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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9 2018-06-07 11:21:41 12
(스포 주의) 닥스는 최종전만으로도 높게볼 영화라 생각함 [새창]
2018/06/04 16:19:55
영화에서는 루프가 몇번 없었지만 신급 존재니까 수천만번 반복했을지도 모름. 그정도로 끈질기게 버텼기에 도르마무도 포기할 수밖에 없었던것. 그러나 나중에 1400만개의 미래를 보고서도 “이젠 가망이 없어.” 하면서 포기해버린 이상해찡...
8788 2018-06-06 22:13:32 3
알고 나면 더 맛있는 수제 초콜릿 제조 과정 [새창]
2018/06/06 15:25:06
자본주의 기술력으로 만드는거라 손이 보이지 않습니다.
8787 2018-06-06 21:08:21 0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내일, 명령, 회전, 그냥, 안달 [새창]
2018/06/06 17:18:37
“젠장, 도대체 뭐야?”

나는 방금 일어난 상황을 다시 떠올렸다. 너무나도 황당하고 강렬했기 때문에 아직도 눈앞에 생생하게 보이고 있었다. 미리 말하지만 나는 제정신이다.

꽤 늦은 시간이었지만 내일 있을 총 공격에 긴장되서 잠이 오질 않았고 마지막으로 작전을 점검했다. 간단하게 요악하자면 아침 8시에 도착하는 포병부대가 먼저 적의 본거지를 쑥대밭으로 만든다. 그리고 우리 보병부대가 돌격해서 점령한다. 그러면 전쟁은 사실상 승리로 끝난다. 이미 정찰기가 세세하게 적의 전력과 위치를 알아냈기 때문에 실패할리는 없지만 그만큼 중요한 전투이기 때문에 다시 한번 꼼꼼히 살펴봤다.

이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해서 마지막으로 자기 전에 오줌이나 싸려고 막사 옆의 어두운 풀숲에 들어갔었다. 지퍼를 내리는 순간 하늘에서 강렬한 섬광이 번쩍였다. 미처 대응할 틈도 없이 빛은 내 앞을 비췄고 두 명이 갑자기 나타났다. 둘은 모두 털없는 하얀 피부에 사람보다 두배 이상 커보이는 머리, 머리의 반을 차지하는 선글라스를 쓴 것 같은 크고 검은 눈.. 그러니까 외계인이었다! 나는 갑자기 일어난 이 비현실적인 현상에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저 이것이 꿈인가 현실인가 고민하고 있었다.

내가 고민하는 사이에 오른쪽의 외계인이 나를 손으로 가리키며 무엇인가 말하기 시작했다. 높고 날카롭게 지저귀는듯한 소리였는데 하나도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외계인은 그러면서 손 자신의 손 위에 영상을 띄웠다. 영상에 보이는 광경이 왠지 익숙해서 나는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수백명의 총을 든 군인들이 달려가고 있었다. 옷을 보아 아군 부대인것을 알았고 몇몇의 익숙한 얼굴들을 보고 깜짝 놀랐다. 바로 내 부대였다. 영상의 상황도 금방 파악되었다. 내일 있을 전투의 장면이었다. 영상 속의 내 부대는 포병이 쑥대밭으로 만든 적 진지로 빠르게 피해 없이 파고들었다. 이 부분에서 나는 안심했다. 그런데 그때 하늘에서 적 폭격기가 나타났다. 폭격기는 우왕좌왕하는 내 부대 위에 자비없이 폭탄을 퍼부어댔다. 말도 안돼! 적들에게 아직도 저만큼의 폭격기가 남아 있었다고? 우리 부대가 있던 자리에는 지옥이 만들어졌다. 영상은 마지막으로 상반신만 남은채 고통스러워하는 얼굴로 죽어있는 나를 클로즈업하면서 사라졌다.

외계인이 다시 뭐라고 말하기 시작했지만 나는 마지막에 보인 내 죽음을 생각했다. 외계인이 하고싶은 말은 명확했다. ‘내일 전투는 함정이다. 가면 전부 죽는다.’ 전쟁터에 나온 이상 언젠가 죽을 수도 있다는건 각오했지만 이렇게 죽음을 미리 보게 될 줄은 상상도 못했었다.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데 왼쪽의 외계인이 앞으로 나와 무언가를 건냈다. ㄱ자 모양으로 꺾어진 플라스틱 덩어리. 한쪽은 손으로 잡기 쉽게 생겼고 검지로 작동하는 스위치가 있었다. 반대쪽에는 구멍 대신 구슬이 붙어 있었다. 장난감처럼 생겼지만 아마도 외계인들의 총이었다.

