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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입 : 08-10-06
    방문 : 2256회
    닉네임변경 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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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시물ID : panic_91649
    작성자 : 야설왕짐보 (가입일자:2008-10-06 방문횟수:2256)
    추천 : 29
    조회수 : 4122
    IP : 211.253.***.18
    댓글 : 44개
    등록시간 : 2016/11/29 12:05:52
    http://todayhumor.com/?panic_91649 모바일
    [단편] 페르몬 : 거짓말의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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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페르몬~1.JPG
     
     # 2016.11.30. 11:33분 일부 내용 및 표현 수정하였습니다.(공포게시판 기준, 베스트, 베오베는 수정불가)
     
    페르몬 : 거짓말의 멸종
     
    한 일은 아니었다. 생각지도 못한 방문객과의 느닷없는 조우, 그럼에도 우리가 그들을 반가이 맞이할 수 있었던 건 그들이 건넨 진심어린 인사와 선물 때문이었다.
     
    안녕하십니까. 푸른별 지구에 사는 형제들이여. 저희는 센타우르스 성좌의 C612 행성에서 온 여행자들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 말이 잘 들리시는 지요. 이것은 저희가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우호의 선물입니다.”
     
    지구 상공에 나타난 거대한 함선과 연녹색 빛줄기 아래 그들은 말했다. 지구의 모두가 들었고 언어의 경계는 무의미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들의 선물이었다.
     
    완벽한 언어 : 페르몬
     
    이 곳 지구의 형제들은 서로 다른 언어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들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저희의 선물이 마음에 드십니까? 이제 여러분은 마음껏 대화하실 수 있습니다. 언어의 장벽은 지금, 무너졌습니다.”
     
    인간들은 환호했다. 수만년 간 인류를 속박해온 의사소통의 한계, 그 거추장스러운 굴레가 사라진 기념비적인 순간이었기 때문이었다. 학자들은 앞다퉈 그들이 선물한 언어의 자유에 대해 논했다.
    금전적으로 따질 수 없는 막대한 가치를 지녔다.’
    직립보행 이후 인류에게 주어진 2번째 자유!’
    번영의 초석을 다질 최고의 선물!’
    반드시 학자들의 평가가 아니더라도 인류의 문화, 경제, 생활은 물론이고 전 분야의 발전을 이끌 것임은 분명해 보였다.
     
    지구 대표 기문 반입니다. 사실 저희는 여러분의 갑작스런 방문에 우려를 금치 못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다릅니다. 여러분의 선물에 감사하고 있고, 또 크게 기뻐하고 있습니다. 완벽한 언어, 대체 어떤 원리로 그런 놀라운 일이 가능한거죠?”
    페르몬입니다. 지구에선 곤충들이 그와 같은 방식으로 대화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페르몬은 단어가 아닌 진심을 전달합니다. 진심이 여러분을 소통하게 할 것이고, 여러분을 번영케 할 것입니다.”
    진심이요? 설마 거짓말이 멸종되기라도 한다는 겁니까? 하하핫 놀랍군요.”
    진실입니다. 아직은 익숙치 않아 의사소통만이 가능하지만 지구인들도 곧 100%의 진심을 전달하는 완벽한 언어 페르몬을 가지게 될 것입니다.”
    그게 사실이라면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당신들에 대해 느꼈던 우리의 우려가 기우였다는 사실에 감사합니다.”
    누리세요. 오해와 거짓이 없는 세상. 그것이 저희가 여러분들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놀랍도록 기쁜 소식이었지만 한편으론 슬펐다. 처음 만날 때와 같이 이별 역시 갑작스러웠기 때문이었다.
     
    저희는 조금 빨리 떠나지만 아쉬워 마세요.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한 준비의 과정일 뿐입니다. 지구의 무궁한 평화와 번영을 바랍니다. 부디 그때까지 안녕히! 지구의 형제들이여!
     
