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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13 17:2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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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팬인데... 거참 롯데 프런트 너무하네요;;
타 팀 팬인 나도, 처음엔 '아이고 뭔 감독직을 외국사람한테...'하고 못 믿었었는데 단 3년만에 이렇게 좋아하고 응원하게 만들 정도로 실력도 있고 매력도 있는 감독을... 8888577 찍던 팀을 단숨에 3년 연속 포시 진출(농담으로들 많이 얘기하지만 성적도 점점 좋아지고 단기전 적응도 점점 해나가는게 보이는데)시켜놨더니 코시 진출 못했다고 자른답니까...
비록 지금 롯데가 수비조직력과 작전수행능력에 약점을 보이고 불펜이 부실해 단기전이나 시즌 중 딱 중요한 특정경기를 잡아낼 능력이 상대적으로 좀 부족한 것은 사실이라 하나, 어느 감독이든 만능일 수는 없지요. 삼성에게 6년간 우승 2회, 포시 진출 5회를 안겨준 선감독 역시(다른 팬들이 뭐라 하든 전 선 감독을 명감독 중 명감독이라 생각합니다) 모두가 다 알다시피 투수조련엔 일가견이 있지만 불펜조련보다 선발조련이 약간 약하다거나 타자 조련이 많이 늦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로이스터 감독도 비록 지금은 타선은 막강/불펜 투수진과 세밀한 조직력은 부족한 불균형이 있지만, 솔직히 말해 롯데 프런트가 로감독한테 코치 선임권 맘대로 하게 해준적도 없잖습니까? 감독이 되어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커버해 줄 훌륭한 코치진을 요소요소 배치할 자유도 못 누리게 해놓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을 이렇게 강하게 키워 3년 연속 좋은 성적을 거두게 해줬는데도 '코시 진출 못했다'고 자른답니까;;ㄷㄷㄷ
좀 과한 표현일지는 몰라도, 롯데 프런트는 야구 너무 우습게 보는 것 같습니다.
올해 롯데 충분히 잘했습니다. 그럼에도 4위에 머무른 것은 롯데가 특별히 못했다기보다 상위 3팀이 상대적으로 좀 더 잘한 탓이겠지요. 외람된 말씀이지만 롯데 프런트는 그 상위 3팀이 상위권을 차지한게 하루아침에 이뤄진거라 착각하는 모양입니다. SK는 김성근 감독이 선수들에게 근성과 동기부여를 해주고 기본기가 몸에 베도록 엄청난 지옥훈련을 준비시켰습니다. 두산은 지금의 두산농장을 이룰 수 있도록 팜 구축에 오래도록 공을 들여왔고, 명장 김경문 감독이 비록 아쉽게 우승은 못했지만 꾸준히 포시 진출을 하며 경험을 닦아왔구요(올해의 체력한계를 넘어선 불가사의한 투혼은 바로 그 덕분이라 생각합니다) 삼성 역시 갓 세대교체 마친 어린 선수들로 올해의 호성적을 내는 것은 선감독의 장기 플랜을 꾸준히 지원해준 프런트와, 포시 진출을 당연시 여길 정도로 오래도록 가을 야구를 해온 경험을 새내기 선수들에게 잘 전달해준 노력들이 있었기에 가능 한 것이구요.
로이스터 감독이 부임 후 3년여간, 이런저런 약점이 있네, 강하긴 해도 우승은 못할 팀이네, 여러 말들을 들었지만 '이대호와 난쟁이들'타선을 단 3년만에 리그 최강 타선으로 만들어 냈습니다. 선발진도 결코 약하지 않고, 수없이 많이 긁어모았지만 도무지 포텐 터지질 않았던 유망주 투수들도 빛을 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리빌딩을 하는 와중에도 3년 연속 포시 진출에 성공했습니다. 이게 명장이 아니고 뭡니까?
롯데 프런트가 원하는 '명장'이란, 어느날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져 꼴찌팀을 한순간에 1위로 둔갑시키는, 프런트가 지원은 커녕 되도 않은 인맥질/친목질로 간섭이나 하는 와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리그 우승 시키는 그런 '야구의 신'을 원하는 겁니까??
뭐 내년에 어떤 감독이 롯데에 올지는 모르겠습니다. 어쩌면 정말 운좋게 더 좋은 감독을 만나 더 좋은 성적을 올리게 될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만약 롯데가 더 좋은 감독을 만난다면 그건 진짜 단순히 '운이 좋았던 것'에 불과합니다. 롯데 프런트의 안목과 수준을 보아하니 결코 자기네 실력으로 그런 감독을 모셔왔을리는 만무하고, 롯데 팬들의 간절한 바람과 기도에 하늘이 감복해 명감독을 선물해준 것일테지요. 그렇기에 롯데가 내년 더 좋은 성적을 거둔다고 해도, 팬들과 선수들과 코치들은 기뻐할 자격이 있을지 몰라도 프런트는 기뻐할 자격이 없을겁니다.
타 팀 팬인 제가 롯데 집안 사정에 이렇게 분개하는 이유는, 롯데 프런트의 그 우습지도 않은 태도가 너무 화가 나기 때문입니다. 응원하는 팀은 달라도 호감가는 감독이었던 로이스터 감독에 대한 개인적 응원과는 별개로, 만년 하위권에 허덕이던 팀을 단숨에 상위권 진입시켜 3년 연속 가을잔치에 초대받게 만든 감독을 자르면서... 뭐라구요? 성적 부진이 이유? 코시 진출을 못 시켜서?? 한국 프로야구판이 그리 우습게 보인답니까... 프런트 지원 한푼어치도 안해주면서 감독 혼자 전전긍긍하면 일순간에 우승이 가능한 그런 우스운 판으로 보인답니까... 연속 포시 진출 기록을 쓰기 시작하면서 롯데가 과거의 오명을 벗고 원년 창단 팀의 하나로서 명문으로 발돋움 하나 하고 마음속으로 응원하고 있었는데 프런트 하는 꼬라지 보니 참... 기분이 묘하네요.
그렇다고 롯데가 다시 추락하는 건 보고 싶지 않고.. 후... 롯데가 계속 성공가도를 달리길 응원하는 마음은 여전하지만, 그와 별개로 프런트 좀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네요. 세상에 구제불능이란건 없으니까요. 삼성 개막장 프런트도 몇년새 정신차리더니 지금은 국내 최강급 개념 프런트가 됐듯이 말이죠. 최소한.. 다음 감독이 누가 되든 코치 선임권은 감독한테 좀 넘겨줍시다.. 이 막장 롯데 프런트 양반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