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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1-20 10:5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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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의 글에서도 보았듯이, 이게 쉬운 문제는 아닙니다.
분명 모든 재화는 사용한 만큼 비용을 지불하는 게 상식 선에 있지만, 이 경우는 정액제가 먼저 선보였고 통계적으로 보편화된 구조입니다. 모든 정액제는 통계적으로 손님들이 서비스를 이용하는 '기대값'이 있어야만 성립할 수 있으니까요. 보통 이 기대값을 심각하게 안 지키면 진상 소리를 듣습니다.
이번 카페 문제로 돌아오면, 자리값이 한 잔마다 정액으로 매겨지고, 커피 한 잔에 소요 시간의 "기대값"이 있는 구조죠. 여기에서 손님이 마시는 커피 두 잔 째는 이 기대 시간을 리셋시킵니다. "나 여기 더 있고 싶어요"라고 말하는 거죠. 따라서 그 기대 시간만큼 자리값을 다시 내는 게 합리적입니다.
물론 저게 '룰'로서 제시되지는 않았고, 문제를 일으켰습니다. 그렇다면 그 상황에서 어느 방향이 옳은가를 결정하는 건? 구성원들의 상식입니다. 여기서 '서비스는 사용한 만큼 비용을 내는 게 정상이다'라는 상식을 적용한다면, 자리값 두 번 내는 게 맞는 상황입니다. 실제로 테이크아웃 커피를 가지고 올라가서 계속 대화하신 걸로 봐서는 자리 사용 연장이라는 의도가 확실했으니까요.
그 관점에서 최초의 글을 올린 손님분들이 그닥 잘 했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자신이 업주여도 그런 행위를 묵과할 수 있었을까 고민해 보셨으면 좋겠네요.
P.S. 일전에 비슷한 성격의 논쟁이 있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음식점에 m명이 들어가서 m-n 인분 (n은 자연수) 시키는 행위에 대해 제재 가능하다고 판단한 판례가 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