그리고 다시 하나의 영상을 보여주었다. 나온것은 많이 본 사람의 얼굴. 내 직속 사단장이었다. 영상에서 총이 나타났고 방아쇠를 당기자 한줄기 빔이 사단장에게 닿더니 검은 연기가 되어 사라졌다. 외계인은 다시 뭔가 말했다. 아마 이 총으로 사단장을 죽이라는 말이겠지. 그 말을 끝으로 외계인 둘은 점점 공중으로 떠올랐다. 빛이 시작된 부분까지 떠오르더니 빛은 사라지고 은색의 무언가가 되어 하늘을 빠르게 날아갔다. 세 번 생각할 필요는 없었다. 내가 방금 본건 외계인이다. 그들은 나에게 내일 전투를 하면 죽는다고 경고했고, 사단장을 내 손으로 죽이라고 말했다. 이건 분명해 보였다.

이 말도 안되는 일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외계인? 외계인이라고? 그게 나타났다는 것부터 믿기 힘든데 싸우지 말라고? 내가 헛것을 본게 아닐까 싶었지만 내 손에는 그들이 준 플라스틱 총이 남아있었다. 가벼운 무게감이 느껴지고, 반질한 촉감도 진짜다. 환상이 아니다. 맞아, 그들은 하늘에서 그렇게 요란하게 빛을 뿜어대며 나타났다. 이야기한건 나지만 다른사람들도 분명히 봤을 것이다. 나는 주위를 둘러봐서 가장 가까운 야간순찰병을 찾았다. 그는 하품을 하며 어두운 막사 주위를 돌아다니고 있었다.

“정지, 손들어, 움직이면..”

“연필. 그만해. 나다.”

“충성.”

“야 너도 방금 그거 봤지?”

“..어떤것 말입니까?”

“방금 저기서 섬광탄 터진것처럼 엄청나게 빛났잖아!”

“잘 못본것 같습니다.”

병사는 정말 아무것도 못봤지만 경계를 소홀히 해서 질책을 받을까봐 두려워하는 표정이었다. 나는 답답함을 느끼며 다시 돌려보냈다. 못봤을리가. 그렇게 밝은 빛이면 최전선의 경계병들도 봤을거고 난리가 났을거다. 그럼 역시 환상이였나? 플라스틱 총이 아닌데? 속삭였다. 미치겠네.

차라리 다른 사람이 외계인을 보고 나에게 보고했다면 나았을 것이다. 그러면 외계인? 나는 살짝 미소를 지으며 긴장해서 헛걸 본 거라고 진정시키고 군의관에게 보냈을 것이다. 내 부하였으면 싸대기라는 약을 직접 처방해줬겠지. 이걸 상부에 보고하는건 말도 안된다. 나도 못 믿는데 누가 이걸 믿어준단 말인가? 지휘관이 중요한 전투를 앞두고 미쳤다고 당장 정신병동에 보낼지도 모른다. 아, 순간 이것도 나쁘지 않을거라고 생각했다. 왜 나에게 이런 부담을 준단 말인가.

보고를 못한다면 어떻게 해야하나? 무시하고 원래 작전을 따라야하나? 그냥 외계인의 충고를 따라야 하나? 작전을 따른다면 죽을지도 모르고 외계인을 따른다면 확실히 죽을것이다. 아 젠장. 두뇌 회전을 계속했다. 외계인의 말대로라면 지금 적진은 거의 비어있을 것이다. 지금 수색대를 보내서 확인하는건? 너무 어두워서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중간에 걸리거나 지뢰같은 함정에 빠지겠지. 역시 선택지는 두개밖에 없다. 이 총으로 날 쏴서 편하게 죽는 방법도 있군.

