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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악질
사람에겐 누구나 싫은 것들이 있게 마련이다.
‘바퀴벌레, 쥐, 귀신, 공부, 술과 담배 혹은 아버지...’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바퀴벌레와 쥐는 더렵고 불결해서 싫고, 공부는 개인적인 이유로 싫어한다.
하지만 술과 담배는 달랐다. 그 자체가 싫다기보단 아버지 때문이었다.
[아버지는 평생을 술과 담배에 찌들어 살았다. 그리고 술에 취하면 늘 엄마와 나를 때렸다.]
“엄마 이렇게 사는게 사는거야? 우리 도망치자. 아빠 없이 우리끼리 나가서 살자! 응?”
“취해서 그래 깨고 나면 괜찮아... 아빠 없으면 우리가 나가서 뭘 해 먹고 살겠니?”
“엄마!”
엄마는 늘 그런 식이었다. 어줍지 않은 변명으로 폭력을 정당화하고 스스로를 아빠 곁에 두었다.
얼굴은 물론 온 몸이 멍투성이면서도 말이다.
그래서 난... 엄마처럼 살고 싶지 않았다.
나와 엄마를 때리는 아빠도 싫고, 그런 아빠 곁을 떠나지 못하는 엄마 또한 싫었다.
성인이 되자마자 집을 나온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몰랐다.
어느덧 그게 3년 전...
가끔은 엄마가 그립기도 하지만 아빠를 떠올리면 이내 진절머리가 났다.
그래서일까? 난 술은 일절 입에도 대지 못 할 뿐더러 담배 냄새라도 맡으면 구역질이 몰려왔다.
[그것도 굉장히 심하게...]
우연히라도 담배 연기를 정면으로 맞으면 최소한 이틀은 입덧하듯 밥을 먹지 못할 정도였다.
따라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도 큰 무리가 있었다.
거리엔 언제나 흡연자들이 즐비했으니까.
물론 치료를 위해 병원에도 가봤다.
하지만...
'어린시절의 트라우마가 발현된 것으로 보인다.'
'몸에는 이상이 없다.'
'정신과 상담을 받아보는 게 어떤가?'
앵무새처럼 같은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미웠다.
어린 시절의 학대도 모자라 이런 병까지 안겨주다니...
아빠 아니 그 인간이 저주스러웠다.
그날도 그랬다. 여느때처럼 거리 곳곳에 버젓이 서 있는 흡연자들을 피해 어렵싸리 퇴근 하던 참이었다.
혼자 살고 있는 원룸 현관 문을 열고 답답한 마스크를 벗어 제꼈다.
바로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모르는 번호였다.
평소의 나는 알 수 없는 전화는 받지 말자는 주의 – 혹시나 그 인간이 나를 찾을까봐 - 지만 그 날은 웬지 기분이 좋지 않았다.
그 인간이면 어쩌나 하는 불안감이 밀려왔지만 한 켠에선 아빠에게 두드려 맞은 엄마가 날 찾지는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있었다.
하지만 전화를 건 사람은 그 인간도 엄마도 아닌 전혀 다른 사람이었다.
“안녕하세요. 다행히 받으시네요. 김은미씨죠? 아! 이런! 전 수상한 사람은 아니구요. 종로서 홍순철 경장이라고 하는데요.”
“경찰에서 저한테 무슨 일이시죠? 제 번호는 어떻게 아셨구요?”
“아 지금 그런 건 중요한 게 아니고. 김광남씨가 부친되시고 장춘희씨가 모친 되시죠?”
“그런데요.”
“이걸 어떻게 말씀드려야 할지... 안타깝게도 오늘 아침 장춘희씨께서 사망하셨습니다.”
“네? 엄마가요? 설마...”
“아... 예감은 하셨나보네요. 맞습니다. 조사는 더 해봐야겠지만 초동 조사 결과로는 부친인 김광남씨가 장춘희씨를 살해 한 걸로 보입니다. 현재 김광남씨는 흉기를 들고 도주중이고요. 그러니 혹시라도 보게 되거나 은신처를 알고 계시면 저희에게 연락을... 현장에 김광남씨의 유서로 보이는 쪽지가 한 장 있었는데, 뭐라더라? 다 끝장내고 떠나겠다? 김은미씨! 김은미씨! 듣고 있습니까?”
느껴진다.
그리고
토악질이 나기 시작했다.
글쓴이 : "은미야 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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