    작별을 고한 그들의 함선은 곧 수많은 복잡한 감정들을 남긴 채 순식간에 지구 상공에서 사라졌다. 그들이 떠난 빈 자리엔 아쉬움과 기대감만이 남았다. 더 많은 기술을 배우지 못한 아쉬움과 다시 찾을 그들이 가져올 새로운 선물에 대한 기대, 모든 인류는 그들이 사라진 방향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하지만 그러한 감정에만 매달려 있기엔 변화의 소용돌이가 너무 거셌다.
    페르몬을 통한 언어의 통합은 기대대로 사회 전반의 대 변혁을 가져왔다.
    여행, 무역, 정치, 사회, 문화 전 방위에 걸친 활발한 교류가 지구 전체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누구나 아무런 장애없이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세상, 학자들은 이것이야말로 인류에 대한 축복이이자 유토피아로 가는 첫 걸음이 될 것이라 입을 모아 말했다.
    물론 그러한 예건은 사실인 듯 보였다.
    적어도...
    완벽한 언어, 페르몬의 문제점과 직면하기 전까지는 말이다.
     
    당신 어제 대체 어딜 갔었던 거죠?”
    그야 당연히 늦게까지 야근했지 뭐겠어!(그야 당연히 총무과 미스 김과 모텔에 갔지!)”
    십일조는 주님을 믿는 자들의 신성한 의무이자 권리입니다.(십일조를 하십시오. 망할 주님 말고, 내 교회를 더 크게 지어야 하니까!)”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정치, 국민의 꿈이 이뤄지는 국가를 만들겠습니다.(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통령이 되겠습니다. 대통령이 되는 것은 저의 꿈입니다.)”
    국정을 좌지우지했다는 숨겨진 비선실세 따위는 존재하지도 존재한 적도 없습니다.(모든 보고라인은 통제되고 있으며 정부 정책 기조의 세세한 부분까지도 관여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가장 중요한 가치인 안전을 위해 북의 핵 보유 및 사악한 테러위협을 뿌리 뽑아야 합니다.(군수업체들의 강력한 주장에 따라 전쟁은 반드시 수행 되어야 합니다.)”
    자위대는 평화헌법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자주적인 국방에만 매진할 것이며 과거와 같은 군국주의의 망령은 사라진 지 오래입니다.(자위대는 거듭된 법의 개정을 통해 언제든 출정할 수 있는 만반의 준비를 갖추었습니다. 영토분쟁의 촉발을 통해 위대한 대동아공영권의 재건에 힘 쓸 생각입니다.)”
     
    장밋빛 미래를 꿈꾸었던 우리의 세상이 아수라장이 되는 데에는 그리 많은 말과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사소한 오해도, 한 톨의 거짓말도 용납되지 않는 순도 100%의 진심...
    그것은 이제껏 우리 자신을 포장해온 가면을 벗겨냈고, 그 뒤에 숨겨졌던 욕망의 민낯을 드러내었다.
    절망과 한숨이 교차되었다.
    슬픔과 불안이 고조되었다.
    하지만 어떤 학자도 그것이 페르몬 때문이라고 말하지는 못했다.
    우리 사회엔 썩은 환부가 너무 많았고, 그것이 도려내어지는 치료의 과정이라 주장할 뿐이었다.
    다소간의 분쟁과 마찰이 촉발됐지만 그러한 사실을 부인하는 이는 많지 않았다.
    그것은 사실일뿐더러, 모두의 상식에 기인하는 바이기 때문이었다.
    거짓은 나쁘다.
    진실은 옳다.
    인류의 태동과 함께 지속되어온 진리이자 진실이 가지는 불변의 가치를 부정하는 것은 곧 인류 자체를 부정하는 것에 다름 없었다.
     