그렇게 밤을 꼬박 새는 동안에도 답이 나오지 않았다. 해가 뜨고 있었다. 병사들도 깨어나 전투식량을 먹고 있었다. 참모들이 지휘텐트로 들어왔다. 나는 아직도 결정하지 못했다. 포병부대가 도착했다. 무전에서 곧 돌격하라는 명령이 전해졌다. 땅을 울리는 포격이 시작되었다. 참모들이 모두 나를 바라보았다. 내가 어서 돌격 명령을 하달하길 기다리고 있었다. 죽을지도 모르는데 빨리 가겠다고 안달이구나. 고민의 시간은 끝났다. 나는 입을 열었다.
8786 2018-06-05 22:58:04 1
300만원짜리 개인용 물침대.jpg [새창]
2018/06/05 18:46:58
한번쯤 들어가보고 싶은 곳이에요.
8785 2018-06-05 18:43:05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도서관, 포함, 그늘, 소개, 전쟁 [새창]
2018/06/05 18:24:55
새로운 역사 선생님이 왔다.
그는 어디에서 왔으며 자신이 얼마나 학생들을 좋아하는지, 어떻게 가르칠건지 자신의 방식을 열정적으로 소개했지만 나는 3일 전에 갑자기 쫓겨난 선생님을 떠올렸다.

전 선생님은 어떻게든 우리에게 지난 20년의 진짜 역사를 가르쳐주려 노력했다. 물론 직접적으로 알려 주지는 못했다. 그럴 수는 없었다. 그저 할 수 있는거라고는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에서 이상한 부분들을 은연중에 짚어가며 우리가 스스로 호기심을 갖고 모순을 깨닫도록 유도했다. 그것만으로도 국가보안법을 어길 수 있는 아슬아슬한 줄타기였고 그 교육방식이 거슬린 누군가에 의해 결국 끌려간 것이다.

그 뒤 선생님이 어떻게 됬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의도는 나를 포함한 몇몇 학생들에게 확실히 전해졌다. 매일 우리는 언제나 그늘지는 그림자의 숲에서 역사에 대해 몰래 토의했다.

“도서관에서 과거가 역사가 있는 책들을 조사해봤어. 재밌게도 20년 전에 나온 책들은 없더라. 모두 이후에 출판된 것들이야.”

“이곳은 광산이 발견되고 나서 사람들이 들어와 살았다고 알고있지. 하지만 광산 자리에 가보니 아무런 흔적도 없더라. 폐쇄를 그렇게까지 완벽하게 할 필요가 있을까?”

“나는 지하 창고에서 할아버지가 20년전에 쓴 일기를 발견했어. 겉표지에 <식품영양학>이라고 써있어서 지나칠 뻔 했지만.”

모든 아이들의 시선이 그 책에 쏠렸다. 그는 조심스럽게 책을 펼쳤다. 평범한 책이었지만 군데군데 손으로 쓴 종이가 붙어있었다. 첫번째 종이를 읽었다.

<2018년 6월 6일. 전쟁이 일어났다.>
8784 2018-06-05 00:02:58 5
[새창]

지금 사간다 기다려
8783 2018-06-03 22:03:11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회원, 묘지, 녹색, 함께, 사건 [새창]
2018/06/03 19:03:28
마을이 난리가 났다. 이걸로 벌써 두번째였다.
한달 전, A의 아버지가 노환으로 돌아가시고 공동묘지에 매장된지 3일째 되는 날에 일어났다. A는 전날 아버지가 자신을 꿈을 꾸었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보니 눈앞에 녹색 도깨비불이 보이는게 아닌가? 도깨비불은 따라오라는듯 흔들리더니 A를 이끌었다고 한다. 홀린듯 따라가보니 놀랍게도 3일전 묻힌 아버지의 묘지가 아닌가? 깜짝 놀라서 살펴보는데 땅 속에서 쿵 쿵 하면서 미약하지만 무언가 때리는 소리가 들렸다. A는 반신반의하면서도 서둘러 묘지를 파헤쳐 아버지의 관을 열었고 놀랍게도 돌아가셨던 아버지가 살아계셨다.

