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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1 16:5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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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으로 남북한 문제를 둘러싼 동아시아 정세는 한-미-일 vs 북-중-러간의 대결입니다.
저번 연평도 사태로 인해 피해는 우리가 크게 입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칼자루는 우리손에 쥔 꼴이 되었습니다. 우리가 민간인 피해까지 입은 마당에 저쪽 동맹들이 북한 편을 맘놓고 들어줄 수 없는 상황이 되었기 때문이죠.
위의 몇몇분, 중국이 언제 우리편이었냐구요? 우리편이었던적 없습니다. 다만 북한편 들어주기 상당히 난감해진 상황이었을 뿐이죠. 나라간 외교에서 니편 아니면 내편, 이런거 없습니다. 저쪽편 동맹관계가 서로 상당히 난감해지는 상황이 오고 북한은 혼자 미친 또라이로 고립되어 버린 상황이 된거죠. 실제로도 중국은 계속 북한 편 들어주려고 상호 도발로 인한 국지전이네 뭐네 이렇게 몰아가려 했지만 우리 입장에서 민간인 지역에 포격 맞은 사실을 들어 반박하면 깨갱할 수 밖에 없는 구도였구요.
북한의 미친 도발에 한국이 강경하게 나가야 하는 것은 맞습니다만, 진교수의 말은 그걸 어떤 방식으로 해야 하는 건지를 잘 생각해서 한수 한수 뒀어야 하는거란 말을 하고 있는 겁니다. 그냥 홧김에 대포 뻥뻥 쏴대는 식으로 북을 도발하고 끝내버리면, 결국 국제사회에 연평도에서 우리가 입었던 피해까지도 '그래, 원래 서로 치고 박고 하는 놈들'식의 인식만 심어줄 뿐입니다.
실제로 우리가 했어야 하는 '강경대응'은, 내년도 국방예산을 확 늘려버리는 겁니다. 그리고 서해5도 요새화를 포함한 군비증강을 시도하는 것이죠. 포기해버린 글로벌 호크를 다시 들이려 시도하거나, 그보다 더 강력한 무기 도입을 시도해도 됩니다.
"연평도에서 북의 도발로 인해 큰 피해를 입고 민간인 지역을 포격당해 민간인 사망자까지 나왔다" 이 말의 의미가 무엇인지 아십니까? 더이상 미국도 일본도 러시아도 중국도 한국의 군사력 강화 러시를 막을 명분이 없어졌다는 소립니다. 한국이 군사력을 키우면 미일러중 4개국이 열심히 뜯어말리고 북한이 ㅈㄹㅈㄹ해왔었죠? 이제 그 리미트가 해제됐단 소립니다. 북한이 한국 본토, 그것도 민간인 지역을 포격한 것은 미쳐도 제대로 미친 짓이었지만 그와 동시에 한국이 군사력 강화를 폭발적으로 내달려도 찍소리 못하게 되는 중차대한 실수였음을 보여주자는 것이죠.
서해에서 포 몇발 쏘고 북한이랑 똑같은 무력시위 하는 것 보다 이게 훨씬 더 효과적이고 무서운 방법입니다. 이렇게 했을때, 북한이 이번처럼 얼토당토 않은 미친 짓거리를 시도할 엄두를 못내게 되는 것이구요.
연평도 사태는 적의 거점이 지형적 이점을 안고 요새화된 포대에서 포를 퍼붓는 것과는 달리 우리 연평도의 기지는 지형적으로도 불리했고 요새화도 되지 않아 완전 노출된 상태에서 반격을 해야 했기에 적의 주요 공격지점을 무력화하지도 못하고 피해만 입은 겁니다. 따라서 이번 사태를 계기 삼아 거기에다 마지노선 같은 철통 요새를 구축하겠다고 나서도, 서해5도에 막강한 무기들을 배치하고 주둔군 숫자를 확 키우겠다고 나서도 누구도 못말릴 명분을 우리 손에 쥐고 있었다는 말입니다.
군대가 존재하려면 훈련은 당연히 해야겠죠. 하지만 외교적으로 우리가 훨씬 위인 입장에 서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마저 포기해야 하는 훈련이란 대체 어떤 것일까요? 훈련을 실시한 당사자들 입에서 조차 이 훈련이 얼마나 꼭 필요하고 어떤 훈련성과를 얻어낼 것인지에 대한 설명은 개뿔도 없이 그저 '그냥 그때 다 못 쏜 포 2000발 마저 쏘는 것 뿐'이라는 둥, 북한 도발할 목적일 뿐이란 소리를 서슴없이 하는 판국에 말이죠.
미친놈이 우리집을 털고 갔으면 두가지 선택권이 있습니다. 그 미친놈이랑 멱살잡고 진흙탕에 뒹굴면서 '피해자로서의 권리'를 버리고 '상호폭행'의 길로 가던지, 아니면 그놈 핑계대면서 집 담장에 철조망을 깔고 집에 각종 호신용 무기를 갖추고 옆집 김씨가 동네 불안해지게 왜그러냐 태클걸어도 '닥쳐 이시키야 우리가 피해자라고' 한마디로 일축시켜주던지 말이죠.
북한테 한방 맞았는데 목에 핏대 세워가며 '강경강경'외치던 사람들이 기껏 '강경'이라고 내놓은 카드라는게 이런 저렴한 방법이었다는게 참 실망스럽네요. 하긴, 국방력을 확확 키우기엔 내년 예산안 날치기로 이미 온갖 뻘짓에 다 박아넣어 둔거 포기할 수도 없을테고, 괜히 군비 키우다가 자기네 형님인 일본 미국 심기 불편하실까봐도 불안할테고, 군대란 그냥 동원해서 강바닥 파는 사업에나 쓰고 전투기 출동해야 할 방향 상공에 놀이동산 고층빌딩이나 지으라고 허락해주는 레벨의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니 뭘 알겠습니까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