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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2 20: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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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 무상급식에 대해 말들이 많은데, 사실 '전면 무상급식'이냐 '부분 무상급식'이냐는 어느쪽이 절대적으로 옳다 그르다의 문제가 아니라 둘 다 합리적인 의견의 하나인 것은 사실임. 하나의 복지 사안을 두고 어느정도 레벨로 측정하느냐를 결정하려는 논의에 가까움.
하지만 전면 무상급식 쪽의 목소리가 더 힘을 가지는 이유는, 무상급식이란 문제가 '교육복지'에 해당되기 때문. 즉 이 문제는 복지임과 동시에 교육에도 해당되는 이야기. 공교육은 누구에게나 공평해야 한다는 사실에 이의를 가지는 이는 없으리라 판단함.(이건 한나라당에서도 동의할 수 밖에 없는, 그리고 동의하고 있는 민주주의이자 수정 자본주의에서 기본이 되는 대전제) 기초교육은 우리나라 아이들 누구나 공평하게 받을 수 있는, 그리고 받아야 하는 교육임. 부잣집이라고 해서 '시발 우리 애들 수준떨어지게 초등학교 안 보냄. 집에서 가정교사 붙여 가르칠거임 흥흥' <- 이거 못함. 하고 싶으면 해외 유학보내던가, 애새끼 국내에 두려면 똑같은 공교육 받아야 함. 이걸 하향평준화 운운하는 볍진들도 있을텐데, 다시 말하지만 이건 민주주의의 대전제임. 게다가 다른것도 아니고 교육에 관한 문제이기에, 아이들은 누구나 평등하고 동등한 권리를 지닌다, 우리 모두 한사람 한사람 사회의 소중한 구성원이다, 라는 매우 중요한 기본전제를 가르치는 상징적 교육에 해당됨. 전면 무상급식을 지지하는 쪽에서는 학교 급식제도가 바로 이러한 기초교육에 포함되는 내용이라 주장하는 것. 없는 애 더 먹인다는 내용이 아니라, 누구나 동등한 기회와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 골자라는 말.
게다가 다른 것도 아니고, 애들 밥먹여주는 일임. "애들 밥먹이는 돈 가지고 왈가왈부하는 것 자체가 민망하지 않으냐!"는 말에 딱히 대꾸할 말이 없다는 이유 때문에 전면 무상급식 찬성쪽의 목소리에 힘이 더 실리는 상황. 만약 전면 무상급식에 반대하는 쪽에서 제대로 된 논리를 끄집어 내려면, 전면 무상급식이 기초교육과의 어떠한 상관관계가 있느냐, 효율이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로 따지고 들었어야 함. 하지만 그런 논리를 제대로 설파하려면 힘과 지성과 노력이 따라야 하고, 더구나 상대쪽의 '그래서 애들 밥먹이는 돈이 그리 아깝습디까 쫀쫀한 양반아'하는 말에 맞서기엔 힘도 딸리는 상황이 됨. 그래서 고육지책으로 뽑아낸게 '우리 세금으로 부자 아이들 밥먹이냐'라는 이야기.
하지만 거꾸로 생각해봐야 할게 있음. 부자들은 가진게 많은 만큼 세금도 많이 냄. 그게 현대 자본주의 사회와 우리나라의 조세제도의 핵심 근간임. 우리보다 더 많이 세금 내는 사람들인데 그 세금으로 자기 자식 밥 한끼 먹을 자격도 없음? 하도 윗놈들 탈세비리가 판을 치니까 여러분들이 자꾸 까먹으시는거 같은데, 일단 공식적으로는 우리보다 세금 더 많이 내(야하)는, 그리고 탈세 해먹었어도 그나마 못 빼먹고 낸 금액이 우리보다는 훨 많은 인간들이 부자들임. 그 부자들도 세금 냈는데 세금으로 자식 밥먹이는거 제외당하면 억울해서 어디 세금 내겠음?
공공도로도 공원도 우리 세금으로 만든건데 그럼 부자들은 그거 이용하면 안됨? 돈 따로 내서 부자용 도로 부자용 공원 따로 만들어 이용해야함? 소방관도 경찰관도 우리 세금으로 유지하는 건데 부자들 집에 불나고 도둑들면 개인 소방시스템, 경호원 들여서 불끄고 수사하고 그래야 함?
'우리 돈으로 부잣집 애들 밥 먹여줄 이유 뭐가 있나?'는 솔직히 좀 스스로에 대한 과대망상임.
아마 부잣집서 낸 세금으로 우리집 애기 김치 한조각이라도 더 얻어먹었으면 얻어먹었지, 우리 돈으로 부잣집 애들 밥먹일 일은 별로 없을듯요. 의료보험 생각해보면, 이거 부자놈들 따로 보험해먹겠다는거 필사적으로 막고 있는 이유가 뭘거 같음? 국가 지정 의료보험을 지탱하는건 우리네 서민들이 월급통장에서 불평불만해가며 떼주는 쥐꼬리만큼의 금액이 아니라 부자들이 듬뿍듬뿍 내주는 보험료가 대부분임. 이런 이유로 의료보험도 공익과 복지를 위해 모두가 공평해야 한다고 묶어두는 것에는 다들 찬성하면서, 어째서 전면 무상급식에 대해서는 '부잣집 돈으로 우리 애들도 같이 얻어먹을 수 있다'가 아니라 '우리 돈으로 부잣집 애들 밥먹인다'고 거꾸로 생각들을 하는건지...
뭐 어쨌거나, 위에 어느 님이 100% 전면 무상급식이 (그리 생각하는 이유는 모르겠지만) 무조건 나쁘다!! 라며 동물농장의 '네 발은 옳고! 두 발은 나쁘다!'스러운 구호를 반복하고 계시길래 전면 무상급식도 나쁜것만은 아니라는 말을 잔뜩 길게 적어놨지만....
정작 중요한건, 오세훈이 땡깡쓰고 있는 주민투표는 정작 무상급식 논란과는 하등 관계없는 본인 자존심 내세우기 땡깡에 불과하다는 얘기... 지난 선거에서 오시장 심시티 놀이 예산낭비에 지친 서울 시민들이 시의회를 야당으로 그득 채워놓으니 오시장 빚잔치 심시티 더 해먹어야 하는데 자꾸 시의회에서 예산 집행 못하겠다, 지금까지 진 빚이나 갚고 얘기해라 태클 거니까 '이색희들이! 내가 누군지 알아! 나 다섯살 훈이야!'하고 힘싸움 벌여보겠다고 또 쓸데없는 예산낭비 하는 것에 불과.
한나라당에서도 "존내 저 찐따새끼 왜 또 저지랄?"...하고 있는 판국에 애써 실드 쳐주실 필요 없을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