그리고 얼마 전, 한 불행한 신혼부부가 드라이브를 하다가 미끄러져 깊은 호수에 빠졌다. 누군가 발견해서 신고하고 구조대가 왔을때는 이미 빠진지 두 시간이 더 지나있었다. 시신을 건져냈을 때 두 사람이 껴앉고 죽은게 드러나 모두의 눈시울을 붉게 만들었다. 이 마지막까지 서로를 위로하고 사랑하던 부부는 공동묘지에 함께 매장되었다. 그런데 오늘 아침, 강아지와 산책하다 묘지를 지나던 아줌마가 무덤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들었고 곧 다시 파헤쳐졌다. 믿기 힘들지만 두 사람 다 살아있었다.

이 두 사건으로 마을은 하루종일 떠들석했다. 정말 아주 가끔 실수로 살아있는 사람을 묻는 일이 일어나기는 한다. 하지만 한달 사이에 두 번이나 이런 사고가 난다는게 말이나 되는 일인가? 부부의 마지막 장례 예배를 주관했던 목사는 마지막 사망확인서를 작성한 의사가 제대로 사망확인을 하지 않았고 일단 매장하고 보는 사이비 단체 회원이라고 주장했다. 의사는 말도 안되는 억측이라고 변호했다. 자신은 틀림없이 모든 체크를 했고 부패가 진행되는것까지 확인했다고, 자기 말고 다른 의사가 검사했어도 죽은게 확실하다고 했다. 물에 두 시간동안 빠져있었는데 살아나는게 말이 되는가? 그것도 두 사람이? 이것도 일리가 있었다.

수많은 말이 오갔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의사가 허술하게 검사했다고 생각했다. 죽은 사람은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3일만에 돌아온 예수님이 있긴 하지만 이 특별한 존재 외에 다른 예외는 없었다. 모두가 살아있는 사람을 묻었던 의사를 비난했고 의사는 몹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는 누구보다 죽은사람을 가장 많이 본 사람이었다. 만에 하나 가사상태였다는 기적도 있을 수가 없었다. 자신이 본 시신은 이미 부패하고 썩어가기라는 자연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 상태에서는 예수라 해도 살리는게 가능할리 없었다. 아니, 설마.

한 달 후, 불행하게도 이 마을에서 사람이 또 죽었다. 꼬마아이가 어두워질 때까지 친구들과 축구를 하다가 공이 차도로 튀었다. 공만 보고 쫓다가 오는 차를 보지 못했던 것이었다. 꼬마는 머리를 제대로 부딪혔고 뇌진탕으로 즉사했다. 의사는 그렇게 결론을 내렸다. 이전에도 그랬지만 죽은게 틀림없다. 하지만 의사는 다른 사람들을 불렀다. 동료 의사와 경찰, 목사까지 불렀다. 그리고 시체를 모욕할 정도로 건드려가며 죽은게 틀림없음을 확인시켰다. 사람들은 의사의 행동이 너무 심하다고 생각했지만 그가 그동안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알았기에 꼼꼼히 점검했고 그들도 사망을 인정했다. 호흡과 심장은 멈췄고 피를 많이 흘려서 창백하다. 차갑고 딱딱하게 굳어가고 있다.

꼬마도 공동묘지에 묻혔다, 아니 아직 묻히지는 않았다. 의사가 나서서 매장을 완료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의사는 아직 사망을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하면서 딱 3일만 두고 보자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특히 죽은 아이의 부모는 더 심하게 화를 냈다. 아이가 죽은것도 슬픈데 그 죽음을 가지고 장난해? 의사는 장례식 비용의 10배를 주면서 겨우 설득하고 진정시켰다. 사람들은 물러났지만 의사가 미쳤다고 생각했다. 두 번 잘못하더니 정신이 나간 모양이지.

꼬마의 시신은 묻히지 못하고 관에 갇힌 채 파여있는 묫자리 옆에 눕혀졌다. 의사는 먹을것을 챙겨 묘지로 갔다. 꼬마의 관이 잘 보이는 곳에 숨어서 노숙을 하기 시작했다. 묘지기를 고용해 함께 꼬마의 묘를 감시했다. 낮에는 꼬마를 추모하는 사람들이 왔다가 아직 묻히지 않는걸 보고 깜짝 놀라며 의사를 욕하고 지나갔다. 밤에는 의사와 묘지기가 캄캄한 관을 돌아가며 밤새도록 지켜봤다. 둘은 3일동안 꼼짝않고 자리를 지켰다.

