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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15 23:3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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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의 IT기업 사례]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가장 중요. 기막힌 아이템이 있다면 투자를 받을 노력을 거친 뒤에 밑바닥에서 자라남. 투자받는 과정에서의 지분문제와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 구현해 낸 사람, 장사질 해먹을 수 있게 구조를 짜낸 사람들 간에 치고박고 싸우는 일이야 비일비재하겠지만서도 어쨌든 아이디어가 좋았다면 회사는 쑥쑥 자람. 1인기업이 초거대 글로벌기업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얼마든지 가지고 있는 바닥이 바로 IT바닥
[한국의 IT기업 사례]
창의적인 아이디어따위 개뿔 안중요. 투자할 돈을 쥐고 있는 개인 투자자들, 은행 및 금융권은 절대로 모험을 하지 않음. '뜰 사업'을 옥석가리는 일은 위험하고 귀찮은 것이기에 그냥 이미 '뜬 사업'에만 줄창 투자함. 고로 아이디어따위 아무리 좋아도 투자받기 힘듬. 어쩌다 투자자를 찾더라도 아이디어를 낸 사람의 의견이나 전체적인 계획, 철학따윈 개무시... 자기가 신생 사업에 투자를 한 투자자가 아니라 새로 노예 하나 사들인 주인쯤으로 착각하고 감놔라 배놔라 참견하며 자기 입맛대로 단물 쏙 빼먹고 버릴 생각만 함. 결과적으로 한국의 IT업계는 돈줄에서부터 자생적으로 자라날 가능성을 차단당함. 그나마 한국 IT바닥에서 자기 스스로 투자를 유도해내 돈줄을 만들어내는 업종이 게임업계인데, 외국의 참신하고 멋진 게임따위 필요없음. 한국 게임들이 전부 고만고만한 이유는 투자자들이 게임에 대한 이해라던지, 문화컨텐츠를 생산하고 있다는 자부심이나 이해도가 하나도 없이 그냥 '여기 돈 된다더라'는 소문듣고 찾아온 복부인 수준의 무개념들이라 그냥 무조건 돈 될 게임이나 만들어내라고 독촉함. 참신한 게임? 개나 주라 그러고 그냥 어디 잘만든 게임 대충 흉내내서 mmorpg아니면 fps나 만들라고 갈궈댐. 개발기한 같은것도 없음 그냥 자기네들이 언제 팔아야겠으니 그때까지 니 목숨 다 바쳐서 만들어내라고 갈굼. 이런데 제대로 된 게임이 나오긴 커녕 그 게임이 버그없이 잘 돌아갈 확률조차도 로또확률일수 밖에.
이 외 영역의 한국 IT업계에 유입되는 돈은 크게 2종류임. 하나는 정부주도 하에 IT업계 생명유지장치 격으로 쏟아붓는 각종 지원금들. 문제는 IT업계의 특성이나 실정따위는 전혀 모른채 '어쨌든 우리도 첨단산업에 투자는 한다'는 명목으로 그냥 막 눈먼 돈을 퍼부음. 오히려 제대로 된 이해없이 겁에질려 막무가내 정책을 강요하다보니 activeX에서부터 공인 인증서까지, 한국 IT를 망칠대로 망치는 막장 정책을 마구 남발. 이건 IT홀대하는 이번 정권은 말할것도 없고 이전 정권들의 실책도 매우 큰 부분. 말이 좀 샜는데, 어쨌든 IT업계에 유입되는 자금 얘기로 돌아가서 한국 IT바닥에 돈이 들어오는 두번째 경로는 대기업/공기업이 발주하는 대형 플젝들임.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주기적으로 발주하는 대형 플젝들이 하나 터지면 나머지 중소벤쳐들이 어항 수면에 떨어진 물고기밥 먹으러 몰려드는 금붕어떼마냥 우르르 몰려옴. 발주처는 한정되어 있고 IT벤쳐는 무지하게 많은데, 대부분의 IT벤쳐들의 거의 '유일한'밥줄이 발주처에서 떨궈주는 돈 주워먹고 사는 것 밖에 없다보니 다들 눈에 불을 켜고 달려듬. 결국 고만고만한 회사들끼리 가격경쟁이 붙음. 문제는 정말 실력있는 회사가 있더라도 실력대비 대우와 자존심 보존따위 못함. 공/대기업들은 플젝이 얼마나 훌륭하게 잘 끝날지를 고려하지 않음, 절대로. 그냥 더 싼값에 더 빨리 해치워서 자기네 상사들한테 이쁨 받을 생각밖에 없음. 그런 고로 실력있는 회사가 있어봐야 실력에 맞는 돈 받고 일하는 케이스는 정말 가끔이고, 평상시에 입에 풀칠하기 위해선 가격경쟁 진흙탕에 같이 뛰어들어 뒹굴수 밖에 없음. 그렇게 뒹굴어 말도 안되는 일정과 금액에 플젝을 잡았어도 그게 끝이 아님. 그럼 그 '을' 회사는 다시 '병' '정'으로 재발주를 함. 그리고 밑으로 갈수록 조건은 더 병신같아짐. 그나마 공기업/대기업과 직접 맞닿은 대형업체들은 나은편, '을'까지는 그래도 그나마 사람같은 대우라도 받지만 그 밑은 진짜 지옥이 됨. 갑을병정이 아니라 갑을병신임, 을 밑으로는 진짜 다 병신되는거 똑같음.
