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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4-06 12: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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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는 이미 자국민들의 신뢰를 잃은지 오래입니다.
도쿄를 비롯한 수도권까지 수돗물에서 방사능이 검출되는 상황에서
어설픈 대응과 이어지는 각종 실책들로 인해 국민들의 실망을 넘어선 분노의 질책을 받고 있죠.
이와중에 일본 정부가 선택한 수는 극우파시즘입니다.
이 시점에서 정말 뜬금없게도 독도문제를 걸고 넘어지는게 바로 그 이유죠.
사실 지금 시점에서 남의 나라 땅을 자기네 땅이라고 우기는 무리수를 던져본들 이미 '생존의 공포'로 인한 혼란에 빠져있는 일본국민들의 호응을 얻어내거나 애국심을 고취하기엔 힘들거란 점은 일본 정부 스스로도 알고 있을겁니다. 다만 국민들의 분노의 눈길을 다른데로 좀 돌려보고자 하는 의도겠죠.
남의 나라 민심을 자극해 일본에 대한 악감정을 가지게 만들어놓고선 자국민들에겐 '어려움에 처한 일본에게 저토록 잔인하게 시비를 걸어오는 비열한 한국/중국'이라고 선전해서 일본인들의 분노를 외부로 돌려놓으려는 밑작업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에 맞서기 위해서는 우리쪽 대응도 상당히 교묘해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무작정 맞서 으르렁대기 보다는 일본국민에 대한 지원은 지원대로 해주되 일본정부의 개소리에는 단호하게 맞서야 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일본이 정부와 국민 사이의 괴리가 크게 벌어진 이 시점에서, 일본 국민들의 호감을 얻어내면서 동시에 일본 정부 내 우익들의 헛소리에는 강경하게 잘라버리는 대응을 해야한다는 소리입니다.
무작정 일본 지원을 끊어버리고 욕하고 싸우는 대응도 잘못된 것이지만, 지금 정부의 행동처럼 아무 대응도 없이 그냥 무작정 지원만 계속하는 것도 훗날 돈은 돈 대로 써놓고 고맙다는 인사 한마디 못들을 법한 바보짓이 될 수 있습니다. '어려움에 처한 나라를 돕는데 그 나라 정부가 헛짓거리 좀 했다고 해서 안 도울 수 있겠느냐,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돕는데 대가를 바라서야 되겠느냐'는 말은 지금 정부 구성원들 입에서나, 혹은 현 정권 옹호하시는 분들 입에서 나올 소리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대북 퍼주기'란 말이 누구 입에서 나왔었던가요..)
하필이면 일본같은 병진 나라 옆에 우리가 살고 있다는게 억울하긴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그렇다고 일본더러 다른데 가서 살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우리가 이사 갈 수 있는 것도 아니니 이 상황 안에서 최대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 노력해야죠.
방사능 문제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위의 ?님 말씀처럼, 방사능 문제는 우리 정부 뿐만아니라 어느 강대국 정부도, 아니 그 누구도 인간의 힘으로는 해결하지 못할 불가항력의 문제일지는 모릅니다. 하지만 '최선을 다해 대응했으나 불가항력'과 처음부터 손놓고 아무것도 안하는 것은 분명 다른 문제죠. 어차피 이 정부가 방사능에 대비해 이것저것 노력해봤자 방사능을 막지도 못하고 전 국민이 옴짝달싹 안하고 집안에 숨어 있을 수도 없는 문제이긴 합니다만, 최소한 자신들이 뭔가 노력하고 있다는 모습만이라도 보여줄 수는 있습니다. 그로 인해 국민들이 우왕좌왕 '최악의 사태가 나면 나혼자 어떻게든 살 길을 찾아야 한다'는 혼란에 빠지지 않고, '정부가 그나마 최선의 길로 우리를 잘 이끌어줄 이정표가 되어줄 거다'는 믿음에 기댈 수 있을테구요.
방사능 사태가 터졌을때 정부가 해야했을 일은 이거라고 생각합니다.
