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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26 20: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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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연설명]
1974년 인민혁명당(인혁당) 사건에 연루되어 무기징역을 선고 받은 대한목재 유진곤 사장의 아들 유동민(당시 13세) 어린이가 카터 대통령 당선자에게 보낸 편지. 카터는 대통령 취임사에 '인권에 대한 우리의 헌신은 절대적이어야 한다. 강자가 약자를 억압해서는 안되며 인간의 존엄성은 지켜져야 한다. 우리는 누구도 위헙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억압자가 벌을 받지 않는 것은 세계 문명에 대한 모욕이다.' 라고 적을 만큼 인권에 관심이 매우 높았음. 그런 카터 행정부가 이 편지를 받고 소위 미국의 우방 중 하나에서 이런 인권유린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인지했으니 가만 둘 리 만무했음.
카터 행정부는 이후 박정희에게 압력을 가하기 시작했는데, 취임 직후 박정희에게 '너네 나라 인권이 심히 우려된다' 라는 친서를 전달하기도 했고, 심지어 그 압박카드 중에는 '주한미군 철수'까지 있었을 정도로 다각도로 압박을 가함. 이에 당시 박정희 정부는 "인권문제 제기가 미국의 내정간섭 아니냐?" 라고 강력하게 반발함 (쉽게 말해서 북한 인권 관련해서 UN에서 뭐라고 하면 왜 북한에서 내정간섭하지 말라고 하는 거 생각하면 됨. 결국 그때 박정희 정권 수준이 그정도 수준이었다는 얘기.)
하지만 미국의 뜻을 거스를 수 없었던 박정희 정부는 결국 긴급조치 9호로 체포된 상당수의 정치범이 석방됨. 유동민 어린이의 아버지인 유진곤 사장도 풀려났으나 고문의 휴유증에 시달리다 1988년 사망함. 이 편지는 현재 미국 카터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음. 카터 입장에서는 "내가 생전에 이렇게 국제 인권에 큰 관심을 쏟았다." 를 자랑할 수 있는 편지이지만 우리 입장에서는 진짜 쪽팔린 흑역사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