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마지막으로 그가 기억하는 것은 허름한 동네 술집일것이다.</p> <p><br></p> <p>그로 말할것 같으면 아주 평범한, 이제 회사에 막 적응하기 시작한 30대 초반의, 청년티를 완전히는 벗지 못한 듯한 성인이었다.</p> <p><br></p> <p>혼술이 유행하는 건 어쩌면 그에게는 너무나도 다행이다.</p> <p><br></p> <p>그저 취업만을 위해 달려오며 대학에서도 아웃사이더를 자처했었고, </p> <p><br></p> <p>어쩌다 다가온 사람들조차 그의 무미건조한 말투를 비롯한 모든 행동거지에서 무력함을 느끼고 떠나갔기 때문이다.</p> <p><br></p> <p>우습게도 거짓으로 점철된 그럴듯한 진실로만 이루어진 그의 스펙과 입상 내역을 기업에서는 반겼으나,  </p> <p><br></p> <p>그가 가진 특유의 분위기란 것은 쉽사리 바꿀수 없는 것이었다. </p> <p><br></p> <p>때론 흔히 말하는 '개념없는 소리'를 지껄인다거나, 상사의 기분을 거스르는 행동을 하곤 했고</p> <p><br></p> <p>사람 사는 것이 다 그렇듯 업무 실적은 그럭저럭 우수한 편임에도 차차 그에게 사적인 말을 거는 사람은 사라져갔다.</p> <p><br></p> <p>서두가 길었다. 결국 그는 오늘도 혼술이다.</p> <p><br></p> <p>하지만 그는 독한 소주만을 마신다. 오로지 참이슬 오리지널.  혹시나 더 높은 도수의 소주가 있다면 항상 그것을 주문하곤 했다.</p> <p><br></p> <p>그가 이런 사람이 된건 어쩌면 보증을 잘못서서 정말 말그대로 망해버린 아버지 아래서 </p> <p><br></p> <p>살아온 환경으로 인해 유년시절 결정된 가치관때문이라고 그는 생각했지만, </p> <p><br></p> <p>마치 오른손잡이가 왼손으로 밥을 먹을수 없듯 친구를 사귀는것, </p> <p><br></p> <p>누군가의 기분을 헤아린다는 것은 어쩌면 그에겐 우연히 올려다본 하늘에서 별똥별을 보는 것마냥  희귀한 경험이었던 것이다.</p> <p><br></p> <p>더욱 슬픈건 그 스스로 그러한 상황을 인지한다는 것과 </p> <p><br></p> <p>더욱 비극적인건 스스로 그 상황을 바꾸기 위해 할수 있는 일이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다.</p> <p><br></p> <p>4잔 정도까지도 목을 태울것 같던 소주는 어느 새 식도와 친해진 듯 아무말 없이 스스륵 넘어갔다.</p> <p><br></p> <p>그리고 결정적인 마지막 장면은, 그가 월급날이라 기분내기 위해 추가한 계란말이 안주와 참이슬 오리지널을 주문하는 순간이었다.</p> <p><br></p> <p>그리고 그 후의 기억은 바로 지금 이순간, 현실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공허한 어둠 속에서 눈을 뜨게 된것이다.</p> <p><br></p> <p><br></p> <p><br></p> <p>눈을 뜬건지 아닌지 구분이 안될만큼 어두운 곳. </p> <p><br></p> <p>술이 덜깼지만 꿈이 아닌것을 알고 손발을 써보려 하지만 아뿔싸. 뭔가가 맞아 떨어지듯 그의 손발은 그의 시야처럼 꽁꽁 묶여 한치도 옴짝달싹 할수 없던 것이다.</p> <p><br></p> <p>"어 ? .. 뭐야 이런.. 뭐야 ?"</p> <p><br></p> <p>사람은 난생 처음 접해보는 일에 대해서 현실감이 떨어진다고 했던가 , </p> <p><br></p> <p>그는 그 순간까지도 꿈이 아닌가 스스로 의심하고 있었다. 