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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07 11: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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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이걸로 싸우는 분들이 계시네요..
인민이란 단어의 본 뜻은 그게 아니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민은 북한말이다. 현실적으로 지금의 인민이란 단어는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
...뭐 이렇게 반박하시는 분들도 틀린 말은 아닙니다만, 좀 더 근본적으로 보자구요.
우리나라 대통령이 평화를 위해 적대국을 직접 방문했습니다.(물론 명분은 '평화'이고 실질적 목적은 좀 더 다층적인 측면이 있습니다만, 명분만으로도 그 효과는 뛰어나죠. 아, 위에 몇몇분은 '대체 북한이랑 평화로워야 하는 이유가 뭐냐'는 위험한 소리 지껄이시는데, 그냥 소말리아 가서 사세요. 살해의 위협과 살인의 충동이 일상화 되어 있는 무정부 전쟁상황에서 사는게 소원이시라면. 대한민국 국군이 왜 존재하는지, 우리가 왜 군대가서 2년간 뺑이치고 오는지 그 이유가 뭔지 몰라서 하는 소립니까? 우리가 어디 전쟁질하고 싶어서 군대가고, 군사력 키우는 줄 아십니까? 우리가 군대가고 군사력 키우고 하는건 전쟁질 하기 위해 준비하는게 아니라 전쟁을 막기 위해서, 남이 우리한테 함부러 전쟁걸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 하는 겁니다.)
그리고 방문 와중에 방명록을 작성할 일이 생겼습니다.
당신들이라면 거기에 뭐라고 적겠습니까?
당신들이라면 당신네 개인적 감정으로 거따가 "김정일 개새끼 해봐"라고 적겠습니까?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인물로 거기 가서 '공산당은 나쁘니까! 북한은 우리 주적이니까!' "공산당은 나빠요!" 적고 오겠습니까? 당신 한명의 개인적 감상을 적어놓은 게 대북 선전포고가 될지도 모르는 판국에??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무궁한 발전을 빕니다" 이런건 적으면 안됩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이건 대한민국 대통령이자 대표로서 "김정일 개새끼"만큼이나 절대적으로 부적절한 발언입니다. 아니, 우리의 주적인 나라에게 무궁한 발전을 기원한다는건 우리나라 짓밟고 올라서란 소리밖에 더 됩니까? 사실 저런 식의 무차별적 덕담은 동맹국한테도 쓰기 껄끄러운 말입니다. 그런다고 그럼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만수무강을 빕니다" 이런 말도 웃깁니다. 우린 이미 북한의 지도층이 북한 '인민'들에게 어떠한 만행과 착취를 자행하고 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북한의 지도자에게 덕담을? 또한 적국의 지도자이자 적국 수뇌부의 대표인물인 사람에게 덕담을?? 아니죠. 진보가 됐든 보수가 됐든 수꼴이 됐든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저딴 말을 용납할 수가 없는 말들입니다.
그럼, 뭐라고 쓸까요? 어쨌든 평화를 위한 목적으로 방문을 해서 뭔가 좋은 의미의 말은 한마디 적어놔야겠는데... 무난한 선택으로는 '양국 간에 평화가 깃들기를' 뭐 이런 식으로 양국 관계에 관한 덕담을 선택할 수도 있겠습니다만,(사실 애매하긴 해도 제일 무난한 답안이죠) 노 전 대통령은 좀 더 과감한 문장을 택했습니다.
"인민은 위대하다"
참으로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북한말 단어가 들어가있는데 '위대하다'라는 형용사를 썼다는 이유만으로 방방뛰시는 위의 몇몇 리플러분들과는 별개로, 받아들이는 쪽에서는 참으로 애매하기 그지없는 말일 수 밖에 없습니다.
자기네 정권이나 정부, 지도자에 대한 일말의 언급없이 그냥 '인민'이 위대하다고만 써놨으니까요. 뭐라 물어보고 따지고 싶습니다. "인민이 위대하다고? 그래서 우리더러 어쩌라고!?"
북한 정권에 대한 언급없이 인민이 위대하다고 써둔 저 말이 어떤식으로 해석될 수 있을지를 생각해 보세요. '인민은 위대하다. (그러니까 북한 정권은 뻘짓을 멀리하고 인민을 무서워 하시는게 좋습니다)'라거나, '인민은 위대하다. (우리 인민들 힘내시고 파이팅^^!)'이라거나... 후자의 경우엔 "그래서 인민들 더러 뭘 어쩌라고? 뭘 어쩌는데 힘내고 파이팅하라는 건데?"라고 받아들일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하지만 북측 입장에서 미묘하게 기분나쁜 해석이 가능하다고는 해도 트집잡을 수는 없습니다. 인민이 위대하다는 말 자체에 대해서는 자신들도 반박할 근거가 없거든요. 어쨌든 지들도 민주주의의 허울을 쓴 척은 하고 있으니까요.
저 말인 즉슨 대한민국이, 대한민국 대표자가,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쪽을 향해 보낼 수 있는 최고의 축사와 덕담은 북한 정권이 아닌 북한 인민들 개개인에게 향해 있다는 의미입니다. 모르시겠습니까? 지금 한국 대통령이 북한말 썼네마네 하는게 그리 중요한 문제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