    왜 이리 늦었어? 입은 옷도 촌스럽고 화장은 또 그게 뭐야? 어휴... 그래 아무렴 어때. 내가 너한테 원하는 건 섹스뿐이니까. 그까짓 옷, 사실 의미 없지 뭐.”
    장모님 안녕하세요. 오기 싫었지만 억지로 끌려 왔습니다. 용돈 드릴 생각하니 끔찍하네요. 먹고 살기도 힘든데 혹이라니요. 늙으면 죽어야죠.”
    이 제품엔 흡입시 인체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수 있는 독성 성분이 들어 있습니다. 저희는 그 점을 사전에 인지하였지만 이 정도의 후폭풍이 올 줄은 몰랐습니다. 일단은 법적인 배상을 진행하는 척 할 겁니다. 어차피 이 나라의 법은 형편없고, 우리가 얻은 이익에 비하면 푼 돈이니까요. 우리를 몰아붙이지 마세요. 자회사 하나 정도... 파산시켜 버리면 그만입니다. 그러면 책임도 함께 침몰하겠죠.”
    리도카인은 프로포폴 투약시의 통증 완화를 위해 팔팔정과 비아그라는 원활한 성행위를 위해 구입하였습니다. VIP께서는 총 회 투약하였고...”
    전쟁의 이유였던 대량 살상용 화학 무기는 존재하지도 존재한 적도 없습니다. 그냥 그 모래투성이 나라의 자원이 탐 났다고 해두죠.”
    “3번의 대통령 1번의 총리 직을 수행하기 위해 정적을 암살했다는 루머는 모두 사실입니다. 불만을 가지려면 가지세요. KGB는 건재합니다. 단지 시체가 조금 늘 뿐, 달라지는 건 없을테니까요.”
    며칠 만에 시체가 썩어 미이라가 됐다는 말을 정말 믿으신 겁니까? 그 시체는 제가 아닙니다. 국과수는 과학적 근거에 의해 검시했지만, 주어진 건 제가 아니라 단지 샘플일뿐이었다면 믿으시겠습니까? 저요? 뭐 나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성형기술이 놀랍도록 발전한 세상에 살고 있다고만 해두죠.”
     
    그 분은 자살한 것이 아닙니다.”
     
    가축 이상의 의미가 있을까요? 눈 째진 동양인이나 시꺼먼 검둥이나 이 시간에도 국경을 넘는 맥시칸이나... 우리의 기득권을 수호합시다. 전쟁? 그게 두려우면 방구석에 주저앉아 TV나 보라고 하세요. 겁쟁이들! 얼간이들! 놈들은 핵을 가졌다 이 말입니다. 제가 위대한 미국을 재건하겠습니다!”
     
    꿈을 꾸었다고 했습니다. 아버지가 나타나 어린 생명들의 고귀한 희생이 조국의 영광을 재현 할 것이니 제를 올리고 그대로 따르라 했습니다.”
     
    제가 지시했습니다. 배를 침몰시켜라!”
     
    모두의 손에 횃불이 들렸고, 공개처형은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흔한 일이 되었다.
    완벽한 언어는 거짓을 목졸라 죽였다.
    하지만 그 빈자리에 남은 것은 진실이 아닌 추악한 욕망 뿐이었다.
     
    입 함부로 놀리지마! 그 놈의 입 놀리다가 뒤진 인간이 어디 한 둘인 줄 알아?”
    ! 절대 아무 말도 하지마. 그래야 살아.”
     
    모두가 입 다문 세상...
    들려오는 것은 오직 옛 친구가 남기고 간 진심어린 인사 뿐이었다.
     
    안녕하십니까. 푸른별 지구에 사는 형제들이여. 저희는 센타우르스 성좌의 C612 행성에서 온 여행자들입니다.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제 말이 잘 들리시는 지요. 이것은 저희가 여러분들에게 드리는 우호의 선물입니다.”
    [안녕하십니까. 긴급 방역대상으로 지정된 지구의 해충들이여. 우리는 센타우르스 성좌의 C612 행성에서 온 해충박멸 수행단이다. 너희들의 작태를 보니 끔찍할 따름이다. 약효가 도는가? 이것은 우리가 너희들의 박멸을 위해 준비한 해충퇴치제다.]
     
