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50
2011-01-02 23:19:38
21
동감합니다...
선동렬에 대한 삼팬들의 여러 악감정은 대충 두가지로 요약되죠.
1)과거 빵빵 홈런 터지던 불같은 타격의 삼성 컬러가 사라지고 1~2점 짠물야구하는게 재미없다
2)프랜차이즈 선수들을 홀대하고 지는 경기 맥없이 포기해버린다
여기에다 비록 공개적인 자리에서 대놓고 얘기하지는 못하지만 '전라도 출신이 대구에 와서 감독한다'라며 지역감정 들먹이는 바보 논리가 깊숙히 작용하고 있지만 그따위 말도 안되는 소리에는 반박할 가치조차 없으니, 표면적인 저 두개의 논리에 대해 반박해볼께요.
1번 이유를 드는 분들은 보통 자신들이 삼성 올드팬이며 야구를 꽤 오래 봐왔다고 자부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럼 되물어볼께요. 30여년동안 야구 헛보셨나요? 보통 야구를 투수놀음에, 데이터 싸움이라고들 하죠. 1점차 박빙의 투수전은 얼핏 보기엔 홈런도 별로 안터지고 별 재미없어 보일지 모르지만 야구를 오래 봐 온 베테랑 팬들일수록 투수전의 진짜 묘미를 안다고들 합니다. 물론 홈런이나 장타가 펑펑 터지고 역전 재역전이 벌어지는 경기도 재미있죠. 하지만 단 한점을 안 주기 위해, 혹은 단 한점을 더 내기 위해 벤치와 포수가 머리를 굴리고 투수가 혼신의 힘을 다해 던지고 공격할때 온갖 작전을 다 벌이고 하는 이런 경기가 얼마나 재미있는지, 자칭 올드팬이란 분들이 정말 몰라서 하시는 말씀들일까요?? 이승엽 마해영 심정수가 홈런 빵빵 안때려줘서 삼성야구가 재미없다구요? 1점차 살얼음판 리드에 주자 2루or3루에서 권혁,정현욱,오승환이 이대호나 홍성흔 같은 무시무시한 타자랑 상대하는 순간에 손에 땀이 쥐어지지 않는다면, 제생각에 그런분은 '올드 삼성팬'이 아니라 그냥 삼성팬 아니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네요; 안정권+오준이 승환이 같은 리그 최강 불펜진이 자랑스럽다는 생각 안드세요? 전 진짜 엄청 뿌듯하고 자랑스럽던데요? 타팀 팬인 친구들이 부러워할때마다 괜히 내가 어깨 으쓱으쓱해지고 그러던데, 재미없다 재미없다 편견을 벗어던지고 객관적인 눈으로 한번 관전해보세요. 지금 삼성 야구가 얼마나 매력이 있는지, 다른 팀 팬들이 삼성 스타일을 얼마나 무서워하고 또 부러워하는지. 1~2점 박빙 승부가 재미가 없다니, 야구 한 두해 보신것도 아니고 자칭 올드팬들께서 핑계가 너무 궁색하네요. 그냥 전라도 감독이 싫다고 솔직히 말하시던가요.
