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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9 10:3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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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 입장에서 업무능률보다 근태를 더 중시 하는 것은 조직을 관리하는 입장이니 어느정도 이해는 갑니다만, 거꾸로 뒤집어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기업들이 그만큼 직원들의 능력을 파악하는 것이 서툴고 나태하다는 말도 됩니다.
누가 어떤 일을 얼마나 어떻게 해서 어떤 성과를 올렸고, 지금은 이정도밖에 못 이뤄냈지만 추후에 이것이 얼마만큼의 성과가 예상되는가...에 관한 분석을 전혀 못하다보니 기껏 판단하는 근거라는게 근태를 확실히 지켜서 다른 조직원들의 단합을 저해하지 않았는가...이 정도 밖에 없는 거죠.
근태도 물론 중요합니다. 근태 잘 안지키면 주변 다른 직원들에게 큰 악영향을 끼치는게 사실이긴 하죠. 하지만 이건 기업이 사원들에 대한 인사관리가 부실한 우리나라의 행태가 직원 개개인들 몸에도 베어있기 때문입니다. 이 사람이 평소 업무를 어떻게 하고, 뭘 얼마나 잘하고 또 뭘 얼마나 못하는지에 대해 옆에서 빤히 봐 왔으면서도 그에 대한 평가는 애써 눈감아버리고 지각 좀 많이 하는 것 만으로 매우 몹쓸 직원으로 낙인찍어버리죠. 어차피 회사에서도 그거 가지고 평가하니까요.
사업주 입장에서 봤을때, 그리고 우리 정서상으로 봤을때 아무리 업무를 잘한다 하더라도 그 직원은 해고다!...라고 단정짓기는 좀 힘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히려 사업주 입장에서 봤을때, 사람 한명 제대로 뽑는게 얼마나 힘든지도 잘 아실테니까요. 중간관리자급만 되어도 사람 한명 뽑으려 면접을 보면 참 별의 별 사람들 다 옵니다. 그 중에서 고르고 골라 보면 능력에 비해 너무 큰 돈을 요구하는 사람, 실력은 좀 있으나 성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 실력도 뭣도 없는데 그냥 여기저기 아부만 하면서 살아남는 능력만 뛰어난 사람 등등 실력있고 성격좋고 성실하고 근태좋고 값도 싸고 한 사람은 정말 구하기 힘듭니다. 완벽한 능력을 가진 사람이란 것도 거의 찾기 힘들뿐더러, 그런 사람이라면 고용하는데 드는 비용을 웬만한 수준으로는 꿈도 못꾸죠.
어차피 사람 쓰는데 능력따라 제대로 돈 줄 생각도 없이 일반적인 "경력n년:연봉n원" 평균치에 근거해 대충 지급할 생각이면서 '모든게 완벽한 사원' 뽑는게 불가능하다는 걸 인지한다면, 결국 적당수준의 금액 지불을 하려면 적당수준의, 몇몇가지는 매우 좋지만 몇몇가지 단점은 가지고 있는 인력을 사용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그러려면 어느 능력이 최 우선이고 어느 능력이 차등인지를 따져봐야겠죠.
제가 사장이라면 직원을 뽑을때 여러가지의 능력중 "업무처리 능력+원활한 성격" vs "근태"를 따지라면 물론 근태도 중요하긴 하겠지만 전자가 더 중요하다고 볼 것 같네요.(일반적으로 우리나라 기업 정서상으로는 후자를 더 중시하긴 하지만) 그 대신 근태상의 문제가 다른 사람들에게 악영향을 끼치지 않도록 다른식의 명확하고 합당한 패널티를 생각해보는게 더 낫지 않을까요? 본인도 수용가능한 범위 안이고, 타인들이 봐도 '저 사람은 근태를 지키지 않는 대신 합당한 패널티를 받아 그것을 상쇄한다'하고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로 말이죠.
회사생활이 단체생활인만큼 조직의 단합력을 위한 개개인의 근태도 물론 중요한 일입니다만, 회사가 무슨 직원들 모아놓고 단체생활 능력 향상시켜주는 수련회나 MT가 아니라 '수익'을 목표로 하는 이익집단인 이상, 정말 중요한 것은 정말 '일 잘하는' 사람들을 뽑아 서로 트러블 없이 함께 일 해나갈 수 있게끔 융화시켜 나가는 일입니다.
능력있는 사람들 뽑아다가 서로 연계해서 업무를 잘 해나가고, 서로서로 트러블 생기지 않게끔 조율해주고, 각자 자유롭고 즐겁게 업무를 해나가되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방종을 부리거나 나태해지지 않게끔만 터치하고, 끊임없이 장단기 비전과 계획을 제시해 보여주며 능률을 올려주고, 회사 운영하는 입장에서도 사실 해야 할 일이 무지하게 많습니다. 그것에 필요한 능력도 많구요.
그럴 능력도 의욕도 없는 분들이 사업하신다고 사장직 맡고 앉아 계시니 그냥 대충 직원들 다 일률적으로 옷차림새나 트집잡고 출퇴근이나 트집잡으며 '조직내에서 혼자 튀지마라'란 소리나 하는 거죠 뭐.
요새 회사 입장에서 좋은 사람 뽑기 힘들다, 제대로 된 인재가 별로 없다, 이런 말들이 많은데, 거꾸로 제가 보기엔 제대로 된 회사 보기 힘들다, 제대로 된 능력있는 사장이 운영하는 회사 별로 없다, 이런 말을 해주고 싶어요. 사람 위에 서서 조직 하나 굴리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데 사장이든 CEO든 본인들도 엄청나게 노력을 해야만 하는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