    이 곳 지구의 형제들은 서로 다른 언어 때문에 곤란을 겪고 있다 들었습니다. 어떻습니까? 저희의 선물이 마음에 드십니까? 이제 여러분은 마음껏 대화하실 수 있습니다. 언어의 장벽은 지금, 무너졌습니다.”
    [이 곳 지구의 해충들은 서로 다른 언어에도 불구하고 다툼을 거듭하는 사악한 존재라 들었다. 어떤가? 우리가 준비한 너희들의 파멸이. 이제 너희들은 멀지 않아 멸망할 것이다. 우리의 정화작업이 지금, 시작되었으니까!]
     
    페르몬입니다. 지구에선 곤충들이 그와 같은 방식으로 대화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페르몬은 단어가 아닌 진심을 전달합니다. 진심이 여러분을 소통하게 할 것이고, 여러분을 번영케 할 것입니다.”
    [해충제라 할 수 있지. 지구에선 죄없는 곤충들을 그와 같은 방식으로 제거한다지? 해충제는 너희들을 파괴하지 않아. 파괴하는 건 너희들 자신이지. 너희들의 진심이 너희 자신을 할퀴고, 너희들 스스로를 멸망의 길로 인도할 것이다.]
     
    진실입니다. 아직은 익숙치 않아 의사소통만이 가능하지만 지구인들은 곧 100%의 진심을 전달하는 완벽한 언어를 가지게 될 것입니다.”
    [파멸입니다. 아직은 완전하지 않아 느끼지 못 하겠지만 너희 해충들은 곧 100%의 확률로 스스로의 존재를 파괴하게 될 것이다.]
     
    누리세요. 오해와 거짓이 없는 세상. 그것이 저희가 여러분들께 드리는 선물입니다.”
    [깨달아라. 진정한 지구의 번영이란 무엇인지. 그것이 우리가 너희에게 내리는 징벌이다.]
     
    저희는 조금 빨리 떠나지만 아쉬워 마세요. 이별은 또 다른 만남을 위한 준비의 과정일 뿐입니다. 지구의 무궁한 평화와 번영을 바랍니다. 부디 그때까지 안녕히! 지구의 형제들이여!”
    [지구를 뒤덮어버린 너희 해충들의 끔찍함에 구역질이나 더 이상 참을수가 없어. 약속하마! 지금은 떠나지만 곧 다시 돌아와 2차 방역을 실히 할 것이다. 영속적인 지구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부디 제발 좀... 죽어! 이 무가치한 해충들아.]
     
    하늘이 열리고 연녹색의 광채가 다시금 이 땅을 비췄다.
    옜 친구는 약속을 저버리지 않았건만, 나아가 환영의 말을 전하는 이는 없었다.
    고요했다.
    새들의 지저귐과 풀 벌레의 평온한 소리만이 그득했다.
    강렬한 빛이 머물고
    언어를 잃어버린 그들은 거짓말처럼 하나 둘 소멸됐다.
    지구는 더 푸르고 아름다웠다.
     
    ()
     
    시국이 혼탁하고 정국이 어지럽습니다. 거짓말이 활개치고 진실이 사라졌습니다.
    거짓이 사라진다면... 목졸라 죽은 거짓의 빈 자리엔 무엇이 남을까 하는 생각에서 써 보았습니다.
    시국이 시국인만큼 작게나마 희망을 드려야 하지만... 아직은 너무도 어둡고 추잡하기만 합니다.
    다음에 글을 쓸 때는 부디 희망찬 글을 쓸 수 있는 대한 민국이었으면 좋겠네요.
    감사합니다.
     
     
     
     
     
    출처
    http://blog.daum.net/ozthewonder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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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죄송합니다. 장편소설 두편(창녀와 나, 진혼무)은 개인사정으로 잠시 글을 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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