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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5 01: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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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진보신당 지지이고 참여정부가 신자유주의라는 것도 잘 압니다.
(FTA와 스크린쿼터를 지독하게도 반대했고 이라크파병도 반대할 정도의 진보파입니다)
하지만 진보가 있다면 맞은편에 보수도 있어야겠죠.
제가 생각하는 한국의 이상적인 정치 구조는 건전한 진보와 건전한 보수가 서로 맞싸움을 하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지하는 진보신당이 그 건전한 진보에 그나마 가장 가깝다고 생각하기에 지지하는 것이고, 반대로 진보신당과 '제대로 된 정당싸움'을 벌일 건전 보수에 그나마 가장 가깝다고 보는게 친노계 보수라고 봅니다. 참여정부에 한계와 실수가 많이 있었다고는 하나 전반적인 평가를 내렸을때 어느정도 건전하다라고 판단할 수 있었으니까요.
제가 저와 노선이 다르지만 유시민과 국참당을 인정하고 어느 한편으로는 적당히 지지하는 이유는, 민주주의 정당정치는 1개 당이 모든것을 할 수는 없습니다. 모든 사안에 두고 격렬하게 토론을 벌일 '훌륭한 적군'이 필요하죠. 그러한 건전하고 훌륭한 적으로 가장 적절한 대상이라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무엇보다, 노무현 정권이 보여줬던 관용과 포용의 면을 봤기에 이런 판단을 하는 겁니다.
한나라당 밑에서라면 민노당도 진보신당도, 진보 정당들이 제 목소리를 제대로 낼 수가 없습니다. 격렬하게 항의한 것 만으로 정치적 탄압을 가하는 정권이니까요. 하지만 국참당이 만약 메이저가 된다면 최소한 진보 정당들이 자기 '목소리'를 낼 여지는 있다고 봅니다.
솔직히 서울지역의 한 후보 같은 경우엔 능력과 청렴은 인정하지만, 이번 선거를 준비하는 자세가 그닥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후보단일화라면 단순히 가위바위보 해서 이긴놈이 몽땅 먹고 진놈은 숙이고 들어오는 어린애 싸움이 아닙니다. 서로의 정책을 섞고 공정한 '연합'을 하는 과정입니다.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 준비 과정에서 보여준 고압적으로 강짜부리는 태도야 말로 후보단일화를 가로막은 걸림돌이었죠. 이제와 후보단일화를 하지 않는다고 진보신당을 비난하는 것은 잘못된 일입니다. 서로의 정책을 섞고 토론하고 논의해야 하는 오랜 과정을 생략하고 시간없으니 그냥 내 밑으로 기어들어오라는 말과 다름아니니까요.
경기도지사 선거 역시 같은 보수계열인 민주당과 국참당 간의 후보단일화를 먼저 끝마친 이후에, 아예 노선자체가 다른 진보계열 양대 정당과는 오래도록 논의를 해야만 하는게 순서였습니다. 하지만 역시나 민주당이 "유시민은 꼴보기 싫어서 무조건 안된다"는 어리광을 부리며 유시민-김진표 단일화를 이제와서 끝내버린 판국이니 진보계열과의 단일화 논의를 할 충분한 시간적 여유가 없어져버렸습니다.
