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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7 01:5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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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상하게 슼트(SKT)는 3G, 크트(KT)는 와이파이를 미는 형국으로 흘러가더군요.
속도면에서는 저 영상에서 아무리 뭐라 까든 말든 3G가 와이파이에 비교될 수가 없어요;
크트의 광고가 특정상황 특정시간대만 그렇네 어쩌네 하지만 애당초 공유기 포인트에서 일정 거리 안에서만 사용하는 와이파이 특성상 장소의 제한은 '당연한'문제이고, 한 공유기(회선) 당 할당된 한정된 속도를 여럿이서 나눠쓰는 형태라 주변에 해당 와이파이존을 이용중인 유저가 많으면 많을수록 속도가 떨어지는게 사실이긴 하겠지만 두 기술간 속도비교를 할때 '한개의 공유기:한명의 유저'를 기준으로 표시하는게 뭐 그리 부당하거나 과장한 거라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크트가 자신들이 주력으로 밀고 있는 와이파이 기술에 대해 자랑하는 광고를 할때, 굳이 뭐 와이파이의 상대적 단점을 이야기할 필요는 없으니 장점인 빠른 속도를 부각시킨것 뿐이죠.
다만 3G의 경우 속도는 월등히 느리지만 장소의 제약없이 '전화 터지는 곳이면 어디든' 사용 가능하고 이동중에도 사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으로 커버하고 있는 것입니다.
다만 슼트 크트 양 사가 각각의 기술을 중점적으로 밀고 있는 데에는 재미난 이유들이 있습니다.
예전 크트는 전국에 방대한 와이파이존 시설을 확보하겠다는 사업을 야심차게 내밀었습니다. 위에서 말한 와이파이의 단점인, 특정 장소...즉 공유기 근처 10여미터에서만 무선인터넷을 쓸 수 있다는 점을 커버하기 위해 크트가 직접 와이파이 공유기를 사방에 만들어두고, 회원가입을 받아 자기네 회원들에게 일정 금액을 받고 사용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었죠. 바로 저 유명한 '넷스팟'이었습니다. 그리고....망했어요:(
그냥 뭐.. 전국 각지에 와이파이 포인트는 잔뜩 만들어뒀는데, 그 인프라 구축을 위해 꽤 많은 돈을 퍼부은데다 유지비도 잔뜩 먹지만 회원수는 참담한 애물단지가 되어 버렸죠. (그래서 이후 이동형 무선 인터넷 와이브로에 눈을 돌리게 됩니다)
와이파이 방식의 넷스팟이 쫄딱 망한건 무선인터넷 자체에 대한 수요가 적었다는 점도 큰 이유였는데요, 이는 슼트를 비롯한 통신사들이 핸드폰 제조사들을 압박해 핸드폰 기기들이 와이파이를 이용하지 못하게끔 막아놓고 있었던 이유가 크죠(와이파이를 이용하게 되면 공유기 주변에서만 '무선'일 뿐, 실질적으론 공유기에 연결된 회선은 기존 인터넷 회선을 이용하기에 요금을 과금하기가 까다로워져 버립니다. 기존 '데이터 통신 비용'을 종량제로 아주 뽕을 쳐 빨아 잡수시고 계시던 이통사들께서 와이파이를 반길리가 없었죠) 하지만 국내 핸드폰 시장에서 변두리를 전전하던 '스마트폰 시장'이, 크트가 슼트 엿먹여볼 심산으로 자폭작전으로 아이폰을 들여오면서 단숨에 태풍의 핵으로 떠오르게 되고, 스마트폰이 주류로 떠오르게 되면서 상황이 많이 바뀌게 됩니다.
3G와 와이파이 둘 다를 선택할 수 있는 스마트폰의 기기 특성상, 크트와 슼트 양대 이통사(엘지티 미안:)의 머리가 바쁘게 돌아가기 시작했죠. 일단 3G는 풀어주지 않습니다. 기존 데이터 요금제 마냥, 일단 요금제 가격에 따라 일정 용량만 풀어주고 그 이상 사용시 종량제 과금하는 방식이죠. 하지만 뭐 스마트폰의 특성상 초기 제공 기본 데이터를 예전처럼 있으나마나 쪼잔한 수준이 아니라 빠방하게 지원해줍니다. 그리곤 와이파이의 경우엔 각 공유기 포인트에서 암호를 걸어 접속을 막아놓지 않는 한은 맘대로 쓰시라고 놔두죠.
