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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7-30 14:4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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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연설명]
오염된 피 사건
2005년 WOW 북미 서버에서 발생한 사건으로, 1.7 패치의 레이드 던전 '줄그룹'에 나오는 혈신 '학카르'의 고유 스킬인 '오염된 피(Corrupted Blood)' 기술의 버그로 수많은 캐릭터가 죽어나갔던 사건.
원래 오염된 피 기술은 던전용 디버프라 줄그룹 던전을 나가면 효과가 없어져야 했지만, 팻을 사용하던 사냥꾼이 던전 내에서 이 디버프에 걸린 펫을 소환해제한 후 밖에서 다시 소환을 하면 펫과 자신에게 해당 기술(바이러스)가 걸려 있는 채로 소환되는 버그가 발생한 것. 게다가 이 디버프는 해제가 불가능한데다 대도시의 NPC도 걸리면서 숙주 역활을 제대로 해 대는 통에 (NPC는 체력이 자동 회복되기 때문에 죽지 않고 계속해서 바이러스가 걸린 채로 돌아다녔음) 그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음. 심지어 유저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GM까지 바이러스에 걸려버리는 사태가 발생함.
플레이어들은 치료(힐을 가진 사람들이 걸린 사람들을 도와줌 - 근본적 치료는 못하고 HP만 높여주는 일종의 연명치료), 감염되지 않은 플레이어를 안전지대로 유도하거나 감염된 플레이어가 도시 안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격리하는 민병대 활동 등의 이타적 행동을 하는 플레이어,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혼자서 아무도 없는 숲으로 가서 죽은 감염자, 병에 걸리지 않기 위한 집단 탈주, 심지어 고의적으로 격리지역에서 탈주해 인근 마을을 습격(방문)해 병을 옮기거나 일부러 감염 구역으로 미감염자를 유도하는 등의 테러 행위를 하는 플레이어도 발생하는 등 다양한 인간군상의 끝을 보여주었음.
결국 이 사태는 블리자드가 서버를 리셋시키면서 해결되었으며, '오염된 피' 기술 자체를 짧은 시간만 데미지를 주게 변경했음. 해당 사건은 해외 뉴스에 널리 퍼졌고, '가상세계에서의 전염병 발발', '전염병의 실제 확산경로와 인간 행동 패턴 연구'에 대한 예로 인턴젯 포럼과 의학 저널에 언급될 정도로 유명한 사건이 되었고, 이 현상을 분석한 논문들도 100여편 나옴. 여담으로, 미국의 CDC(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 에서 전염병 확산과 관련한 연구목적으로 관련 자료를 달라고 블리자드에 요청했으나 블리자드는 단순한 게임상의 버그일 뿐이라며 제출을 거부함. 또한, 온라인상에서의 감염과 사망은 단순히 '귀찮은' 일이기 때문에 실제 목숨이 달린 현실세계와 비교해서는 안된다는 이야기도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