'편서풍의 영향으로 다행히 한번에 큰 방사능피해가 몰려올 일은 가능성이 미약하다, 하지만 바로 옆 나라의 일인만큼 아무래도 아무 피해가 없을 수는 없다,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분명 한국 땅에서도 방사능 수치가 미약하게나마 올라갈테고 우리 정부는 그 수치가 위험해지지는 않을지 미리 예방을 위해 최선을 다해 조사하고 준비하겠다' <- 이거말이죠. 그리고는 실질적으로 방사능을 완전히 막아내지는 못할지라도 전국에 방사능 측정소를 추가 설치하고 지원을 강화해 지속적으로 수치 변화를 검사하고 공개하면서, 일본의 태평양 방사능 물질 방류에 대해 규탄하고 사태 수습에 여러 지원을 보내는 등의 행동이 뒤따랐다면 지금 한국 땅에 방사능 수치가 이렇게 검출됐다 하더라도 지금같은 혼란은 없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정부는 초반에 '절대로' 방사능 안온다. 편서풍 영향으로 절대로 오지 않는다고 바득바득 우겼습니다. 이후 뉴스 일기예보 시간에는 무슨 쌍팔년도 땡전뉴스마냥 '오늘도 편서풍의 영향으로 방사능은 절대로 오지 않습니다'는 멘트를 매번 똑같이 앵왈거렸구요. 그런 식의 대처를 했으니 아무리 인체에 영향 없는 수준이라 한들 방사능 검출 소식에 전 국민이 겁을 먹고 난리가 날 수 밖에요. '영향 안 받을 수는 없겠지만 철저 대비하겠다'가 아니라 '절대 안온다'던 방사능이 급작스레 습격한 꼴이니까요.
국민들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평상심을 유지하게 하고 싶었으면 어설픈 정보통제와 거짓말을 할 것이 아니라, '긴장과 비상사태는 우리가 다 대신 해줄테니 여러분은 안심하고 일상에 복귀하시라'는 상황을 만들어줬어야죠. '여러분도 안심하세요. 우리도 손놓고 태연하게 있을테니' 이러고 있으면 누가 정부의 말에 안심을 해줄까요?
기실 지금 국민들이 벌벌 떨고 있는 건 방사능 자체가 아니라 무능하고 신뢰 안가는 정부 때문입니다. 아무리 정부가 잘 조직되어 버티고 있다한들 사람의 힘을 넘어서는 지진, 방사능 오염 같은 대재난 상황을 막아낼 방법은 없겠지요. 하지만 그 상황이 왔을때 국민들에게 지금의 상황이 이러저러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이러저러하게 대처하려 한다, 최선을 다해 반드시 막겠다는 각오를 보여주기는 커녕 어설픈 정보통제와 거짓말만 흘려대고 있으면 국민들에게 재난 그 자체보다 '재난 상황이 와도 그 누구도 믿을 수 없고 오직 내 힘만으로 살아남아야 한다'는 커다란 공포를 안길 뿐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매번 소통부재, 국민들이 자기네를 믿어주시지를 않아, 이런 소리를 하지만, 스스로 믿음직한 행동을 해야 믿어주죠.. 비상사태에서 조차 '내 목숨을 걸고 반드시'라는 각오는 커녕 '아 이건 뭐 자연재해니까 어쩔수가 없네요'라는 나태한 소리를 하고 있는 이들은 신용을 얻기는 커녕 공무원으로서의 자격조차 없는 사람들 아닐까요?
군대가 바짝 긴장을 하고 국경을 지켜야 국민들은 안심하고 살 수 있는 겁니다.
군대가 '여러분 우리나라 얼마나 안전한지 보여줄께요, 보세요 저 오늘 보초도 안나가고 낮잠 쳐잤는데 전쟁 안터졌음. 우리가 이렇게 안전하답니다' 이러고 있으면 전국민이 그 대신 비상사태에 돌입해 긴장과 공포에 사로잡힐 수 밖에 없는게 당연한 이치인 겁니다. 여기서 '군대'를 '정부'로 바꿔 읽으셔도 마찬가지여야 하는거, 아닐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