자, 한가지 조건이 걸렸죠? 공유기에 암호를 걸어 다른 기기들이 자신을 이용하지 못하게 막을 수 있다... 요건 우리가 집에서 사용하는 무선공유기도 마찬가지입니다. 설정에 들어가보면 암호를 걸어 내 회선을 내 집 주변 아무나 막 사용하는 것을 방지할 수 있게 되어 있죠. 하물며 크트가 자기네 돈 들여 열심히 구축해놓은 넷스팟 포인트를 그냥 모두에게 공개해서 열어뒀을까요? 아니죠. 그럴리가 없죠. 크트는 이 기회를 살려 계륵으로 남아있던 넷스팟을 자기네를 이용해 스마트폰 개통한 유저들에게'만' 한정적으로 공개해버립니다. 크트에서 스마트폰 가입하면 넷스팟 아이디 하나 주면서 공짜로 쓰라고 하죠? 크트 스마트폰 유저들은 넷스팟을 이용해 전국에 무지막지하게 깔려있는, 그리고 지금도 확충하고 있는 크트 공유기 포인트를 공짜로 즐길 수 있게 된겁니다.(이걸로도 크트 초반에 삽질 많이 했어요ㅋㅋㅋ 몇달만 무료 제공으로 했다가 영구 공짜로 바꿨다가ㅋㅋㅋㅋㅋ)
급해진건 슼트쪽이죠. 얘네는 마음이 급해져 희대의 병신발언을 터뜨립니다. 여태 손 놓고 앉아서 유저들 데이터 요금 폭탄으로 날로 돈 쭉쭉 빨아잡수시고 계시더니, 정작 발등에 불 떨어지고 나서는 크트한테 "니네가 여태 구축해둔 와이파이 망 우리랑 같이 쓰게 좀 열어줘"한게죠. 전파는 모두에게 공유되어야 한다나 뭐라나요?(슼트가 이런 소릴 하다니 지나가는 개가 웃을...) 당연히 크트는 '저쩍에 가서 생식기나 까세요'란 반응으로 일언지하 무시해버렸고, 슼트는 되도 않은 언플도 안 먹히고 나니 비장의 카드를 꺼내듭니다. 바로, "3G데이터 무제한 이용" 이라는 거 말이죠.
이번엔 크트가 심기가 불편해집니다. 그래서 막 역공을 펼칩니다. 겉으로만 무제한이지 사실상 유저들이 데이터 막 쓰기 시작하면 감당도 못하고 끊어먹는게 뭔 무제한이냐? 하지만 슼트는 공중파에서 오줌줄기가 건물을 뚫는 민망한 광고까지 감내하며 대대적으로 언플을 몰아붙입니다. 아무래도 단단히 각오하고 나오는 모양입니다...
이에 결국 크트까지 맞불을 놓으며 3G데이터 무제한을 열어버리고 말죠...
양대 통신사(엘지티 미안:)가 서로 출혈경쟁을 벌이며 3G데이터 무제한을 내주고, 3G 데이터 통신 안정화를 위해 돈을 쏟아붓고, 와이파이존 확충을 위해 발악하고... 이러면서 소비자들만 신나는 상황이 작금의 상황입니다. 상대 통신사가 뭔 일을 벌여서 좀 부럽다 싶으면 어느샌가 내가 쓰던 통신사도 따라붙어서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즐거운 나날인게죠.
제 입장이요? 크트나 슼트나 둘 다 악당놈인건 마찬가지지만, 크트는 악당짓은 하고 싶은데 좀 멍청해요. 아이폰 도입은 사실 슼트 엿먹일려고 한 거였는데 결과적으로는 크트 자신들의 기존 이권도 다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했죠. 와중에 아이폰 도입한 죄로 삼성과의 사이까지 껄끄러워지면서 크트는 좋든 싫든 스스로 변해야만 살아남는 상황에 직면해 있습니다. 슼트는 워낙 약삭빠른 놈들이라 지금은 크트가 일으킨 변화의 포풍이 가속도가 붙은 상태다 보니 어쩔수 없이 따라오고 있지만... 언제가 되든 기회만 보이면 이 '소비자의 권리와 정당한 이익을 되찾아 주는 포풍'에 브레이크를 걸려고 들 놈들이고, 또 그럴 능력도 충분히 갖춘 놈들입니다. 그래서 전 크트쪽을 좀 더 응원하는 편이네요. 여전히 병신짓을 많이 터뜨리고, 또 악당심보로 가득찬 놈이긴 매한가지이지만 그래도 크트가 먼저 힘을 내서 제 살을 깎아먹어야 슼트도 울며 겨자먹기로 자기 살을 깎을테니까요.
제 생각엔 별 과장이나 허위가 있어보이지도 않는 광고 내용을 들먹이며 한쪽 기업을 악의적으로 '까기 위해서 까는'... 뭔가 다른 '상업적 의도'를 지닌 가짜 세미나로 밖에 보이지 않네요.
삼성이랑 에스게이랑 둘 다 제가 싫어하는 기업들인데 딱 하나 인정해줄 것은, 마케팅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 하는 애들이니까요=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