그 찰나에 </p> <p><br></p> <p>"팍" </p> <p><br></p> <p>"어윽!!!" </p> <p><br></p> <p>어둠에 익숙해진 눈을 혼내려는듯 형광등 두어개가 순식간에 켜진다. </p> <p><br></p> <p>그리고 그가 그 빛조차 익숙해질쯤, 그 아래는 자기 연배로 보이는 한 청년이 서있다. </p> <p><br></p> <p>"안녕 ? 반가워요."</p> <p><br></p> <p>"어 .. 어 ? 누구세요 "</p> <p><br></p> <p>"아하하.. 그건 중요하지 않구요 . 음. . "</p> <p><br></p> <p>그 순간 그는 너무나 평온하게 흘러가는 그 공기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듯 발악하기 시작했다.</p> <p><br></p> <p>어쩌면 그가 살아오면서 가장 강렬하게 어떤 의사표현을 한 것일지도 모른다.</p> <p><br></p> <p>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강렬한 표현은 더 강한 구속아래 그저 쇠사슬에 묶인 사형수같은 몸부림을 보여줄 뿐이었다.</p> <p><br></p> <p>"너 누구야, 왜 내가 여기 있는거야 ?"</p> <p><br></p> <p>"아하하 .. 이제야 궁금하신 거군요."</p> <p><br></p> <p>역광인지 간신히 입 아래만 보이는 그 청년은 분명하게 웃으며 말하기 시작했다.</p> <p><br></p> <p>"이제 저랑 게임을 하나 해요. 안타깝게도 당신은 청부살인 의뢰를 받았어요. </p> <p> 그런데 저랑 의뢰인은 항상 계약시에 약속을 하거든요. 당신이 스스로 죽을만큼 잘못한 일을 기억한다면, </p> <p> 살려주고 10억을 주고 외국에서 새로운 삶을 살수 있도록 도와주기로요.</p> <p> 만약 기억을 못한다면, 안타깝게도 말이에요, 당신의 몸은 제가 화장해서 저 앞에 있는 강에 뿌려드릴거에요.  </p> <p> 물론 확실히 죽었다는 걸 알아야 하니까. 머리와 손은 따로 포장해서 의뢰인께 보내드리구요. </p> <p> 마음에 드시나요 ? 아하하하"</p> <p><br></p> <p>그 순간부터 그에게 공포와 더불어 생존에 대한 급격한 욕망이 밀려온것은 너무 당연한 일일것이다. </p> <p><br></p> <p>그저 어둠과 형광등 뿐인데도 그것은 마치 그에겐 생지옥의 한가운데처럼 보이기 시작했다.</p> <p><br></p> <p>아마 얼굴은 제대로 보이지 않지만 너무나도 검은 와이셔츠와 검은 긴바지를 입은 그의 모습이 저승사자를 떠올려서 일지도 모르겠다.</p> <p><br></p> <p>"그럼 이제 시작할까요 ? " </p> <p><br></p> <p>피식 피식 웃던 하얀이가 굳게 다문 입술에 가려지고 언제 그랬냐는 듯 그 청년은 정자세로 서서 주머니에서 무언가를 꺼냈다.</p> <p><br></p> <p>스탑워치.  그는 고등학교 체력장 할때 비슷한 것을 본적이 있다. </p> <p><br></p> <p>"죄송하지만 시간제한이 있는걸 말씀못드렸네요. 뭐 이제부터 하면 되니까 문제는 없죠 ? </p> <p> 그리고, 기회는 3번이에요. 3번 틀리면 시간과 관계없이 .. 음 저는 제 할일을 해야겠죠 .. 하하 . " </p> <p><br></p> <p>말이 끝나자마자 그의 손가락이 어느 한 버튼에 놓여지고, 누르고, </p> <p><br></p> <p>그 공허한 장소에서 마치 그 벽조차도 한번에 뚫어버릴듯한 날카로운 전자음이 들린다.</p> <p><br></p> <p>그리고 그 높고 앙칼진 전자음 뒤로 깊고 낮은 한숨이 들리더니, 그 청년이 이야기했다.</p> <p><br></p> <p>"30분 남았습니다."</p> <p><br></p> <p><br></p> <p>하지만 그 소리는 이미 들리지 않았다. </p> <p><br></p> <p>그의 머리속엔 그가 살아온 30년 남짓한 세월동안 남들을 울리고 가슴아프게 했던, </p> <p><br></p> <p>어쩌면 스스로 꺼내기 싫고 잊고 살았던 그 기억들을 미친듯이 뒤지고 있었다.