세계 개발도상국의 주식에 투자했다. 아주 위험한 투자였지만 한 달은 안전할 거라고 생각했다.

영호는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돈은 자산관리사가 전부 투자해버렸고, 크루즈는 미국에서 천천히 준비되기 시작해 한 달 후에나 도착 할 예정이었다. 매 주 자산관리사를 만났는데 그 때마다 그는 투자한 돈이 얼마나 늘어났는지 자랑스럽게 말했다. 65억이 72억이 되었고, 다음 주에 72억이 81억이 되었다. 그리고 81억이 96억까지 늘었는데 그 다음 주에 5억으로 줄었다. 버블이 터진 것이다.

이 사태를 예상한 사람들은 많았다. 똑똑하고 예리한 투자자들은 조용히 발을 빼고 나갔고 평범한 사람들은 치솟는 가치에 취해 버티다가 전부 망했다. 영호도 쫄딱 망했다. 자산관리사는 휴지조각이 되어버린 주식들을 영호에게 돌려주고 도망가버렸다.

기다리던 크고 멋진 크루즈가 도착했다. 보관비만 해도 월 500이 나갈 예정이었고 갚아야 하는 할부금도 19억이 넘게 남았다. 영호는 눈 앞이 깜깜해졌다. 다시 되팔고 싶었지만 이미 중고가 되어버린 크루즈의 가격은 반값도 되지 않았다. 영호는 모든걸 체념하고 식료품을 챙겨 유일한 재산인 배에 올라 항해를 시작했다. 목적지는 없었다. 배는 해류와 바람이 가는데로 태평양을 떠돌아 다녔다. 그렇게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표류하며 이름 없는 쓸쓸한 무인도를 지나다녔다.

그렇게 태평양을 방랑한지 한달쯤 되었을 때 어떤 섬을 지나는데 인기척이 났다. 섬 쪽을 바라보니 낡은 옷을 입은 꾀죄죄한 사람들이 미친듯이 손을 흔들며 소리치고 있었다. 조난당해 섬에 같힌 사람들이었다. 아무도 지나가지 않는 뱃길이었는데 영호는 목적 없이 가다 우연히 찾아낸 것이었다. 그렇게 무인도에 갖혀있었던 10명을 구했다.

영호가 구한 사람들 중 한명은 세계 부자 순위에 손꼽히는 재벌이었다. 그 부자는 목숨을 구해 준 보답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영호는 고민하다가 그동안 겪었던 일들을 이야기했다. 부자는 자기 목숨값에 비하면 저렴하다며 자기가 가지고 있던 섬 중 하나를 주었다.

사람들을 구해주고 돌아와보니 영호가 가지고 있었던 휴지조각 주식들은 그동안 어느정도 회복해 30억정도가 되어있었다. 처음 투자했던 금액에 비해 많이 줄어들었지만 이 정도라도 회복한게 다행이라고 여기며 돈으로 바꿨다. 그렇게 영호는 처음의 꿈을 이뤘다.
8473 2018-03-28 12:17:56 2
신박한 샐러드 조리기구 [새창]
2018/03/28 11:01:18
당근 싫어어어어어~~
8472 2018-03-28 01:10:51 2
점프 신인상에서 일어난 일 [새창]
2018/03/27 16:17:08


8471 2018-03-27 23:23:36 69
흔한 90년대 지각 체벌.jpg [새창]
2018/03/27 20:08:23

이게 무겁냐?
8470 2018-03-27 21:33:45 45
한국인 유전자의 위엄 [새창]
2018/03/27 20:35:04
마늘 냄새 성분이 채취에 영향을 주는걸로 알아요.
물론 마늘만 그런게 아니고 많은 음식들이. 그래서 외국인들은 독특한 냄새가 나죠.
8469 2018-03-27 21:19:02 8
심심풀이로 볼만한 움짤들 모음 27.GIF [새창]
2018/03/27 10:39:34

무수한 악수의 요청이..!
8468 2018-03-27 21:15:57 145
한국인 유전자의 위엄 [새창]
2018/03/27 20:35:04
그래서 그런지 한국인중에 체취가 심한사람은 더 고통받는것 같아요.
아는사람중에 하나가 그랬는데 샤워를 해도 물 닦고 5분만 지나면 다시 몸에서 냄새가 남;
주위 사람은 안그런데 자신만 그러면 얼마나 스트레스일까요.
8467 2018-03-27 21:12:17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털, 신원, 구조, 토실, 함정 [새창]
2018/03/27 19:55:20
앨리스 시리즈는 좋아하는데 워낙 말장난이 많다보니 번역본으로는 원서의 느낌을 제대로 알 수 없어서 정말 아쉬워요.
8466 2018-03-27 21:01:13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털, 신원, 구조, 토실, 함정 [새창]
2018/03/27 19:55:20
기생충일까요 ㅠ.ㅠ 싱크홀에 살던 괴물..!
8465 2018-03-27 20:58:30 2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털, 신원, 구조, 토실, 함정 [새창]
2018/03/27 19:55:20
민서는 똑똑하지만 게으른 학생이었다.
항상 숙제는 미뤘다가 전날 밤에 겨우 끝냈고 시험공부도 항상 벼락치기였다.
민서는 이런 자신의 습관이 마음에 들었다. 과제를 미리 끝내는건 의욕이 생기지 않았고 정말 마지막에, 시간이 얼마 안 남았을 때 급하게 해치우는 긴장감이 좋았다. 하지만 이런 벼락치기 생활이 실패한 적은 없었다. 숙제는 언제나 완벽하게 해치웠고 성적은 1등은 아니었지만 톱을 달렸다. 민서는 평소에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이 바보같다고 생각했다.