한국IT는 외국의 IT와 달리, 아이디어 하나로 자기집 차고에서 친구랑 손잡고 차린 1인기업이 몇년 사이에 애플이 되거나 구글이 되거나 페이스북이 되는 케이스따위 절대로 있을 수가 없음. '한국에서 아인슈타인 에디슨 같은 인물들이 태어날 순 있어도 성공할 순 없다'의 법칙이 그대로 적용됨. 이건 뭐 자본이나 초기 세팅비가 절대적으로 작아도 사업을 할 수 있다는 IT의 특징따윈 다 안드로메다로 날려버리고 그냥 뭐 생산직 대하듯 똑같이 대함. 대기업-중형기업-병신기업떨거지들 지옥같은 하청 재하청 구조만 굳건할뿐.
아 뭐 물론 아이디어 하나로 독고다이 분투 거쳐 성공하는 케이스도 가끔, 가끔, 가아아아아끔 있음, 한국에도.. 근데 그 기업들 다음 스탭? 대기업이 협박함. "너 이새끼 그거 나한테 팔음. 내가 사겠음" 팔고나서 목돈만지고 손털고 떠나던가(대신 그 사업은 대기업이 자기네 홍보용 싸구려 사이트로 전락시킴. 철학? 장기적 안목?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님들 지금 한국 대기업한테 철학 요구함? 장기적 안목 기대함??ㅋㅋㅋㅋㅋㅋ) 아니면 자기 소중한 사업과 꿈과 계획을 지키기 위해 거절할 수도 있음. 대신 그 뒤는 조낸 처참해짐. 대기업이 대놓고 똑같이 베낀 서비스를 시작함. 대신 투자되는 비용은 단위가 다름. 기존 자기네 웹상의 온갖 채널 다 이용해서 대대적으로 홍보함. 막 네이트 상단 배너 황금시간대에 쭉쭉 광고때림. 심지어 티비 광고도 막 돌림. 그리곤 후발주자인 만큼 선행주자의 시행착오 데이터를 고스란히 쭉쭉 빨아먹고 무자비한 자금을 풀어 (또다른 하청 중소업체 직원들의 수명과 맞바꾸어) 순식간에 똑같은 서비스를 만들어냄.
우리나라...지적재산권따위 중국만큼이나 안 지켜주는 나라잖음? 법적 제도적 보호장치는 둘째치고 소비자들조차도 이런 내막에 관심도 없이 그저 뭐 대기업이 돈 퍼부어 홍보하는게 더 좋은거라고, 심지어 선행업체가 명백히 존재하고 대기업이 이걸 불법 표절해서 따라한거란걸 알고 있더라도 "그깟 불법좀 했으면 어때, 대기업이 만든게 더 좋고 뽀대나면 그만이지"하는 인식이 팽배한 나라인데 뭘. 자존심 지켜봐야 순식간에 똥망임. 아이디어로 좀 성공했으면 대기업한테 적정금액 받아 챙기고 손 떼야 하는 나라... 구글이나 페이스북 같은 초거대 기업의 씨앗이 될법한 가능성있는 사업들도 결국 에스X이나 삼ㅅ같은 일부 대기업의 돈벌이용 싸구려 사업으로 전락하게 되는 나라가 바로 대한민국임.
물론 와중에 정말 조건 좋은 기업도 있고, 깨어있는 사장도 많음. 투자자들 중에도 정신 온전히 박히고 매의 눈을 가진 투자자들도 있음. 또 뭐 외국이라고 다 사정이 좋지만은 않음. 실컷 재주부려놓고 돈은 딴놈이 먹는 일이 외국에도 많음. 하지만 비율상 따져보면 한국의 사정이 너무나 좋지 않은것은 사실이고, 그에 비해 외국은 그나마 한국보다는 낫다는게 사실임. 따라서 한국 IT바닥에서 실력 좀 되는 사람들이 죽자사자 해외로 뜨고파 하는건 어째보면 당연한 생존본능임. 어쩌다 정말 어쩌다 운이 정말정말 좋아야 그나마 제대로 된 회사에 걸릴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엔 인간 이하 취급에다 잘못 걸리면 폐를 반이나 잘라내서도 보상한푼 못받는 지옥에 걸릴 수도 있는 한국과, 어쩌다 재수없으면 더러운 회사 걸릴 수 있어도 그나마 정상적인 회사가 다수인 외국 중 취직하라면 어디를 선택하겠음? 뉴스에서 맨날 떠들어대는 전문인력들의 애국심 결여로 인한 해외 유출? 남자생식기까는 소리하고 있네ㅋ
한국 IT를 살리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많은 방안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필요하겠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시급하고 가장 중요한 일은 딱 하나임. 대기업 중심의 산업구조 타파. 근데 이거는 한국의 다른 경제사안들, 다른 노동환경들 개선을 위해서도 동일하게 필요한 요소임. 따라서 IT노동자들도 자신의 정체성을 인정하고 다른 노동계랑 손을 잡고 대기업에 치중된 대한민국 경제구조 뜯어고치기 위해 바득바득 노력해야함. 나를 포함한 IT노동자들이여, 사무실 책상에 앉아 일하는 화이트 칼라라도 노동자는 노동자일 뿐임. 단결합시다. 그리고 IT노동자를 꿈꾸는 공돌이 후배 여러분들. 정치와 경제 구조에 관심 좀 가집시다. 30대중반까지 수명과 건강을 바쳐가며 코딩머신으로 부려먹히다가 치킨집 사장으로 전직하는 테크를 탈피하려면 정치에 제발 좀 관심 좀 가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