</p> <p><br></p> <p><br></p> <p><br></p> <p><br></p> <p>그의 유년시절은 유복했다. 적어도 아버지가 보증때문에 망하기 전까지는.</p> <p><br></p> <p>항상 멜빵바지에 단정한 머리를 하고 초등학교를 나갔고, 어머니는 하루가 멀다하고 학교에 와서 담임선생님과 무슨무슨 대화를 나눈게 기억이 난다.</p> <p><br></p> <p>그 와중에 그가 괴롭힌 친구가 있었다. 할머니와 같이 살고 맨날 머리도 감지 않고 용돈도 없어서 어울리지 못했던 그 친구.</p> <p><br></p> <p>그 친구가 죽었다.  아니, 그가 죽인 것이다.  </p> <p><br></p> <p>어느날인지 쫀디기를 보고 군침 흘리던, 군것질은 커녕 제대로 된 끼니를 때우는지 조차 알수없던 그 친구에게 그네 멀리뛰기를 이기면 주겠다고 했더랬다.</p> <p><br></p> <p>설렁설렁 했던 터라, 그 뒤에 필사적으로 하는 그 친구가 왠지 얄미워 보였다. </p> <p><br></p> <p>그래서 더 멀리 뛰어보라 더 세게 , 더 세게 밀었다.</p> <p><br></p> <p>그리고 그 친구는 너무나 높이, 멀리 뛴 탓에 모래밭을 넘어 옆 연못주변 돌에 넘어지며 착지하여 외마디 비명도 없이 생을 달리하였다.</p> <p><br></p> <p>우습게도, 살면서 이것이 내 잘못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었으나, 왜 이 순간 생각이 나는 것일까.</p> <p><br></p> <p>분명히 이것이다. </p> <p><br></p> <p>그는 차분하게, 하지만 최대한 자신을 변호하며  기억을 더듬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p> <p><br></p> <p>마지막엔 후회와 반성으로 눈물도 약간 고였다. </p> <p><br></p> <p>허나 묵묵히 듣던 그 청년이 말했다.</p> <p><br></p> <p>" 틀렸습니다. 자, 이제 20분 남았습니다. " </p> <p><br></p> <p><br></p> <p><br></p> <p>그는 .. 아마 1분간은 아무말도 하지 않았던것 같다. </p> <p><br></p> <p>너무도 가슴속 깊이 , 평생 숨기고 살았던 치부라고 생각했던 기억을 들킨 탓일지</p> <p><br></p> <p>아니면 그의 마음속에 설마 , 설마 하고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들 때문일지는 모르겠다.</p> <p><br></p> <p><br></p> <p>"이제 15분 남았습니다. "</p> <p><br></p> <p><br></p> <p>"하.. "</p> <p><br></p> <p><br></p> <p>지금까지와는 다르게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쉰후, 마치 정답 여부와는 관계없다는 듯 차분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p> <p><br></p> <p><br></p> <p>"아버지.. 보증.  "</p> <p><br></p> <p><br></p> <p>하지만 이내 손을 바들바들 떨면서 힘겹게, 힘겹게 이어가는 그의 입술이 파르르 떨리기 까지 한다.</p> <p><br></p> <p>"그거.. 나때문이야.. " </p> <p><br></p> <p><br></p> <p><br></p> <p><br></p> <p>그 친구가 죽은 이후, 그의 부모님은 너무나 많은 뒷처리를 해야만 했었다.</p> <p><br></p> <p>그 당시의 분위기란 고소, 고발이 익숙한 시대는 아니지만서도 그 지역사회에서는 너무나도 커다란 사건이었다.