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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9-20 23:4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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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힝힝// 고 송지선 아나 팬이었구요, 그 사건 전에 엘지 팬들이랑 sns에서 싸움벌어졌을 때부터 송아나 걱정하고 응원했던 사람입니다. 물론 저처럼 송아나 응원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임태훈 욕할 자격 생기는 것도 아니고, 송아나 괴롭혔던 네티즌이라 해서 임태훈 욕할 자격 없어지는 것도 아니죠. 누구에게건 네티즌들의 무차별적인 비난과 몰아세우기는 지양해야 할 일인건 맞습니다. 저 또한 임태훈을 보기 싫어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으로 나서서 욕하거나 야구 관두라거나 할 생각은 없고, 혹여나 임태훈도 비난여론에 몰려 잘못된 길을 걷게 되는 건 아닌지 걱정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하지만 보기 싫은건 보기 싫은거고, 거북한건 거북한 겁니다. 송아나 팬이었고 야구 팬으로서 굳이 뭐 임태훈을 쫓아다니며 욕하고 싶은 마음도, 잘못돼라 잘못돼라 기원하고픈 마음도 없지만 고인의 빈소에도 한번 안 찾아갔던 사람이 1군 마운드, 그것도 내가 응원하는 팀과의 경기에 얼굴을 드러내는데 별로 보고 싶지 않다고요. 시간이 오래 지난것도 아니고, 자숙 기간을 오래 가진것도 아니고 그저 군문제 해결하러 훈련소 다녀온거잖아요? 사과를 제대로 한것도 아니고 해명을 한것도 아니고 잠수타듯 사라지더니 공 던지고 싶었다며 마운드에 돌아오는데, 그 얼굴 보고 있으면 야구팬으로서 야구를 제대로 구경하기가 힘들다구요. 본인은 힘든거 다 이겨내고 다시 공 던질 마음이 생겼을지 몰라도, 팬들은 그 사람 얼굴 아직 보고 싶은 생각이 없다는 겁니다. 사건이 잊혀질때까지 오랜 시간이 지난것도 아니고 자숙기간을 가진것도 아니고 해명이 됐든 사과가 됐든 팬들로 하여금 다시 본인 얼굴이 보고싶어질만큼, 아니 봐도 그럭저럭 견딜만 할 수 있게 만들만큼 아무 노력도 없어놓구선 '공이 던지고 싶었습니다'하고 이른 복귀를 하는게 본인 마음이라면, '아직 당신 얼굴 쳐다보기 거북합니다'하는 팬들도 팬들 마음 아닙니까. 임태훈더러 죽으라 인생 삐뚤어져라 하는 말은 분명 잘못된 일이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팬들이 임태훈 보기 불편해 할 자유도 없습니까? 임태훈 1군 벌써 올라왔다는 얘기, 두산 구단이 벌써 1군 올렸다는 얘기 듣고 어이없기는 했지만 쫓아다니며 욕하고픈 마음은 없습니다. 내 팀 응원하기도 바쁘거든요. 근데 다만 '우리랑 두산이랑 경기할땐 좀 안나왔으면 좋겠네' 생각하는 것도 잘못입니까? 내 팀 응원하며 즐겁게 야구 보고 있는데 임태훈 나오면서 송아나 생각나고 기분 나빠지고 야구 볼 맛 떨어지는거 싫다는 말입니다.
임태훈 본인도 그렇지만 그보다 두산 구단이 더 이해가 안갑니다. 지금 1군 올리면 욕 먹을거 모르고 했을리는 없고, 아직 나이도 한참 어린 자기네 선수 욕먹든 말든 상관 안한다는 걸로 밖에 안보이니까요. 임태훈 본인과 두산 구단은 송아나 사건을 뭐 어찌 '잘 극복'하고 '잘 이겨낸' 건지는 몰라도, 팬들은 그 사건을 극복할 시간도 계기도 가지지 못했습니다. 본인과 구단이 그럴 계기를 만들지도, 시간이 흐르지도 않아놓구선 자기네끼리 "우왕 우린 극뽁해뜸"하고 내밀면, 아직 마음의 상처도 덜 가신 팬들이, 그것도 두산이나 임태훈 팬도 아닌 다른 팀 팬들이 '오오오 대인배'하고 받아줘야 할 의무 있습니까? 왜 그래야 하는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