마지막 3일째 아침에는 비가 내렸다. 시계는 6시를 가리키고 있었다. 돈을 받았지만 3일동안 노숙하느라 지쳤던 묘지기는 비를 피하기 위해 임시로 달아놓은 천막 아래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었다.

“잠깐.”
의사가 서둘러 묘지기를 깨웠다.
“이 소리 들립니까?”
아직 피곤한 묘지기가 하품을 하며 귀를 기울였다.
“빗방울이 관을 때리는 소리네요.”
“아니. 잘 들어보시오.”
통-통-
묘지기는 잠이 번쩍 깼다. 둘은 서둘러 달려갔다.
건드리지 않은 관뚜껑이 혼자 저절로 열렸다.
아이가 살아났다.
8782 2018-06-03 19:08:20 16
채식주의자용 아이스크림.jpg [새창]
2018/06/03 16:05:56

쥬스에서 얼음은 빼주세요.
8781 2018-06-03 15:10:13 1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엄마, 주방, 멋대로, 금, 깃털 [새창]
2018/06/02 17:52:42
민지는 아기가 잠들고 나서야 밀린 설거지를 할 수 있었다. 지친 몸으로 그릇을 씻고 있는데 싱크대 옆에 작지만 다리만 소름끼치게 길쭉한 거미가 보였다. 민지는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고무장갑에 물을 받아 한줌 끼얹었다. 거미는 힘없이 주저앉아 물에 달라붙어 허우적댔고 민지는 그걸 가볍게 쓸어 하수대로 흘려보냈다.

“우리 집에 멋대로 들어온 벌이다.”

아까 청소를 안 했던가? 마지막 접시를 건조대에 올려놓고 장갑을 벗으며 주방을 둘러보았다. 식탁 바로 옆의 벽에서 검은 물체가 꼬물거리는게 보였다. 민지는 얼굴을 찌뿌리고 티슈를 한장 뽑아 눌러 죽였다. 깔끔하게 처리해서 벽에는 흔적도 남지 않았다.

“빨리 이사갔으면 좋겠는데.”

오래되어 여기저기 금이 간 낡고 허름한 집이었다. 아직 신혼인 민지네는 마음에 드는 집을 구하지 못했고 시부모님이 예전에 살던 집에 임시로 들어와 살고 있었다. 조만간 재건축 발표가 나면 집값이 크게 뛸 거고 그때 좋은 집으로 이사가자는데 그게 언제일지는 몰랐다.

방에서 칭얼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잠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영우가 또 깨서 울고 있었다. 이번엔 기저귀를 갈아달라는 것이었다. 서둘러 한켠에 정리된 기저귀를 찾았다. 또 거미가 보여서 죽였다. 오늘따라 거미가 이상하게 많았다.

옆에 산이 있어서 벌레가 많으니까 거미도 많은걸까. 슬슬 여름이니 오늘 장 볼때는 모기도 예방할겸 벌레 퇴치 약을 사야겠다고 생각했다.

“영우엄마, 오랜만이야! 시장보러왔어?”

“아주머니 안녕하세요. 네, 찬거리좀 사려구요.”

영우를 업고 마트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아주머니를 만났다. 아주머니는 언제나 귀찮을 정도로 꼬치꼬치 참견해댔다.

“글치, 이제 영우도 이유식 떼고 밥 먹여야지~ 근데 벌레약은 왜 이렇게 많이 사?”

“요즘 집에 거미가 나와서.. 어차피 곧 여름이기도 하니까요.”

“아 거미! 그거 알아? 저번주에 이사간 301호 있잖아, 영우엄마 윗집 살던 사람. 그사람 이사갈때 직원이 실수로 박스를 떨어트렸는데 거기서 거미가 쏟아지지 뭐야? 알고보니 짐이 온통 거미더라구. 소름돋는줄 알았어.”

그런 이야기를 몇번 주고받고나서 집으로 돌아왔다. 아파트 현관을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위에서 참새가 뚝 떨어졌다. 참새는 깃털이 어지럽혀진 채 검은 개미떼에 둘러쌓여 부들거리고 있었다. 새가 왜 개미에게 당하지? 하고 자세히 보니 개미가 아니라 거미였다. 민지는 소름이 돋아서 서둘러 집으로 들어갔다. 큰 거미는 작은 새도 사냥한다는걸 들었지만 저렇게 작은 거미가 새를 잡는건 처음 봤다.

