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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5 21:5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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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공화정에서 훌륭한 대통령이란 과연 어떤 인물이어야 하는가...에 대해 곰곰히 고민을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생각의 끝에 민주공화정에서 훌륭한 대통령 감이란 모든 방면에서 개인 능력이 출중한 만능인간, 철인 같은 사람은 분명 아니란 결론에 다다랐죠. 그런 인간은 존재할 수도 없을 뿐더러 설령 존재한다 해도 혼자서 모든 일을 다 처리해내는 '철인'은 민주주의에 어울리지 않는, 오히려 민주주의를 해치는 요소라 생각합니다.
민주주의는 시스템으로 움직여야 해요. 훌륭한 능력자가 대통령이 되건 좀 덜떨어진 부족한 인물이 대통령이 되건 잘 짜여진 시스템이 어느정도 평균치는 끌고 갈 수 있는, 그런게 구축되어 있어야 한다는 말이죠.
대통령 혼자 경제 문화 정치 외교 국방 무역 환경 자원 과학 기타 등등 모든 사안에 다 전문가가 될 수는 없습니다. 또 그렇게 본인이 저걸 다 혼자 하려고 들어서도 안되구요. 그렇게 과욕을 부려봤자 한 사람의 인간이 모든걸 잘 할 수는 없기에 빈틈이 생길 수 밖에 없고 그렇게 과욕을 부린 대가로 시스템이 무너져 차기 차차기 정권에서 능력 부족한 인물이 대통령이 되었을 경우 나라 전체에 재난이 오게 되는 거죠.
결국 '훌륭한 대통령'이란 본인 능력이 어떠하건 그건 나중에 생각할 문제고, 각 분야의 전문가 인재들을 골라내 적재적소 요직에 앉혀 사용하는 '인사 능력'과 그들이 각자의 분야에 대한 전문지식을 가지고 국정운영시 발생하는 수많은 복합적 문제들에 관해 충돌할때(예를 들면 자원 전문가와 환경 전문가가 충돌하거나 할때) 양쪽의 의견을 잘 듣고 적절한 합의점을 찾아내는 '조율 능력', 그리고 전문가들이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마음껏 역량을 펼칠 수 있게 모든 책임을 대신 져주며 전폭적 지지와 지원을 해주는 '책임감'만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근간은 바로 '탈권위'에 있죠. 위에 말한 3가지가 훌륭한 대통령에게 필요한 '능력'이라면, 인재를 직접 찾아가 삼고초려 할 수 있는 탈권위, 인재들이 서로 가감없이 자기 의견을 개진할 수 있게 귀를 기울여주는 탈권위, 모든 책임을 현장이 아닌 자기 자신에게 돌려 현장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는 탈권위, 이것이 훌륭한 대통령에게 가장 필요한 '덕목'입니다.
그럼 훌륭한 대통령에게 필요한 '신념'은 무엇일까요? 두말할 필요도 없이 '민주주의'를 꼽을 수 있겠죠. 또한 철저하게 정도와 원칙을 고수하는, 때로는 답답해 보일 정도의 '원칙주의' 역시 필요합니다.
제가 문재인이란 사람을 단순히 선거에 있어서의 '차선책'이 아닌 적극 지지의 대상으로 바라보게 된 것은, 문재인 당시 전대표가 지난 총선에서 위기의 민주당을 구해낸 인재 발굴 능력을 보여주면서 부터였습니다. 김병기 조응천 표창원 박주민 등등 현재 맹활약을 보여주는 정치신인 인재들이 당시 문전대표의 발굴로 정치계 입문을 했죠.
이 양반이 원칙주의자에 탈권위주의자란 것은 고 노무현 전대통령의 단짝이란 사실과 참여정부 비서실장이던 시절의 일화들을 통해 익히 알고 있었구요.
대통령이 된 지금은 더더욱 폭넓은 인재 발굴과 인선능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습니다. 진영이나 내 사람 남의 사람 구분따위 없이 인재를 적극 모셔오는 행보를 보이고 있죠. 그리고 그들을 마음껏 활약할 수 있게 뒤를 든든히 받쳐주고, 그들 간 토론을 유도하고 조율과 협상을 맡아주는 능력도 보여주고 있죠. 심지어, 꽉막힌 원칙주의자라 야당들과의 정치적 협상 능력이 부족해 국정 운영 동력을 잃지나 않을까 걱정을 했었습니다만 그 부분조차 어떠한 협잡이나 타협이나 꼼수 없이 정도 속에서 기막힌 한 수를 찾아내 돌파해내는 모습까지 보여주고 있죠.
처음엔 그의 신념과 탈권위 소탈한 인간성만을 보고 선거에서의 차선책으로 지지했습니다만 그의 인선능력에 놀라 적극 지지로 돌아섰고, 이제 대통령이 된 후 보여주는 인재를 적극 발굴해 충분한 권한을 실어주고 자신은 뒤로 빠져 책임만 대신 져주는 훌륭한 인선 능력을 보면서 어쩌면 제 개인적으로 그려오던 가장 훌륭한 이상적 대통령 상을 마주하고 있는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문통도 사람이고, 5년의 국정운영을 하며 실수나 실패도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내가 바라던 가장 이상적 대통령상을 보여주며 완벽하지는 못할지언정 역대 가장 훌륭한 대통령의 표본은 보여줄 거라 기대가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