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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01 20:3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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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지 아쉬운건, 어제오늘 삼성팬들의 한탄을 단순히 한경기를 가지고 일희일비한다고 매도하지는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물론 뭐 어제 게임 하나를 가지고 1위팀 감독인 류감독에 대해 인신공격을 퍼붓거나, 류감독 실력이 있네없네 판단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겠지만 삼성 입장에서 어제의 패배는 단순히 한 게임을 내준 것 이상의 타격이었습니다...
류감독의 항상 여유있고 길게 보는 선수운용이나 전임 선감독의 해탈야구(포기가 빠른 야구라고 놀림 많이 받은..ㅠㅠ)의 장점은 삼팬인 제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습니다. 선 감독이 비록 지는 경기에 포기가 빠르다고 욕 많이 먹긴 했지만 그런 경기에서도 컨디션 저조한 선수나 신인급 선수들에게 피칭 기회를 계속 제공해주며 육성을 잘 했으니까요.. 류감독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타자든 투수든 항상 여유를 가지고 잘 이끌어 나갑니다.(크게 부상당하는 선수가 없고, 현재 1위를 달리고 있다는 점 두가지가 그 방증이죠)
그러기에 어제 경기에서의 마지막 국노 선택이나 (갑마미가 아닌) 채태인 선택도 그런 이유였다고 생각하지만.. 아쉬운 점은 어제는 그렇게 여유를 가질 경기가 아니라 코시 7차전처럼 가진 패 중에 최고의 카드를 총동원해 반드시 잡으려 달려들어야 했던 경기가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습니다.(물론 결과론을 가지고 비판한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만약 어제 정현욱 대신 안지만이나 다른 불펜을 동원 했을때-오승환은 낼 타이밍이 절대 아니었고- 마찬가지로 실점을 하고 졌다면, 혹은 빠른 주자 1루에 두고 갑마미 강공을 믿었다가 더 안좋은 결과가 나왔다면 충격은 두배로 컸겠지만 납득은 할 수 있었을 겁니다...)
그 이유는 올 시즌 삼성이 1위라고는 하나 두산을 상대로 유독 압도적인 열세에 놓여 있는데다(상대전적 열세인 팀이 스크, 두산 두 팀인데 스크랑은 -1패 밖에 차이 안 납니다만 두산 상대로는 3승 8패였습니다 어제 경기 전까지..) 두산의 원투펀치 이용찬/니퍼트 상대로 거의 학살을 당하다시피 했었거든요... 삼/두 양팀 모두 포시 진출 확률이 높은 팀이니 단기전에서 만날 가능성도 높고, 또 야구가 멘탈 스포츠이니 만큼 삼성이 두산에 계속 질 수록 선수들의 자신감은 떨어지고 부담감은 높아질 위험도 예방하기 위해서라도 이번 시리즈는 무척이나 중요한 3연전이었습니다.
니퍼트가 삼성 상대로 3경기 3승 1.3점대 방어율, 이용찬이 삼성 상대 3경기 3승 0.4점대(....) 방어율이었습니다. 이 둘이 2,3차전에 나올걸 계산한다면 첫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했고(그 후 남은 두 경기에서 1승만 보태도 대성공이라는 계산), 또 기회가 많이 났음에도 이상하게 득점을 못올리며 경기가 '말린' 상황에서 승리를 못 챙기고 그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진 채로 니퍼트/이용찬을 만나는 사태가 나기에 무슨 수를 쓰던 이기려고 발악해야 하는 경기였습니다. 게다가 탄탄한 마무리 프록터가 초반 제구가 흔들려 위기를 맞았을때 그대로 공략에 성공한다면 그 타격을 시리즈 내내 끌고 갈수도 있는 상황이었구요...
이 상황에서 물론 뭐 투수들 컨디션은 감독과 코칭스태프가 더 잘 알았겠지만 데이터 상으로 최근 한참 안좋은 정현욱 외에 쟁쟁한 불펜진을 다수 보유하고 있음에도 왜 굳이 정현욱을 올렸을까... 또 득타율이 소박하다 못해 슬픈 지경인 채태인 보다는 선두타자 볼넷으로 흔들리는 프록터에게 발빠른 1루 주자가 신경 쓰이게 해가며 노련하고 클러치 능력 있는 진갑용에게 희생번트가 아니라 한번 맡겨보는게 좋지 않았을까... 아쉬움이 남는다는 거죠.
결국 어제 경기 진 덕분에 선수단의 부담은 배가 되고, 어제 찬스를 날리고 밤잠 설쳤다던 박석민이 똑같은 병살을 또 친 것, 가뜩이나 유리멘탈인 차우찬이 억지로 1점도 안주겠다고 어깨 힘들어가서 던지다가 밀어내기 실점을 기점으로 와르르 무너진것, 이런게 우연으로 보이지만은 않으니까요...ㅠㅠ
삼팬은 오늘은 이미 진즉에 포기했고(삼성 상대로 한경기에 평균 2점 이하 점수밖에 내주지 않은 니퍼트 상대로 초반에 4점 5점 내줬으니...) 내일이 걱정이 됩니다...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