아무리 촉박해도 주어진 과제를 완벽하게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자 민서의 벼락치기 간격은 점점 더 짧아졌다. 숙제를 전날 저녁 먹고 하는것에서 자기 직전에 해치우게 되었고 나중에는 당일 쉬는시간 안에 끝내게 되었다. 시험공부도 직전 10분만 있으면 완벽히 해낼 수 있었다. 공부 뿐만이 아니었다. 스포츠나 게임도 위급해지면 해결할 수 있었다. 원하는 목표를 짧은 시간 안에 달성해야 한다는 엄청난 압박감이 보통 사람과는 다른 초감각을 느끼게 만들었다. 민서는 자신이 가진 재능을 알게 되었다.

민서는 극한의 상황을 완벽하게 해결하는 짜릿함이 좋았다. 1분 1초 목을 졸라오는 압박감을 견뎌내며 최악을 최고로 이끌어내는 쾌감이 좋았다. 자신의 승패를 건 도박이 좋았다. 이 위기에 매혹되었다. 중독되었다. 그렇지 않은 모든 행동들은 무의미하게 여겨졌다. 그래서 고등학교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외국으로 떠났다. 자신을 시험하기 위해. 분쟁지대로. 전쟁터로. 테러위험지역으로.

구체적인 계획도 없었다. 언어도 몰랐다. 가진 돈도 없었다. 그저 혼자서 위험한 함정을 찾아 무작정 돌아다녔다. 그러다 잡혔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납치되었다. 천에 입이 막히고 보자기에 씌워져 끌려갔다. 본능이 위험하다고 소리쳤다. 온몸의 털이 곤두섰다. 심장이 뜨거운 피를 급하게 펌프질했다. 뇌가 왱왱 회전하며 아드레날린을 실컷 분비하자 민서는 행복해졌다.

그렇게 납치된 채 어디론가 끌려갔다. 아마도 차 트렁크에 던져졌고, 덜컹거리는 비포장도로를 달리는 소리, 멈추는 소리, 뭐라고 외국어로 떠드는 소리가 지나자 겨우 밖을 볼 수 있었다. 낡은 판자촌이었다. 칼과 총으로 무장한 성인 남성이 다섯 있었고 남자들은 민서를 끌어내 이리 저리 살펴보더니 손에 나무로 된 수갑을 채우고 어떤 방에 던졌다. 그리고 문을 잠궜다.

방 안에는 세 명의 여자가 더 있었다. 상황을 보니 토실하게 찌워서 잡아먹는 마녀같은건 아닐태고 인신매매일까. 구조되기는 커녕 이대로 어디론가 팔려가서 노리개로 쓰이다가 신원 미상의 시체가 되겠지. 자신의 인생을 건 게임이 시작되었다. 살아서 이곳을 빠져나가시오. 제한시간은 들켜서 불구가 되기 전까지. 온몸이 오싹해졌다. 빠르게 주위의 상황을 훔쳤다.
8464 2018-03-27 01:46:05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광오, 잠, 망울, 장난, 대표 [새창]
2018/03/26 20:01:00
저도 이번껀 패스
8463 2018-03-26 13:43:55 10
[새창]
이제는 특이점에서 온것도 아니라 특이점에 갔네ㅋㅋ
8462 2018-03-26 09:23:45 2
가방짱의 특출난 특기 [새창]
2018/03/25 08:27:14
대신 귀여운 타노스를 드리겠습니다.
8461 2018-03-25 21:26:50 4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해골, 시나브로, 마디, 감촉, 하늘 [새창]
2018/03/25 21:19:38
별장지기는 오늘도 홀로 청소를 하고 있었다.
깊은 산 중턱에 있는 이 별장에 마지막으로 사람이 온지 10년이 넘었다. 별장의 주인은 돈이 아주 많은 사람이라 쇼핑하듯 별장을 지었고 유행이 지난 옷처럼 더이상 오지 않았다. 주위는 산 뿐이었고 가장 가까운 마을도 차로 험한 길을 한시간은 달려야 나오는 적막한 곳이었다. 별장지기는 이 아무도 없는 외로움에 시나브로 익숙해졌다. 그저 언젠가 사람이 올 날을 기다리며 오늘도 관리를 하고 있었다.
마당의 나뭇잎을 쓸고 들어오는데 전화기에 음성 메세지가 남아 있었다. 다음 주에 조카들이 친구들이랑 별장에 놀러 간다니 부탁한다는 내용이었다. 몇 마디 안되는 짧은 메세지였지만 별장지기는 오랜만의 사람 소리에 기뻐서 어찌 할 줄을 몰랐다.
아이고 언제나 깔끔하긴 하지만 더 깨끗하게 청소해야지. 문틀의 먼지도 쓸어내고 녹슨 경첩도 닦아내고 묵은 때도 닦아내야겠다.
별장지기는 싱글벙글 웃으며 오랜만에 조금 떨어진 창고로 향했다. 평소에는 쓰지 않는 겨울용품이나 청소용품, 약품들이 그곳에 있었다. 창고 문은 열려있었는데 덕분에 바람에 밀려온 먼지와 나뭇잎이 가득했다. 그리고 한쪽에 죽은지 오래 되어 해골만 남은 시체가 있었다.
아이고
별장지기는 뼛조각에 걸쳐진 옷들을 보자 기억해냈다.
몇 년 전 하늘에서 눈이 쏟아지던 날 불덩이처럼 뜨거운 몸으로 눈을 치우러 창고로 갔던 자신을.
아이고오
별장지기는 자신의 죽은 몸을 쓰다듬었다. 손에 아무런 감촉도 느껴지지 않았다.
아이고오오
8460 2018-03-25 20:10:08 4
벚꽃은 아직 피지도 않았는데 [새창]
2018/03/25 16:4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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