이는 민노당/진보신당을 규모가 작은 정당이라고 철저하게 무시하는 태도에 다름아닙니다. '연합'을 하자는게 아니라 '굴종'을 시키고, 선거가 끝나면 내버리겠다는 말에 다름아니죠. 여기에 진보 정당들이 굳이 따라야할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민노당의 선택을 비하하려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어떤 선택을 하든 두 정당 모두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는 겁니다)
다만 제가 유시민에 대해서는 나쁘지 않게 생각하는 이유가, 민주당과는 다르게 국참당 역시 규모가 매우 작은 정당에 불과합니다. 연합을 했을 경우 야당연합 내부에서도 거만한 거대 민주당 vs 여타 군소 정당들 간의 싸움이 벌어질 것이 분명한데, 이때 국참당은 필연적으로 민노당/진보신당과 "동일한 입장"에서 손을 잡을 수 밖에 없는 입장이란 것이죠. 사실상 야당 연합은 물론 야당이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최대 걸림돌이 되고 있는 썩을대로 썩은 민주당을 솎아 내는 것 역시, 매국 세력을 역사의 뒤안길로 밀어내는 것 만큼이나 시급하고 중요한 일입니다. 만에 하나 유시민으로 단일화되어 도지사 선거에서 이기기라도 한다면, 한나라당을 밀어내고, 민주당도 밀어내고, 향후 대한민국의 정치를 이끌어갈 건전 보수와 건전 진보의 씨앗이 서로 연합해 싹을 틔우는 일석 이조의 효과를 보는 거라 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제 선거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긴 하지만 유시민은 단일화에 대한 논의를 적극적으로 펼치겠다고 이야기했습니다. 시간이 촉박하기에 어떤 합의를 찾아낼 수 있을지 걱정스럽긴 하지만, 저는 유시민의 그간 행보나 저서 등을 살펴볼때 성격이 그다지 강압적이거나 독선적이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대화해볼 만한 가치가 있는 대상이라 생각된다는 것이죠.
저도 정체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고(최소한 자기 정체를 속이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그러기에 저와 노선이 다르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만 진보 입장에서 지금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범 야권이 갈라질 경우 필패는 자명한 사실이고, 합치긴 합치되 대표로써 누구로 모아질 것이냐가 관건인데 민주당의 깽판 덕에 정작 제대로 된 연합을 준비할 시간을 잃어버렸으니까요. (진보와 보수라는 정 반대 세력 둘이서 서로 정책을 맞추고 양보하고 주장하고 논쟁하며 중간점을 정해야 하는 대 토론을 해야하는데 선거까지 이제 정말로 며칠 안남았으니까요)
그런 점을 고려할때 진보 성향 유권자들이 자신의 성향과는 다른 선택을 하는 것을 단순히 패배주의나 현실과의 타협만으로 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진보주의자가 아닐바에야 (비록 보수주의자일지라도) 민주주의자를 뽑겠다' 이 말인 즉슨 한발 양보를 하되, 승리한 후의 지분을 약속받는 것이니까요. 한나라당이나 민주당 같은 파쇼들에게 힘을 보태줬다가는 나중에 탈탈 털리고 빈손으로 쫓겨날게 뻔하지만 최소한 민주주의자에게 힘을 줬다면 이후에 내 발언권은 보장받을 수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또 한가지, 위에서도 말했듯 국참당의 현 포지션을 잘 살펴보면 그런 '도둑질'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절묘한 상황이니까요. 국참당도 민노당/진보신당과 다를바 없는 작은 규모의 군소정당에 불과하고, 태생적 특성상 당선 후에 절대로 민주당과 합쳐질 수도 없는 정당입니다. 김진표-민주당 위주의 단일화였다면 끼어봐야 득볼거 없는 연합이지만, 유시민-국참당 위주의 단일화라면 이 연합 안에서 진보진영의 발언권이 강해질 수 밖에 없습니다. 대표자인 유시민이 민주당을 견제하기 위해 진보진영과 1:2 소연합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니까요) 단순히 인물을 보거나, 진보진영에 대해 '우린 안될거야 아마'라는 식의 체념으로 다른 당을 살펴보는 것만은 아닙니다. 현실 정치에서 진보진영의 힘을 키우기 위한 여러가지 방안을 살펴보고, 마찬가지로 건전보수진영도 함께 커나가며 (물론 그 과정에서도 서로 티격태격 견제하고 싸울게 뻔하긴 하지만) 윈-윈 할 수 있는 방법으로서 그리 나쁘지 않은 길이 있다면 그것도 한번 살펴보자는 것 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