</p> <p><br></p> <p>사업을 하던 아버지의 평판은 개차반이 되어버렸고, 유세를 떨던 어머니의 기세는 더이상 찾아볼수 없었다.</p> <p><br></p> <p>그러던 어느날, 그 죽은 친구의 아버지란 사람이 찾아왔다. </p> <p><br></p> <p>자기가 모든걸 책임지고 평판을 돌려볼테니, 자신이 새로 시작하는 사업의 파트너겸 보증인이 되어달라는 것이었다.</p> <p><br></p> <p>우선 어디서 있다가 갑자기 나타났는지는 모르겠으나, </p> <p><br></p> <p>붙임성 있고 언변이 뛰어난 그 친구의 아버지는 서서히 우리 아버지의 평판을 긍정적인 쪽으로 바꾸었고,</p> <p><br></p> <p>아버지의 사업 역시 살아나는듯 하였다.</p> <p><br></p> <p>하지만 어느날, </p> <p><br></p> <p>모든 비극이 그렇게 시작되듯 어느날 문득 아무 신호도 없이 그의 집안은 몰락의 신호탄을 쏘게 된 것이다.</p> <p><br></p> <p>그 친구의 아버지란 사람이 진짜 친구의 아버지도 아닐 뿐더러, 어느날 사업을 때려치고 사라진 것을 알게된 그날 부터 말이다.</p> <p><br></p> <p>" 땡. 기회는 1번. 10분 남았습니다.</p> <p><br></p> <p><br></p> <p>스탑워치만을 주시하는 그 청년의 얼굴은 서서히 일그러져, 환희인지 분노인지 구분지을수 없는 경계의 표정을 향해가고 있었다.</p> <p><br></p> <p>아니, 어쩌면 그 것을 보고 생각하고 판단하는 시간조차 사치였다.</p> <p><br></p> <p>그는 미친듯이 생각해야 했으나, 너무도 명확한 한가지 답을 알아차린듯 </p> <p><br></p> <p>여기서 눈을 뜬 어느 순간보다 평온하고 침착해진 것이었다.</p> <p><br></p> <p>하지만 이야기 할수 없다. </p> <p><br></p> <p>침이 마르고 두눈은 갈곳을 잃었다.</p> <p><br></p> <p>의중을 파악하려는듯 그 청년의 눈을 보려하지만 형광등 바로 아래 있는 그의 얼굴에선 눈동자의 위치조차 알아차릴수 없다.</p> <p><br></p> <p>그런 사이에도 시간은 엉금엉금 흐르고, 기다리기 지친듯한 그 청년의 입술이 작게 쩌억 소리를 내며 열린다.</p> <p><br></p> <p>" 1분. 남았습니다."</p> <p><br></p> <p>정답이든 아니든 말해야 하는 순간.</p> <p><br></p> <p>하지만 말할수 없는 이야기인데.. 결국엔 그의 생에 대한 집착이 이긴듯 이야기를 꺼내기 시작했다.</p> <p><br></p> <p>" 그날은.. 속이 안좋아서 조퇴를 한 날이었어." </p> <p><br></p> <p><br></p> <p><br></p> <p>엄마는 이미 어디로 간지도 모른다. 그가 중학교 1학년 생일때, 미역국을 정성스레 끓여놓고는 다시는 들어오지 않았다. </p> <p><br></p> <p>순진하게도 그는 국통 가득있던 그 미역국을 아껴먹으며 엄마를 기다렸다.</p> <p><br></p> <p>사업이 망한 아버지는 폐인이 되어 깨어나면 소주를 먹고 기절하듯 잠이 들거나, 혹여나 깨어있으면 있지도 않은 돈을 요구하며 술을 사오라고 하곤 하였다. </p> <p><br></p> <p>사실 속이 안좋았던 것은 아니다. 그냥 우연히 친구한테 무엇인가를 듣고 난 후에 조퇴를 결심하였다.</p> <p><br></p> <p>" 부모가 죽으면~ 유산을 받을수도 있는데 빚을 떠안을수도 있데 " </p> <p><br></p> <p>"뭐 ? 진짜 ???" </p> <p><br></p> <p>"근데 빚이 더 많으면 뭐라더라 ? 뭐 포기를 할수 있데 " </p> <p><br></p> <p>자신의 사정을 모르는 중학교 친구들이 별생각 없이 한 대화에서 그는 많은 것을 느꼈던 것이다. </p> <p><br></p> <p>어쩌면 우유부단하고 남과 엮이기 싫어하던 그에게도 일생일대의 중요한 결단을 내려야 되는 순간일지도 모른다는 . </p> <p><br></p> <p><br></p> <p>" 내가.. 