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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8-17 00:5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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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좌제 얘기 하는 사람들의 주장은, 그러니까 '박근혜는 까일만하지만 저 발언은 연좌제다'라는 말이지요?
네 뭐, 아비 박정희가 죄를 저질렀다는 이유만으로 딸 박근혜가 까여서는 안되는 일이겠죠.
하지만 박근혜는 이미 그 죄(와 그 죄를 저지름으로 인해 얻은 부당이득)을 스스로 고스란히 상속받았습니다.
물론 이전에도 정수장물회의 돈줄을 바탕으로 정치활동을 하며 능력도 없는 주제에 박정희 딸이란 후광 하나만 가지고 할아버지들 바짓춤을 적시게 만드는 식으로 표를 벌어들이는, 비공식적으로 은근슬쩍 상속받아 깔아뭉개기를 시전중이셨지만, 이번 대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이제 더이상은 피할 수 없게 된 그 질문, 아비의 독재에 대해 어찌 생각하냐는 그 질문에 대해 본인 입으로 당당히 대답을 한 이상 이제 박정희의 죄값은 고스란히 박근혜에게 옮겨오게 됐어요.
세상에나, 헌법과 민주주의를 짓밟은 군사 쿠데타와, 그렇게 잡은 더러운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헌정 질서를 유린하고 수많은 무고한 목숨들, 민주투사들의 목숨을 빼앗은 만행을 '어쩔수 없는 희생'이라니요.
그 발언을 기점으로, 이제 공식적으로도 박정희의 악행에 대한 죄값은 고스란히 박근혜가 짊어져야 하게 됐습니다.
박근혜가 자기 아비의 악행과 전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살고 자신의 손으로 부를 축적하며 살았다면 비난받을 이유가 없겠죠.
하지만 박근혜는 자기 아비가 더러운 수작으로 남에게서 빼앗은 장물을 경제적 기반으로 부유한 삶을 누렸습니다.
또, 박근혜가 죽은 자기 아비의 남아있는 영향력을 이용해 정치권에 뛰어들지 않았더라면, 혹은 정치권에 뛰어들며 자기 아비의 과오를 인정하고 자신은 그것과 분명하게 선을 긋겠다고 선언했더라면 독재자의 딸년이란 비난을 받을 이유가 없었겠죠.
하지만 박근혜는 정치권에서 박정희의 영향력을 뒤에 업고 힘을 키웠고, 그러면서도 스스로 박정희와 선을 긋지 않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이제는 아예 본인입으로 '516 군사쿠데타'를 정당화시키고, 스스로 계승해버린 꼴이에요.
이제부터 박정희의 모든 과오는 박근혜가 짊어지게 되는 겁니다. 추가로 밝혀지는 박정희의 죄들도 모두 박근혜가 '정치적으로' 짊어져야 하는 업보가 된거에요. 연좌제가 아니라, 스스로 뒤집어 쓴 겁니다. 비록 법적으로 그 책임을 묻지는 못하겠지만 도의적으로, 또 정치적으로는 그 책임을 고스란히 짊어져야만 합니다.
웃긴게, 스스로 그런 말을 함으로 인해서 박근혜는 아비의 과오를 모조리 자기 등에 짊어진 꼴이 됐습니다. 하지만 그런다 해서 아비의 공로마저 박근혜 것이 될거란 건 착각이에요. 박근혜가 아비의 과오를 짊어진다 해서 법적 책임을 묻지는 못하고 단지 도의적 책임만 떠안게 되는 것 처럼, 박근혜가 아비의 공로를 인정한다 해서 그 능력이나 시대적 상황까지 물려받는건 아니거든요. 그냥 단순히 나는 '요런걸 지향한다'하는 희망사항일 뿐이지. 박정희가 뭔 대단한 능력이 있는 인물이었는지에 대해서는 개개인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설령 능력이 있는 인물이라고 할지언정 그게 자식한테 유전되는건 아니잖습니까? 그럴거면 걸출한 세종대왕 핏줄이 이어진 조선왕조엔 왜 중간중간 잉여왕들이 껴있겠어요?
정리하자면, 박근혜는 본인 입으로 자기 아비의 모든걸 상속받겠다 선언한 꼴입니다. 따라서 법적 책임을 묻지는 못하겠으나, 도의적/정치적으로는 이제 박정희의 과오를 모조리 떠안아야 할 입장입니다. 그럼 그렇다고 박정희의 공적마저 물려받게 되느냐, 하면 그건 또 아니란거죠. 과오에 대해서 도의적으로는 비난가능해도 직접적으로 법적 책임을 물을수 없듯이, 공적에 대해서도 아 박근혜가 추구하는 건 박정희의 저러한 것들이구나 정도를 생각해줄 수는 있을망정 직접적으로 박정희의 공적을 그대로 실현한다는 보장은 없단 겁니다.
박정희의 공적이란,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가 시급하고, 교육과 계몽의 부재로 민주주의에 대한 의식이나 주인의식이 부족하던 시절에 독재와 폭력과 압제를 이용해 묻지마 단순반복 노동으로 경제를 일으켜 세운 겁니다. 사람 몇 죽어나가도 이게 뭐가 잘못된건지, 뭐가 무서운건지 알지도 못하던 시절에 수많은 사람 죽여나가며 그 피의 대가로 부를 일으킨 거에요. 덕분에 민주주의는 뿌리 내리기도 전에 뽑혀 짓밟히고, 재벌위주의 기형적 경제체제 덕에 아직도 고생하고 있는 등 수많은 부작용이 생겼죠. 이제는 그런 부작용을 다시 되돌리고, 기형적인 구조를 정상적으로 되돌리며 급격하고 획일적인 성장보다 다양하고 부드러운 성장을 해야 할 때입니다. 예전처럼 그렇게 무식하고 폭력적이고 야만적인 방식이 통하는 시대가 아니란거죠. 성장 하나만 신경쓰기에도 무척이나 복잡다단해졌고, 이제는 아무나 싸잡아 강제로 희생시킬수 없는, 그래서는 안되는 '문명화된 대한민국 사회'가 되었습니다. 이런 시대에 시대착오적 삽질 경제를 하다간 어떤꼴이 나는지 지금 4년 반 넘게 지켜보고 있잖아요?
박근혜의 박정희 경제정책에 대한 신봉(과 상속의지)는, 결국 지금 시대엔 어울리지 않기에 지향점이 잘못되었고, 지향점이 엉뚱한데 있기에 실패할게 뻔한, 박정희의 그 '공적'마저도 절대 물려받지 못할 구시대적 헛소리에 불과합니다.
공은 물려받을 수 없고, 시대적 상황도 판이하게 다르고 본인 능력도 없고, 과오는 몽땅 자기 등에 짊어졌고, 박근혜의 현 상황이 딱 이 꼴입니다.
박정희 과오는 이제 박근혜가 대신 욕먹는게 당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