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03
2018-06-09 13:04:57
1
사바니는 이 역사적인 사건의 가운데에 있어서 감격했다.
이 화려하고 웅장한 크기를 자랑하는 비행선 “아르고”는 제국의 국력과 위상을 그대로 보여주었다. 오늘이야말로 황금성을 정복할 것이다. 사바니는 비록 마지막 제어 밧줄을 푸는 역할을 맡은게 고작이었지만 거대한 비행선을 눈 앞에서 바라볼 수 있는 것만으로도 만족하고 있었다.
12년 전 구름 사이에서 갑자기 나타난 황금의 성에 온 인류는 충격을 받았고 곧바로 한번도 도전해본적이 없었던 비행선의 개발에 착수했다. 그리고 6년만에 소형 비공정의 개발에 성공해 10명의 조사단을 보냈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비공정은 다 찢기다시피 해서 추락하듯 겨우 내려왔으며 그마저도 죽어가는 한명의 생존자밖에 없었다. 그는 황금성에 “상식을 뛰어넘는 괴물들이 있다”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기고 죽었다. 하지만 함께 가져온 휘황찬란한 황금 단검은 여전히 사람들을 매혹시켰다. 그래서 제국은 다시 비행선을 제작하기 시작했다. 더 크고 강하게. 이번에는 제국의 정예 병사 300명으로 황금성을 확실히 정복하고 보물들을 약탈할 계획이었다.
제국의 모든 천재 기술자들을 모아 6년의 긴 세월의 끝에 크고 웅장한 비행선 “아르고”를 제작하는데 성공했다. 전체 길이만 해도 500m는 넘고 높이도 120m가 넘어서 가까이서 보면 압박감에 질색할 정도였다.
황제는 흡족했다. 긴 출정식이 끝나고 모든게 이상 없이 정상적으로 작동되는걸 확인한 아르고는 커다란 엔진 소리와 함께 거대한 몸을 들어올리기 시작했다. 말단 직원들이 신호에 맞춰 선체를 지상에 묶어두는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사바니도 자기 차례가 되자 밧줄을 풀기 시작했다.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묶어 놓은 방식이 설계와 달랐다.
“사바니, 뭐해! 빨리 풀어!”
“이게 잘 안풀려요. 누가 이렇게.. 아 풀었다!”
사바니가 줄을 풀은 그 순간 갑자기 적당한 바람을 받은 비행선이 높이 떠올랐고 미처 반응할 새도 없이 사바니도 줄에 엉켜 같이 떠올랐다. 당장 줄을 놔야 했지만 빠르게 푸는건 불가능했고 칼로 잘라내자고 마음을 먹었을때는 벌써 10m 이상 떠올랐다. 사바니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밑에서 사람들이 소리치고 있었지만 너무 늦어서 도와줄 수는 없었다. 상승기류를 타기 시작한 비행선은 점점 빠르게 올라가고 있었고 지상의 사람들이 점처럼 보였다. 사바니는 줄 하나에 매달려 덜덜 떨었다. 지금 생사의 갈림길에 있었다. 여기서 떨어진다면 뼈도 가루가 될 것이다.
“도와주세요! 여기 사람이 있어요!”
사바니는 비행선 위의 사람들을 향해 소리쳤다. 프로펠러가 바람을 가르는 소리에 묻히는가 싶었는데 다행히 물자 담당자 키모가 사바니를 보았다. 키모는 대장에게 보고했다.
“대장님, 계류색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데요.”
“뭐? 누가 추락했나?”
“보아하니 출항할때 줄을 제대로 놓지 못하고 딸려온것 같습니다.”
“그런 얼간이가 있다니! 그딴놈에겐 줄 식량도 아까우니까 떨어트려버려.”
키모는 잠시 고민했다. 그렇게 떨어트리는건 너무나도 가혹한 것 같았다.
“하지만 시작부터 사람이 죽었다는게 알려지면 병사들의 사기가 떨어질지도 모릅니다.
대장은 미간을 찌뿌리며 잠시 고민했다.
“그럼 끌어올려서 선내 감옥에 가둬라. 황금을 노리고 숨어들어온 쥐새끼일지도 모르니까 말이지.”
사바니는 가까스로 구조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