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동자가 흔들린다거나 목소리가 떨린다거나 눈가가 파르르 거리지도 않았다. <div><br></div> <div>선배는 생각보다 크게 터진 사건에서도 의연했다. </div> <div><br></div> <div>"선배님, 괜찮으세요? 반응이 장난 아니던데.."</div> <div><br></div> <div>뭐가 웃긴지 피식거리고는 편집실 문을 연다. </div> <div><br></div> <div>"그것들은 개야, 자기가 싫어하는 걸 보더라도 결국 그 싫어하는 것에서 맛있는 냄새가 나면 침을 흘리는 개."</div> <div><br></div> <div>나쁘게 말하면 건방지고, 좋게 말하면 자신감이 넘치는 태도에 스스로도 궁금해졌다. 이번 일이 어떻게 될런지.</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이 나라에서 절대로 용서받을 수 없는 게 있다. </div> <div><br></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과거사 문제다. </span></div> <div><br></div> <div>은연 중에 어린이들은 항상 그들의 침탈과 조상의 한을 교육받는다. </div> <div><br></div> <div>이 나라 애국의 기초는 피해자에 대한 연민과 가해자에 대한 증오가 기초해 있다.</div> <div><br></div> <div>당연히 침략국에 대한 증오는 방송하는 입장에서 항상 주의할 수 밖에 없다. </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과거 역사의 골이 깊고, 침략국이 사과를 하지 않았으며, 피해를 당했던 사람들이 아직도 살아있음에도, 그 나라 사람들을 쓰지 않는 건 아니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하지만 그 침략국의 노래마저 방송에 내보낼 줄을 꿈에도 몰랐다. </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통한과 굴욕의 역사에서 조상들이 항상 강요받았던 제국의 노래가 이 나라 방송에서 나온다는 게 언뜻 인지가 힘들정도였다.</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span style="font-size:9pt;line-height:1.5;"><br></span></div> <div><br></div> <div>외국인 게스트들의 신선하고 발랄한 토크쇼는 인기가 많았다.</div> <div><br></div> <div>거기에 침략국 출신의 게스트가 나온다고 한들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지 않는 것은 당연하다.</div> <div><br></div> <div>그런데 그 옛날 제국의 노래가 BGM으로 깔리는데도 사람들의 반응은 없었다.</div> <div><br></div> <div>"내가 뭐랬어. 그들은 개야. 맛있는 음식을 보면 침입자가 있든, 개도살자가 있든 신경을 쓰지 못하지. 예능은 재미만 있으면 돼"</div> <div><br></div> <div>여유로운 미소가 위대함을 더한다. </div> <div><br></div> <div>마치 진리가 역사함을 눈 앞에 보는 예수의 제자들처럼 그 순간을 깊고 깊게 각인했다. </div> <div><br></div> <div>엄청난 인기에서 그냥 그저그런 프로그램이 되었지만, 망하지 않는 걸 가장 가까이에서 목격했다. </div> <div><br></div> <div>"개네..." </div> <div><br></div> <div>한숨과 자조의 농도가 높은 한 마디를 담배연기에 묻혀 보냈다.</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처음 메인을 맡았다. </div> <div><br></div> <div>요리프로그램. 집에 있는 재료와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세팅. 스타들의 냉장고 사정. 잘나가는 진행자와 예능인. 유명한 셰프들.</div> <div><br></div> <div>준비는 완벽했다. 공중파보다는 늦게 반응이 올테지만, 자신있다. </div> <div><br></div> <div>15분만에 냉장고에서 고급 요리가 나온다. </div> <div><br></div> <div>"맛있습니까아~~~" </div> <div><br></div> <div>"맛있습니다아~~~"</div> <div><br></div> <div>진행자와 예능인은 프로그램의 미각을 돋구는 조미료 역할을 톡톡히 한다. </div> <div><br></div> <div>예상대로 프로그램의 시청률은 상승했고, 제작진의 입꼬리도 상승했으며, 방송사의 지갑도 투툼해지리라.</div> <div><br></div> <div><br></div> <div><br></div> <div>유명한 프로그램의 섭외는 항상 끝없는 로비의 향연이다. </div> <div><br></div> <div>로비가 성공하고, 제작진의 마음에 들면, 아무리 신입이라도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다. </div> <div><br></div> <div>역시 이 프로그램에도 로비가 들어왔다. </div> <div><br></div> <div>싫지 않다. 인기프로그램이라는 증명이니까.</div> <div><br></div> <div>프로그램에서 억지로 만든 "요리가 하는 남자가 섹시하다."라는 말에 남자들을 끌어모을 수 있다.</div> <div><br></div> <div>게다가 잘생긴, 그냥 요리고 뭐고 다 필요없고 잘생긴 애새끼 하나 있으면 여자들도 끌어모을 수 있음에 안성맞춤인 인간이 눈에 띄었다.</div> <div><br></div> <div>순간 망설여졌다. </div> <div><br></div> <div>'셰프들이야 경력과 실력이 있지만.. 아직 그들만한 실력이 없는 애는 구설수에 오르지 않을까?'</div> <div><br></div> <div>고민은 길게 가지 않았다. </div> <div><br></div> <div>외국인 토크쇼를 진행하던 편집실의 불이 아직도 켜져 있는게 눈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div> <div><br></div> <div><br></div>
출처 |
소설입니다. 방송국 이야기라 예능게시판에 올립니다. 어떤 사건이나 실제 이야기가 아닌 소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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