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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5-12 18:3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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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텔레비전이 꺼지는게 싫었다.
텔레비전은 언제나 나를 즐겁게 만들었다. 몽골의 하늘을 비행하던 매가 발톱으로 쥐를 낚아채거나, 한번도 가보지 못한 아프리카의 특이한 건물들과 문화들, 여왕의 반지와 귀고리같은 역사적인 보물들, 역사들, 멋진 중년 아저씨들이 나오는 영화, 환상적인 드라마, 다큐멘터리, 실시간 뉴스, 신기한 광고. 이 모든걸 가만히 앉아서 편하게 감상할 수 있얼다. 텔레비전이 켜져있는 동안에는 모든걸 잊을 수 있었고 텔레비전의 사람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혼자라는걸 잊게 해줬다. 아무것도 모르는 멍청이인 나에게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텔레비전이 꺼지면 적막과 함께 내 즐거움도 사라지는 것이었다. 커다란 검은 유리창만 우울한 얼굴을 반사시켜 내가 얼마나 보잘것 없는지 잔인하게 보여줬다. 나는 텔레비전을 끌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