내가 죽였어.." </p> <p><br></p> <p>" 30초 남았습니다. " </p> <p><br></p> <p>"우리 아빠.. 내가 죽였다고 .. 창문 다 닫고 가스관 열어서 ..  유서도 내가 썼어.. "</p> <p><br></p> <p>모든걸 체념한듯 그의 눈에선 닭똥같은 눈물이 뚝뚝 흐르기 시작한다.</p> <p><br></p> <p>청년인지 성인인지 모를 그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흐르는 눈물은 슬프다기 보다는 처절함이 느껴진다.</p> <p><br></p> <p>" 제발.. 내가 잘못했어.. 누구야 ? 엄마가 시킨거야 ? 흑흑.. "</p> <p><br></p> <p>마침내 울음보가 터진 그의 앞에서 스탑워치를 꼭 쥔 그 청년의 어깨가 들썩이기 시작한다.</p> <p><br></p> <p>"끅끅.. 크.. 크하하하하하하하!!!"</p> <p><br></p> <p>영문을 모르겠는 청년의 웃음에 그는 고개를 들어 쳐다보지만, 한번 넘쳐버린 감정은 멈춰지질 않고 계속 눈물이 흐른다. </p> <p><br></p> <p>" 크.. 흐흐하하.. 알겠습니다.."</p> <p><br></p> <p>콧물이 가득찬듯한 목소리로 울음을 삼키며 그가 확인하려 한다.</p> <p><br></p> <p>" 크.. 흑..흑 .. 이게 .. 정답.. 흑.. 인거야 ?"</p> <p><br></p> <p>"크.. 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p> <p><br></p> <p>영문모를 그 청년의 계속되는 웃음에 그는 뭔가가 잘못되었음을 뒤늦게나마 깨닫는다.</p> <p><br></p> <p>" 하하하....  가관이네요. 그런일이 있었군요. "</p> <p><br></p> <p>다시 환하게 웃어보이는 그 청년은 계속해서 말을 이어간다.</p> <p><br></p> <p>"미안해요 , 저는 사실 세가지 거짓말을 했어요.</p> <p><br></p> <p>첫째로. 나는 청부살인 의뢰를 받은적이 없어요" </p> <p><br></p> <p>".. 뭐 ?? 흑.. "</p> <p><br></p> <p>아직 멈추지 않는 흐느낌을 가까스로 억제하고 반박하려 했으나, 곧바로 그 청년은 말을 이어간다.</p> <p><br></p> <p>"둘째로, 때문에 나는 당신이 죽어야 하는 이유를 모르지요."</p> <p><br></p> <p>어느 순간 흐느낌과 호흡마저 멈춘듯 그 청년을 주시하며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하는 그에게 안타까운듯 마지막 말을 덧붙인다.</p> <p><br></p> <p>"셋째로, 그럼에도 저는 당신을 살려보낼 생각이 없어요." </p> <p><br></p> <p>"뭐 ???? 뭐라고 ?!!!"</p> <p><br></p> <p>입 말고는 자유롭지 않았던 그의 입마저 테이프로 막아버리며 그 청년은 덧붙였다.</p> <p><br></p> <p>"뭐, 그럼에도 다행히 당신이 죽어야 하는 이유는 충분한것 같네요 . 그럼 안녕."</p> <p><br></p> <p>유일하게 빛이 나던 형광등은 마치 심연속에 던져진듯 순식간에 빛을 잃었고, </p> <p><br></p> <p>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그 어둠속에서는 잠시 신음소리가 들리다가 </p> <p><br></p> <p>어느덧 소리마저 어둠속으로 빨려들어간 듯 고요함 속 한 사람의 발자욱 소리만이 울려퍼졌다.</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