아까부터 보인 거미 때문에 매우 불쾌했다. 그래서 영우를 내려놓지도 않고 장바구니에서 벌레 스프레이를 꺼냈다. 신발장 위에서 한마리 보였다. 죽였다. 거실 액자 옆에서 두마리 보았다. 죽였다. 소파 사이에서 세마리 보았다. 죽였다. 냉장고 뒤, 죽였다. 천장 모서리, 죽였다. 거미가 생각보다 너무 많았다. 스프레이를 너무 많이 써서 스프레이에 함유된 레몬 냄새가 진동했다. 환기가 필요한것 같아 베란다 문을 활짝 열었다.

다음은 아기방 차례였다. 이곳은 그냥 약으로 가득 채운 뒤 밀폐시키는게 확실할거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거미가 보이지 않아도 안쪽부터 꼼꼼히 스프레이를 뿌렸다.

툭-

뒤에서 확실하게 작은 무언가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민지는 돌아보고 비명을 지를뻔했다. 아기 주먹만큼 커다란 거미였다. 곧바로 거미에게 스프레이 직격을 먹였는데 그 후에 결국 참지 못하고 비명을 질렀다. 스프레이를 맞은 커다란 거미는 갑자기 터지더니 쌔카맣게 무수히 많은 새끼 거미들이 터져나와 사방으로 퍼지고 있었다. 민지는 비명을 지르며 미친듯이 스프레이를 뿌렸다. 업혀있던 영우도 울기 시작했다. 스프레이 한 통을 거의 다 쓰고 거미들이 더이상 움직이지 않는걸 보고나서야 겨우 진정했고 영우를 달랬다. 거미가 왜 이렇게 많지? 다 어디서 왔지?

민지는 일어나 죽은 거미들을 넘고 장바구니로 돌아가 벌레약을 더 꺼냈다. 그러다 이상한 느낌이 들어 베란다를 바라보았다.

우글우글한 거미떼가 베란다의 방충망과 창문 틈 사이로 계속해서 들어오고 있었다.
8780 2018-06-03 02:34:37 61
강심장만 할 수 있는 직업.gif [새창]
2018/06/02 23:32:16


8779 2018-06-02 21:52:54 74
서양에서 일본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이유 [새창]
2018/06/02 13:25:40

https://twitter.com/xxroamxx/status/1002723894531317760
8778 2018-06-01 23:42:35 64
김병만도 못 이길것 같은 남자.gif [새창]
2018/06/01 18:43:01


8777 2018-05-31 20:04:25 65
요즘 초등학생 근황.jpg [새창]
2018/05/31 19:15:16
나연쓰 나 다은쓰 추석 잘보내고 다치지마!!!!!우리 더 친해지장고!!♥
8776 2018-05-31 19:37:38 1
불곰국의 식당 경치 [새창]
2018/05/31 14:22:46
저 나라는 옆에서 전쟁이 나도 햄버거 시켜먹으면서 불곰이랑 구경할것같음.
8775 2018-05-31 19:08:18 4
(문장 연습 오늘의 단어) 약속, 배신, 연락, 우물, 보름 [새창]
2018/05/31 17:42:24
나는 좀비다.
인간이었을때의 기억을 되살펴보자면 나는 좀비를 피해 정신없이 도망치다 낮은 우물에 떨어졌고 그대로 목이 부러져 죽었다. 그런데 어느 친절한 좀비가 내 시체를 건져서 이렇게 좀비로 만들어 주었다. 지금 생각하면 너무 어처구니가 없긴 하다. 이렇게 편하고 좋은데 좀비가 되는걸 두려워했다고? 마치 어린아이가 주사를 무서워 하는것 같아서 부끄러웠다. 그 뒤 나도 다른 좀비들과 함께 돌아다니며 남아있는 사람들을 좀비로 만드는 일에 열중했다. 사람들도 처음에는 공포에 떨었지만 좀비가 되고서 이게 나쁘지 않고 오히려 사람이었을 때보다 낫다는것을 깨달았다.

