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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8-29 20: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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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곽노현 건은 그냥 좀 지켜보자. 고 노무현 전대통령도 검찰 수사시작한 것 만으로 실망하고 욕하고 그러다가(고백하자면, 나도 그랬었다) 결국 무슨 사태가 났었나? 사람이 한번 실수를 했으면 거기에서 뭔가 교훈을 배울줄 알아야 사람인 법이다. 한 나라의 전대통령을 정치적 목적으로 표적수사하다 사망에 이르게 만든게 이 나라 검찰이다. 그래서 이번엔 결과 나올때까지 좀 가만히 지켜보자는 말이 쉴드 치는걸로 보이나? 기다리자고 좀. 누가 까지 말래냐? 기다렸다가 결과 어찌 나오나 지켜보고 결정하자고.
2.불쌍해서 2억 줬다는게 무작정 말도 안된다고 하는데, 교육감 선거에서 공탁금이 5천이라 들었다. 거기에 선거비용으로 들어간 돈만 어마어마하다. 그깟 단일화 거부하고 10%라도 표를 받아내면 공탁금 돌려받고 선거비용 절반 되돌려 받는다. 되돌려받을 절반의 비용만 십수억이 넘는걸로 추정된다. 물론 뭐 정확한 선거비용이 얼마냐, 선거 그냥 나갔으면 10% 받아낼수 있었겠냐 하는 반론들 말마따나, 이건 어디까지나 추정일 뿐 확실한 사실은 아니다. 하지만 거꾸로 따져보자면 곽노현에게 박교수가 사퇴 대가로 돈을 받아냈다는 것 역시 아직까지는 의혹이자 '추정'에 불과하다. 제대로 된 증거가 나와서 재판부 판결이 나기까지, 아니 그 이전에 곽노현 기소조차 할만한 증거를 못찾은 판국에 일단 곽노현 까고보자고 달려드는 근거란게 겨우 '2억 불쌍해서 줬다는게 말이 되냐'는 논리인데, 거꾸로 생각해보면 선거 사퇴로 수십억 피해본 사람한테 겨우 2억 준걸로 대가성 뇌물 줬다는 말은 말이 되는 소린가? 물론 이게 진실이라고 주장한다거나 이걸 믿으라고 하는 소리는 아니다. 하지만 내 말이 어디까지나 추정에 불과한 것 처럼 지금 검찰이 주장하는 것도 아직까지 추정에 불과하다. 어느것 하나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단정지을 것 없다는 말이다. 곽노현 교육감이 상당히 민감한 입장에 있는 상대방에게 얼마가 되었든 간에 돈을 줬다는 것도 충분히 의심받을 짓을 한게 맞긴 하지만, 단일화를 위해 사퇴하는 바람에 수십억 손해를 보고 빚더미에 올라 자살 위기까지 몰렸다는 지인에게 그 손해보다 한참 모자라는 돈을 건내 줬다고 해서 그걸 뇌물로 단정짓기에도 아직 논거가 한참 부족하다. 어느쪽이 맞는 말인지 밝혀내기 위해서는 둘 중 어느쪽 주장의 근거, 어느쪽 말을 뒷받침할 증거가 한참 더 찾아내져야 한다는 소리다. '불쌍해서 2억 줬다'는 말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 치부될거면, 반대편 주장대로라면 '수십억 손해본 사람한테 2억 뇌물 줬다'는 말도 말이 안되는 소리일 뿐이다. 두 주장 다 아직 근거가 한참 부족하지만, 둘 중 어느쪽도 사실일 가능성은 있다는 얘기다. 지금 상황에서 어느 한쪽 얘기만 듣고 내 얘기는 무조건 말이 되고 니 얘기는 무조건 말도 안되는 틀린 소리다, 하고 단정 짓는 거야말로 제일 우스운 꼴 아닌가?
3.오세훈이나 수구쪽에서 비리 의혹 터졌어도 '지켜보자' 쉴드쳤겠냐..고들 많이 얘기하던데, 수구쪽에서 비리 터진거 수사 제대로 들어간게 없다. 검찰은 집권정당의 편이다. 적어도 임기가 끝나기 직전까지는 무조건 집권당의 편이다. 검찰이란 날 시퍼런 칼자루는 여당이 쥐고 있다. 그 칼이 여당을 겨누는 상황과 야당을 겨누는 상황에 대해 사람들의 반응이 각각 다르게 나올 수 밖에 없는건 당연한 일이다. 칼 주인이 스스로 자기 목에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과, 원수지간인 남의 목에 칼을 겨누고 있는 상황에 대해 똑같은 상황이라 생각할 수 있을까? 게다가 여당이 까인 사건에서도, 지금 곽교육감 사건에서도 검찰이 받는 비난의 내용은 똑같다. "언플따위 하지말고 수사에나 집중해라"라는 거.
4.검찰은 수사과정을 함부로 공개해서는 안 된다. 곽노현이 비리가 있는게 확실하다면, 그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해 기소했다면 그때야 언론에서 알아챌 수 밖에 없겠지만 기소할만큼의 증거조차 없다보니 상대방 증언 확보하는 단계에서 언론에 대대적으로 터뜨린 것은 명백히 불법이다. 어쩌면 검찰로서는 이렇게 항변할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언론에 수사과정 퍼뜨렸단 증거 있느냐고' 없다, 그런 증거. 하지만 검찰 이외에 언론이 수사과정을 낱낱히 알고 마구 퍼뜨리고 있다는 것은 검찰이 직접 퍼뜨렸든 무슨 스파이가 숨어있든 간에 검찰만 알고 있어야 할 기밀 정보가 외부로 새나가고 있다는 이야기다. 스스로 퍼뜨린게 아니라면 그 내용을 퍼뜨리고 있는 자들을 모조리 잡아다 수사해야한다. 검찰이 정치인에 대해 비리 의혹을 잡아내고, 그에 대한 증거와 증언을 수집해 혐의가 사실인지 아닌지를 밝혀내는 것은 검찰의 할 일임이 맞지만, 사실인지 아닌지 아직 확실치도 않은 내용을 언론에 퍼뜨려 그 대상을 여론재판으로 몰아가는 것은 심각한 범죄 행위이다. 그리고 그렇게 우리는 전 대통령 한분을 잃었었고. 검찰이 정치적 표적수사 소리를 듣고 있는 이유는 곽노현의 비리가 진실인지 오해인지와는 별개의 문제다. 단순 의혹단계에서 언론에 퍼뜨려대고 있으니 그 소리를 듣는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