2번에서 프랜차이즈 선수를 홀대한다는 점은 저도 어느정도 동의를 합니다. 하지만 어느 특정 선수를 찍어놓고 미워하거나 선호한다는 표현은 좀 그러네요. 양신을 기용하지 않아 은퇴에 대한 직접적인 원인을 제공하기는 했지만, 그건 선동렬 감독이 양신을 개인적으로 싫어해서 그랬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친하지 않은 것만은 사실인것 같지만요) 세대교체를 위해 팀 사정이 그러했다고 생각할 수 밖에요. 물론 그런다 해도 좀더 따뜻하게 대해주고 기회를 줄 수도 있지 않았느냐는 아쉬움은 남지만, 그렇다고 그걸 선동렬 감독이 양신을 개인적으로 미워해서 그렇다는 둥 삼성 오리지널 프랜차이즈에 대한 파워게임이라는 둥 이런식의 해석을 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선감독이 양신 대신 기용한 선수들 중에 삼성표 아닌 선수 누가 있나요? 아니 애당초 선감독이 삼성 '순혈'선수 버려두고 자기가 다른팀에서 데려온 선수가 있기나 하나요? 선감독이 코치 생활 시작한 곳이 바로 삼성인데요? 양신의 자리를 대신 차지한 대표적인 3명이 채최박 3사자입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최형우죠. 최형우가 물론 양신의 뒤를 이을만한 활약은 못해주고 있지만, 최형우도 삼성에서 뛰다 한번 방출되었음에도 군대 다녀와서 다시 삼성에 들어올 만큼 팀에 애정을 가지고 뛰고 있는 삼성 '오리지널' 순혈입니다. 외야의 젊은피들 이영욱 오정복 배영섭 등이나 내야의 최고 유망주 김상수 등은 말할 것도 없구요. 차기 삼성의 프랜차이즈가 될 아이들을 위해 양신, 냄새신을 홀대 한 것에 대해 프랜차이즈 좀 더 살갑게 대해주라고 서운하다는 말 정도면 몰라도 '선동렬 양아들들 자리 내줄려고 양신 냄새신 내쫓는다'는 표현은 무슨 무개념 발언들이신지요. 강봉규 점찍어 놓고 욕들 하시죠? 물론 저도 강봉규 올해 활약 별로 내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삼성 좌타 라인에 비해 경험있는 우타자 비중이 너무 떨어졌었고, 좌타자쪽은 최고 베테랑 양신, 킁킁신에 중진 격의 선수들과 신인들까지 골고루 포진한데 비해 우타는 신인들 바로 위의 중진들도 유혹신 외엔 만두대장 부상에 강봉규 극도부진으로 몽땅 공석이었습니다. 부상인 만두대장을 억지로 쓸 수는 없는 노릇이고, 좋든 싫든 어쨌든 주장 완장도 차고 있는 강봉규는 부상은 아니니 부활을 기다리고 억지로라도 기회를 줄 수 밖에요. 만약 올해도 강봉규에게 계속 기회를 줬더라면 그건 문제시 할 만한 문제이지만 적어도 작년까지의 강봉규 기용에 대해서는 양아들 운운할 정도로 아주 이해못할 처사는 아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지는 경기 일찍 포기한다구요? 그런 경기에서 신인급 투수들을 투입해 키워낸 게 바로 안정권권오 같은 최강 불펜진이고, 윤태자 같은 훌륭한 선발투수입니다. 정인욱 못던질때 욕 많이 하셨죠? 윤성환 올 해 부진했다고 욕설 많이 퍼부으셨죠? 겨우 한경기, 겨우 한해 부진했다고 욕하기 전에 그 선수들이 어떻게 훈육되고 있고 어떻게 성장하고 있고 어떤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는지를 길게 보세요. '올드팬'이라면서요?
선동렬 감독이 잘한 것도 있고 실수한 것도 있고 세부적인 평가에 대해서는 각각의 생각이 다 다를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세대교체를 거의 완벽하게 이뤄내면서 감당한 리스크란게 겨우 한해 5등한거(그것도 아슬아슬하게) 뿐, 6년동안 2회 우승에 코시 3회 진출, 포스트 시즌 5회 진출을 한 감독입니다. 선동렬사단이 발굴하고 키워낸 선수들 면면만 보자면 향후 삼성의 5~10년을 책임질 유망주들이 즐비하구요. 객관적으로 보자구요, 선동렬 감독이 실패한 감독인지 어마어마한 명감독인지. 배부른 소리들 하시기 전에, 김응룡 사장-선동렬 감독더러 전라도 사람들이 대구팀 점령했네 뭐했네 엄한 소리 하기전에, 그 명 콤비들 오기 전에 삼성이 코시 우승 한번이라도 해봤었는지부터 좀 기억해보시구요. '올드팬'이라면서요?
선동렬 감독은 선수시절 해태 타이거즈의 전설적인 투수였지만, 동시에 한국 야구의 전설이었던 사람입니다. 라이벌 팀 레전드라고만 보지 말고 한국 야구의 자랑이라 생각하면 좀 안되나요? 또한 코치생활은 삼성에서 시작하여 감독으로서의 모든 역사와 영광을 삼성에서 쌓았습니다. 투수 선동렬은 해태의 프랜차이즈였을지 몰라도 감독 선동렬은 삼성의 프랜차이즈이자 자랑이었습니다. 이런 명감독을 신임사장 변덕질로 말도안되게 내쳐놓고, 자존심 다 박살내놓고, 선동렬 잘랐다고 희희낙낙 삼성이 잘되리라 기대하는 거... 너무 염치없고 면목없고 바보같은 행동 아닌가 생각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