좀비가 된다는것은 큰 축복이다. 더이상 생과 사에 얽매이지 않기 때문에 인생의 모든 걱정거리가 사라지기 때문이다. 살아있을 때는 그저 고통스러운 삶은 이어가기 위해 먹고 자고 일하고 노력하고.. 모든걸 해야한다. 하지 않으면 죽는다. 멈춘다. 끝난다. 사라진다. 하지만 좀비는 이 모든것에서 자유롭다. 그래서 순수하게 자연의 아름다움에 대해 찬미할 수 있고, 진리를 연구하며, 정의를 추구할 수 있는 것이다.

이제 살아있는 인간은 거의 없었다. 인간들이 버티던 쉘터는 먹지도 자지도 않고 늘어만 가는 불멸의 군대에 의해 결국 무너졌다. 이제 마지막 남은 인간들이 견고한 성에서 버티며 최후의 발악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것도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그런데 갑자기 상황이 역전되었다. 결국 인간들은 좀비를 인간으로 변하게 만드는 인간 바이러스를 개발해냈다. 이 바이러스는 공기에 미량 살포하기만 해도 순식간에 퍼져 수백마리의 좀비를 인간으로 되돌릴만큼 강력했고, 좀비들은 어떻게해도 인간이 되는것을 막을 수 없었다. 순식간에 대부분의 좀비가 감염되어 인간이 되었다. 인간들은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남아있는 좀비도 감염시키러 찾아다녔다. 그렇게 보름만에 우리들의 세상은 인간에게 빼앗겼다.

나는 얼마 안남은 동료들과 함께 지하로 도망쳤다. 바이러스는 바람을 타고 세계 전체로 퍼졌지만 순환되지 않는 깊은 지하까지 들어오지는 못했고 고여있는 지하의 공기는 우리가 죽어남을 수 있게 만들어주었다.

그 후로 1년, 우리는 어떻게든 세상에 적응했다. 피부로 침투하는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 온몸에 인조 가죽을 이어붙인 다음 화장을 해서 혈색이 도는 살을 만들었다. 꼬맨 부분이 어색하긴 하지만 다른 인간들도 썩어가는 좀비의 몸으로 인간이 된지 얼마 되지 않았던 터라 어색하지는 않았다. 고약한 썩은내는 강력한 탈취제와 향수로 어느정도 가렸다. 호흡이 불가능하고 목소리가 ‘그어어’ 밖에 나지 않는 부분은 목구멍에 보조 발성장치를 달아 해결했다. 그렇게 인간으로 변장했다.

그 상태로 인간의 사회에 몰래 녹아들었다. 우리는 인간 바이러스 연구소에 침투해서 그들의 연구 자료와 바이러스를 탈취할 계획을 세웠다. 그 바이러스를 분석해서 좀비로 되돌릴 수 있는 해독제를 만들기 위해서였다. 우리가 다시 세상을 구하겠다.

연구소의 보안은 삼엄했다. 아무리 살펴도 도저히 경계를 뚫을 수 없었기에 양동작전을 펼치기로 했다. 인원의 절반이 입구에서 교란을 피우면 남은 쪽은 몰래 뒷문을 통해 빠르게 잠입가서 훔쳐오는 것이었다. 나는 3명의 동료와 함께 침투 역할을 맡았고 밤의 어둠 속에 숨어 타이밍을 알리는 연락이 오길 기다렸다.

그런데 한참이 지나도록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 약속했던 시간은 한시간이나 지났고 이상하게 주위 경계병력이 늘어나는 느낌이었다.

무언가 잘못되고 있음 느꼈다. 황급히 도망치려 하는데 갑자기 하늘에서 강한 조명이 비췄다. 곧바로 총을 든 인간 무리가 주위를 포위했다. 계획은 실패했다. 하지만 어째서? 인간 사이에서 익숙한 얼굴이 나왔다. 교란 임무를 맡았던 좀비중 하나였다.

“너.. 우리를 배신해?”

“배신? 난 한번도 배신한적이 없어. 나는 처음부터 인간이었거든. 숨어있는 마지막 남은 좀비들을 전부 찾아내 소탕하기 위해 너희처럼 변장하고 무리에 잠입했을 뿐이야. 그리고 너희가 죽어남은 마지막 좀비들이야. 안녕.”

그렇게 세상의 마지막 좀비들이 인간이 되며 멸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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